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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공략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유민이 지나 씨와 함께 유쾌하게 웃고 있는 중년 남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걸보니 묘한 질투심이 들었다.
아니, 저런 중년 남자를 상대로 질투를 하는 것도 상당히 추했지만 이때까지 유민이 한 일이 있다보니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사장 자리를 위해서 송희 누나를 괴롭히고, 교수들과 몸을 섞었다. 송희 누나를 괴롭힌 것은 송희 누나도 괜찮다고 했고 나도 용서를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이 묘한 질투심 때문에 유민에게 약속을 받아냈지만, 유민이 과연 지킬지는 의문이었다.
이번에도 인맥을 위해서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몹시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이런 내 생각이 이기적이란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다른 여자들과 마음대로 몸을 섞는 주제에 왜 이렇게 질투를 하는 것이냐고 비난받을지도 모르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이성보다는 감정의 문제였기에 나는 유민이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게 싫다. 하지만 유민이 그걸 원한다면 제지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는 한 마디 정도는 말할지 몰라도 그걸 억지로 막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유민의 의지라면 존중해주기 위해서.
"...쩝."
나는 입맛을 다시면서 유민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찰랑이는 금발을 흔들며 한 사람이 나타났다.
오늘 아침에 내가 보고 순간적으로 멍하니 있었던 그녀였다. 서양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풍만한 가슴(아마 유민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과 가슴과는 정반대로 잘록한 허리, 그리고 묘한 색기가 흐르는 골반이 인상적인 여자였다.
.....이렇게만 말하니 내가 너무 변태같으니 조금 더 설명을 붙이자면 웨이브진 금발이 엉덩이까지 내려오고, 새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였다.
자동적으로 시선이 특정 부위로 향하는 것을 어떻게든 멈추려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시선은 그녀의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흉부로 향하고 있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처음 듣는 미성이 울려퍼졌다. 어라?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말했다.
"왜 그러세요?"
그녀는 당연하다는듯이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금발에 누가봐도 이국적인 외모라 당연히 한국어를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조금 충격이었다.
"...한국어 가능하세요?"
내 말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그제서야 이해했다는듯이 말했다.
"응? 아... 네, 저 혼혈이에요. 저희 아빠는 프랑스인이지만 엄마는 한국인이시거든요. 아빠가 일 때문에 왔을 때 만나서 사귀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아하, 그럼 한국에 사시는건가요?"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혼자서 자취하고 있어요."
그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 빈이가 내 등 뒤에 붙어서는 자꾸만 내 허리를 꼬집었다. 따끔했지만 이런 미녀와의 대화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무시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사실 아버지는 화가나서 경찰까지 부를까 생각중이었거든요. 그래도 조용히 마무리 지어져서 다행이에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숙이자 나는 머쓱해져서 그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뇨,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닌데요."
"되게 겸손하시네요, 방금 전에 엄청 멋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한 걸음 다가왔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수영복 너머로 살짝 닿았고, 나는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에 놀랐다.
"어머, 얼굴에 모래가..."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내 얼굴을 살짝 들고는 얼굴을 천천히 가까이해서 눈 주변에 '후'하고 약하게 바람을 불었다. 향긋하고도 부드러운 숨결이 내 얼굴을 간질이자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덧붙이자면 바람을 불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내게 맞닿았는데 그 부드러운 감촉은...
꿀꺽. 나는 침을 삼키면서 속으로 불경을 외웠다. 그리고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레베카라고 부르시면 되요. 참고로 이제 막 스무살이에요."
"난 스물 한 살. 최태훈이라고 해."
"오빠셨네요, 헤헤. 그냥 편하게 레베카라고 불러주세요."
"으...응, 레베카."
그렇게 말하면서 자연스레 팔짱을 끼는 레베카를 보며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이게 바로 서양인의 친화력인가, 너무 거리낌없잖아. 우리 오늘 처음 본 사이 맞지?
"후훗."
내가 시선을 빼앗겼을 때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레베카는 정말 예뻤다. 그래도 오늘 저녁이 지나면 다시 볼 일이 없을테니까. 약간 아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배부른 소리지.'
지금 당장만 해도 미인들이랑 여행을 왔는데 처음 보는 여자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거람.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고 레베카에게 웃어보였다.
레베카는 날 보고 '꺄아'거리더니 내 팔을 자신의 가슴 사이에 끼우고는 활기차게 소리쳤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점심도 같이 먹어요! 제가 쏠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앞장서는 레베카에게 끌려가다시피 하는 나는 슬쩍 뒤를 돌아봤지만 빈이와 서연이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참고로 송희 누나는 멍하니 서 있다가 폰을 만지작 거렸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나한테 문자로 '후기 알려줘'라고 보냈었다. 후기는 뭐냐 후기는!
