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82 11장 - 유혜은(1)
결국 나와 혜은이가 이 상황을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것은, 우리의 여러 부분이 전부 적에게 밀리기 때문이다.
한쪽이라도 압도할 수 있다면, 그쪽을 통해서 밀어버리는 것으로 숨통이 풀리게 되어 있지만.
지금은 모든 구멍을 다 막아놨으니 숨이 턱턱 막힐 수밖에 없지.
그렇다면 그중에서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지금 사실상 정치 부분은 긴 시간 세상을 암약해온 여인위에게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부족한 무력을 녀석들보다 위쪽에 올려놓는 것은 가능하다.
애초에 우리는 던전 공략만 아니면 원래부터 무력 자체는 더 좋았잖아?
'혜은이랑 자궁의 맹약을 맺어서, 혜은이를 임신시켜야지.'
그럼 혜은이는 0레벨이 되어서 F급 헌터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럼 기존처럼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큰 무력을 지닌 단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F급 헌터라는 존재가 밝혀질 수 있다면....'
헌터의 세계에선 무력도 정치에 이용될 수 있는 법이다.
S급 헌터가 하는 말과 C급 헌터가 하는 말의 무게가 다른 것처럼, 아무리 우리에 대한 이상한 이미지가 씌워지더라도 F급 헌터라는 존재가 등장하면 상황이 바뀔 거다.
그걸 굳이 이제까지 밝히지 않은 것은, 일단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 정보량을 늘리려는 거였는데.
이렇게까지 몰렸으면 방법이 없지.
하여튼 그런 이유로 사건 초창기부터 혜은이와 나는 자궁의 맹약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굳이 진행하지 않은 것은 위험부담을 지기에는 아직 모든 루트가 막힌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단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 왜 시작부터 위험한 길을 고르겠어.
'망할 놈들이 우리를 찾아다니지만 않아도 괜찮은데....'
자궁의 맹약은 '맹세의 증명'이라는 일종의 전직 퀘스트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걸 하는 동안은 현실의 몸이 완전히 무력화되는 데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지금처럼 우리를 적대하는 세력이 노리고 있을 때는 그런 상태가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계속 위치도 이동하고 있는 지금 하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미뤄온 거다.
그런데 밸밸사이를 통해 받은 혜미의 편지에는 그 타이밍이 적혀 있었다.
일본에서 이동하는 다음 지역에서 바로 진행하면, 아마 아슬아슬하게 시간이 맞아서 붙잡힐 일이 없다는 것.
아마 다음에 가는 곳이 영국이었을 테니까 거기서 하면 되겠지.
"...왜 이걸 굳이 지금 알려주나 했더니."
괜히 미리 알려주면, 자신이 알기로는 둘이서 있으면서 돈독한 시간을 보내며 친밀도를 올리는 걸로 아는데.
그게 사라지면 자궁의 맹약 과정에서 잘못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단다.
그 와중에 진지하게 편지를 써서 그런지, 육변기가 아니라 언니라고 써둔 것이 되게 귀엽네.
평소엔 혜미가 혜은이를 그렇게 싫어하는 척해도, 실제로는 자신의 언니를 아끼고 있다는 마음이 잘 전해지고 있었다.
"아니, 은혁아 나 억울해."
"뭐가 또."
편지를 전부 확인한 뒤에는, 위치 이동 전까지 휴식의 시간을 보냈는데.
혜은이는 인터넷을 확인하다가 뜬금없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혜은이가 자신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는 게시글 하나를 보여줬다.
"자, 봐. 내 전용 장비 가지고 이야기가 나왔거든? 근데 그것도 그 이상한 각성 때문이라면서 이상하다고 매도하는 거 너무 말이 안 된다니까? 그냥 내가 변태라서 하는 건데, 이거 너무 억울해."
"일단 네가 억울한 건 모르겠는데, 미친년인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걸 시발 자기가 진짜 변태라는 걸 이해하지 못 해줘서 억울하다는 건 또 무슨 소리냐.
물론 거짓 정보가 퍼진다는 것 자체는 억울하고 화날만한 일이 맞는데.
화가 나는 포인트가 이상하잖아.
"아니, 잘 생각을 해봐. 내가 그 변태적이고 야하고 꼴리는 복장과 문신을 그리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있잖아. 그렇다면 그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잖아! 모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공로를 빼앗기는 건 다르다니까?"
