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 정도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잘 받아주네.
처녀막 애호 못 참지.
"만족하셨어요?"
"너는?"
"사실, 몰래 10번 정도 가버렸어요."
"다 봐서 알아."
"부, 부끄럽네요. 쓰다듬어지면서 자꾸 가버리다니, 너무 음탕해 보이잖아요."
"그게 좋은 거야."
오랜만에 소장 야동 순위 갱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출이 없는 애호 행위로 가버리는 게 진짜 야하고 귀엽다.
특히 쓰다듬으며 애호해주는 부위에 따라, 처녀막 부위도 바뀌어서 반응이 바뀌는 게 최고였다.
"학, 하악...."
"엄청나게 젖었네. 몸빵아, 슬슬 별명 값할까?"
"모, 몸으로 선생님의 자지 받아낼게요...♡ 부디 잔뜩 범해주세요♡"
"오냐."
나는 곧바로 자지를 꺼내 들고, 축축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금방 귀두가 처녀막에 닿는 감촉이 느껴지고.
평소보다 훨씬 느리게 처녀막의 구멍이 열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으윽...!"
"괜찮아?"
"모, 몸이.... 몸이 통째로 자지에 비벼지고 있어엇...♡"
"아, 그렇게 느껴지는구나?"
"네에...♡ 마치, 자지보다 작은 요정이 되어서. 자지에 달라붙은 채로 손에 잡혀서. 그대로 자위기구가 되어 딸치는데 사용되는 기분이에요...♡"
오....
오나홀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쓰이는 감각이라니.
솔직히 좀 재미있네.
"하윽...!"
"아파?"
"아, 아프진 않은데. 뜨거워요. 그리고 엄청 진한 자지 냄새 때문에 숨이 막혀서.... 하응...♡"
"아, 하긴."
이제 냄새도 처녀막이 더 잘 맡을 텐데.
갑자기 타인의 냄새인 자지가 들어와서, 거의 반쯤 폐쇄된 공간을 강간하고 있으니.
머릿속에 자지 냄새로 가득 차도 이상하지 않다.
"흐아, 하앙...♡ 선생님의 냄새에...♡ 나보다 큰 자지에 뺨이랑 배랑 가슴이랑 전부 잔뜩 문질러져서...♡"
아까 처녀막 애호에 빠져서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나는 이 구도가 꼴려서 해보자고 한 거였지.
과거의 내가 참 꼴잘알임을 인정하며, 나는 자지를 쑤셔 박는 속도를 늘렸다.
"으븝, 으브브븝!"
마치 처녀막이 자지를 긁는 듯한 강렬한 감각이 날 괴롭혀오고.
이 자극적인 감촉에 몸을 맡기며 자지를 흔들다 보면.
내 움직임에 맞춰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내일이의 망가진 표정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윽...!"
뷰르르르르릇!
어지간하면 좀 더 참으면서, 내 자지 냄새에 푹 절인 상태로 따먹고 싶었는데.
결국은 참지 못하고 잔뜩 싸버리고 말았다.
다만....
"프하, 프읍? 흐아?"
마치 정액으로 이루어진 욕조에 빠진 것 같은 그녀의 행동에.
나는 곧바로 발기 상태로 되돌아갔고.
정액 범벅인 처녀막과 자지를 마구 비비기 시작했다.
"프, 프하아!? 서, 선생님 저 정액에 빠져 주거엿...♡ 시러, 시러엇...♡"
"방금보다 더 많이 싸줄 테니까, 그대로 정액으로 익사해라앗...!"
"으브으읍!?"
몇 번이고 사정하며, 그녀를 정액에 빠트린다.
그녀의 몸보다 커다란 내 자지에 붙여놓고 마구 비빈다.
본래라면 자지를 비빈다고 기분 좋아질 리 없는, 정액에 빠진다고 기분 좋아질 리 없는 평범한 몸이지만....
"흐으으읍!?"
원본이 처녀막이기 때문인지, 굉장히 음탕한 몸이 되어서.
결국은 그 하드한 감각만으로도 강렬한 절정을 맞이해.
쾌락에 푹 빠진 얼굴로 쓰러졌다.
이번 여행 섹스 타임의 마지막 날.
오늘은 본래 소이와 잔뜩 섹스하는 날이었지만.
내가 짜둔 계획 때문에,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따지자면 야외플로 분류되는 행위라서.
준비한 다음에 바깥에 나가서 데이트할 예정이기에.
소이는 제대로 된 데이트룩으로 한껏 꾸미고 있는 상태였다.
"예쁘네. 뭐야, 왜 다른 애들 없이 둘끼리 나간다니까 차림이 바뀌어?"
"따,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 여벌 옷으로 챙겨온 옷일 뿐이거든요?"
메이드 복으로 오지 말라고 했던 게 잘한 느낌이다.
메이드가 되어서 봉사해주는 것도 좋지만.
역시 이렇게 평범한 사복으로 데이트하는 것도 좋으니까.
"평범하게 야한 짓 하는 것보다. 정말 이게 좋겠어?"
