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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로레밸업-100화 (100/174)

00100 레베카와 데이트 =========================

가끔씩 그런 애들이 있다. 자기 주량도 모르면서 신나게 술을 마셔대다가 주정을 부리는 애들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 첫 술은 집에서 부모님이랑 마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자기 주량을 체크하고, 주사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사실 레베카한테 그런 건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만났을 때도 같이 와인을 마셨고, 그 때는 멀쩡했으니까.

그런데, 고작 소주 반 병 마셨다고 이렇게 꽐라가 될 줄은 나도 몰랐지.

".....오뽜아~자자, 여기 한 잔 더어~"

완전히 혀가 풀린 채 칭얼거리는 레베카를 보니 한숨이 절로나왔다. 나도 소주를 반 병 정도 마셨지만 시스템 효과 때문에 하나도 취하지 않았다. 반면에 레베카는 완전히 술주정뱅이가 따로 없었다.

"와인은 잘 마시더만... 소주는 왜 이렇냐."

지난번에 마셨던 와인도 그리 도수가 높지는 않았던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한 병도 아니고 반 병 마시고 이렇게 취하다니, 어지간히 주량 약하구나.

나는 내 잔에 다시 꼴꼴꼴 소주를 부어주는 레베카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레베카는 뭐가 그리 좋은지 풀린 표정으로 헤실헤실 거리면서 내게 말했다.

"으응~? 오뽜아... 이제 못 마시겠어요?"

"그래, 그만 마시자. 슬슬 갈 시간이야."

"우웅... 레붸카는 가기 싫은데에..."

"너 완전 취했어. 슬슬 가야지."

그건 그렇고 돌아갈 수는 있으려나. 아니, 이 상태로 돌려보냈다간 집까지 가는커녕 집에 가는길에 엄한 일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었다. 우리나라 치안이 아무리 좋아도 밤의 거리는 조심하는게 좋으니 말이다,

내 말에 레베카는 침울한 표정을 짓더니 투덜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모습이 꼭 바람빠진 풍선마냥 이리 휘청이고, 저리 휘청이는게 제대로 몸을 가누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괜찮아?"

"물론이죠오~레베카는 완전 멀쩡하답니다아~"

아니, 너 지금 혀 완전 풀렸거든. 게다가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지 말라고.

내 생각보다 레베카의 주사는 심했다. 비정상적으로 하이텐션이 되서는 자꾸 나한테 칭얼거리면서 안겨오는게 진짜 어린애가 되버린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부터 레베카한테는 절대 소주를 먹이지 말자고 결심한 나는 일단 음식값을 계산한뒤 레베카를 부축해서 음식점을 나섰다.

신나게 먹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10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레베카를 집까지 데려다 줄 생각에 물었다.

"레베카, 집까지 데려다줄게. 집은 어디야?"

꽤 거리가 멀거라 예상되는만큼 슬슬 준비를 해야만 했다. 왔다갔다하는데만 해도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니 말이다.

"우웅... 레베카는 오늘 집에 안 갈건데요?"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어린애같이 칭얼거리면서 갑자기 내 품에 안겨서는 얼굴을 비벼대는게 수연을 연상시켰다.

"레베카도 농담 아니거든요!!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간다고 아빠한테 말했단 말이에요오..."

그렇게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기까지 하는 레베카를 보니 나는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레베카 아빠는 레베카를 엄청나게 아끼는 줄 알았는데 외박까지 허락을 해줬다고?

"아빠가 허락하신거야?"

"오빠가 있으면 괜찮을거라면서 흔쾌히 허락해주시던데요오?"

우와... 레베카의 아버지. 날 너무 과신하는 거 아니신가. 일단 저도 남자입니다만. 이 집안은 너무 호쾌해서 문제야. 물론 신뢰받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긴 하지만 그것과 지금 내 가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은 별개의 문제다.

술에 취해 발그레진 레베카의 얼굴은 색기가 잔뜩 묻어나오고 있었다.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며 내게 몸을 비벼대니 레베카의 육감적인 몸매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이 연신 내 가슴팍에 닿고 있었고, 육덕진 허벅지가 내 다리에 닿으면서 고스란히 감촉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레베카의 머리에서 나는 향수 냄새와 달콤한 살내음에 나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가 힘들었다.

나는 계속 거리 한가운데에서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레베카를 부축해서 움직였다. 내 집으로 갈까 생각도 했지만 빈이가 있을지도 몰랐기에 나는 근처 모텔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5분 정도 레베카를 부축해서 걸었을까, 레베카는 비틀거리면서 우는 소리를 해댔다.

"힝...다리 아파. 오빠."

그렇게 말하면서 반쯤 주저앉은 레베카를 보면서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숙인 뒤 레베카에게 말했다.

"그럼 업혀."

"헤헤, 고마워 오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 등에 업힌 레베카는 매 목을 양팔로 휘감은 채 기분 좋다는 듯이 연신 웃어댔다.

