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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로레밸업-55화 (5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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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거실에 앉아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고 있으니 빈이가 샤워를 한 뒤에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빈이도 비키니를 입긴 했지만 비교적 수수한 갈색에 노출 면적도  넓지 않은 무난한 수영복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빈이의 수영복을보고 약간 안심했다. 다른 여자들이야 나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걸 했다거나 싶겠지만 아직 미성년자인 빈이가, 그런 야한 수영복을 입었다가 다른 남자놈들이 꼬였다가는...

으득, 나도 모르게 이를 깨물었다. 확실한건 빈이한테 손대려하는 놈이 있다면 내가 개박살내서 다시는 빈이 주변에 얼쩡거리지 못하게 만들거란 것이었다. 어디선가 시스콘이라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그럼, 가자."

유민이 읽고 있던 책을 탁 덮고 방을 나섰고 우리도 유민을 따라 방을 나왔다. 그러고보니 유일하게 지나만이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나는 그런 지나에게 슬쩍 물었다.

"지나 씨는 옷 안갈아입으세요? 지금 밖에 날씨 엄청 덥던데."

내 말에 지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아뇨, 이게 제 일인걸요. 그리고 제 몸이 원래 찬 편이라 괜찮아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본인이 괜찮다는데 무슨 말을 더하겠는가. 이 이상은 오지랖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확실히 호텔의 복도를 지나거나 적당히 떠들면서 서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영복 차림이었다. 대부분이 흑발이 아닌 다양한 머리칼의 색깔을 하고 있었는데 서양인들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복장에 거침이 없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팬티(일단 속옷이 아니라 수영복을 말한다)차림에 여자들도 노출이 높은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어딜 보는거에요 선배?"

나도 모르게 서양미녀의 몸에 시선을 뒀다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는 서연에게 움찔했다. 아니 방금건 본능적인 거였다. 내가 아니라 어떤 남자라도 똑같이 반응할게 틀림없었다.

"정말이지, 이렇게 많은 미녀랑 같이 걸으면서, 오히려 다른 남자들이 선배를 부러워한다고요?"

그렇게 말하면서 서연이 어깨를 으쓱하자 나는 그제서야 내가 꽤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확실히 주변의 사람들은 내게 시선을 힐끗힐끗 주고 있었다.

지금 우리중에서 남자가 나 하나뿐인데 나랑 같이 다니는 애들은 모두 '미녀', 혹은 '미소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그래봤자 흥미롭다는듯한 시선이었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배가 불룩 튀어나온 40~50대의 휴양지에 여행을 온 여유로워 보이는 아저씨들이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헌팅을 위해서 우리를 응시하는 젊은 남자 그룹은 없었다. 나는 그 점에 살짝 안심하면서 슬쩍 빈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가볍게 서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마침 서연과 나는 가장 끝 부분에서 걷고 있었다. 앞의 애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유민을 따라가고 있었고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연에게 키스할 수 있었다.

가벼운 입맞춤이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대단했다. 몇몇 금발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휘파람을 불며 박수를 쳐댔다. 반면 서연은 방금 전의 질투심 어린 표정은 사라지고 살짝 붉게 물든 얼굴이 되어있었다.

"...킥."

내 웃음소리를 듣고 울컥한 것인지 서연은 내 어깨를 툭툭 쳐댔지만 별로 아프지 않았다. 나는 조금 대담하게 서연의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댔다. 물론 그래봤자 그렇게 노골적인게 아니라 살짝 손과 서연의 엉덩이가 닿는것 뿐이었지만 이번에야말로 서연이 당황하는게 느껴졌다.

움찔움찔 거리면서 몸을 슬쩍 비트는게 보였지만 나는 재밌다는듯이 서연의 엉덩이를 툭툭 쳐주고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유민의 뒤를 따라걸었다. 물론 장난기 어린 내 행동에 서연은 씩씩거리면서 위험한 말을 해댔다.

"달아오르게 해놓고 그냥 가버리는게 어딨어요! 조금 있다가 두고봐요. 으으..."

주변의 외국인들이 그 말을 듣지 못했기를 빌면서 나는 피식 웃었다. 서연의 그런 귀여운 모습은 둘째치고 나는 이런 잔잔한 분위기가 좋았다.

문득 대학에서 철학 관련 강의를 듣던게 기억났다. Reminiscence. 추억은 우리가 비슷한 상황을 겪을때 가장 미화되어 등장한다고.

나는 이런 가볍고도, 잔잔한 분위기를 실로 오랜만에 느끼고 있었다.

