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회차까지 넘어왔으니, 아영이의 몸이 내 자지를 받아들이는 건 어렵지 않을 거다.
악몽까지 꿀 정도로 큰 자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했으니,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는 몸으로 변했겠지.
'뭐, 어디까지 육체적인 이야기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녀의 기억에는 섹스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
그렇다 보니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방금까지 잔뜩 가버린 거랑 비슷하게, 기분 좋아지는 행위라고 말해도.
처음 듣는 아기 만드는 방법에 붙어있는 행위잖아?
신의 산물이라고 여기던 아기 만들기를 직접 한다는데.
얼마나 저 바보 요정한테는 무서운 일이겠어.
'본인은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원래 그렇게 말해도, 속으로는 무서워하기 마련이니까.'
"하윽!?"
"아직 안 집어넣었어."
"지, 지금 엄청나게 벌어진 것 같은데!?"
"이제 막 벌리기 시작한 거고, 귀두도 다 안 들어갔다니까?"
"더, 더 벌어진다고!?"
당연하지.
생각해보면 아영이를 처음 따먹을 때는 이런 느낌까지는 없었지.
그 당시 내 자지는 나름 평범한 크기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10레벨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이니, 첫 경험에 받아들이기에는 무섭긴 할 거다.
그래도 결국 그건 경험해보면 되는 일이다.
솔직히 크기가 커서 타격감이 크고, 내장이 좀 눌리고, 자궁 내부까지 삽입 당하고, 울퉁불퉁한 자지 모양에 맞게 질 내부를 마구 긁는 것 말고는 별거 없거든.
"히그윽!? 헉♡ 허억...♡"
"일단 귀두는 다 들어왔어. 가장 굵은 부분이 들어온 거니까, 굵기는 계속 이 정도일 거야. 괜찮겠어?"
"학, 하악...♡ 엄청 꾹 눌리긴 하는데, 아마도 괜찮아."
그나저나 저번 회차에서 자칭 비각성자인 나한테 덮쳐져서 그런 건지.
이번 회차에서는 반항한다거나, 나를 무시하는 행동은 하지 않네.
...최근 아영이는 그런 경향이 없었으니, 어쩌면 이것도 자연스럽게 실제 아영이에 가까워지는 거려나?
"하윽!? 바, 방금 찌릿하고...!"
"아, 처녀막 찢느라. 아팠어?"
"아, 아니...."
아까 열심히 애무한 덕인지, 처녀막을 찢는 것보다 자지가 삽입되는 쾌감이 더 강했나 보다.
나는 천천히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으면서, 아영이의 유두를 자극하는 등 애무를 추가했다.
최대한 기분 좋게 해줘야, 나를 원하게 될 거 아니야.
"하윽♡ 항♡ 하아앙...!"
쯔븁! 쯔븁! 쮸와아압!
완전히 자지의 모양과 동기화된 보지가,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입처럼 자지를 맛있게 빨아먹는다.
아영이 애액 특유의 화끈한 감각이 자지를 감싸고, 거의 내가 아는 아영이와의 섹스 같아서 여러모로 기분이 좋아졌다.
"하응♡ 항♡ 하앙...!"
"어떄, 기분 좋아?"
"하윽...♡ 아기 만들기♡ 엄청 기분 됴아...♡"
"그래, 사랑으로 아기 만드는 건 기분 좋지."
섹스의 쾌감으로 아영이가 나를 사랑하게 만든다.
이전에도 했던 짓이지만, 왠지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게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아마도 아영이에게 복수할 것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겠지.
"끄윽...!"
"하으으으응...!"
아영이의 자궁에 진득한 정액을 사정하는데,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는지.
사정과 동시에 아영이의 위에서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절정의 여운 속에서, 약간 나른한 느낌이 찾아오는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그 나른한 느낌에 몸을 묻고 이대로 잠들고 싶었다.
아마도 다음 회차에는 내가 아는 아영이에 굉장히 근접해있겠지.
그럼 그때부터는 놓쳤던 부분들을 하나씩 보완하다 보면, 결국은 원래의 아영이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하악♡ 하악...? 너, 괜찮아?"
"내가 뭐."
"울고 있잖아."
"어라...?"
격렬한 섹스에 내가 지칠 정도였으니, 당연히 땀이 잔뜩 흘러내리고 있었고.
