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97 12장 - 무릇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8)
처음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여러모로 고민이 많이 되었었다.
사실 가장 편한 것은 임윤지에게서 마음 결정을 빼앗아버리는 것이긴 한데.
이게 그러면 잘만 써먹던 육변기 대통령이 증발하는 거라서 아깝단 말이야?
사실 비처녀 육변기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우리 입맛대로 움직이는 대통령은 되게 쓸만했거든.
그렇다면 딱 중간 지점을 잡아서, 겨우 그딴 정신 조작에 통하지 않을 정도의 무지성 섹스 인형으로 만들면 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게 이론상으로는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헌터의 정신이 튼튼해도 일정 이상 선을 넘으면 마음 결정이 추출되어 버리잖아?
그렇다고 너무 조교의 수준이 낮으면 정신 조작이 먹히는 수준이라서 답이 없다.
정신의 기능만 제거하면서, 그걸 나만 조작할 수 있는 인형으로 만든다.
참 듣기엔 좋은데 실제로 구현하는 경우 난이도가 너무 어렵다.
심지어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려면 조교 단계에서부터 기획이 들어맞아야 하니까 더 어렵고.
"정신 추출이나 신체 개조 같은 걸 쓸 수 있으면 좀 쉬울 텐데."
그것들은 설아랑 은하의 0레벨 하위 특성이라서, 내 미러링으로는 아직 가져다가 쓰는 것이 불가능했다.
마치 신체의 메커니즘 자체를 상황 조건 단위 하나하나로 개조시켜야 하는데, 이때 특성이 남아있지 않아도 기능해야 한다.
왜냐면 여인위 쪽 엘프의 정신 조작이 켜지면 레벨이 같으면서 인간인 내 특성은 취소될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그냥 간단하게 '무한하게 가버려서 바보가 되면 된다.'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게 말이 바보지 되게 똑똑한 생체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평소에는 지금처럼 자기 판단은 못하더라도, 내 명령을 따라서 정상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여인위의 정신 조작이 조금이라도 들어 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버리는 바보가 되는 트리거를 심거나 하는 식으로, 확실하게 여인위의 정신 조작에 대해서 방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인위가 걸어둔 정신 조작은 과거에 걸어둔 것이고.
따라서 지금 내가 그렇게 보안을 강화해서 막아내기 시작하면, 녀석들이 업그레이드해서 뚫을 수도 없다는 거였다.
솔직히 이거 아니었으면 그냥 마음 결정 추출했지.
"무섭진 않고?"
"흐으....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그걸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자궁이 큥큥 떨려올 뿐이지, 무섭거나 하진 않아요!"
"하, 진짜 아깝네."
조교가 아주 잘 되어서, 국민을 위해 잘 일하는 대통령으로 써먹고 있었는데.
이제 그게 그냥 꼭두각시 인형 수준으로 정신이 망가진다니.
여인위 이 망할 새끼들 같으니라고.
"좋아, 그럼 미리 계산해둔 값 들어갈게."
이번 조교가 시행되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면서 어려웠다.
일단 나는 조교에 따라 그녀의 신체에 각인될 영향을 계산하고, 어떻게 해야 특정 반응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올지 프로그래밍했고.
그것에 맞게 연쇄적인 신체 및 정신의 감각 반응을 무한히 반복하도록 설정했다.
다만 이것을 설정할 때, 그 감각이 최대한 빨리 회전하도록 하는데.
이 속도를 일반적인 신체 반응 속도의 1000배로 한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조교를 실질적으로 진행할 때는 혜은이의 특성으로 정신을 1000배 가속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조교 시간 자체를 1000배로 단축할 수 있는 거지.
'일반적으로는 몸에 감각을 각인한다는 게 불가능한 말이지만. 만약 몇십 년을 체감으로 훈련하면 신체 자체의 메커니즘을 손댈 수 있을 거야.'
나는 첫 번째 시도라고 메모해둔 설정값들을 그녀에게 모두 적용했고.
그것과 동시에 혜은이가 그녀의 정신을 가속하면서 조교가 시작된다.
혹시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서 팔다리를 단단하게 구속해 놓았던 것이 의미가 있었는지, 조교가 시작되자마자 몸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옥? 옥♡ 오곡♡ 곡♡ 그옥♡ 뜨♡ 뜨호옥♡"
마치 고장 난 것처럼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경련하고 절정하는 모습이 굉장히 비현실적이지만.
