소설리스트

H로레밸업-147화 (147/174)

00147 병약 소녀 공략을 시작합니다. =========================

그렇게 한참 동안의 섹스가 끝난 것은 정오가 지날 때 즈음이었다. 하다가 정신을 놔버리고 루시의 안에 세 번이나 질내 사정을 하고 나서야 정신을 되찾은 나는 정액과 애액 범벅이 된 소파를 휴지를 들고 와서 대충 닦아낸 뒤, 혼절한 채 쓰러져 있는 루시에게 내 셔츠를 덮어준 뒤 슬쩍 집에서 빠져나왔다.

루시의 상태가 저래서야 점심을 얻어먹을 수도 없을테고, 병원 주변에 있는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생각이었다. 그렇게 병원까지 가는 길에 콧노래를 부며 걷고 있는데, 귀여운 토끼 귀 후드를 쓴 소녀가 앞을 안 보고 있었는지 그대로 나와 부딪쳤다.

약간의 충격과 함께 뒤로 밀려난 나는 부딪친 소녀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그녀는 생각보다 충격이 컸는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머리를 만지며 아픔을 표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은 회색 후드에 어울리지 않게 모자에는 귀여운 핑크색의 토끼 귀가 두 개 달려 있었다. 제작자가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심히 궁금한 옷이었다.

왠지 쓰러진 그녀의 귀...가 아니라 후드의 토끼 귀가 흔들린 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지.

"아야야..."

나는 쓰러진 소녀에게 손을 뻗었고, 그녀는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내 손을 잡고 일어섰다.

"죄송합니다아... 멍하니 걷다가 그만."

"괜찮아, 앞으로는 조심하고."

그렇게 말한 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슬쩍 훑어봤다. 딱히 공략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 어디 다친데는 없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크게 다친데는 없는지 그녀는 나를 지나쳐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약간 비틀거리는게 방금 전처럼 정신을 빼놓고 걷는 것처럼 보였지만 어쩔 수 없겠지.

'...괜찮겠지.'

어차피 다시 볼 일도 없을텐데 굳이 필요 이상의 신경쓸 필요는 없으리라.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병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병원 주변에는 생각보다 음식집이 많았는데, 패스트푸드점보다는 김밥지옥이나 일반적인 백반집이 많았다. 아무래도 병원 주변인만큼 간병인이나 환자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파는 모양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김밥지옥에서 라면하나와 김밥 두 줄을 주문했고, 모두 먹어치우고 나서야 몸에 힘이 어느 정도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며칠 동안 윤하가 사라진 허탈감에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리고 있어서 제대로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식사를 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백령이와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밥을 든든하게 먹어둘 필요가 있었다.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 병일까.'

들어봤자 내가 잘 알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백령의 머리색이 하얗게 탈색까지 될 정도라면 무척이나 심각한 병인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령의 부모님이 병원장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수술이나 약물을 구할 수 있는 것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말 그대로 불치병. 현대의 과학으로는 구할 수가 없는 병이라는 것일까. 나는 씁쓸한 입맛을 다지며 김밥지옥에서 나오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양복을 입은 회사원, 학교가 막 끝났는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무리 지어 하교하는 초등학생들,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 커플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이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리라. 아니, 알 수도 없고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지인도 아닌데 그들이 환자들의 삶에 대해 알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나 역시도 백령이 환자가 아니었다면 관심도 없었으리라.

하지만,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슬픈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몸을 움직였다. 목적지는 백령이 있는 병실이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증명 카드를 보여주니 간호사들은 나를 백령에게 안내했다. 백령의 병실 안에 들어가자 간호사는 어제와 똑같이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하며 방에서 나갔고, 나는 백령의 침대로 다가갔다.

백령은 곤히 잠들어 있었는데 열어놓은 창문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백령의 새하얀 머리카락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그 풍경을 쳐다보다가 조심스레 백령의 옆에 걸터앉은 뒤 백령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색소 없는 새하얀 색의 머리카락은 백령의 창백한 얼굴과 가냘픈 얼굴과 무척이나 어울렸다.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만 같은 그런 '예술품'같은 아름다움이 백령에게는 있었다.