아무튼 나는 레베카에게 그렇게 끌려가다시피 하고 있는데 마침 유민과 지나가 레베카의 아빠와 말하고 있는게 보였다.
그래, 팔불출인 레베카 아빠라면 자기 딸이 처음 보는 남자랑 같이 밥먹으러 가는데 말리지 않을리가...
"아빠, 저 태훈 오빠랑 같이 밥 좀 먹고올게요~."
그 말에 레베카의 아빠는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잠깐, 당신 방금 전에는 경찰에 신고까지 하려고 했다며. 그리고 한국어 알아듣는거였어?!
하지만 생각해보니 한국어도 모르는데 외교관으로 와서 한국인 아내와 결혼할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한국어보다는 프랑스어가 더 편해서 지나 누나와 프랑스어로 대화한거겠지.
"후우..."
그렇게 나는 활기차게 웃고 있는 레베카를 보며 쓴웃음을 지으면서 레베카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고, 뒤에서 투덜거리던 서연과 빈이도 결국은 우리를 따라왔다.
그렇게 나는 레베카를 따라 간 식당에서 밥을 먹고(여담이지만 지나 누나가 섭외해놨던 식당과 같았기 때문에 예약해놓은 자리에서 먹을 수 있었다) 레베카와 빈이, 서연, 송희 누나와 함께 수영을 했다.
빈이와 서연은 레베카를 계속 노려봤지만 레베카 특유의 쾌활함과 순진함에 결국은 화해하고 친해진 것 같았다.
정말이지,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쓰이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런 자각이 없으니 큰일이었다.
빈이와 송희 누나한테 수영을 가르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었다.
빈이는 모범생답게 내가 가르쳐준대로 금세 몸의 균형을 잡는 법을 알고는 수영하는 법을 익혔고, 송희 누나는 몸이 원체 가벼워서 그런지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몸이 잘 떠올랐다.
다만, 레베카는...
"왜 나만..."
나는 훌쩍거리는 레베카를 달래고 있었다.
레베카의 양 손을 잡고 천천히 물에 뜨는 연습을 시키려 했지만 레베카는 어째서인지 계속 물에 가라앉기만 할 뿐 잘 감을 잡지 못했다.(내 짐작이지만 아마 커다란 가슴이 무게 중심을 방해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보니 나는 계속 레베카한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줘야 했고, 가장 오랜시간 동안 내 트레이닝을 받은 것은 레베카였다.
무엇보다 트레이닝 중에 레베카의 가슴이 내 등이나 허벅지에 닿을 때가 있었는데 물건이 약간 섰지만 다행이도 물 속이라 그런지 레베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뭐, 아무튼 우리는 오랜만에 다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신나게 놀고 난 뒤에 몸을 닦자 이미 어스름이 지며 어두워지고 있었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당연하게도 레베카와 레베카의 아빠도 같은 호텔에서 묵고 있었기에 다 같이 돌아가게 됐고 호텔에 도착해서 방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레베카가 말했다.
"오빠, 지금 저녁 먹고 가요."
"응? 아니, 일단 몸이라도 씻고..."
방금 전까지 바닷가에서 수영을 했더니 몸이 약간 찝찝해서 방에서 샤워를 한 뒤에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먹으려 했던 내 생각과 달리 레베카는 지금 당장 밥을 먹자고 했다.
"괜찮아요, 히히. 유민 씨도 괜찮죠?"
"물론이에요."
유민이 긍정하자 더욱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레베카는 내 팔을 붙잡고는 자신의 가슴 계곡 사이에 끼우고 놔주지 않겠다는듯이 꼭 잡았다.
이런 레베카에게 무슨 말을 해봤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루만에 습득한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빈이와 서연이를 보며 말했다.
"빈아, 서연아. 먼저 돌아가 있어. 루시랑 송희 누나 잘 챙기고."
"...빨리 오세요 선배."
"...빨리 와 오빠. 기다릴테니까."
"응, 저녁식사 끝나는대로 갈게."
나는 둘의 말에 대답했지만 저녁 식사가 빨리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단순히 내 기분탓일까?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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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자분들 덕분에 멋진 작가펜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2.그럼, 4번째 공략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편은 내일 저녁이나... 반응 보고 오늘 자정 좀 넘어서 올리는거로 하겠습니다.
3.다른 작가분들 보니까 리리플을 하시던데 저도 가끔씩 재밌는 댓글이 있다면 리리플 해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