저 신체는 지금 통상적인 속도의 1000배로 절정하면서 신체의 쾌감 회로를 고쳐쓰기 시작했다.
그러니 저런 반응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적정한 선은 지키고 있네.'
내가 그녀의 자궁에 그려둔 문신이, 그녀의 현재 신체 상태에 따라서 그래프 형태로 요동치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쾌감의 최대 강도나 신체에 끼치는 영향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일단 지금까지는 정상적으로 신체를 고쳐 쓰고 있고, 쾌감의 감도도 마음 결정이 추출될 정도로 위험 수위로 올라가거나 하진 않고 있었다.
"시간 초 부분도 정상적으로 뜨네. 예상 종료 시각까지 3일, 뭐 이건 그냥 타이머니까."
강제로 절정해 신체 회로를 고쳐 쓰는 감각에, 눈이 까뒤집히고 침과 눈물이 질질 흐른다.
강한 절정 파동으로 몸이 크게 들썩일 때마다 그녀의 유두에서는 모유가 퓻퓻 쏘아 나오고.
분수처럼 쏟아지는 애액과 함께, 쪼르르 오줌까지 흘려댄다.
엄청나게 야한 광경이었지만, 그것에 어떠한 야한 철학이나 존중이 없는 코딩 덩어리라는 사실에 자지보다는 마음이 아파졌다.
"혜은아, 너는 저게 꼴려?"
"당연하지. 은혁이 네가 완벽하게 만들어낸 신체 개조 프로그램 같은 거잖아? 그게 안 꼴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의견이 갈리는 것 같긴 하네. 물론 신체 개조 프로그램이라는 소재 자체는 꼴리는데, 저게 상대를 기분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나 꼴려지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잖아."
오로지 기술적으로 원하는 인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고.
그것에는 당하는 사람이나 개발하는 사람의 개성을 완벽하게 말살시키는 기분 나쁜 어감이 담겨 있었다.
왠지 마음에 들지 않네.
"뭐, 그건 좀 아쉽긴 하겠네. 하지만 만약에 저렇게 만들어지는 녀석을 단 하나만 만든다고 하면 어떨까?"
"단 하나?"
"그래, 그럼 공산품이지만 공산품이 아닌 한정판이 되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낫긴 하네."
혜은이 얘는 같은 것도 더 꼴리는 형태로 바꿔서 생각하는 실력이 대단하다니까.
물론 그놈의 타천사 TS 커미션 같은 건 그만 맡겼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아니지, 맡기는 건 알 바가 아닌데 제발 나한테 들키지 말았으면 좋겠어.
"후우, 드디어 멈췄네."
한참을 내가 설정한 그대로 절정하던 몸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다.
꽤 긴 시간 절정에 절인 탓인지, 정신을 잃고 절정도 멈췄음에도 몸이 미세하게 떨리면서 남은 쾌감을 조금씩 방출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하루가 더 걸렸을 뿐이지 정상적으로 멈추긴 했네.
'제발, 정상적으로 작동해라.'
내가 임윤지의 몸을 개조해서 만들려고 했던 최종 결과물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다만 그렇게 하기 전에 선행해야 할 부분이 있지.
"일단 미음 좀 먹이고, 전체적으로 몸도 씻기고 하자. 야한 냄새가 장난이 아니네.... 지독하다 진짜."
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계속 굶기는 것도 좀 그렇고, 씻지도 못하고 방치당한 것을 생각하면 슬슬 씻길 필요도 있다.
이 정도면 씻겨도 평생 남을 정도로 몸에 야한 냄새가 각인된 건 아닌가 싶네.
물론 혜은이처럼 고의로 신체를 수정한 것이 아닌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으, 아?"
"어, 깨어났다. 정신이 들어?"
"으브아?"
제대로 언어조차 구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는 성공이라고 생각을 했다.
저렇게 멍청해진 이유는 당연히도 너무 절정을 한 기간이 길어서 뇌가 진짜로 초기화되었기 때문일 거다.
정확한 원리는 모르겠지만, 기억이 봉인된 수준이 아니라 깨끗하게 밀렸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의도한 것도 그러한 형태고.
"자료 준비한 거 틀어주고. 교육 시작하자."
"오케이."