"선생님이 이게 가장 꼴린다고 하셨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아무리 네가 목구멍으로 느끼는 변태라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이건 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뭐, 본인이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만.
"저는 선생님의 메이드, 죽빵이. 선생님을 만족시키는 게 의무랍니다."
"소이야...."
이 어찌 아름다운 마음가짐인가.
절로 자지가 감동하는 발언들에, 바지를 내리자마자 자지가 치솟아 올랐다.
으음, 이러니까 내가 쓰레기가 된 것 같네.
'뭐, 어때.'
꼴리면 그만이지.
솔직히 소이랑은 하드한 구도로 섹스하는 것에 꽤나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식으로 제대로 음침하게 들어가는 편이 좋다.
"자, 입에 차봐."
"어, 엄청난데요?"
나는 내 자지 위에 무언가 링에 가까운 것을 덮은 뒤.
다시 팬티를 입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모습으로 만들고는.
세트로 만들어진 물건을 꺼내서, 소이에게 건내줬다.
"미안, 네가 너무 꼴려서 풀발 상태라 빡빡하긴 할 거야."
"어, 어차피 이만큼 커지는 건 다를 거 없으니까요. 처음부터 이러면 힘든 게 사실이긴 한데.... 그것도 재미죠."
"그건 맞지."
전부 계획한 대로 되면 무슨 재미겠어.
그녀는 내가 건네준 물건을 입 앞에 붙이기 위해, 최대한 목을 벌리려 노력하더니.
그 물건에서 튀어나온 자지를 입 안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우음...."
"윽...!"
질퍽거리는 타액의 감촉과 따듯함이 자지를 감싸오고.
순식간에 물려오는 쾌감을 견뎌내며.
진득하게 자지를 감싸는 감촉을 천천히 음미했다.
이번에 준비한 섹스용 도구는.
마술 도구 제작을 통해서 만든, 일종의 포탈이다.
내 자지를 통과시키면, 다른 쪽에서 튀어나오게 되어 있는 물건.
그리고 그걸 내 팬티 안에 넣어서, 자지를 꺼내고.
그 꺼내진 자지를 지금 소이가 입에 물고 있는 거다.
서로 몸은 떨어져 있지만, 목구멍 깊은 곳까지 자지를 스스로 쑤셔 넣을 수 있는 거지.
"흐아...."
그나저나 소이의 목보지는 진짜 명기라니까.
그저 집어넣었을 뿐인데도 한 발 싸버릴 뻔했다.
진짜 대단한 구멍이네.
"으무으...."
"아, 미안. 힘들었지. 마감해줄게."
다만 이렇게 그냥 따로 섹스할 계획은 아니었다.
이 정도 플레이는 이미 다 해본 지 오래니까.
이번 딥쓰롯 목보지 삽입은 어디까지나 준비물에 해당한다.
"으읍...!"
내 자지가 나오는 포탈 장치에 고리를 걸어.
그녀의 목덜미 부분을 통해, 온전히 고정한다.
일종의 딜도 개그같은 셈인데, 딜도 대신 내 자지가 들어가는 느낌이다.
'펴, 평소에 꾹 들어가면서 쳐박힐 때처럼. 꽉 눌려서 숨막혀어...♡'
아무래도 이걸 장착하면 말을 할 수 없게 되니까.
나는 그녀가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해, 특성을 발동했다.
그랬더니 괴롭다는 듯한 이야기에서조차, 쾌락에 푹 빠진 야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음에 드나 보네. 다행이다."
나는 그녀의 개그 디자인을 평범한 마스크처럼 바꿔서.
바깥으로 나가서 데이트하면서도 들키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다.
물론 겉모습만 바뀌었지, 내부는 그대로지만.
"으브으...♡"
"야, 야. 움직이지 마. 자지 너무 짓눌려."
아무래도 사람이 걸을 때마다 자지가 움찔거릴 수밖에 없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목보지에 박힌 상태와 뒤섞여.
앞으로 나아가는 것조차 굉장히 어려웠다.
"케, 케에...!?"
방금 가버렸는지, 나에게 기댄 팔에 짙은 무게가 느껴진다.
아니, 이제는 거의 반쯤 안기며 몸을 떤다.
그 순간 자지가 입보지에 조여들어서, 겨우 박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런 쾌감이 찾아온다는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가까이 갔더니.
꽉 닫혀있을 입 쪽에서, 음탕한 액체가 찌걱거리는 소리가 옅게 들려오네.
이 숨겨진 듯한 디테일 밸런스가 참 훌륭하다.
"후우, 이제 가자."
이 미친 짓도 계속 이러고 있으니까 적응이 되는 모양이다.
미리 짜둔 데이트 코스를 따라서, 나는 내 자지가 입에 박힌 여자친구를 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아무래도 산 근처에 있는 도심이라,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네. 아쉽다."
좀 더 북적거리는 느낌을 예상했는데.
백화점에서도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백화점은 직원이 있으니까, 백화점부터 즐겨야지.
'좋네.'
나름 익숙해져서 그런지, 최대한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겉으로만 보면, 평범하게 마스크를 쓴 폭유 미소녀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목구멍이 열려서 불룩 튀어나와 있기에.
