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196화 (197/289)

EP.196 12장 - 무릇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7)

"이야, 진짜 활활 잘 타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헌터의 목소리가 강한 나라다.

그 말을 다르게 해석하자면 여성의 목소리가 엄청난 여초 사회라는 거다.

그런 여초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집단 중 하나가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덤들이지.

사실 이들은 그 아이돌이 원하냐 원하지 않냐, 혹은 그 아이돌의 부탁도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자신이 보기에 일단 그 아이돌에게 위해가 가해지려고 판단했다면, 그런 미친 짓을 한 새끼를 찌르기 위해 들고 일어날 뿐.

여러모로 비판도 많이 받는 이들이지만, 그들이 아군이 되었을 때만큼은 굉장히 든든한 이들인 셈이다.

"엘프 보면 다 죽여버리겠다는 수준이네."

정작 아무리 헌터들이어도 S급보다 강한 엘프들을 상대할 실력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 실력이 되는 혜은이가 언제든 출동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으니, 분노한 그녀들이 쥐잡듯 엘프를 찾아서 신고만 해주면 혜은이가 가서 상황을 처리하는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중이었다.

솔직히 목숨 걸고 저렇게 해준다는 것만 해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지.

물론 예전에는 그들조차 이길 수 있는 것이 여인위의 여론 조작을 이용한 선동이었는데.

이쪽은 진짜 더 광기에 가까운 것들이고, 보자마자 몸이 벌벌 떨리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더라.

예를 들자면 이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 사건 너무 한 거 아니야?]

- ㅠㅠ대체 사람이 얼마나 죽은 거야 이건 헌터들이 좀 똑바로 해야 한다고 봐

ㄴ?? 쓰니야 미쳤어? 진짜 맘 상한다. 그렇게 열심히 싸웠더니 돌아오는 건 그딴 소리야?

ㄴ아니 노력하는 건 알지만 죄 없는 사람들이 막 죽자나ㅠㅠ 솔직히 돈도 많이 버는데 책임지고 지켜줘야지

ㄴ하 흉자새끼 또 나대고 지랄났네

ㄴ왜 그렇게 화?내? 혹시 너도 막 일반인들 죽게 내버려두고 그랬어? ㅠㅠ 너무 무서워

ㄴㅋㅋ진짜 내가 이딴년 살리겠다고 헌터하나?

라는 글이 여초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적이 있다.

평범하게 보면, 어떤 미친년이 헌터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일침처럼 글을 썼고.

그것을 보고 화가 난 헌터가 분노의 키배를 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이 글은 이전에 요즘 헌터의 고마움을 모르는 쓰레기들이라는 제목으로 유행까지 탄 적 있던 내용의 게시글이었다.

'솔직히 좀 충격이었지.'

이번에 여인위를 때려잡으면서 저런 익명 사이트들을 다 뒤져서 확인한 뒤, 여인위와 관련된 이들의 경우에만 싹 신상을 까버렸다.

익명 상태였던 것들도 익명을 해제해버리는 식으로 처리를 했다는 거다.

그랬더니 웬걸 저 둘은 평소에도 친하고 잘 지내는 데다, 한 여인위의 엘프님을 모시는 좆집1번과 좆집2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말 그대로 둘이서 짜고 친 가짜 선동 게시글이었다는 거고.

대체 여인위는 어디까지 미친 새끼들이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무시무시한 사건이었다.

솔직히 저건 굉장히 일부분이고, 지금은 인터넷상에서 대량으로 박제된 여인위의 주작 게시글들이 조리돌림 당하는 중이었다.

"수고했어."

"아, 진짜. 이번에는 제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새끼들 도망가는 거 하나는 빨라서...."

"처음부터 도망가는 걸 상정하고 그러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혜은이가 고생해주는 덕에 저 망할 녀석들이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최소화하고 있었다.

당장 인터넷을 열어보면, 여인위가 무섭긴 해도 그보다 더 강한 혜은이가 자신들을 지켜준다는 것에 안심한다는 글이 많으니까.

솔직히 이제 한국 여론은 사실상 우리가 전부 다 먹어 치운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그것도 얼마 남지 않은 거 아니야? 지금 녀석들 본거지랑 연락망 다 털었다며."

"응, S급 헌터 다 모으고 너랑 나랑 합세해서 단번에 조져야지. 망할 것들 잡히기만 해봐, 전부 마음 결정 추출해서 노예로 부릴 거니까."