그리고 그렇게 싹 밀어버린 두뇌에 그녀가 행동하던 것들이 기록된 영상을 틀어줘서 교육한다.
그나저나 저번에 국민에게 복종하는 영상 찍어둔 걸 여기서 써먹게 될 줄이야.
그때는 그냥 내 야동 컬렉션 하나를 늘리려고 했던 거였는데....
"교육은 나눠서 진행하면 되겠지?"
"어, 뭐 이거 말고는 할 것도 없는데 시간 때려 박아야지."
다행인 점은 뇌를 그렇게 혹사해서인지 굉장히 암기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은 그녀가 시청하는 영상을 통해서 상식과 해야 할 일을 배우고, 어떤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도 배우게 된다.
혹시 잘못 배우는 부분이 있으면 우리가 하나씩 정정하면서 빠르게 기억을 채워나간다.
그렇게 그녀가 우리가 시키는 대통령의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에는 약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만 거의 기계적으로 정보를 때려 박은 거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해서 아쉽긴 했다.
일단 제대로 교육이 끝났으니까 밀린 대통령 일부터 처리하라고 시켜야지.
"밀린 건 끝났으니 한시름 놨네."
"그래서, 두 번째도 바로 확인할 거야?"
"그래야지...."
임윤지의 머리를 깨끗하게 민다고 해서, 여인위의 정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이번에 그냥 포맷하게 만든 건 아니거든, 그건 어디까지나 너무 강렬한 절정 때문에 뇌가 충격에 약해져 초기화가 잘 되게 변했을 뿐이다.
실제로 내가 걸어둔 부분은 조금 다르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원래 인간의 움직임을 사용하는 회로 부분을 깡그리 다른 형태로 바꿨으니, 이제 일반적인 정신 제어에 당하면 신체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
신체 자체가 내 것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정신 제어에 트리거가 걸리도록 개조한 것이다.
그리고 그 트리거가 발동하면 엄청나게 강한 쾌감에 연속 절정하여, 행동도 불능이 되고 뇌의 기억도 전부 지워지게 된다.
그 뒤에 최대한 주변의 간섭을 무시하고 단절함으로써 효과가 사라지길 기다린다.
맨 처음에 내가 특성을 해제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절정을 정지하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 것도 비슷한 개념이었다.
그리고 만약 간섭이 우리 생각처럼 사라지지 않아도 계속 절정하느라 그 간섭이 원하는 행동을 할 수는 없을 거고.
솔직히 조금이라도 위험하여질 우려가 있는 것은 안전에 미쳤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다 틀어막았다.
오히려 문제는 나조차 정신 간섭을 걸지 못하는 상태라는 정도?
다만 정신 간섭 걸어 놓고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교육하면, 다르긴 해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는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분은 문제가 없지.
"제발, 작동해라."
"흐그아악!? 학♡ 흐아앙♡ 항♡ 하앙♡"
몸서리치며 가버리는 임윤지를 보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걸었던 특성으로 약 1시간 정도를 절정했고, 절정이 멎었을 때는 깔끔하게 특성이 해제되어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어제처럼 모든 기억이 지워진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트리거 테스트만 조금 더 하자."
안전을 위해서 내가 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특성을 시험해봤고.
심지어는 일부러 조합까지 사용하면서 뚫으려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영구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특성까지 튕겨낼 정도로 내성이 강한 모습은 가히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마지막 하나 부탁할게."
"응."
그리고 이번에는 혜은이가 그녀에게 정신 가속을 걸어본다.
이것도 일단은 정신 조작 계열이었고,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강한 F급 헌터의 실력 행사이니까 확실한 보증 수표가 되는 셈이다.
"옥, 오옥♡"
푸슈우욱!
완벽하게 정신 가속을 막아내며 절정하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러면 혜은이보다 확실하게 허접한 특성을 사용할 여인위는 죽었다 깨어나도 임윤지를 조작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주기적으로 설정해 놨을 테니, 그때마다 머리가 지워져서 얘를 다시 교육해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쾌거라고 생각한다.
[따, 따라서 저는 더러운 여인위와 엘프들의 침략에 맞서 싸울것이며엇♡ 후오옥♡ 국민 여러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옷♡ 가버려오오옷♡]
나는 임윤지의 교육용으로 틀어져 있는 국민 사랑 연설을 함께 들으며, 기분 좋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