완전히 들킬 확률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건 어때?"
일단 백화점에 왔으니까, 옷을 봐야지.
처음에는 집중하지 못하던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노출도 심하고 변태 같은 의상만 골라댔다.
'설마....'
지금 자지가 목 깊게 박히는 바람에.
자신의 마음을 자지에게 점령당한 상태고.
그래서 당장이라도 야한 짓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건가?
확실히, 머릿속에 야한 것만 가득 차면 변태 같은 생각이 우선해서 튀어나오니까.
근데 이건 진짜 예상 밖의 전개다.
나는 평범한 옷을 고르면서, 직원과의 상호작용에 당화하는 거였는데.
'어쩔 수 없지.'
야한 옷이긴 해도, 꽤 정상적인 옷이다.
그냥 좀 파여 있는 옷이니까.
백화점이 괴상한 옷을 파는 경우는 잘 없잖아?
감정의 고조는 강렬하지 않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겠지.
나는 이번에는 도와주지 않고, 스스로 옷 사이즈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
'제대로 소통이 안 되긴 하네.'
당연히 글로 써서 알려주는 건 금지였고.
손짓하면서 열심히 설명하는데, 진짜 귀여웠다.
심지어 간단한 효과음을 내고 싶어도, 목구멍에 자지가 박힌 이상 티가 나는 괴상한 소리 밖에 나오지 않을 거다.
'으, 으으....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어라, 어어?'
"아, 사이즈 재 드릴까요? 잠시만요."
"......."
다른 사이즈가 있냐고 물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사이즈를 재주는 게 되어 있었고.
그래도 사이즈를 재보고 나면, 그 사이즈를 주리라 생각했는지.
소이는 얌전히 직원에게 몸을 맡겼다.
"후우...."
기회다.
백화점 직원분에게는 조금 민폐인 짓이지만.
그래도 이미 자지가 꼴린 이상 멈출 수 없지.
'으읍!? 자, 자지가 움직...!'
나는 아까까지의 부드러운 자세를 멈추고.
은근슬쩍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자지를 넣었다 뺐다 하기 시작했다.
물론 고정된 탓에 그 깊이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아까까지 가만히 있어서 겨우 적응했던 상태인데.
갑자기 자지가 쑤셔 박히면 당황스럽겠지.
"케, 케흐.... 으우...."
"소, 손님? 괜찮으세요."
반쯤 눈물이 맺힌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직원은 묘하게 색기가 넘치는 소이의 모습에 당황한 것 같았다.
여자까지 놀라게 할 정도로 야한 표정이라니, 역시 소이는 대단해.
'하, 저 함락당한 암컷의 표정.... 진짜 못 참겠네.'
내가 자지를 움직일 때마다 움찔거리면서 목구멍을 조여오니.
아주 작은 움직임으로 이런 쾌감과 시츄에이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오고 만다.
저릿한 쾌감에 몸을 맡기며.
이제 인정사정없이 자지를 찔러댄다.
작은 움직임도, 그녀가 잘 느끼는 부분 위주로 찌르면.
장난 아닌 쾌감을 부여할 수 있으니까.
"......!"
이제는 눈물방울이 맺히는 정도가 아니라.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구 가버리고 있다.
분명 처음 보는 여성분에게 몸의 사이즈를 체크받는 도중인데, 그 와중에 목구멍을 찔리며 보짓물을 질질 흘린다니.
아마 장난 아닌 수치심이 몰려올 거다.
'후, 진짜 귀엽네....'
저 귀여운 표정을 보는 순간, 겨우겨우 붙잡고 있던 마지막 이성이 증발했고.
이제까지 손은 일부러 대지 않고 있던 약속을 깨고, 어느 정도 손까지 이용해서 그녀의 목구멍을 쑤셔댔다.
'처,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선생님 자지에 목구멍 쑤셔져서...! 서, 선생님의 자지 기분 좋아♡ 하윽...♡ 아, 안되는데...엣♡ 으흑...! 헤윽♡ 헥♡ 헤에엑♡'
눈이 풀린 채로, 내 자지에 목구멍을 점령당할 뿐인 오나홀.
소이가 그런 상태가 되었다고는 상상도 못 하는지, 직원은 몰래 하품까지 하면서 그녀의 신체 사이즈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직원 옆에서, 굉장히 음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배덕감과.
조금 더 아슬아슬한 선에 서고 싶다는 욕망이.
이제까지 내 안에 쌓여 있던 쾌락을 폭발시킨다.
'윽!? 사, 사정...♡ 선생님의 정액이 밀려들...♡ 으븝♡ 켁...♡ 수, 숨이잇...♡ 죽어, 정액에 익사해서 죽어버려엇...♡'
소이가 쓰고 있는 마스크가 살짝 축축해진다.
침이라면 그런가 보다 했겠지만, 누가 봐도 정액이라고 볼 수 있는 묘한 얼룩.
조금만 자세히 봐도, 마스크 안에 정액 머금고 있는 미친년이라는 걸 들키겠지.
"고객님? 이거 입어보시겠어요?"