나는 당연히 뺨을 흘러내리는 액체가 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옆에서 다른 액체가 뒤섞여서 흐르고 있었다.
"이상하네. 하응...♡ 이렇게 기분 좋은 걸 하면서, 왜 우는 건지."
"그건...."
내가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를 달링이라고 부르는....
때로는 다른 애들을 질투하고, 때로는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때로는 바보 같은 소리를 하고, 때로는 쾌락에 절어서 나와 잠자리를 가지는.
민아영이라는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 하에, 일을 쉽게 처리하려고 그녀를 속이는 짓을 하는 것이 후회스러워서.
아니, 속이지 않고는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해서.
그래서 눈물 따위가 흘러나온 것이리라.
"괜찮아."
"...아영아?"
이상하다.
방금 타임아웃으로 새하얀 빛이 눈에 보인 것 같은데.
그럼 당연히 아영이는 나라는 사람을 잊어버렸어야 할 텐데, 여전히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 달링. 울지 마."
"너...."
옷차림까지는 그대로였지만, 어느새 아영이의 등에는 날개가 보이지 않았다.
숲이었던 세상은, 갑자기 이상한 달처럼 생긴 곳으로 바뀌고.
하늘은 별이 가득한 어둠으로 차올라 있다.
"이렇게 나를 찾아줬잖아. 그걸 위해서였잖아. 괜찮아 달링."
"아영아...."
그제야 뒤늦게 깨닫는다.
내가 굳이 우리가 함께했던 기억을 다 재현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구간에 도달한 순간, 아영이는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찾아내서 이 자리에 섰다는 걸.
바보 같을 정도로 미련한 아영이나 할 수 있는 해결법이었으리라.
너무나 많은 반복 속에서, 그리고 하고 싶지 않았던 행동 때문에 망가져 가던 내 정신이.
아영이의 괜찮다는 말 한마디에 사르르 녹아, 정말 또렷하게 되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찾아줘서 고마워."
"...나야말로 하고 싶은 말이야. 돌아와 줘서 고마워."
"윽...!"
"아영아!?"
"괘, 괜찮아. 살짝 무리했을 뿐이야."
"너...!"
나에게는 잠깐이었지만, 리셋의 시간 동안 의지만으로 자기 자신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는지, 아영이는 그대로 내 품속에 쓰러졌고.
천천히 내 온기를 느끼면서 잠들어버렸다.
"...그냥 자는 거네. 다행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참을 아영이의 온기를 느끼다가.
천천히 그녀를 붙잡고 있던 손을 풀고, 편히 쉴 수 있도록 떨어졌다.
아무래도 자는 내내 계속 붙어있으면 덥겠지.
"
아영이는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 있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살며시 웃었다.
이 녀석을 좋아하기 전부터 느낀 거지만, 자는 모습이 되게 요정 같다.
그래서 그때는 계속 자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얘 자체가 사랑스럽네.
"그나저나, 이러면 클리어된 건가?"
마지막에는 내가 아니라 아영이의 힘으로 해결하긴 했지만.
하여튼 원래의 아영이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은 사실이고.
그 영향으로 던전의 모습도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기대를 하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소득만 가지고 돌아왔다.
...뭐지, 왜 아무것도 없는 걸까?
'설마, 원래대로 되돌리는 게 아니야?'
물론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아영이와 함께 공략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영이의 노력이 헛되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대체 뭐가 해결법이라는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데.'
아니면 이제야 던전의 첫 번째 관문을 클리어한 거고, 지금부터는 두 번째 관문인 건가?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신화 던전의 경우, 관문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나누어진 경우가 꽤 있으니까.
"아...?"
그러다가, 이제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던 하나의 가능성이 뇌리를 뚫고 지나갔다.
분명히 이 던전의 클리어 조건은 아영이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인데.
과연 내가 아는 아영이가 '원래의 모습'일까?
내가 아는 아영이는, 나에게 기억을 조작당해서 나와 서로 사랑해서 섹스했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면서 시작된 거짓된 관계다.
그렇다면 그것 또한 원래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리라.
"그러니까, 기억 조작 같은 걸 당하지 않은 상태를 원해달라고?"
"응, 부탁할게."
나는 거기까지 파악하고 나서, 아영이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부탁했다.
내 특성으로 해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 특성은 지금 아영이에게 먹히지 않으니까.