내가 종족 혐오주의자는 아니지만, 당장 우리를 노예화 하려고 했던 놈들에게 똑같은 결말을 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다른 이들을 그렇게 만들어서 괴롭힐 생각이었다면, 반대로 자신들도 그런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그게 공평한 거지.

"그래도 슬슬 목격담이 줄어드는 걸 보면, 제대로 한 건 터트리거나 할 셈인 것 같은데?"

"그게 아니면 밖으로 도망치려는 거겠지. 어느 쪽이든 용납하고 싶지 않은 엔딩인데...."

물론 한국을 떠나서 도망치는 거야, 시간의 차이만 있지 나중에 조지면 되는 부분이지만.

만약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방식으로 테러라도 일으키면 되게 기분이 나쁠 거다.

그냥 얌전히 우리한테 잡혀서 엘프 성노예로 바뀌어 주면 안 되냐?

"한 점에 모이는 시기가 있네. 이때가 아마 하이라이트 같은데, 전부 여기서 잡는 게 맞지 않을까?"

"단번에 잡겠다는 소리지?"

"어. 솔직히 네가 걔들 못 잡는 건 혹시 몰라서 마력 아끼느라 그런 거잖아."

괜히 몇 명 미리 잡으려다가 주요 사건을 막지 못할까 봐 마력을 아끼는 중이었다.

다만 확실하게 모든 엘프와 추종자들이 모이는 타이밍이 있다?

그야말로 혜은이가 리미터 다 해제하고 멱살 캐리가 가능해지는 거지.

"모을 수 있는 S급 헌터는 최대한 소집하고.... 진짜 이번엔 좀 끝을 보자."

어차피 이 녀석들을 조져봐야 한국에 있는 여인위만 다 조지는 수준이다.

한국 이외에는 싹 다 여인위에 조종당하는 적들이라는 점에서, 그리 정세가 좋지는 않다는 거지.

하지만 그런데도 한국 하나만큼은 여인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당장 지금만 보더라도 한국 국민은 모든 상황을 알고 있고, 위험하더라도 세계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완벽하게 올바른 나라가 세계에 하나라도 존재하는 것과.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다른 일이니까.

그리고 이번에 그 망할 엘프 녀석들을 조지고 나면, 한국이 꽤나 안전하게 바뀌는 셈이거든.

솔직히 여기 소중한 사람이 많은 나에게는 여기가 약점 덩어리기도 한데, 그런 장소가 안정화되는 시점에서 더 자신 있게 적들과 싸울 수 있게 되는 거다.

진심으로 우리를 인정하기 싫으면 싸우면 될 텐데, 그랬다간 혜은이가 나라 하나 정도는 찜쪄먹을 거다.

그런 꼴이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다른 나라들의 여론이 개작살이 날걸?

"좀 아쉽긴 하네. 이렇게 우리가 강한 줄 알았으면 진작 힘으로 해결할걸."

"솔직히 그랬으면 이런 여론이 안 생겼지."

아무리 그래도 먼저 맞고 발작한 거라서 더 한국 여론이 좋은 것도 있었다.

만약에 우리가 선빵을 쳤으면, 조금이라도 이상한 음모론 같은 것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존나 처맞다가 어쩔 수 없이 진실을 밝혔으니, 절대로 그런 여론은 나오지 않더라고.

사실 초반엔 있긴 했는데 그것들도 전부 여인위 소속이 만들어낸 자작 게시글이었다.

"뭐야, 시발."

그렇게 우리는 모든 여인위를 소통한다는 꿈을 꾸며 기분 좋게 녀석들의 아지트를 습격했는데.

놀랍게도 이곳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고 텅 비어있었다.

정확히는 여인위 따까리로 지내던 녀석들은 남아서 교전을 했지만, 아무리 털어보고 찾아도 엘프를 찾을 수 없었던 거다.

굉장히 이상했다.

혹시나 해서 양동 작전인가 싶어 다 찾아봐도 이상징후를 보이는 곳은 없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정보가 나온 것이 있어서 확인했는데, 그 엘프들이 벌써 해외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 새끼들이 진짜....

"아니 어떻게 알고 이걸 도망갔지? 돌아버리겠네."

내가 진짜 어지간하면 죄 없고 모르는 사람 머리는 만지기 싫어서 특성을 걸지 않는 편인데.