반쯤 질식할 것 같은 감각과.
내 정액의 짙은 감촉과 냄새에 푹 빠져서.
너무 강렬한 절정에 도달해, 지금은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아마 맞겠죠. 그걸로 주세요. 애가 상태가 좀 안 좋은 것 같아서요. 업고 갈게요."
"아, 그런가요. 그럼 계산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와주세요."
하, 이거 스릴감 장난 아니게 기분 좋네.
다음에 또 해야겠다.
"하으, 달다...."
자기 뺨을 어루만지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 소이를 보며.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나저나 오랜만이네, 이런 기분으로 여행하는 건.
아이들이 귀찮은 건 아니지만.
항상 여행만 하면 뭔가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되게 평화로운 느낌이다.
정신없이 재밌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여유로운 것도 나쁘지 않다.
"아 배불러...."
하라가 너무 많이 먹었다는 듯 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일부러 저라는 것 같아서 한 대 쳐주고 싶네.
공공장소니까 참겠지만.
"선생님도 한 입 드세요."
"괜찮아."
"제가 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알았어."
내일이가 먹여주는 아이스크림을 우물거리며, 달콤함을 즐겼다.
여기 유명하다더니, 진짜 맛있긴 하네.
저 애들이 정신없이 먹을만해.
"이번 여행은 어땠어?"
"엄청나게 좋았어요. 선생님 최고!"
"그렇다면 다행이고."
"최고였어요."
"야한 건 물론이고, 이렇게 달콤한 데이트까지. 너무 행복해요."
평가가 이렇게 좋다니.
시간 내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럼 다음에도 일정ㅇ...."
갑자기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경고문을 출력한다.
우리의 것만이 아니라, 카페에 있는 모두의 휴대폰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뭐야?"
그리고 건물 전체 방송으로 같이 울려 퍼지는 경고.
던전이 브레이크 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마지막으로 목격 한 건, 내가 아직 헌터 매니저로 일하던 시절이었다.
최근의 던전의 수 자체가 매우 줄어든 추세고.
던전을 파악하는 기술도 매우 좋아졌기에.
놓쳐서 방치되다가 던전이 브레이크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심지어 한국은 F급 헌터들이 모여 있는 장소.
난이도 좀 있다 싶은 던전들은 바로 뚝배기가 깨지기 마련인데.
이건 도대체....
"...가보자."
"네, 선생님!"
일단 내가 아는 사람들 위주로 상황을 확인했지만.
하필이면 다른 던전의 클리어 일정에 겹치는 바람에.
이곳에 당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연락이 가능한 것은 혜미와 아스카 정도였는데.
아스카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셈이고.
혜미는 이제 F급 헌터가 아니다.
지금 나를 포함한 일행 4명은 모두 S급 헌터기에, 혜미를 부를 바엔 그냥 우리끼리 해결하는 게 맞을 거다.
'...조금 마음에 걸리네.'
갑작스러운 던전 브레이크라는 것부터, 굉장히 불길하다.
일반적인 던전이 아니라는 소리고, 당연히 공략 부분에서 난이도를 높게 잡아야겠지.
그렇기에 F급 헌터를 기다렸다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던전 브레이크라는 거다.
우리가 원할 때 공략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막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이 살해당하기에, 기다린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없다.
"타, 타천사?"
"괜찮으세요? 빨리 대피하세요."
"하, 하렘왕 타천사가 왔다! 우린 살았어!"
아니, 여러분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시라니까요.
저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아요.
이제 애들 아빠인데, 우리 애들도 좀 신경 써주세요.
"얘들아, 준비됐어?"
"네, 선생님!"
치트키나 다름없는 F급이 압도해서 처리해주면 가장 좋은 거겠지만.
그래도 내 뒤에는 든든한 학생들이 있다.
나에게 온갖 쾌락과 섹스, 아름다움을 배운 학생이긴 하지만.
아무튼 학생이잖아.
"음...."
던전 브레이크가 시작된 곳에서 몰려나오는 것은.
썩은 나무 같은 것부터, 더러운 웅덩이가 모인 슬라임까지.
가지각색의 기괴한 것들의 모음이었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형태의 몬스터들.
비슷한 종류라면 있었지만, 느껴지는 마력과 끔찍함의 방향성이 조금 달랐다.
...근데 마력의 패턴이, 처음 보는 것 치고는 익숙한데?
'어째서지?'
하지만 꽤 예전에 느낀 마력이라서 그런지.
무엇인지 판별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정확하게 판단하는 건 보류하고 전투부터 하자.
"...적 자체는 섬멸할만해."
"네, 거의 B급 정도만 되어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1차 브레이크다.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중앙의 던전이 여전히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 말은 즉, 이런 브레이크가 몇 단계로 나뉘어서 터져 나온다는 거다.
'늦으면 더 일이 커질 거야.'
판단해야 한다.
각오하고 던전에 들어가서 일을 해결해 버릴지.
아니면 던전에 들어가지 않고, 브레이크만 대비할지.
던전에 들어가면 F급 헌터의 부재로 우리가 실패할 확률이 존재하고.
