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3 병약 소녀 공략을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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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퀘스트 '밀월 관계'를 완료 하셨습니다!!
당신은 '섭리'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히로인을 공략해냈습니다.
시스템이 당신의 공략 플레이를 검토합니다...
'히로인의 호감도'에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약속'에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믿음'에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의지'에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은 당신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꿈을 더욱 견고하게 믿고 나가게 됐습니다.
히로인은 당신을 누구보다 의지하고 믿고 있습니다.
스킬이 아닌, 당신의 개인의 능력만으로 히로인을 공략했습니다.
히로인의 미래를 비틀었습니다. 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비틀었기에 비틀림이 완화됩니다.
전에 없을 최고의 공략입니다. 최고 등급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지'가 지급됩니다.
반지는 특정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자동적으로 발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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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윤하의 공략을 끝내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좀처럼 붕뜬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딘가 허무하고 나사하나 빠진 것 같은 일상이 된 기분이었다.
최대한 숨긴다고 숨겼지만 루시나 빈이는 단박에 내 상태를 눈치채고 추궁했지만 나는 적당히 둘러댔다. 사실대로 말해도 믿기 힘들 뿐더러, 굳이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며칠 동안 정신을 빼놓고 돌아다니자 하다못해 빈이가 상담이라도 한 번 받아보는게 어떠냐고 했고, 나는 손사래를 쳤지만 루시와 빈이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은 병원에 가서 간단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두 사람의 강력한 요구 때문에 병원에 오긴 했는데.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일종의 여운을 남기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었다. 나는 그저 윤하를 추억하고 있을 뿐이고, 딱히 어딘가 망가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냥 조금 슬픈 기분이 들 뿐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감각이 이런 것일까. 하고 말이다.
'...아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 마음을 나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 보내도 별 후회는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하니 약간 후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병원에 들어갔다. 링거를 꽂은 사람부터,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것으로 보이는 직장인들까지. 여러가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나는 심리상담실을 찾았다.
1층의 중앙에 가니 각 층별로 존재하는 부서를 알 수 있었고, 나는 생각보다 병원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심 한가운데에 병원을 세울 정도면 꽤나 돈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그마치 16층 규모의 병원이라니. 요양 시설과 입원을 비롯해서 종합병원을 한다곤 해도 엄청난 규모였다. 옛날에 설화랑 같이 여기 몇 번 오곤 했었지만 그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두르면서 심리 상담실의 위치를 찾아냈다. 7층인가. 확인해보니 10층부터는 요양 병원가 입원 환자들을 위해 준비해놓은 모양이었다.
다만 조금 놀라웠던 점은 몇 년전과 달리 병원 안에도 여러가지 시설이 존재했다는 것일까. 어린애 놀이방부터 시작해서, 옥상의 정원과 재활용 운동 도구, 거기다가 컴퓨터를 비롯한 광역 Wifi까지.
생각보다 엄청난 시설들에 나는 감탄하면서 병원을 둘러보다가 시간을 확인 한 뒤, 시간에 맞춰서 7층의 심리상담실을 찾았다. 심리 상담실은 7층에서도 구석에 있었는데, 나는 심리상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경을 끼고 서류를 보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자가 앉아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뭘 그리 중요하게 보는지 연신 문서를 들여다보며 뭔가를 중얼거렸는데,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저기요?"
"으으... 이렇게되면 다른 부분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그녀를 보니 정말로 말을 걸어도 되나 고민이 됐지만 조심스레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니 그제서야 그녀가 내 존재를 파악하고 고개를 들었다.
"어쩐일로 오셨...아, 예약하신 분이신가요?"
"네, '최태훈'으로 예약했습니다."
내 말에 그녀가 서류를 팔랑팔랑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요. 방금 전의 모습은 잊어주세요. 조금 고민되는 일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말한 그녀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자신의 소개를 했다.
"유소난 심리상담사입니다. 일단, 상담실로 이동하실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안경을 벗은 그녀를 보니 아무래도 안경은 서류를 볼때만 착용하는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미인이네.'