설화와 함께 열심히 공부를 하고, 그리고 가끔씩은 쉬러 카페를 가기도하고, 노래방도...... 거기까지 생각하자 살짝 우울해졌다.

과연 이 빌어먹을 게임 시스템을 어디까지 클리어해야 설화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그녀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지난번 루시가 아직 천사였을 때 했던 말에 의하면 이 게임은 분명 시간제한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루시는 이 게임을 빠르게 클리어 하고 싶어했고, 에로스는 루시만큼 서두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시간제한이 존재하다는 것 정도는 확실했다.

"......하아."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는데 그런 내가 신경쓰였는지 송희 누나가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뒤꿈치를 들어 양손으로 내 얼굴을 잡았다. 그리고 마치 찰흙을 만지듯이 주물거리더니 말했다.

"...고민 있어?"

그렇게 말하는 송희 누나의 눈에는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아아 그래. 적어도 그런 고민은 그녀들이 없는 곳에서 하는게 맞았다. 그녀들에게 티를 내고, 내 사정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귀여운 송희 누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송희 누나는 싫지만은 않은지 가냘픈 몸을 내게 살짝 기대고 옆에 같이 서서 걷기 시작했다.

유민은 힐끔 뒤를 봤지만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신경쓰지 않고 걸었고 금세 해변에 도착했다.

수십, 수백개의 파라솔이 해변을 가득 채우고 노출이 많은 비키니와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선정적인 수영복을 입은 이들도 있었다.

걷는 도중에 머리가 반쯤 벗겨진 옅은 금발의 중년 남성이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 금발의 미녀에게 말을 거는걸 보고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중년 남자가 자신보다 훨씬 어린 미녀에게 헌팅하는걸 보고 감탄하는게 아니라 금발의 미녀는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묘한 매력이 있었다.

묘하게 사람을 이끄는 느낌. 소위 말하는 '기품'이라고 할까.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도 신경쓰였지만 화사한 미소를 보자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던 나는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줏대 없는 놈이 된 것인지 생각하며 좌절했다.

이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성욕이 끓어올랐다. 이성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도 이제는 옛 말이었다. 이것도 에로스의 권능에 의한 부작용일까...

나는 순간 물건이 움찔하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적인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도 나는 최대한 티가 나지 않도록 속으로 불경을 외웠는데 아무래도 이미 들킨 모양이었다.

빈이가 검지로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눈치를 주고 서연은 풉하고 웃으면서 슬쩍 내 앞에 서서 추태를 가려주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해변의 따스한 모래를 밟다가 도착한 곳은 해변가의 가장 끝자락이었다. 지나가 준비해놓은 것인지 파라솔과 일광욕 벤치가 있었는데 유민은 자연스럽게 벤치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기 시작했고, 다른 애들은 곧바로 신난듯이 바닷가로 향했다.

지나씨가 준비해온 튜브와 비치볼을 들고 희희낙락하는게 영락없는 어린애같았다. 특히 빈이랑 서연이의 친화력덕인지 말이 없는 송희 누나와 무기력한 루시도 어느 정도 마음이 동한 것 같았다.

빈이가 내 팔을 붙잡고 끌었지만 나는 가기전에 할 일이 있었다. 빈이에게 호텔에 두고 온게 있어서 잠깐 어딘가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에  슬쩍 뒤로 물러났다. 빈이는 나를 수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금방 오겠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연과 함께 놀러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고나서 아무도 없는 수풀 구석으로 이동한 나는 능력을 발동시켰다. 물론 발동시킨 스킬은 셰도우 워커(Shadow walker)였다.

스스슥, 몸이 묘하게 가벼워진 느낌이 들면서 나는 가볍게 어깨를 돌리고 다시 애들이 있는 해변가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일광욕 벤치에 몸을 뒤집어서 섹시한 뒤태를 자랑하고 있는 유민이 있었다.

풍만한 엉덩이와 벤치에 짓눌린 가슴이 내 음욕을 자극했고, 내 물건은 더 이상 참지 않고 팬티 사이로 슬쩍 삐져나오며 쿠퍼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흥분했다는 점에 더욱 흥분한 것 같았다.

스킬 덕분인지 유민은 나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나는 킥킥 웃으면서 천천히 유민에게 다가갔다.

말했지 않은가. 오늘은 유민을 첫 번째로 엉망진창으로 해주겠다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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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생각보다 전개가 느리네요. 엑스트라 히로인도 이번편에서 본격적으로 나오려했는데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지경이고...

그런고로 오늘은 연참 달리겠습니다. 일단 유민부터...(핥짝)

느린 전개는 연참으로 커버한다! 오늘 안에 추천 100되면 4연참 어떠세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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