나는 멍하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그녀의 몸을 훑었다. 가냘픈 팔과 조각같은 새하얀 얼굴,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그녀 몸 상태로 관계를 맺었다간 그녀의 몸이 남아나지 않을테였다. 환자를 상대로 그런 짓을 했다가는 병은 나아도 그녀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내가 죄책감이 느껴진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떻게든 그녀의 몸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방법을 모색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고민하던 나는 문득 스킬의 효과 범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직접 삽입하고 하는 섹스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섹스(성행위)로라도 그녀의 병세를 조금씩 낫게해서 몸을 회복시킨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알림창이 떠오르며 내 생각이 옳았음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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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의 선택을 시스템이 분석합니다.

기존 예상을 벗어난 선택입니다. 분석에 시간이 소요됩니다.

...새로운 선택으로 인정됩니다.

새로운 선택에 대한 보상으로 '힐링 섹스'의 효과가 1.5배 증폭됩니다.

새로운 선택에 대한 보상으로 '치유도'를 상태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선택에 대한 보상으로 '기력의 영단(고급)'을 습득했습니다.

보상으로 얻은 '기력의 영단'은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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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알림창과 함께 허공에 나타난 황금색의 구슬이 떨어지는 것을 본 나는 황급히 구슬을 낚아챘다.

영롱한 빛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걸 보니 확실히 평범한 약은 아닌 것 같았다. 자그마치 고급 영단이 아닌가. 물론 이 약의 사용처는 정해져 있었다.

문제는 백령에게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먹이냐는 건데. 나는 백령에게 손에 쥔 영단을 어떻게 먹일지 고민하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잠시 후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백령이 나를 응시했다.

"...태훈 오빠?"

그녀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자 그녀는 게슴츠레한 눈을 확 뜨더니 몸을 일으켜서는 곧바로 거울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귀청이 떨어질정도로 시끄러운 비명이었다. 나는 귀를 틀어막다가 백령이 어째서 이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조심스레 그녀를 응시했지만 그녀는 팔을 휘저으며 내가 자신을 못 쳐다보도록 했다.

"...보지마세요! 으으, 오늘은 제대로 꾸며서 만나려고 했는데... 으으, 일단 세수부터."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일으키는 백령이 어지러움 때문인지 휘청거리며 그대로 바닥에 코를 박게 생기자 나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휘감아 끌어안았다. 어째 어제랑 비슷한 구도가 연출됐지만 이번에는 백령이 얼굴을 붉히면서 나를 황급히 밀어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잖아. 내가 부축해줄게."

지금 딱 보니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데 백령은 어떻게든 스스로 화장실을 가려고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내 말이 들리지 않는지 연신 낑낑거리는 걸 보고 내가 한숨을 내쉬는 순간, '꼬르륵'하고 성대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물론 방금 전 라면에 김밥까지 먹고온 내 배에서 난 소리는 아니었다. 소거법을 적용했을 때, 이런 소리가 날만한 곳은.......

백령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툭 건드리면 펑하고 터져버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굴을 붉히면서 시선을 회피하는 백령을 보며 내가 피식 웃자 백령이 화를 냈다.

"제, 제 배에서 난 소리 아니거...."

꼬르륵.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도 다시 한 번 그녀의 배 안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졌다. 백령은 자신의 두 손으로 얼굴을 간신히 가린 채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창문을 향해 걸어가는 백령의 허리를 낚아챈 내가 말했다.

"아아, 난 아무것도 못 들었어."

"이익! 이, 이거 놔요! 쪽팔려서 못 살아요! 이제 시집은 다 갔다구요!"

"배 좀 고프다고 시집 못갈 건 또 뭐냐. 걱정말고 이 오빠한테 업혀."

나는 백령의 어깨를 부축해줄 생각이었지만 예상보다 백령의 팔다리에 힘이 훨씬 없었기에 그냥 내가 업고 가기로 했다. 뭐, 굶어서 힘이 없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그렇게 머뭇거리는 백령을 내 등 뒤에 업자 백령이 목덜미에 팔을 휘감고 얼굴을 파묻었다.