던전에 들어가지 않으면, 브레이크로 인해서 이 지역이 더 망가질 거다.
...심지어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놓치면 재앙이나 다름없게 되겠지.
'몬스터의 형태가, 자연에 뒤섞이기 좋아 보여.'
사실 이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
아무리 우리가 마력으로 파악한다고 치더라도, 대량이 몰려들면 일부 몬스터는 유출될 수 있으니까.
아이를 10명이나 가진 아버지의 입장상, 안전하게 움직이고 싶긴 한데.
그걸 위해 다른 이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건....
지금 나온 B급 몬스터야 유출되어도 금방 처리되겠지만.
A급이나 S급이 유출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원수 자체가 매우 적은 터라, 무조건 특정 지역 하나는 박살이 나겠지.
"청소 끝났습니다. 주변에 반응 로스트."
"진입하자."
"...네!"
솔직히 아무리 고등급 헌터고, 문제 있으면 불린다고 해도.
최근에는 던전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들어가는 섬뜩한 던전의 감각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주변, 문제없습니다. 적 반응 없음."
"응, 색적 고마워. 앞으로는 내가 할게."
좁은 공간이면 내가 하는 편이 낫다.
내가 바로바로 판단을 내려야 하니까.
약간 하위호환이긴 해도, 충분히 잘 서치되는 편이니까.
'그나저나, 이상하다 싶어질 정도로 아무것도 없네.'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다.
사실 그거야 그럴 수 있는데.
지금 이건 좀 이상하다.
일단 던전 타입은 미궁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혹시나 해서 지형을 훼손해보니, 훼손 자체는 가능했다.
그럼 신화 던전은 아니라는 건데....
'애초에 던전이 맞아?'
그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
분명 브레이크 되어서 나온 것만 생각하면.
몬스터들이 나오는 던전이라고 느껴졌는데.
정작 내부에는 그 몬스터들의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던전, 인공적으로 가공한 흔적이 있어요."
"...가공?"
조금 불안해졌다.
설마 이거 병기로 만들어진 건가?
그렇다면 다시 엘프 녀석들 쪽에서 다시 찾아온....
"......."
"선생님?"
그렇구나.
이 던전 엘프들이랑 관련이 있었어.
아까 바깥에서 몬스터들의 마력을 통해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닫는다.
'분명, 엘프의 마력....'
물론 많이 다르긴 하다.
어딘가 변형된 것처럼 뒤엉키고 찢어졌으며 끊겨있지만.
그 원본이 엘프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 만큼은 알 수 있었다.
"얘들아, 조심해."
그렇다면 이건 엘프들이 다시 우리를 침략하기 위해서 보낸 무기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런 거라면, 다시 한번 커다란 싸움이 되겠지.
하지만 우리도 이제까지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건 아니거든?
'...라고 말했는데, 정작 아무것도 없네?'
꽤 안쪽으로 파고들었는데.
여전히 무언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공간를 낭비해놨다니, 병기 같은 건 아닌 모양인데?
미로에 가까운 모습에, 뭔가 있나 싶다가도.
이상할 정도로 방해물은 없이 깊기만 했다.
신화 던전의 특징에 굉장히 가까운데, 정작 재질의 수준은 평범한 던전이라니.
여러모로 기존의 상식과 상반되는 장소다.
"어, 선생님 뭔가 있어요."
"응. 확인했어. 천천히 접근하자."
"...글자?"
꽤 긴 시간 미궁을 파고들었더니.
드디어 커다란 문이 우리를 가로막으며.
이 던전에 대한 첫 번째 힌트를 주려는 듯했다.
"...한글?"
다만 조금 당황스러웠던 것은.
이곳의 문에 적혀 있는 글자가 한글이라는 거였다.
역시 재질이 특이한 신화 던전이라, 우리의 언어에 맞춰서 변형된 건가?
"엄중히 경고합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마십시오?"
"...천마 하얀별?"
이 메시지를 남긴 사람으로 보이는 이름과.
절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지 말라는 듯한 경고문.
그나저나 천마라면 무협 계열로 여겨지는 세계관인가?
"뭐지, 엘프랑 관련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천마라니...."
그쪽 장르에서 그런 거 섞는 걸 안 가리는 상황이라고는 들었지만.
너무 뜬금없긴 하다.
그 와중에 굳이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센스도 이상하고.
"음...."
이 던전이랑 이번 브레이크는 상관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위치상 절묘했던 거고, 실제로는 던전이 2개였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뭔가 불안정한 느낌으로 마력이 새어 나왔었는데.
"윽...!?"
그 순간.
문틈 사이로 강렬한 마력이 흘러나와서.
나는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방금 흘러나온 마력은 아까 바깥의 몬스터에서 느꼈던 마력과 동류다.
즉, 엘프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마력이었다.
역시나 착각이 아니라, 브레이크가 터진 것은 이 던전이었어.
'엘프의 병기는 아니지만, 엘프랑 관련은 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이 문을 여는 것은 꽤 많은 각오를 요구한다는 거다.
방금 흘러나온 마력의 수준이 꽤 소름 끼쳤으니까.