안경을 꼈을 때는 몰랐는데 날카로운 눈썰미와 하얀 가운을 입고도 드러나는 가슴 부근의 볼륨감, 그리고 묶어 넘긴 포니테일까지. 이상적인 커리어우먼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그녀를 한 번 힐끔거리고는 얌전히 상담실을 따라갔다. 평소 같았으면 랭크를 확인하고 한 번 공략해볼까 생각을 했겠지만 윤하의 모습이 아른거려서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태훈 씨는 자신이 어떤 점에서 정신적으로 상담을 받고 싶으신 것인지 이미 알고 계세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말했다.
"아뇨, 사실 저는 상담을 받을 생각도 별로 없었거든요. 최근 소중한 사람이 사라져서 상실감이 있긴 하지만... 그거야 누구나 겪는 일이잖아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노트에 뭔가를 휘날려쓰듯이 필기했다. 뭘 적었는지 보고 싶었지만 그녀가 슬쩍 노트를 밀어 아슬아슬하게 안 보이도록 밀어내자 나는 보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죠.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는 건 태훈씨가 일반적인 상황 이상으로 과민하게 반응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본인의 생각은 어떠세요?"
"...뭐, 약간 심했던 것도 있는 것 같긴 해요."
한동안 정신을 빼놓고 다녔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상담까지 받으러 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후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담사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상담사는 그저 사람의 고민이나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직업이지 정신병자나 싸이코패스만 상담하는게 아니에요."
"...쌓인게 많으셨군요."
한순간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이 빛이 났기에 나는 그녀가 이때까지 편견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어떤 시선을 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뭐,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해서 괜찮아요. 사실 사람들이 상담받으러 오는건 알고보면 정말 사소한거거든요.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그렇게 말하면서 재밌다는듯이 미소지으며 나를 쳐다본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태훈 씨는 뭔가 독특하시네요."
"네?"
"아니, 냄새라고 해야할까? 태훈 씨한테서 유난히 여러 사람의 냄새가 나요.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던 것도 그렇고, 태훈 씨를 무척이나 아끼는 사람이 몇 명 있다는거겠죠. 거기다 서로 다른 향수 냄새가 두 개나. 휘유, 바람둥이."
휘파람을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찡긋하며 윙크를 하는 그녀를 보니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이럴거면 사립 탐정을 하지, 뭐하러 상담사를 하고 있는건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이 그녀가 덧붙였다.
"상담사 하다보면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오거든요. 그러다보니 사람 성격이나 배경같은건 어느 정도 보고도 알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훑어보던 그녀는 말을 이었다.
"몸도 체계적으로 운동을한 것 같고, 초췌한게 아니라 멍한 기색, 혹시 방금 말한 소중한 사람은 연인? 혹시 실연당한거에요?"
그것도 실연이라면 실연인가.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노트에 펜을 휘갈기듯이 적었다.
"흐음~ 어떻게보면 가장 흔한 케이스네요. 사실 상담 받는 사람들 중에서 절반 정도는 사랑 때문이거든요. 다른 감정은 몰라도 사랑만큼은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포니테일을 툭툭 건드리듯이 만지던 그녀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저 왔어...아, 상담 중이셨구나. 죄송합니다. 이만 나가볼게요."
머리의 색소가 무척이나 옅은, 거의 새하얀 색에 가까운 머리칼을 한 소녀가 문 앞에 있었다. 링거가 꽂혀 있는 봉을 끌며 유소난과 나를 번갈아보던 그녀를 본 순간 나는 머리가 저릿거리는 감각과 함께 알림창이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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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으아아... 과거의 흑역사가아... 처음 이 소설을 쓸 때의 나를 죽이고 싶어라아...
2.실시간으로 멘탈이 깎여 나가는 중입니다. 영혼-1 영혼-1 .......
3.후아아... 일단 연재를 하면서도 어떻게든 앞부분을 수정해야겠군요. 일이 두배로 늘었다아... 슬슬 시험기간인데에...
4.역키잡+병약소녀 파트 입니다. 부디 즐겁게 봐주세요! 추천과 코멘트는 작가의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