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화>
"어, 그러니까.... 정말로?"
"네, 그냥 심플하게 그런 조건인데요?"
"으음...."
사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이 부분에서 전투 활용도가 되게 낮게 느껴질 수도 있는 능력이다.
일부러 타격을 입는 건 효율적으로 타이밍을 잡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탱커도 아닌 정아가 일부러 맞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니까.
애초에 그 타격이 정아가 절정에 이를 정도로, 적절한 타격일지도 잘 모르겠고.
"무슨 선견지명이라도 있냐...?"
"그냥, 성능 올리면서 기분도 좋아지려고 고른 거였는데요. 실제로 심심하면 자위 용도로 이미 쓰고 있는데...."
하지만 놀랍게도 저 능력은 지금의 정아에게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들어맞는 물건이었다.
이번 작전을 시작하기 전, 다들 자신에게 맞는 전용 장비를 만들어왔는데.
정아의 전용 장비에는, 꽤나 특수한 기능이 달려 있었으니까
"하아...."
웃고 있는 정아와 그녀의 전용 장비를 보고 있으니, 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전용 장비, 정확히는 그중에서 팬티의 효과가 문제였다.
자궁까지 장비를 밀어 넣어, 브래지어의 근처까지 장비를 닿게 하여 링크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인데.
이에 따라서 엄청나게 커다란 장비가 질내로 삽입되는 형태가 되어있다.
특히 장비의 성능을 최대로 구현하면, 굉장한 통증이 발생할 정도로 깊게 찌르는데.
이걸 정아는 자신의 마조 자위 용도로 사용하곤 했었다.
하여튼 장비를 조작하는 걸로, 그녀는 원하는 타이밍에 질내에 장비를 쑤셔 박아서 마조 절정이 가능하고.
이러면 장비의 최대 잠재력을 끌어오면서, 특성의 버프 조건까지 만족이 가능한 사기캐가 될 수 있게 된다.
저딴 또라이 기능이, 이렇게까지 정아의 스펙 향상에 도움이 될 줄이야....
"에휴 이것아...."
"꺄흣!? 하응...♡ 거친 매니저님의 손길 최고♡"
그리고 굳이 그 기능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마조 절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더 무서웠다.
지금처럼 그녀의 유두에 박혀있는 사슬을 손으로 팍하고 당겨서 발동할 수도 있으니까.
참 여러모로 정아 취향에 맞는 전용 장비에, 그 취향과 장비에 걸맞은 특성이었다.
"오...?"
"바, 방금 뭐에요?"
"야, 좀 쩔긴 하네...."
솔직히 내가 인간 10레벨 중에서는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방금 실험으로 만든 정아의 고드름은, 막지 못했을 것 같다.
크기도 크기인데, 얼음 따위가 아닌 차가운 다이아몬드 같은 것이 튀어나온 느낌이었다.
이게 전용 장비랑 특성이 완벽하게 맞고, 조건이 빡센 특성을 풀 스택으로 쌓은 결과물인가?
진지하게 말해서 이 정도면 정아가 0레벨을 먼저 찍는 게 정답이 맞았던 것 같은데?
전투력 잠재력이 엄청나게 올라간 셈이잖아?
정아는 본래 화력은 평범하고, 기본적으로 촉수 등을 이용한 유틸을 활용해서 화력을 대체했는데.
방금 그 화력은 다른 어떤 능력자와 비교해도 강력하다고 볼 수 있었다.
평범한 고드름이 다이아몬드가 되고, 기존의 공기 저항 무시가 저항을 0으로 만드는 수준까지 성능이 올랐으니.
그 위력과 속도가 정말 미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아야겠네."
"그건 좀 기대되네요. 솔직히, 제일 중요한 건 그거니까요."
정아는 10레벨을 찍고 싶다기보다는, 내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마음 결정을 요구한 것 같았는데.
역시나 내가 날짜를 잡는다고 말하자마자 기대된다는 소리를 했다.
솔직히 괴롭혀달라는 말 말고는, 그다지 뭔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는 정아라서.
이번 일이 의아하긴 했다.
"그렇게 내 아이를 가지고 싶은 거야? 아이 생기면 아무리 그래도 말도 안 되게 하드한 섹스 같은 건 포기해야 할 텐데."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서 그래요."
"뭐?"
...방금 정아가 마조 쾌감을 자극하는 하드한 섹스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한 거야?
이건 아무리 그래도 좀 당황스럽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데.
이거 내가 아는 정아가 아닌 것 같은데?
아니면 어디 아픈가?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네가 평소에 했던 행동을 생각해봐라."
"...매니저님이야말로, 그런 플레이 해주지도 않으면서."
"미안하다."
"쓸데없이 마음만 여려서 문제라니까요."
아니, 정아 네가 그렇게 하드한 장르를 좋아한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는데.
뭔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무서워졌다고 할까?
정아를 좋아하게 된 이후부터는, 심하게 하드한 플레이에는 손이 가질 않았다.
적당히 컨셉 플레이 정도는 괜찮은데, 정아가 원하는 목숨이 아슬아슬한 것들은 좀 받아주기 힘들었다.
"하긴, 그것도 맞네. 그럼 아기 가지기 전에 딱 한 번이지만 제대로 괴롭혀줄게. 정아 네가 원하는 컨셉으로 짜와."
"...정말요?"
"그럼 거짓말이겠어."
다만 그걸 원하는 것이 정아인 이상, 그걸 하기 어려워지기 전에는 한 번쯤 내가 굽혀줄 필요가 있었다.