'...오오, 이건 이것나름대로 꽤나.'

물론 나는 내 나름대로 흥분하고 있었다. 레베카의 육덕진 허벅지와 감촉과, 풍만한 가슴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등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레베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신난 표정으로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내 몸에 비벼댔고, 자꾸만 내 귀에 속삭이듯이 말하며 내 귀를 간지럽혔다.

"히힛, 오빠아... 근데 우리 어디가는거야?"

"일단 모텔이나 호텔로 가려고. 내 집에는 동생이 있을지도 몰라서."

"아, 지난번에 봤던 동생?"

"그래, 빈이가 널 싫어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면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피식 웃으면서 말하자 레베카가 뭐라고 작게 중얼거렸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오해해도 되는데."

"응?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니야~오빠아~."

"싱겁긴."

그렇게 나는 레베카를 업은 채 번화가를 조금 벗어나 모텔과 호텔들이 늘어선 거리로 왔고, 주변을 지나다니는 커플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남자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우리를 빤히 쳐다보던 남자들의 대부분은 옆에 있던 여자친구한테 타박을 받거나 정강이를 걷어차이거나 했지만 말이다.

속으로 낄낄대던 나는 시설이 좋아보이는 한 모텔에 들어가면서 방 하나를 부탁했고, 나와 레베카를 번갈아보던 알바생은 열쇠를 주고는 말했다.

"207호실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기에 헛다리 짚는 거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그렇게 방에 들어온 나는 업혀 있던 레베카를 침대에 눕혔고, 문을 닫았다. 칭얼거리다가 마지막에는 반쯤 잠들어 있던 레베카는 침대에 눕혀주자 그제서야 눈을 떴다.

"우움... 오빠, 여긴 어디야?"

"근처 모텔. 피곤할텐데 어서 자. 나도 좀 씻고 자야겠다."

레베카는 침대를 쓰고 나는 적당히 담요를 깔고 잘 생각이었다. 그렇게 내가 씻으려고 샤워실로 가려는 순간, 레베카가 요염한 표정을 지으면서 몸을 비틀었다.

새하얀 배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커다란 젖가슴이 강조되는. 무척이나 선정적인 자세로 도발하듯이 나를 바라보며 레베카가 말했다.

"오빠, 하고 싶지 않아?"

주어가 생략되어 있었지만 그걸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저 커다란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 매력적인 허벅지와, 앙증맞은 입술도 내 것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잔뜩 들었다.

하지만 잠시 동안 번뇌하던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거절했다.

"...아니, 오늘은 됐어."

내 말에 레베카는 의외라는듯이 물었다.

"응? 어째서?"

"넌 지금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잖아. 그런 상태로 하면 오히려 찝찝하기만 하고... 뭣보다, 레베카 너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거든."

마지막 말을 할때는 조금 겸연쩍었기에 얼굴을 긁적이며 말했다. 내가 말하고도 굉장히 쪽팔리는 말이었지만 레베카는 그 말을 듣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자신의 옆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오빠, 그냥 씻지말고 이대로 같이자자. 내 옆에서."

칭얼거리는듯한 말투에 자꾸만 보채자 나는 어쩔 수 없이 레베카의 옆에 누웠다. 침대가 커서 둘이 누워도 공간이 남을텐데 레베카는 내게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레베카의 부드러운 몸이 내 몸과 밀착되어 있었고, 술냄새와 부드러운 살내음이 섞여서 몽롱하게 느껴졌다.

"후후, 오빠는 정말이지 상냥하네에~ 그래서 좋아하는거지만 말이야."

"...딱히."

"사랑해 오빠아..."

어린애같은 레베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잠들기를 기다렸다.

나는 그녀를 단순히 가지고 놀다가 버릴 생각이 없었다. 내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고 있기는 했지만 관계를 맺는 동안은 최대한 소중하게 다뤄주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 내 생각을 이해한 것인지 레베카는 특유의 미소를 짓더니 요염한 표정으로 내게 달라붙은 채 잠을 청했고, 나도 약간 피곤했기에 잠을 청했...을리가 있나. 이런 상황에서 그리 쉽게 잠이 올리가 없었다.

금세 잠든 레베카와 달리, 나는 하반신을 진정시키면서 욕구를 참아내느라 한참이 지나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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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외로 남녀역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그러고보니 '남자 어린애'가 '성숙한 누님'한테 덮쳐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대충 그런 것 비슷한 마음일지도!

2.계속 생각해봤는데 '육변기'라는 단어 입에 착착 감기지 않나요? 어쩐지 엄청 야한 느낌이고. 단어만 들어도 꼴리는 느낌이라...

3.조만간 육변기라는 테마로 지름작 하나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히히.

4.오늘 제 컴이 맛이 가서 피시방에서 썼답니다. 제일 구석 자리를 잡아서 쓰고 있었는데 혹시라도 걸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드니 묘하게 흥분된... 아마 변태같은 플레이를 하는 것도 '걸리지 않을까'라는 스릴감에 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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