이 던전의 시스템을 통해서, 내가 걸어둔 기억 조작만 풀어볼 생각이었다.
"내가 기억에 문제가 있었나...?"
"봉인 비슷한 거. 그거만 풀면, 아마 던전은 클리어될 거야."
사실은 내 입으로 털어놓고 싶었지만.
혹시 그것 때문에 원래의 아영이로 되돌아가는 데 방해가 될까 봐.
당장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
"그냥 기억 봉인되는 게 싫다. 모든 기억을 가지고 싶다. 뭐, 그런 생각만 하고 있으면 되는 거잖아?"
"응, 그렇지."
사실 도달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다만 그 기억을 되찾게 되었을 때, 아영이가 느끼게 될 감정이 문제지.
아영이 성격이면, 아마 용암에 떠밀려서 강제 다이빙 정도는 하고 와야 용서해주지 않을까?
'뭐, 그 정도면 싼가.'
나는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며, 리셋 시간을 기다렸고.
새하얀 빛이 지나간 뒤, 누가 봐도 던전 처럼 생긴 공간으로 주위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일단 내 예상은 정답이었나 보다.
[...특성 사용이 금지됩니다.]
"...응?"
방금 묘한 내용의 메시지 하나가 지나가지 않았나?
내용을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해서 다시 보려는 순간, 갑자기 아영이가 시야에 들어와서 그쪽에 시선을 빼앗겼다.
"......."
기억이란 무엇일까.
달링이 왠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내 봉인된 기억을 해제하라는 말을 했었지만.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야, 나는 그깟 봉인된 기억이 떠오른다고 해서 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내가 품고 있는 사랑은 그런 싸구려가 아니었으니까.
'망할....'
희미해야 할 정도로 오래된 기억이지만, 봉인되어 있던 것이 돌아온 영향인지 이상할 정도로 생생하다.
억지로 첫 키스를 빼앗기고, 내기라는 이름 아래 거짓말만 늘어놓으며 괴롭혀지고, 부끄러우면 느낀다는 거짓말에 속아서 변태 취향으로 조교당하고.
그리고 그 조교당한 몸과 거짓말로 인해, 기억의 마지막까지 괴로움과 절망 속에 절정한다.
거짓된 절정으로 만들어진 쾌감과 함께,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거짓에 매몰당한다.
그 끔찍한 기억이, 네가 해온 사랑은 거짓투성이라며 나를 저주하고.
온몸을 기어 오며, 굉장히 기분 나쁜 감각을 부여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괜히 진실을 밝힌 달링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참 더러운 기분이었다.
'정신 차려 민아영.'
진정하며 떠올려본다.
과연 그 사건이 없었다면, 나는 달링이라는 사람을 사랑하지 못했을까.
그 사건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달링과 함께한 시간을 하나씩 돌아보기 시작한다.
내 부탁으로 사랑하는 마음만큼 감도가 증가하는 섹스를 할 때.
쾌감으로 폭주하는 나를 오롯이 받아들여 주며, 잔뜩 키스해주던 달링.
그리고 그 행복에 푹 빠져서 레벨까지 돌파했던 나.
그렇게 내가 많이 괴롭혀서, 그 복수로 시작한 일일 텐데도.
내가 질투하거나 외로워하면, 미안하다고 하면서 최선을 다해 함께 해주려고 하고.
내가 요청하면 같이 평범한 데이트를 하며 웃어주던 달링.
그리고 그 데이트로 무척이나 즐거웠던 나.
내가 특성 폭주로 위험에 처하니까, 안전한 선택지를 버리고 내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해주던 달링.
그리고 그 말 덕분에 따뜻함을 느끼며 안심했던 나.
"그래, 역시 이 감정에 거짓은 없어."
시작은 거짓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심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달링의 행동들에 나는 행복했고.
처음의 마음 따위는 전혀 상관없이, 나는 지금 달링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의 달링은 나에게 나쁜 짓을 했고.
그것 때문에 나는 거짓된 감정으로 달링을 사랑한 적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감정이 거짓이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헛소리야.
"좋아, 이 정도면 괜찮아. 진정했어."
그렇게 대충이나마 마음을 추스르고 몸을 움직이려는데.
지금 있는 공간이 조금 특이하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왠지 달링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완전히 다른 공간에 있었나 보네.
"아...."
그리고 천천히 시스템 메시지로 번역되어 올라오는 던전의 정보를 보며.