괜히 저런 경고 문구를 적어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아마, 격리 시설 비슷한 느낌이겠지.'
다만 던전 브레이크가 터질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면서.
그 격리의 효과가 사실상 상실했고.
저 안에 있던 일부 몬스터가 브레이크로 튀어나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즉, 저 안에 있는 존재는 곧 던전 브레이크로 튀어나올 예정이다.
'더 기다릴 수는 없어.'
우리끼리 토벌할 수밖에 없다.
다른 선택지는 이미 전부 상실한 상태.
우리는 천천히 각오를 다지며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다들 전투 준비."
그리고 우리가 문을 연 순간.
"
그 문 전체를 가득 채운 거대한 눈동자가, 우리를 바라봤다.
거대한 눈동자가 우리를 바라보는 순간.
오싹한 감각과 동시에, 짙은 마력의 흐름이 흘러나온다.
"물러나...!"
나는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소리치며 뒤로 물러났다.
겨우 문만 열었는데, 이 정도 위압감이라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정도면 F급 헌터보다도 강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
이 정도로 오싹거리는 감각은 처음이라, 굉장히 당혹스럽다.
'...아니, 마력 자체가 강하다기보다는.'
마력 자체도 S급인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굉장히 강력한 수준이었지만.
저 눈동자라는 존재 자체가 굉장히 꺼림직한 느낌이다.
이제까지 본 그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느낌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통해서 전해져온다.
'역시, F급이 올 수 있을 때까지 대기했어야 했나?'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을 던전이다.
오히려 저 녀석이 던전 브레이크로 바깥에 나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훨씬 더 끔찍한 상황이었기에, 솔직히 어느 판단이 옳았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열린 문에서, 던전 브레이크 때 본 것과 비슷한 자그마한 괴물들이 기어 나오고 있다.
즉, 지난번 던전 브레이크 때 흘러나온 몬스터도, 결국 저 녀석한테서 나왔다는 거고.
그 말은 다음 던전 브레이크에서는 높은 확률로 저 본체가 나왔을 거라는 거잖아?
복잡한 상황에 머리가 아파져 왔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저 괴물에 대응하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누군가가 도와주러 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버티고 또 버텨야만 했다.
"선생님!?"
"다들 숨어있어. 내가 어떻게든 막을게."
저 녀석들이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절대로 아니다.
그나마 나는 F급의 전투를 근거리에서 많이 지켜봤고.
빌렸다고는 해도 F급 수준의 전투를 체험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이, 어떻게든 내가 버틸 수 있게 도와주리라.
어느새 촉수 비슷한 것이 문밖으로 나와서 나를 붙잡으려 하고.
거대한 눈동자에서 쏘아 나오는 마력의 폭발은,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정도의 열기를 담고 있었다.
....자칫 저 촉수에 붙잡히면, 저걸 피하지도 못하고 직격당하겠네.
"대체, 뭐야 이게?"
차라리 엘프가 튀어나왔다면, 이렇게 당황스럽지도 않았을 거다.
엘프보다도 위협적인 눈동자 괴물이라니.
심지어 그 마력은 엘프와 닮아있는 느낌이라고?
'무슨 상황인지 상상하기도 어렵네....'
하지만 지금은 잠시 이해를 위한 고민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 것을 버리고, 오롯이 싸움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이니까.
나는 머리를 비우고, 나를 움직이는 마력의 날개에 정신을 집중했다.
"흡...!"
강한 일격을 넣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통하지 않을 공격을 하는 것은 낭비니까.
다만 애들이 숨어있는 곳에 어그로가 끌리지 않도록, 자그마한 공격들로 나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시킨다.
매서울 정도로 확실한 적의 전투 센스는, 공격 하나하나가 치명적이면서 알아차리기 어렵다.
거의 '나쁜 예감'이 들 때부터 전력으로 움직여야.
겨우겨우 피할 수 있는 상황에.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진짜 괴물 그 자체네.'
오래전 묘족의 세상에서 최종전을 진행할 때.
그래, 루이코와 싸울 때가 떠오른다.
그래도 그때는 좀 비등비등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젠장.'
혜은이의 특성을 빌려, 다시 사고를 가속한다.
너무 남발한다면 오래 버티기 힘들어지겠지만.
이것 없이는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거다.
사실상 한계에 가깝게 몸을 몰아붙이고 있는데.
그제야 어떻게든 시간을 끌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무력한 느낌이다.
...미쳐버리겠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슬슬 몸의 일부가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다.
잇달아 사용한 과도한 움직임에 무리가 갔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상관없다, 마력으로 그 움직임을 억지로 대체한다면.
아주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다.
수많은 통증이 날 막아설 때마다, 그 연결을 끊어낸다.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몸이 망가져도 좋으니까, 조금만 더 버티게 해줘.
그런 부탁을 몇 번이고 던져가며, 몸을 내던진다.
하지만 아무리 나 자신을 내던져도.
구원이 오는 일은 없다.
그런 지옥 같은 상황이, 나를 점점 절망으로 끌어내 간다.
"포기, 못해...."
하지만 그렇다가 포기해버리면.