아이 때문에 거의 1년을 참아야 한다는 건데, 그 전에 제대로 만족시켜줄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본다.
나도 이제 꽤나 회복 특성 등을 잘 활용하니, 크게 문제 될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지.
"대신 나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걸로 해줘. 아니어도 되긴 하는데, 그편이 서로 즐겁게 할 수 있잖아."
"당연하죠. 저 못 믿어요?"
"질내사정 당한 정액을 용암처럼 느끼면서 절정하는 애를 어떻게 믿냐."
하여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미코의 자리에 적응하는 동안, 정아가 자신이 받고 싶은 섹스의 내용을 정해서 가져오는 것으로 했다.
솔직히 정아한테 맡긴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긴 한데.
그 불안한 내용조차, 어지간하면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꺼낸 의견이었으니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겠지.
"아쉽네요. 이런 건 혜은 언니랑 상담하면 좋은 게 나오는데."
"...스스로 생각해낼 생각을 해."
왜 굳이 야한 것을 통달한 현자의 힘을 빌리려고 하는 거야.
물론 정작 그 현자조차 뛰어넘는 생각을 해, 당황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아였으니.
혜은이가 없다고 해서, 평범한 결과가 나오진 않겠지만.
"후, 아주 조금 상상한 것뿐인데 가버릴 것 같아요. 기대되네요."
"...그럼 다행이고."
저렇게 미소를 지으면서 순수하게 기뻐하니까, 이런 위험한 약속을 한 보람은 있긴 했다.
...그래, 이런 이상한 애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내 잘못이지 어쩌겠어.
저렇게 정아가 웃고 있는 걸 보면 행복하니, 그거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오, 나가기 싫어."
"그래도 일정은 소화하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요?"
"그래, 그렇지.... 그렇긴 한데, 그놈의 일정이 싫다는 거야."
오히려 무대에 서는 거나, 녹음을 하는 것 같은 아이돌 활동은 슬슬 익숙해졌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하면 되다 보니, 그다지 괴롭거나 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오히려 나를 담당하는 엘프 녀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부분이다.
"예전에 너희 비유는 어떻게 맞추면서 살았던 건지, 오랜만에 빌빌거리면서 살려니까 짜증이 확 난다."
"자지야, 그럼 오늘 나가지 말고 나랑 종일 떡이나 칠래? 너를 위한 자지 케이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말은 고맙다만, 그냥 불평하고 싶었을 뿐이야. 정말로 빠지는 건 선택지에 없어."
그래도 아예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기분을 풀 겸 유림이의 질내에 사정 한 번 정도는 해주고 나왔다.
역시 내 자지에 딱 맞는 케이스로 한 발 뽑으면 굉장히 개운하단 말이지.
피로를 풀기 위한 섹스를 할 때는 유림이가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끄응, 유림이가 기껏 힘 나게 만들어줬는데. 저 자식을 보니까 벌써 힘이 빠지네.'
당장 내가 여장을 한 상태라, 짜증 나는 상대 앞에서 여자애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도 좆같고.
저 짜증 나는 놈이 내 상사라, 오히려 비위를 맞추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상사의 외모랑 몸매는 끝내주게 예뻐서 눈요기가 된다는 점.
"아, 이쪽이야."
"오랜만에 뵙습니다. 시리님."
미코를 담당하고 있는 고위 엘프로, 겉보기에는 굉장히 착해 보이지만.
이미 미코의 기억 데이터를 뒤져서, 그녀가 어떤 취향이고 어떤 행위들을 했는지 알고 있다 보니.
그녀에게 적개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 자체가 꽤나 힘든 상황이었다.
물론 그런 행위를 하는 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노예' 정도로 인식하는 일반 묘족들이고.
미코를 비롯한 협력 각성자, 그러니까 로얄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편견이 없고 친하게 지내는 녀석이었기에.
긴 시간 자신의 밑에서 일을 해온 미코에 대해서는 굉장히 오래 사귄 친구처럼 여기는 느낌이었다.
'다행인 셈이지.'
당장 이 일이 하기 싫다고 불평하고 있긴 했지만, 까놓고 말해서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
아무래도 미코는 시리를 조질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었다 보니, 그녀의 빈틈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그렇다 보니 우리가 직접 그녀의 빈틈을 찾아야, 추후 공략에 써먹을 수 있는 상황인데.
저렇게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는 상태로 다가온다면, 훨씬 쉽게 그런 빈틈을 찾을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니까.
"요즘 몸 바꿨다고 고생이 많았겠네."
"오히려 활력이 넘칩니다. 노래 같은 건 새로 연구하는 재미도 있어서 좋죠."
"그럼 다행이고. 혹시 내가 부른 게 방해였어?"
"아닙니다. 가끔은 이렇게 휴식도 취해줘야죠."
"하긴, 너도 바둑은 좋아하니까.... 오늘도 잘 부탁해."
시리와 만난 곳은 이 지역의 엘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엘프 바둑'이라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평범한 바둑을 두는 기원 같은 곳은 아니다.
그런 평범한 취미를 엘프들이 향유할리가 없지.
"요즘 애용하는 바둑판인데, 예쁘지 않아? 엉덩이도 꽤나 탐스럽고."
"그렇네요."
"
내 눈앞에는 망사 스타킹을 신은 채로 엎드린 여자....
정확히는 망사의 체크무늬를 바둑판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어진, 묘족으로 만든 바둑판이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