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9 수업 참관을 시작합니다 =========================
그렇게 한참 동안의 섹스가 끝나고, 시간을 확인한 나는 황급히 옷을 다시 입었다. 8교시 끝나기 15분전, 거의 마지막 번호인 수빈과 수연의 상담 차례일 확률이 높았기에 나는 옷을 입은 뒤 수빈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의 음부에서는 내가 싼 정액과 애액이 잔뜩 흘러나오는게 꼴이 말이 아니었다. 특히 잔뜩 젖은 팬티는 다시 입기에도 민망해보였다.
"하아...하아.."
방금 전의 절정의 여운을 즐기는 것인지, 수빈은 벽을 짚은 채 도통 움직이지 않고 거친 숨만을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수빈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괜찮아?"
"괜...찮아요. 다리에 힘이 조금 안 들어가긴한데..."
그렇게 말하며 주춤거리는 수빈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아무래도 상태가 꽤나 안 좋은걸보니 흥분해서 너무 격하게 한 것 같았다. 물론 이번에는 수빈이 스스로 한 것이지만 말이다.
이 상태로 그대로 뒀다간 의심을 살지도 몰랐기에 나는 일단 바닥에 앉은 뒤 수빈에게 말했다.
"업어줄게."
"...그, 그래도 되요?"
수빈이 우물쭈물거리면서 머뭇거리길래 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상담 가야해서 시간 별로 없어. 너 지금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잖아. 내가 너네 쌤한테 말해둘테니까 보건실에서 좀 쉬다가 알아서 돌아가."
내 말에 수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내게 엎혔다. 왜소한 체격이라 그런지 그렇게 무겁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상할정도로 가벼웠다. 다만, 내 목을 양팔로 휘어감은 수빈의 목덜미에서 묘한 향이 흐르고, 부드러운 허벅지가 내게 닿아서 그런지 자꾸만 설 것 같았다.
'으아... 위험한데.'
속으로 불경을 외면서 간신히 똘똘이를 진정시킨 나는 지나가는 이들한테 지키지 않도록 조심조심 주변을 둘러보면서 보건실까지 수빈을 업고 왔다.
시간이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아직 아슬아슬하게 늦지 않을만한 시간이었다. 나는 수빈을 보건실 앞에서 내려다줬다. 수빈은 내 목덜미를 휘감은 채 가만히 있다가 내려오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그, 고맙습니다."
살짝 얼굴을 붉힌 채 그렇게 말하는 수빈을 보니 왠지 모르게 두근거렸다. 아냐, 상대는 고등학생이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그런데 난 그런 고등학생을 이미 몇 번이나 따먹었잖아. 심지어 여동생도.'
그럼 어차피 상관없는거 아닌가? 이미 한 거 한 두번 더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들었지만 나는 고개를 휘휘 저어서 잡념을 지울 수 있었다.
"평소에도 좀 그렇게 대해줘. 그럼 몸 관리 잘하고."
아직도 벽을 짚은 채 다리가 살짝 떨리는 걸보니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자위 봉인을 너무 오랫동안 걸지 말아야겠다고, 그리고 수빈을 조금 더 아껴줘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한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는데, 갑자기 손에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을 붉힌 채 망설이고 있는 수빈이 보였다. 슬슬 가봐야하는데, 약간 조급해진 내가 수빈에게 말했다.
"왜 그래?"
내 말에 수빈은 한참을 망설이는가 싶더니 천천히 입을 떼었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선언하듯이, 나한테가 아닌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았다.
"이때까지는 부끄러워서 말 못했지만...사실..조, 좋아해요!"
"......?"
순간 무슨 소리인지 이해못한 나는 멍하니 서 있다가 대략 5초가 지나서야 그녀가 '이 말'을 하기 위해서 무척이나 망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이지, 평소에는 그렇게 독설에,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상한데서 순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녀석이었다.
나는 그 말을 하고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반쯤 숙인 수빈에게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응, 나도 좋아해."
내 말에 수빈의 표정이 화사한 꽃이 피듯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행복한 표정으로 보건실로 들어갔다.
'고등학생한테 진심으로 사랑받을 줄이야.'
방금 전 좋아한다는 말은 섹스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았다. 김치국인지는 몰라도 내 직감은 그랬다. 그래서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 나를 싫어하고, 경멸하던 그녀가 이제 내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줬으니까. 물론 몸을 섞으면서 쌓인 것도 어느 정도 있긴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그녀를 아껴주는만큼, 그녀도 내게 마음을 열어줬으니 말이다.