나는 물론이고 이곳 모두가 전부 죽는다.
심지어 우리를 잃은 던전은, 금방 브레이크 될 것이고.
이 악몽을 현실로 끌고 나아가겠지.
팔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신으로.
다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정신으로.
감각이 느껴지지 않으면 정신으로.
전부 내 정신과 마력으로 대체한다.
그저 저 녀석의 앞에서 살아남기를 기원하며.
내 모든 것을 부딪친다.
조금이라도 우리가 구원받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아니, 최소한 바깥에서 이것에 대응할만한 시간을 주기 위해.
그것이 헌터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이 세상을 지키는 자로써, 가져야 하는 의무니까.
나는....
"절대로, 포기 못 해...!"
마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가까스로 움직이고 있던 몸이 하나씩 멈춘다.
꽤 오래 버텼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런데도 구원은 오지 않았다는 거겠지.
"아흑...!?"
괴상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순간.
단숨에 날아온 커다란 촉수가, 그대로 내 몸에 쑤셔박힌다.
어느 정도 고통을 제어하고 있었음에도 강렬한 격통이 몸에 퍼져나간다.
"아직, 이야...!"
"선생님...!?"
조금 더 움직일 수 있어.
이까짓 촉수에 붙잡혔다고 해서.
몸에 구멍이 좀 났다고 해서 멈출 수는 없어.
"아직, 아직....."
거대한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촉수를 내 배에 달고 있는 채로, 어떻게든 시비를 거는 순간.
눈에서 터져 나온 빛이, 이제는 피할 기동력을 잃은 나에게 직격한다.
"끄아아악...!"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모든 피부가 타오르고 녹아내리는 것 같은 감촉이긴 해도.
즉사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아직, 아직 안 끝났어...!"
이제는 힘을 잃어서, 아무런 효과도 없는 공격을 휘두른다.
힘은 없지만, 주의를 나에게 돌릴 수는 있겠지.
...지금이라도, 이곳에 구원이 당도하기를 믿으며.
나는 사그라드는 마력을 폭발시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윽!?"
이번에는 저 녀석이 만든 것 같은 잡몹이 몸에 달라붙는다.
조금씩 몸을 갉아 먹는 듯한 역겨운 감각과.
까드득거리는 무언가 씹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더 이상 차단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이 온몸에서 퍼져나간다.
"끄하악...!"
"선생님...!"
시야가 흐릿해진다.
내가 공격받는 것을 참지 못한 아이들이 나오는 모습에.
나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미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커흑...!?"
그리고 다시 한번 나에게 촉수로 된 공격이 날아들자.
나를 지키려고 앞을 가로막던 내일이의 배가 꿰뚫린다.
헛된 저항이라는 듯, 매우 손쉽게 스러져간다.
"싫어...!"
그다음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둘을 향해 날아오는, 눈에서 나오는 빛의 공격을.
어느새 뛰쳐나간 하라가 대신해서 몸으로 막아낸다.
처절한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타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진다.
"절대로, 이 뒤로는 안 보내...!"
소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잡몹과 싸우려 했지만.
우리가 아까 처리했던 것들과는 달리, 무척이나 강력한 잡몹의 화력과.
끝없이 쏟아지는 물량에 밀려, 결국은 나처럼 그것들에 뜯어먹히는 신세로 전락했다.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구나.'
내가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무언가 바뀔 수 있었을까.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이런 끔찍한 결말을....
그렇게 우리에게 절망이 내려앉고 있을 때.
더는 희망이 없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용사님...!"
내 귓가에, 정말 기적과도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안하네요."
아까 용사님에게 혜미 선배님이 연락받으신 모양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전력 외로 생각하시니, 이번에는 연락조차 하지 않으셨지만.
...상황은 대강 전해 들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위험한 던전이 나타났고.
혹시 모르니 F급 헌터를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결국은 모두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없는 상태로 전투에 들어갔다고요.
'...저라면,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쓰러트릴 수 있을 텐데요.'
물론 그것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 적에게 제가 접근해서, 직접 닿아야 한다는 거죠.
그것도 어디까지나 마력을 캔슬시킬 뿐이고.
그 후에 물리적인 공격은, 제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용사님은 저를 전력 외로 취급했습니다.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 이유였죠.
그렇다고 저를 다시 실험실에 밀어 넣어, 능력을 무효로 하는 총 따위를 만드는 것도 싫어하셨고요.
'불안해요....'
이제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선배 부인분들이 돌아온 이후, 그 불안감은 더욱더 커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던전이 추가 인원을 거부한다고?"
"...처음 인원만 받아들이는 형식인 모양이야."
"만약에 우리가 꼭 필요한 난이도면?"
"......."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심지어 긴 시간 동안 던전은 클리어되지 않고 있었고.
던전 자체에서 느껴지는 마력은, 이미 S급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 있었습니다.
"그 멍청이가 또...."
"혼자 들어간 거야?"
"그건 아니야. 하라, 내일, 소이. 이렇게 셋이 같이 들어갔어."
"...S급 4명으로 턱도 없는 모양이네. 던전에 관여할 수 있는 특성 가진 사람 없대?"