내가 왜 달링과 다른 곳에 따로 존재하는지 깨달았다.
이 던전은 2인 이상만 진입 가능한데, 진입하면 파티원 중 가장 마력 양이 많은 이가 주인공으로 선택된다.
나는 이 던전에서 주인공으로 선택되어, 기억을 잃고 내가 원하는 환상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갇혔고.
이것을 풀고 지나가려면, 원래의 내 모습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여기까지는 달링이 금방 파악한 덕에, 현재 클리어한 상태였다.
다만 이 던전은 그것만으로 클리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이벤트 느낌의 단계가 추가로 있었다.
주인공 이외의 모든 파티원들의 특성이 봉인되고.
주인공은 모든 회차의 기억을 되찾으며.
주인공이 종료를 선언해야만 던전이 끝이 난다는 것.
'...회차 진행에는 주인공 이외 모두의 맘대로 주인공을 바꿀 수 있지만. 반대로 클리어 했을 때는 주인공이 그 회차들의 기억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거네.'
굉장히 악취미인 던전이었다.
내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면, 딱 들어맞는 던전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바보라니까."
내 주변에 마치 모니터 같은 영상이 엄청난 수로 나타나.
나를 구하기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는 달링을 비춘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하는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멍청이였다.
던전이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해도, 아마 그렇게 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다.
아니, 오히려 저런 꼴을 보고 있으면 다른 의미로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달링은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영아...."
"......."
나는 말없이 달링에게 걸어가, 방금까지 쌓은 울분을 담아서 뺨을 후려쳤다.
있는 힘껏 내리쳤으니, 아무리 달링이어도 꽤 아팠을 거다.
하지만 이 정도는 되어야 정신을 차리지.
"아영아, 나ㄴ...."
"닥쳐."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나를 보란 말이야.
나를 믿고 웃으면서 기다려줬어야지.
그렇게 걱정하고, 힘겨워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달링의 씩씩한 웃음을 보여줬어야지.
물론 나를 생각해서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란 말이야.
이쯤 되면 눈치챌 때도 됐잖아?
역시, 화를 내겠지.
이 정도야 각오하고 있었기에, 나는 화끈거리는 뺨을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뺨이 마치 불이 붙어서 타오르는 것만 같다.
"아영아, 나ㄴ...."
"닥쳐."
내가 사과하려는 순간, 아영이는 내 말을 끊고 반대쪽 뺨을 갈겼다.
들을 가치도 없다는 거겠지.
하긴, 누군가에게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인생을 빼앗겼다니.
저렇게 화를 내도 이상할 게 없다.
"그 표정. 마음에 안 들어."
"......."
"달링은, 그렇게 나를 못 믿어?"
"...어?"
"내가 겨우 그깟 기억 하나에 휘둘려서, 달링을 버릴 것 같았어?"
아영이는 울먹이면서 말했다.
분명 울먹인다는 것까지는 예상 범위였는데.
그 이유가 왠지 내가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른데...?
"진짜 실망이야. 이 바보야."
"읍!?"
나는 그대로 아영이에게 덮쳐져서, 입술을 내줬고.
아영이는 그대로 자신의 혀를 내 안으로 밀고 들어오더니.
한참을 숨조차 쉬지 않고, 내 입안을 탐닉해나갔다.
마치 그녀의 혀에 내 입안이 범해지는 듯한.
하나하나 자기 것이라고 영역 표시를 당하는 듯한.
그런 집요하고 끈질기며, 사랑스러운 움직임이었다.
"파하...!"
"아영아?"
"나는 달링을 좋아하는 거야. 겨우 야한 짓으로 쾌감을 느끼는 상대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내가 좋아하는 건 달링 그 자체인데, 그게 겨우 그런 기억 하나 때문에 바뀔 리가 없잖아."
"그게...."
"지금 기억 전부 되찾은 내가 말하잖아!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달링에게, 박은혁이라는 사람에게 푹 빠졌다고 말하고 있잖아!"
내가 속였던 것에 화난 것이 아니라.
그 기억 때문에 아영이의 마음이 바뀔 거라고 짐작했던, 내 어리석음에 화를 내고 있었다.
"얼마나 둔한 거야? 사람의 마음을 특성 안 쓰면 읽지도 못해? 이렇게 좋아하는데, 그것도 몰라?"
"미안."