그런데도 이번 작전은 보안이 우선이라 하나하나 허락을 맡고 다 비밀 엄수를 걸어놨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는데도 우리 작전을 알아차리고 해외로 도주한다?

이건 진짜로 상황이 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미안하다. 좀 더 확실하게 해야 했는데. 어쩌면 정보가 나간 게 아니라 처음부터 낚고 튀려고 했을지도 모르겠어."

"그걸 뭘 사과를 하고 있어. 나도 똑같이 판단하고 맞는 진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넌 잘못 없어."

오늘따라 혜은이가 예뻐 보이는 효과가 발동하네.

생각해보니까 결국 소탕은 못 했어도 기본적인 목표인 한국에서 여인위를 몰아내는 건 성공한 셈이잖아?

이제 혜은이도 지금처럼 말도 안 되게 바쁘진 않을 테니까, 시간 나면 같이 떡도 치고 하면서 휴식 시간을 보내야겠다.

사실 최근 혜은이가 여러모로 욕구 불만인 게 보이기도 하고.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내가 미리 풀어 주는 게 나을 것 같....'

나는 혜은이랑 뭔 컨셉으로 섹스를 할지 생각하다가, 왠지 평소랑 조금 다른 모습의 임윤지의 행동거지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대놓고 몸을 흔들면서 박아달라는 듯 쇼를 했을 텐데.

오늘은 왠지 뭔가를 말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 저기.... 주인님?"

"내가 주인이 아니라 다른 호칭 생각해 오라고.... 아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최근 제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요. 며칠 기억도 좀 흐릿하고...."

"뭐? 그런 일 있으면 내가 바로 말하라고 했잖아."

"그게, 왠지 말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어제까지는.... 오늘은 또 괜찮네요."

나는 그녀의 설명을 듣자마자 확실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 기억도 애매하고, 원래랑은 좀 다른 행동이 유도된 것 같다는 건데....

전형적인 정신 조작계열 특성에 당했을 때의 느낌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대통령인 임윤지에게 접근할 정도로 엘프들이 접근한 타이밍은 없었을 텐데? 어지간하면 혜은이한테 우리 둘다 보호되는 상태였잖아.'

그리고 기존에 세뇌되었던 것이 튀어나온 것도 아닐 것이, 이번에는 내가 기억을 비롯해서 전부 다 깔끔하게 확인했는데?

아무리 내가 병신이어도 똑같은 방식에 또 당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이게 진짜 무슨....

"잠시만, 접근할 시간도 없었고. 그 당시 기억도 문제가 없었어. 하지만 세뇌는 걸렸다...?"

이리저리 상황을 파악하려고 이유를 생각해보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임윤지의 특성이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신체와 정신을 대체하거나 좀 영구적으로 바꾸는 등의 행위까지 가능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 임윤지는 정신을 보호하면서 여인위에게 세뇌당하는 걸 피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임윤지가 갑자기 정신 조작을 당했다?

이게 왠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본적으로 임윤지는 여인위에게 자신이 세뇌당하지 않았다고 믿었지만, 그게 사실은 아니었다면?

여인위가 사실은 임윤지의 정신을 장악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더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착각하게 내버려 뒀다면?

혹은 장악한 것을 일부러 풀어 주는 식으로,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활용했다면?

그럼 과연 어떤 방식을 이용해서 그녀가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게 했을까.

"...미래 신체에 미리 정신 조작을 보내 놓는다? 함정처럼 그 시간이 지나가는 임윤지가 자연스럽게 정신이 조작당하도록?"

임윤지의 특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억 정도인데, 그 작업 자체를 미래의 뇌로 행해서 현재 머리에 남아있지 않다면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럼 진짜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녀석이 시한폭탄처럼 움직이고 있었단 거잖아?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사실상 확실해. 너무 맞아들어가는 게 많아.'

특히 지금 임윤지를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큰 사안이었다.

이건 진짜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겠는데....

"야, 임윤지."

"넵! 대한민국 대통령, 임! 윤! 지!"

"미안하지만 너 뇌 개조 조금만 더 해야겠다."

어지간하면 대통령으로 써먹으려고 남겨둔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냥 정신 조작조차 통하지 않을 정도로 짐승에 가까운 섹스 머신으로 바꿀 필요성이 생긴 셈이다.

미안하지만 대한민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다.

무한하게 가버려서 바보가 되는 것으로 희생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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