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화>
"내가 생각하던 데이트는 이게 아니었는데...."
"그래도 이쪽에서는 평범한 느낌 아니에요?"
"몰라 미친년아."
우리는 오랜만에 한적한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정아가 마치 고양이처럼 목줄을 찬 채로 기어 다니고 있다는 정도?
묘족처럼 변장도 하고 있어서, 마치 내가 그녀를 펫처럼 부리는 듯한 모양새였다.
확실히 이쪽에서는 평범한 광경이긴 하겠지.
나도 묘족의 외모를 하고 있다지만, 그럼 결국 로얄로 취급될 뿐이니까.
...근데 그거랑 우리가 데이트도 이런 분위기를 할 필요가 있냐?
"어디까지나 특이한 취향들이나 이러고 다니는 거지.... 이쪽이라고 해서 전부 펫을 그렇게 취급하는 건 아닐걸?"
"그럴듯한 핑계잖아요. 대충 넘겨주세요."
"허, 이걸 당당하게 말하네."
"하응...♡"
짜증 나서 목줄을 휙 당겼더니, 오히려 기뻐해서 한숨을 쉬었다.
정아가 같이 산책 데이트를 하자고 해서 신나서 나온 내가 잘못이지.
대체 난 뭘 바란 거냐.
"이렇게 공원을 돌아다니니까, 옛날 생각나네요."
"무슨 생각?"
"그런 게 있어요."
"요즘 이상하네. 왜 그렇게 숨기는 게 많아?"
"어차피 매니저님도 금방 아시게 될 거예요. 괜히 스포하면 재미없잖아요?"
"스포는 무슨...."
뭐길래 이리 뜸을 들이는 건지 모르겠다.
뭔가 힘이 빠져서 의자에 앉아서 휴식하기로 했는데.
그대로 달려들어서 내 무릎에 머리를 가져가는 모습이 황당했다.
"참 애교가 많은 고양이야."
"싫어요?"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넓은 맘마통을 가지고 있으면, 네가 나를 치유해줄 생각을 해라."
"싫어요. 내가 받을 거야. 잔뜩 어리광 부릴 거야."
"...고양이가 아니라 새끼 고양이였네."
그렇게 다 큰 몸으로 귀여운 척하면, 아무래도 남자로서는 넘어갈 수밖에 없다.
몸은 섹시하고 하는 짓은 귀여운, 치트키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걸 어떻게 참아.
당장 내 자지도 만족했는지, 벌떡 일어나서 그녀의 머리를 살짝 밀어내고 있었다.
"변태."
"남이사."
"상관있죠. 자지 냄새 때문에 두근거리잖아요."
이거 순 미친년 아니야.
나는 그녀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는 그녀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그녀가 아까부터 내 몸에 부비고 있는 젖탱이를 붙잡아서 마구 주물렀다.
역시 스트레스 푸는 데는 가슴 만지는 것만큼 좋은 게 없지.
"그렇게 가슴이 좋아요?"
"네가 자지 좋은 거랑 다를 게 없지."
"자지는 성기니까 보지랑 매칭돼야죠."
"그런가? 암튼 좋지."
애초에 이렇게 만지작거리기 좋게 만들어져 있는데, 당연한 거 아니겠어.
애들 사이에서 슬라임 같은 장난감이 괜히 유행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쪼물딱거리면서 만지고 있으면 편안해지거든.
"아흑...♡ 만지는 방법이 야한 거 자각하고 있죠?"
"그랬어?"
"일부러 유두 쪽 툭툭 꼬집는 거 아니었어요?"
"...그냥 감각이 재밌어서 한 거야."
유두 쪽에는 살짝 단단하게 잡히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쪽을 강하게 꼬집으면 꽤나 재미있어서 손이 가는 편인데.
정아한테는 그게 야하다고 느껴졌나 보다.
"자각 없는 변태였네요."
"너는 그럼 자각 있는 변태야?"
"제가 매니저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몇 없는 분야 중 하나에요."
"오...."
하긴 저 정도 미친년이면 자신감을 가질만하다.
혜은이처럼 자꾸 내가 더 강하다면서 띄워주는 말만 듣다가.
저렇게 인정하는 말을 들으니 편안하네.
솔직히 이 방면에 있어서는 내 패배가 맞지.
"매니저님, 기억나요?"
"뜬금없이 뭐가."
"처음 매니저님이 저 강간할 당시, 매니저님을 채린 선배라고 착각했었잖아요?"
"응, 네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했거든."
"역시...."
뭐야, 새삼스럽게 그 부분에 관해서 물어본다고?
하긴 이제까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던 부분이긴 했는데.
인제 와서 채린이가 나보다 좋다는 말이라도 하려는 건가?
"조금 이상했어요. 솔직히 채린 선배처럼 생기지 않았거든요."
"...그래? 그럼 왜 채린 선배라고 부른 거야?"
"그나마 닮은 게 채린 선배라서요."
내 특성이 약간 애매하게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을 그려준 것 같다.
확실히 그 부분은 내가 채린이로 착각하게 주문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
근데 일단 이상형이 채린이에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건 사실 아닌가?
"실제로 저는 채린 선배를 좋아하긴 해요. 팬이고, 응원하고 있고....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그래?"
"네, 사실 채린 선배의 팬이 된 계기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굉장히 닮아서 그런 거예요."
"아하...."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그 옥상에 있으면 어색하니, 정아는 옷차림을 바꾼 채린이라고 생각한 거고.
그걸 들은 내가 채린이를 연기하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런 내막은 전혀 몰랐네.