"미안하면 벌 받을 거지? 안 되겠어, 앞으로는 그런 멍청한 생각 못하게 제대로 교육해야지."
어느새 아영이에게 교육 당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아영이의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안심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아니, 안심을 넘어서 긴장이 풀려서 주저앉을 정도였다.
"달링의 몸과 뇌리 깊숙한 곳까지, 내 꺼라고 표시할 거니까. 각오해."
"그.... 아영아?"
"뭐."
"살살해줄래?"
"싫어."
끙, 아영이가 화나면 여러모로 골치 아픈데.
일단 타오르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폭주하니까.
심지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싫어하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사랑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안하다."
"오히려 그런 태도가 싫다고."
"...어?"
아영이가 나를 넘어트린 자세 그대로, 나와 눈을 맞춘다.
살짝 맺혀있던 눈물이 떨어져, 내 얼굴을 적시는 것과 동시에.
슬픈 것 같기도 하고, 화내는 것 같기도 한 아영이의 묘한 표정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는 달링이 좋아. 자기 생각이 정답이라 생각하면 독선적으로 나를 끌고 가는 달링도 마찬가지로 좋단 말이야. 그렇게 달링이 아닌 것 같은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버려가면서 맞춰주는 건 싫어...!"
"그게 아니라."
"말대꾸 하지 마!"
음, 제대로 폭주하고 있네.
물론 아영이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엔, 내가 좀 심하게 망가져 있긴 했지.
하지만 나로서는 억울한 게, 반대로 아영이를 믿고 무서워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쓰레기 아니야?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가불기....
"윽!?"
"뜨거워?"
"어, 엄청."
"그래, 이게 달링을 향한 내 사랑의 온도야."
사랑해주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사람을 불태우려는 건 아니지?
물론 헌터의 몸이 이 정도로 망가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건 진짜로 뜨거운데.
이러면 몸에도 조금씩 영향이 남을 가능성이 컸다.
"걱정하지 마, 내 몸에 닿을 때만 보이는 화상 흉터니까. 평소엔 보이지 않을 거야."
"그, 일단 흉터가 남는 게 문제.... 악!?"
"내 거라고 잔뜩 도장 찍는 건데, 불만 있어?"
"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영이가 나를 무작정 괴롭히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굉장히 야한 표정으로, 내 몸을 잔뜩 물고 빨고 있었고.
그 여파로 아영이의 뜨거운 열기나 숨결이, 몸을 불태우고 있었을 뿐이니까.
다만 그것이 심하게 고통으로 다가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아찔한 쾌감이 되어서 몸을 타고 올라오는데, 마치 아영이에게 몸을 침식당하는 듯한 묘한 감각이다.
그리고 아영이의 숨결에서 나오는 연기를 마시면 마실수록,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고 쾌감이 극대화되는 것을 느꼈다.
맞아, 아영이의 몸에서 나오는 연기는 그런 효과가 있었지.
"자, 잠시만 아영아. 이거 조금 위험한데?"
"오늘 나한테 잔뜩 괴롭혀져서, 미안한 마음 따위는 들지 않게 마구 강간해 줄게."
"어, 어라?"
일단 힘으로라도 막으려고 특성을 발동하려는데, 이상하게 특성이 발동하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아영이에게 깔려서 강간당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져서 확인해보니, 아까 내가 대충 보고 넘겼던 메시지의 내용이 문제였다.
왜 갑자기 공략 도중에 이런 조건이 추가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특성의 사용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그럼 아영이는 왜 특성이 다 그대로 발동하는 건데!?
엄청난 부조리에 불만을 토로할 틈도 없이, 아영이는 그대로 나를 넘어트리더니.
자기 입에서 새하얀 연기를 뿜던 그대로 나에게 입을 맞추고.
그대로 나에게 그 연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읍...!"
뜨거운 열기가 폐를 가득 채우고, 간질간질한 감각이 가슴에서부터 저릿하게 퍼져나간다.
점점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지고, 정신이 흐릿해져 간다.
마치 술에 취한 것 같은 느낌인데, 술에 취한 것보다는 훨씬 기분 좋게 온몸이 짜릿했다.
"바보 같은 표정이네."
"아영, 아...."
"나를 그렇게 기분 좋게 범했으면, 달링도 똑같이 범해지면 되잖아. 그거면 충분해. 미안해할 필요 없어."