"...뭐, 이래봤자 내 자기만족이지만."
씁쓸하게 웃은 나는 상담실로 향했다. 원래 내 모교였기에 그곳을 찾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상담실에 도착했을 때, 나를 제외한 다른 학부모들은 모두 돌아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문 너머로 지영 선생님만이 오늘 상담한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좀 늦었나.'
하긴, 나는 수업이 마치는 시간을 계산했지 상담이 진행되는 시간을 계산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되서 수업이 마치기 전에 모든 상담이 끝났을 가능성도 있다.
나는 두 번 정도 노크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지영 선생님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머, 태훈아. 네 부모님은 상담이 끝나고 돌아가셨는데?"
"아뇨, 실은 수빈이랑 수연이의 임시 보호자로 왔는데요. 서류에 적어서 냈다고 들었는데..."
내 말에 지영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거리다 잠시 후에서야 종이 하나를 꺼내들면서 말했다.
"아아, 그러고보니 그랬지. 나는 너랑 동명이인인줄 알았지 뭐니."
"뭐, 오해할만하긴 했지만요."
내 말에 지영선생님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지영 선생님의 호기심은 사적인 게 아니라 공적인 부분이었다.
딱히 개인의 호기심만으로 이런걸 캐물을 정도로 주변머리 없는 선생님이 아니었고, 선생님이 진심으로 수빈이랑 수연을 걱저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적당히 각색을 해서 말하기로 했다.
"그런데, 수빈이랑 수연이랑은 어떻게 친해진거니?"
"그러니까 말이죠..."
나는 대학생 과외로 수빈과 수연을 하다가, 임정은을 비롯한 이 세자매의 상황을 알게 됐고, 꽤나 친해진 임정은을 대신해서 이곳에 왔다고 말하자 지영 선생님은 대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태훈아, 나는 네가 내 제자인게 자랑스럽단다."
"아니, 그거 좀 오글거리는데요..."
학생일 때였다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했겠지만 이제 나는 엄연한 성인이었다. 그녀와 적당히 농담따먹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밀했고, 동시에 대등한 관계였다.
내 말에 지영 선생님도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최근 수빈이랑 수연이 성적이 쭉쭉 올라간다 싶었는데 그게 네 덕분이었구나."
"진짜요?"
"그래, 전에는 둘 다 제일 뒷자리에서 잠만 자거나 학교 뒤에가서 남자 양아치애들이랑 담배를 피울 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는 것 같더구나. 수업 시간에도 제대로 수업을 듣고 있고 말이야."
"그거 다행이네요."
두 녀석이 제대로 정신을 차려서 스스로 하려고 한다면 과외 선생으로 그보다 흡족한 일이 없었다.
"그건 그렇고 태훈아, 혹시 수빈이랑 수연이한테 이상한 마음 있는건 아니지?"
"무, 무슨 소리에요 쌤!"
갑작스런 지영 선생님의 말에 내가 움찔하면서 말을 더듬으며 정색하자 지영선생님이 호호 웃으면서 말했다.
"농담이야 농담. 태훈이 네가 여자친구 없다고 정빈이가 말하길래 그냥 물어본거란다. 수빈이랑 수연이는 꽤나 예쁜 편이잖니? 그래서 네가 혹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다 싶어서."
"그래봤자 아직 애들인데요 뭐. 걔네 언니라면 모를까 고등학생한테는 관심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방금 전 수빈이 내게 고백을 하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말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영 선생님은 내 거짓말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호호 웃으면서 알았다고 말하고는 상담을 마쳤다.
그렇게 수업 참관과 상담을 간신히 마친 나는 피로가 잔뜩 쌓여 쓰러질 것만 같았다.
나는 비틀거리면서 간신히 집에 도착했고, 그날은 모처럼 좋은 꿈을 꾸며 잠들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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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름대로 훈훈한 마무리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생 때가 제일 좋았죠. 개인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조건 돌아가고 싶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돈을 받는게 아니라 줘야 된다니...
2.비축분 열심히 쌓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 열다섯 편 정도는 비축분을 쌓아놔야 시험기간에도 정기적으로 업로드 가능할 것같아서 잔뜩 준비중이랍니다.
3.꼴리는 요소를 찾으려고 하니 은근 힘드네요. 하지만 이때까지 안 써뒀던 소재 몇개를 써서 주인공을 굴릴 예정이랍니다. VIVA야설!!
4.영계VS누님 여러분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