"설마 그래서 조교 끝난 후에, 다른 사람이었는데도 금방 이해한 거야?"
"...뭐, 딱히 채린 선배가 아니어도 상관없었으니까요. 그때는 그냥 여러모로 지쳐 있었어서.... 기다리던 사람은 아니더라도 원하는 걸 채워주니까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원하던 거?"
"나쁜 짓 하던 걸, 잔뜩 벌해주셨잖아요."
"아하...."
역시 애초부터 이거 마조년이었네.
나쁜 짓을 하던 것도, 이렇게 나쁘게 살다 보면 벌을 줄 왕자님 비슷한 게 나타난다 생각한 모양인데.
그게 나였던 건가?
와, 그럼 애초에 얘는 처음부터 채린이가 아니라 벌을 주는 나 자체에 반했던 거네.
이 부분은 꽤나 마음에 드는 소리였다.
처음에 속여서 사랑을 쟁취했다는 것 때문에,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애초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소리니까.
"슬슬 돌아갈까?"
"아, 슬슬 진행해야겠네요."
"그래. 괜히 시간 끌다가 휴가 내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큰일이니까."
오늘 굳이 이렇게 적진 한가운데서 한가로이 데이트한 이유가 있었다.
당장 오늘부터 쭉 스케쥴을 비워서 휴가를 써놓고.
정아의 뱃속에 내 아이의 씨를 뿌려줄 계획을 그려놨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궁의 맹약을 하면서 겪는 과정이 힘겨운 편이기도 하고.
우리의 사랑을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기에, 서로의 마음을 더 돈독하게 만든 후에 출발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내가 생각한 데이트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긴 했다만.
"역시 저는 목줄로는 만족하기 힘든 것 같아요."
"...그럼 젖줄 정도는 되어야 만족하냐?"
"당연하죠."
정아는 내가 어처구니없어서 한 말에, 그게 정답이라면서 자신의 전용 장비를 입기 시작했다.
저건 또 왜 입나 싶었는데 말 그대로 자신의 젖꼭지에 사슬을 달아서 젖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걸 또 정말로 그런 차림을 하면서 말하니까 할 말이 사라지네.
"그거 그렇게 분리가 되는 거였어?"
"애초에 젖꼭지에 달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
원래는 스티커 비슷한 것으로 유두를 가리고 있었다.
그 위에 쇠사슬을 달아두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 스티커가 사라진 상태여서 질문한 것이었다.
저렇게 보니까 그냥 가슴에 쇠사슬 연결해둔 것 같네.
겁나 마조 변태같아.
"야 팬티는 또 왜 장착하냐?"
"저희가 쓰는 건 배꼽 보지 아니었어요?"
"...그렇긴 하네?"
"그러니까 좀 더 자극하기 위해서 가득 채워놓고 하는 게 좋죠."
아니 어차피 배꼽 보지는 아공간 취급이라, 자궁까지 장비를 쑤셔 넣는다고 바뀌진 않을걸...?
아니면 들어가는 초반부는 그냥 배꼽이니까 영향이 있으려나?
이제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발상이라 판단을 하기 어려웠다.
"하윽., .! 으아♡ 역시 이거 정말 기분 좋게 찔러준다니까요♡"
"지금 내 앞에서 장비가 더 기분 좋다고 한 거야?"
"에이 그건 아니죠. 매니저님 자지가 훨씬 크고 기분 좋지. 애초에 이건 그 자지를 더 잘 느끼기 위한 준비물이잖아요?"
"...그런가?"
"어차피 임신도 못 하는 가짜 자궁인데요. 진짜 자궁은 매니저님이 따먹을 거고."
"하긴."
사실상 애널 플러그를 장착하고 보지로 섹스하는 거랑 크게 다르진 않겠지.
하여튼 정아는 저렇게 풀무장인 상태로 진행하겠다며 자신의 배꼽을 벌리며 장난을 쳤다.
왠지 저러고 있는 꼬라지를 보니까, 은근 생기던 긴장감이 증발하는 기분이었다.
"하긴, 너한테 무슨 무드 같은 걸 기대한 내가 바보지."
"히히"
반대로 말하면 나도 무드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나는 그녀에게 달려들어서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그녀의 배꼽을 쪽쪽 빨아댔고.
키스라기보다는 입으로 배꼽을 범한다 싶을 정도로 혀까지 써가며 난장판을 피웠다.
"제가 이 사람의 삶을 책임질 것을 맹세합니다."
"오, 방금 엄청나게 변태 같았어요."
"어쩌라고."
"에헤헤, 자지 맛있겠다."
나는 당연히 정아도 방금 내가 했던 것처럼, 자지를 마구 빨면서 장난을 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녀는 굉장히 우아한 동작으로 내 자지의 끝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떨어졌다.
평소 그녀의 장난스러움과는 전혀 상반된 그 모습에, 심장이 고장이 난 것처럼 뛰기 시작한다.
"오직, 이 사람에게만 임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그렇게 갑자기 예쁜 건 반칙이거든?"
"알아요. 애초에 저는 장난치는 분위기로 할 생각이었는데...."
정아는 뭔가 말을 하려다가, 멈추고는 살며시 웃었다.
방금 보여줬던 구도가 워낙 반짝여서 그런지, 저렇게 아련하게 웃는 정아의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예쁘게 느껴졌다.
이 요망한 것 같으니라고.
"아무래도, 평생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 진심일 수밖에 없나 봐요."
"...꿈?"
내가 그 의미를 물어보려는 순간, 정아의 배꼽에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왔고.
나는 결국 그녀에게 답을 듣지 못한 채로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