"윽...!?"
아까 났던 화상 흉터가 붉게 달아오르는데.
마치 안쪽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듯한 감촉이, 이 흉터를 만들 때 아영이의 혀 놀림처럼 느껴지는데.
수많은 흉터로 인해, 마치 온몸을 아영이에게 핥아지는 듯한 쾌감이 덮쳐왔다.
"하음, 하읍...!"
"윽...!"
그것으로 모자라, 아영이는 내 자지까지 입에 물기 시작했다.
커다란 가슴을 이용해서 자지의 아래쪽을 잡으면서.
위쪽은 입으로 쪽쪽 빠는 듯한 감촉이 예술이었다.
평소였어도 엄청나게 기분 좋았을 체위인데.
아까 마신 기체 때문인지, 훨씬 더 자지가 민감해서 뇌가 터질 것만 같다.
자지만 빨리는데도 다리에 힘이 다 풀릴 지경이었으니, 내가 어떻게 반격을 할 수가 없었다.
"쮸읍♡ 쯉♡"
"윽, 아영아. 나 죽을 것 같은데...!"
"괜찮아 안 죽어. 하움...♡ 그냥 섹스할 뿐인데 죽을 리가 없잖아."
그냥 섹스는 개뿔, 네 특성으로 만든 미약을 마시고 하는 약물 섹스잖아.
물론 나름 각성자라서 최소한의 저항력은 있겠지만.
특성으로 막지도 못하는 상황에, 내 수준보다 높은 아영이가 만든 것인지라.
정말 제대로 효과가 발동하고 있었다.
"헉, 허윽...!"
뷰르르르릇!
거의 토해내듯 터져 나온 정액은, 입을 붙이고 있던 아영이의 입이 넘칠 정도였고.
아영이는 그 정액을 맛있다는 듯 즐기면서, 정액 범벅인 얼굴을 내 자지에 실컷 비볐다.
"이런 미친...!"
보들보들한 아영이의 볼까지 기분 좋을 줄이야.
방금 사정해서 줄어들었어야 할 자지는, 겨우 아영이의 뺨 문지르기에 당해서 풀발기 상태로 되돌아왔다.
시발 온몸이 성감대가 된 것 같은데, 자지는 제대로 선 넘는 수준까지 강해지네.
평소에 애들 행복하게 해준다고 쾌감을 잔뜩 집어 넣어주던 내가 떠오를 정도다.
나는 진짜 무지막지한 섹스를 떠먹이고 있었던 거구나.
물론 그렇게 했던 만큼, 내가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하으윽...!"
"에헤헤, 달링 정액으로 머리가 난장판이 되어버렸네."
볼에 문지르던 자지는 아영이의 머리카락까지 부드럽게 닿으며 감촉을 즐기기 시작했고.
살랑거리는 머리카락의 감촉까지도 쾌락의 형태로 이용했다.
그리고 그 결과 벌써 다음 사정을 해버렸고, 아영이는 그 정액으로 자기 머리에 장난을 치면서 놀았다.
"이러니까 머리카락 슬라임 같지 않아?"
"무슨 머리카락을 몬스터랑 비교.... 허윽!?"
그리고는 정액이 엉겨 붙은 머리카락이 오나홀이라도 된다는 듯.
그걸 이용해서 내 자지를 쓰다듬으며 세 발째를 뽑아냈다.
와, 진짜 이런 별것 아닌 것 같은 감각이 이렇게나 증폭될 수 있다니.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쾌락에, 제대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흐으...♡ 달링의 그 절정 표정 귀여워."
"놀리지 마."
지금 진심으로 쥐어짜여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아마 이대로 계속 짜이면, 기분 좋다는 감각만을 느끼다가 안락사 비슷하게 뒤지지 않을까.
사정할 때 정액이 자지를 빠져나가는 감각조차 증폭되어, 사정의 쾌감도 엄청나게 강해졌다 보니.
아영이에게 짜여서 사정할 때마다, 아영이 이외의 것들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증발하는 것 같다.
당장 아영이랑 떡 치는 것 이외에는 중요한 것이 없다는 듯, 뇌가 쾌감에 빠져서 다 무시하는 느낌.
꽤 무서운 느낌이지만, 그 무섭다는 생각조차 자꾸만 쾌락이 덮어서 지워버린다.
"자, 이제 슬슬 나도 즐길게."