"다 불러봤는데, 던전의 마력이 너무 강해서 전부 실패했어."
"...돌아버리겠네."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고에 가까운 상황에.
다들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죠, 용사님은 저희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제가, 제가 갈게요."
"...아스카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도대체 거길 어떻게 가신다는.... 아?"
"네, 저는 모든 걸 무시하고 용사님 곁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알고 계시죠? 이제까지 아스카씨가 전력 외로 취급받았던 이유."
"알아요.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는 거."
하지만, 그 도박을 해서라도.
기적을 일으켜서라도.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법이잖아요.
"흣.... 흐윽...!"
열심히 용사님의 사진을 보며, 혹은 영상을 보며.
축축한 보짓살을 매만지거나 괴롭혀서 자위합니다.
혹시 용사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걱정이 자위에 방해되었지만.
그렇다고 손가락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제발, 제발 가게 해줘...!'
내 힘은 절정할 때, 순간적으로 화력이 강해지니까요.
그렇기에 제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세계를, 용사님이 있는 곳으로 바꾸어 날아가기 위해서는.
최소 한 번은 절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 하악...."
"괜찮아요?"
"죄, 죄송해요. 한 번에 날았어야 했는데."
"그럴 기분이 아닌데, 억지로 해야 하는 거잖아요. 쉽지 않을 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잠시 기억을 잊고 싶다.
절정하기 직전까지 기억이라도 잃으면, 좀 더 마음 편히 자위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진작 용사님의 곁으로 이동할 수 있었을 텐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요."
"우, 울면서 자위하는 건 조금 대단하네."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야. 음.... 은혁이에게 도착할 거라고 믿고.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하자."
저는 던전에 도착하면, 용사님을 위험하게 하는 것을 제힘으로 제거할 겁니다.
던전 보스를 완전히 제거해서, 던전을 끝내 바깥으로 용사님을 데리고 나올 겁니다.
그리고 그때라면....
"네, 잘 부탁드릴게요."
어떤 위험이 추가로 있을지 모르니까요.
심지어 용사님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요.
최대한 빨리 그 던전이 사라지는 장소에서, 용사님을 지원해주셔야만 합니다.
'돌아와 주세요. 용사님....'
용사님이 질내사정해 주실 때, 가장 행복한 저란 말이에요.
이미 몇 년이나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용사님 없이 살아갈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저는 용사님이 돌아오실 거라고 믿겠습니다.
'믿으니까....'
영상 속에 있었던 용사님과 따뜻한 섹스가.
다시 한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임을 믿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때의 기분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용사님의 자지가 제 보지를 가득 채워 압박하고.
기분 좋게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행복감을 느끼고.
마지막에는 용사님의 질내사정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자궁 절정에 도달하는....
행복한 상상에 다시 도달할 수 있습니다.
"흐윽...!"
조금씩 찾아오는 쾌락의 감각을 꾹 눌러 담습니다.
이것으로 가볍게 느껴버리면, 오히려 절정에 도달하기 힘들어지니까요.
참고 또 참아서, 그저 힘을 푸는 순간 쾌락을 터트려 절정할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히, 히이...♡"
머릿속이 새하얗게 점멸하는 순간.
열심히 움직이던 제 손가락은 멈추고.
강렬한 쾌락의 파도가 제 온몸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찐득할 정도로 진한 행복이 폭발하고.
그 짧은 순간, 저는 단 하나만을 떠올립니다.
용사님,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역시 용사님의 자지 앞이에요.
"하앗, 하아윽...♡ 그, 그러니까앗...!"
지금 찾으러 갈게요.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용사님...!"
볼이 붉게 상기되어, 꽤나 흥분해 있는 듯한 표정의 소녀.
옷을 제대로 입지 않아서 보짓물을 뚝뚝 흘리는 나체의 모습으로.
나를 아주 진지한 눈으로 쳐다보는 한 소녀가.
내 목숨을 끝냈어야 할 공격을 막아주고 있었다.
...기적이라고 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
그런 상황이, 한계까지 내몰린 우리를 구원했다.
"버텨주셨군요. 다행이에요."
"여긴, 어떻게...."
"던전에 들어올 수가 없어서요. 저만 꼼수로 들어왔어요."
...확실히, 내가 있는 장소라면 차원조차 뛰어넘을 수 있는 아스카라면.
아무리 이 이상한 던전에 갇혀 있는 우리라도.
이렇게 구하러 들어올 수 있었을 거다.
"하, 하지만 네 몸으로 이런 장소는 위험해."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용사님을 잃는 쪽이 더 무서웠으니까요."
"아스카...."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더니.
한 손을 뻗어서 레이저를 막으며.
내 몸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건...."
내 몸 일부가 촉수에 꿰뚫리고, 심지어 일부는 몸에 연결까지 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꽤 당황한 듯한 모습이 보였다.
...저 녀석 공격은 대부분 일차적 피해만 주는 게 아니니까.
맞는 순간 일부 힘이 기생하는 듯한 느낌이라.
솔직히 한 번만 제대로 맞아도, 전투 불능이 될 확률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