킁킁. 킁킁 하고 어딘가 냄새를 맡는 소리와 함께 나는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묘한 백령의 숨결에 움찔거렸다.

"... 등이 엄청 크네요. 옛날엔 안 이랬는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안 이랬어. 요즘 운동 좀 해서 이렇게 된거지."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완전 공부만 하게 생겼었는데, 의외로 운동도 좋아하는거에요?"

"...뭐, 그런거지."

차마 여자들을 꼬시려고 몸을 만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었기에 나는 적당히 수긍했다. 그렇게 내가 얼버무리고 천천히 걷는데 백령이 말했다.

"오빠."

"왜?"

"오빠 등 엄청 딱딱해요."

"...미안하게 됐구만."

"근데 왠지 모르게 포근해요. 딱딱한데 포근해."

"그게 뭔 소리야."

그러게요,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어. 그렇게 덧붙인 백령과 나는 한참동안 낄낄거리면서 웃었다. 백령이 저렇게 제대로 웃는 모습은 오랜만에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백령이 미소짓는것을 보니 조금 안심하면서 그녀를 업은 채 걸어가는데 난처한 표정의 간호사가 다가왔다.

"저, 백령 씨의 식사는 병실 안에서 말씀하시면 가져다 드릴 수 있는데요..."

"오늘 하루만 식당에서 먹겠습니다."

내가 말했지만 그럼에도 간호사는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말했다.

"아니, 그래도 환자분한테 자극적인 음식은..."

"...괜찮아요, 언니. 어차피 식사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내 등 뒤에 업혀 있던 백령까지 그렇게 말하자 그제서야 간호사도 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딱히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저 사람은 저게 일이고, 나름대로 백령을 걱정해서 한 말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백령의 병이 단순한 식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 이상, 적어도 즐길 수 있는 시간 정도는 만들어줘야만 했다. 나는 간호사에게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백령을 업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운 좋게도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지하의 식당가까지 내려왔다. 병원 지하에는 직원들이나 보호자들이 식사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식당들이 잔뜩 있었는데, 나는 백령의 시선이 한 식당에 고정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까스 먹고 싶니?"

내 말에 백령이 '츄릅'하는 침을 삼키는 소리를 내면서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지만 이미 얼굴이 붉어진 것으로 봤을 때 정곡인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달랬다.

"흐음~ 그럼 오늘은 돈까스나 먹어볼까."

"아, 아니라고 했잖아요!"

내 등을 토닥이는 백령이었지만 간지럽지도 않았다. 하긴, 저렇게 깡마른 팔로 때려봤자 누가 아프겠냐마는.

"그냥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거야. 혹시, 싫은거야?"

내 말에 백령이 잠시 멈칫한 표정을 짓더니 결국은 얼굴을 붉히면서 내 등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중얼거렸다.

"......좋아요."

나는 그런 백령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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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쿠폰이랑 추천 감사합니닷!

2.왠지 병원하면 돈까스가 생각나더라고요. 저희 오빠는 엄청 싫어했지만 말이죠. 어릴때 돈까스 되게 좋아했었는데 그때 그 일 이후로 돈까스 안 좋아하더라고요.(?)

3.맞다맞다. 그러고보니 오늘 편의점 갔다가 오랜만에 이온음료 포x리를 봤는데 색깔이 되게 그거 같지 않나요? 어릴 때는 아무 생각없이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어우. (결렬한 운동 후...옅은 흰색의 액체...음흠흠. 여기까지 할게요.)

4.그래서 모처럼 포x리 땡껴서 사 마셨습니다. 맛은 그대로더라고요. 쩝.

5.좀 있으면 시험기간이라 20일부터 10일 정도는 연재가 불규칙하거나 아예 휴재를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가 오기전에 다 써놓고 예약하던가 아니면 다 써놓고 가끔씩 올리던가 해야겠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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