"하윽!?"
찐득한 보짓살이 벌어지며 자지를 잡아먹는데.
화끈한 아영이 애액의 감각이 예민한 자지를 찔러오는데.
그 찔러오는 감각은 온몸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뇌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그냥 자지를 보지에 박은 것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온몸이 떨려온다.
마치 내 몸 전체를 아영이의 보지에 쑤셔 박는 듯한 기분이다.
사실 지금 이것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인데, 아영이는 그렇게 쉽게 나를 용서해줄 생각이 없나 보다.
"하응♡ 이제 움직일게♡"
"자, 잠...!"
그대로 자기 몸을 들썩이면서 강간하기 시작하는데.
나는 순간 숨조차 쉬지 못한 채로 아영이의 보지를 만끽했다.
쾌락이 온몸을 후려치니, 숨이 턱 막혀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머릿속에 남는 건 오로지 아영이의 보지가 전해주는 환상적인 촉감뿐이다.
이제는 저항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희미해져 간다.
기분 좋다는 감각과 아영이가 사랑스럽다는 생각 말고는 전부 지워진다.
"자앗♡ 여기 안에 넣는 거 좋아하지? 아흥...!"
내가 슬슬 보지에 적응해서, 오히려 자지를 흔들려고 하자.
아영이는 기다렸다는 듯, 자기 자궁 안에 자지를 집어넣더니 자궁에 있는 막으로 자지를 비벼주기 시작했다.
내가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이미 아영이는 나를 리드하며 미친 듯이 강간하고 있었다.
하필 강간범이 사랑하는 사람이라, 나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계속 쾌락의 늪에 빠져 있었다.
보지에서 정액을 잔뜩 흘리는 아영이가 나를 꼬옥 안아주며.
역시 나와 있는 게 최고라고 말하면, 그냥 정신적으로 행복해서 정액 한 발을 쏠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
"하윽...."
"귀여워. 우리 달링♡ 지금 어때? 행복하지? 나도 달링이 이렇게 잔뜩 괴롭혀줘서 좋았다니까?"
"흐아...?"
그러게, 확실히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행복하게 잔뜩 섹스할 수 있으면 그게 최고지.
그것 말고 중요한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아영이에게 해줬던 것도, 정말로 아영이를 생각해서 해준 일인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잘못한 게 없는 거고, 아영이가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도 옳은 일인 거지.
그래, 우리 둘 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게 분명해.
"윽...!"
어느새 애널까지 온몸으로 느끼며 정액을 사정하고 있으니까 천천히 약효가 떨어지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반쯤 정신을 잃은 상태로 아영이에게 따먹히고 있었다 보니, 기억이 희미하다.
유일하게 남은 건 10번이 넘는 것 같은 사정의 미친 쾌감에 대한 만족감뿐이었다.
'이거 위험하네...'
워낙 강한 쾌감에 지배당한 나머지,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데다.
정확히는 몸이 자연스럽게 아영이와 섹스하는 쪽으로 움직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심지어 아영이와 섹스하는 것에 중독된 것처럼, 당장이라도 아영이에게 사정하면서 행복해지고 싶어진다.
"하응♡ 읏♡ 흐으으응...!"
그리고 하필이면 내 위에서 헐떡이는 아영이는 왜 저렇게 예쁘고 꼴리는지.
왠지 이렇게 지면 안될 것 같은데도, 자꾸만 마음이 기운다.
이대로 쾌락에 몸을 맡기고, 잔뜩 섹스하는 게 더 나은 거 아닌가?
'...아니야. 좋긴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지.'
잘 생각해보면, 이건 어디까지나 아영이가 나를 만족시켜주는 섹스일 뿐이다.
그럭저럭 즐기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계는 있겠지.
아영이는 나에게 죄책감도 덜어주고, 좋은 경험도 시켜주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가만히 받아먹고만 있을 수는 없지.
"하응!? 학♡ 하윽...♡"
"헉, 허억...!"
억지로 신체에 힘을 박아 넣고 몸을 일으킨다.
다행히 약효가 꽤 떨어져서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해도 일어날 수 있었다.
나는 온 정신을 다 해서 아영이를 붙잡고, 역으로 쓰러트렸고.
아영이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해했다.
"다, 달링?"
"훅, 후욱...!"
이제까지 섹스를 얼마나 해댔는지, 온몸에서 땀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