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H로레밸업-113화 (113/174)

00113 2부 프롤로그 =========================

"하읏...하앙."

달아오른 신음소리가 내 귀를 간질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자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생면부지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음을 흘리면서 스스로 허리를 흔들던 여자는 금세 절정에 도달했는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애액을 내뿜었다. 곧이어 황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한 번 입을 맞춰왔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약간  탄듯한 갈색의 피부. 하지만 그 피부마저 건강미라고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였다. 그녀에게서는 묘하게 달콤한 향이 났는데, 아마 향수가 아니라 그녀 고유의 체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의 키스가 끝나고, 내 입 안에서 혀를 빼낸 그녀가 살짝 웃으면서 천천히 몸을 떼어냈다. 그녀의 질 안에서 내 물건을 빼낼 때, 그녀의 질 안이 내 물건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이 강하게 물어댔지만(아마 그녀가 의도한 것이리라) 나는 무덤덤하게 물건을 빼낸 뒤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살짝 얼굴을 붉힌 채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절세미녀가 있었다.

평소처럼 흑발을 길게 늘어뜨린 채, 도도하게 다리를 꼬고 있는 세미나는 그녀답지 않게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세미나에게 방금 전 내게 입을 맞추며 섹스했던 그녀가 말했다.

"이야, 네 남자친구 엄청 쩔어. 이 정도로 테크닉 좋은 애 처음봤어. 미나야, 얘 나주면 안돼?"

"...안 돼 이년아. 애초에 널 여기 데려온 이유가 뭔데."

"하긴, 그것도 그렇네."

그러면서 깔깔 거리는 갈색 피부의 미녀는 세미나의 친구였다. 세미나와 비슷한 처지의. 소위 말하는 부모가 뒷쪽 세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쩌다보니 두 집안에 친분이 생겼고, 마침 동갑인 두 사람은 친구가 됐다고 들었다.

문제는 둘 다 상당히 골때리는 성 가치관의 소유자라는 점이었다. 세미나는 이때까지 그녀 특유의 미모와 보정으로 남자 여럿을 따먹었고, 보아하니 갈색 피부의 미녀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아보였다.

듣자하니 두 사람 다 같이 꽤나 질펀하게 놀아댄 모양이었다. 뭐, 이 두 사람은 이때까지 연애라는 것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만큼 육체적인 쾌락만을 쫓아댔으니 그런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만해도 게임 시스템을 갖게 된 후 현실에 흥미가 점점 떨어지고 있었으니, 험한 세계에서 살아온 그녀들이 일반인들과 같은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약간 억지였다.

물론, 저런 성가치관을 상식적으로 인정해야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세미나를 비롯해서 옆에 앉아 있는 네 명의 미녀를 보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나를 본 방금전의 미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왜? 내 나름대로 엄선해서 데려온 애들인데, 마음에 안 들어?"

"...그런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내 말에 그녀가 까르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긴, 그렇긴하네. 그래도 이 상황은 묘하게 흥분되지 않아? 남자라면 누구나 꿈꿀법한 상황 아냐?"

그런 그녀의 말에 내가 검지를 들어 옆의 문을 가리켰다.

"저것만 아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내가 가리킨 창 너머에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성숙함을 내뿜는 여성들과, 팬티 차림으로 방금 전 나와 그녀의 섹스를 관람하던 남자들이 있었다.

"에이, 좋은게 좋은거지. 이래봬도 여기 연회비 꽤 비싸다고. 이런 곳 만드는 것도 엄청 힘들고 말이야. 경찰한테 뇌물도 먹여야하고, 비밀이랑 신원 유지도 그렇고, 관리할게 하나둘이 아니라니까?"

"난교 파티장 주제에 말이죠..."

내 말에 그녀가 씨익 웃으면서 내 등을 탁탁 두들겼다.

"걱정마, 여기는 난교할 짝을 찾으러 오는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법에 저촉될만큼 위험한 마약같은걸 팔지는 않거든. 어디까지나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것 뿐이야. 저기 있는 남자들도 일종의 관음증이야. 직접 하는 것보단 남이 하는걸 보는게 훨씬 흥분되는거지."

"그럼 야동을 보라 그래요, 뭐하러 여기까지 옵니까."

내 차가운 말에 그녀가 웃으면서 답했다.

"야동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 너도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말하긴."

"...쳇."

솔직히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생면부지의 이들과 섹스를 한다는 것은 찝찝한 일이었다. 그것도 노콘돔으로는 말이다.

게임 시스템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없었다면 진작에 사단이 났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세미나를 쳐다봤고, 나와 눈이 마주친 세미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보아하니 세미나도 이곳에 온 건 처음인 것 같았다.

하긴, 세미나는 적어도 내 옆의 이 여자처럼 질펀하게 놀아대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도 꽤나 많은 남자들이랑 몸을 섞었지만 적어도 한 번에 두 명이상이랑 하거나, 이런 난교 파티에 다니지는 않았다.

방금 전 대화를 해보니 내 옆의 이 여자는 3p(물론 남자 둘이랑 그녀다)는 기본이고, 집단 난교나 약한 마약까지도 하는 것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멀쩡한 여자인데 말이지.

아니, 오히려 약간 건강미 넘치는 미녀로 보였다. 나도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노출도 심한 복장과,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가슴골을 보면서 약간 설렜으니 말이다.

"...하아."

나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면서 창 너머의 뭔가 기대하듯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과, 다소곳이 앉은 채 대기하고 있는 네 명의 모습을 번갈아 본 뒤, 머리를 싸맸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더라...

나는 속으로 한탄할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후원, 원고료 쿠폰은 연재 속도나 연참 확률을 대폭 상승시킵니다.)

(추천해주시면 연참 확률 UP!)

여러분~ 돌아왔답니다. 쉬는 기간 동안 소재 구상도 하고, 씬이나 스토리도 나름대로 짜봤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 소설의 근본은 H씬인만큼, 야한 짓들을 기대해주시길.

다음화부터 곧바로 정상 분량과 H씬이 시작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