"...흠, 이해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그냥 저게 변태적인 행동과 화난 이유가 변태임을 몰라줘서라는 것만 빼면.
정상적으로 화가 날 만한 포인트긴 하네.
나는 어이가 없긴 한데, 일단은 그래도 이해는 했으니까 위로라도 해주기로 했다.
"혜은아, 입 벌려."
"응?"
"맘마 줄게."
아기가 울면 맘마통을 물려주면 조용해진다는 공식처럼.
화가 난 혜은이에겐 정액통을 물려주면 조용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한 건데.
실제로 짜증 내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자지에 입을 가져가더니 핥으면서 웃었다.
"쯉쯉...♡"
"너도 이제 몸에서 내 정액 복사할 수 있는데도, 이게 그렇게 좋아?"
"신선한 정액은 조금 달라. 그리고 신선하게 정액을 보급해야 몸에 있는 정액 정보를 최신 은혁이로 업데이트하지."
"업데이트는 무슨.... 지랄하고 있네."
그 와중에 진짜 아기가 맘마통 빠는 것처럼 쯉쯉 빨아당기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이게 분명 펠라에 집중하든 쮸왑쮸왑 빨아버리면, 평범하게 자극이 강해서 시원하게 사정할 텐데.
일반적으로는 애매할 만한 수준의 쯉쯉인데도, 미묘한 혀 놀림과 빠는 압박 때문에 이상할 정도로 쾌감이 짙어서 찔끔찔끔 쿠퍼액이 흘러나왔다.
"야, 시발 애매해서 좆같아."
"히히♡ 맘마는 급하게 먹으면 응애가 체하거든?"
"네가 응애냐? 네가 응애냐고?"
철퍽! 철퍽!
자지를 빼내서 혜은이의 볼을 몇 번 두드리자, 그녀는 장난스레 응애 거리면서 흔들리는 자지를 향해 혀를 내밀어 툭툭 치며 애매한 자극을 줬다.
아오. 진짜 감질나서 못 살겠네.
가능하면 좀 착하게 대해주고 싶은데, 일부러 막 쑤셔 박아달라고 장난을 거니까 참을 수가 없었다.
요망한 년 같으니라고.
"으븝!?"
"와 씨발 이게 입이야 보지야."
저번에 혜은이가 내 정액에 절여지면서, 인간이라는 종족이 아니라 정액족이라는 뭔가 이상한 걸로 바뀐 뒤로.
어느 몸에다 자지를 비벼도 느낌이 너무 좋아서 기분 좋았다.
와 어떻게 목구멍이 아니라 볼을 팍팍 쑤시면서 괴롭히는 것도 이렇게 쾌감이 강하지?
말 그대로 내 자지에서 정액을 빨아먹기 위한 용도로 몸이 변한 것 같아서 참을 수가 없다.
최근에 자료 정리하느라 받은 스트레스는 그냥 한동안 얘랑 떡이나 치면서 풀어야지.
이 음탕한 몸을 어떻게 참아.
"윽!"
"흐브븝♡"
뷰르르릇!
혜은이는 내가 정액을 선물해주자, 그 정액을 반쯤 마신 뒤에는 입을 벌려서 혀를 내밀며 정액을 머금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진짜 행동 하나하나가 야한 음탕한 육변기 같으니라고....
그녀는 남은 정액도 대부분 삼키더니, 그 후로는 자기가 사진 하나만 찍고 싶다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아니 지 사진 찍는데 나는 왜 필요한건데....
"거울에 이렇게 서서.... 응, 거기서 딱 이 각도로 자지 내밀고 있어 봐."
"자지 출현이냐? 아니 내 자지를 왜 찍어."
"이거 봐봐, 이렇게 해서 내 눈을 가리고. 입에서 정액 흘리면서 피스...!"
찰칵!
카메라 소리가 들리더니 휴대폰에 혜은이의 헐벗은 모습이 박제되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혜은이의 눈이 내 자지에 완벽하게 가려져 있다는 건데.
그 상태로 입에서는 정액을 흘리고 양손으로 브이를 한 포즈가 굉장히 야해 보였다.
심지어 아래는 알몸인데다가 투명한 액체로 촉촉하게 젖어 있잖아?
"야, 혜은아."
"응?"
"그거 나도 보내줘."
저 정도면 인정이지.
F F F
"와, 여기 좀 좋다. 이건 진짜 돈 쓰는 맛 나네. 근데 진짜 괜찮은 거 맞냐?"
"어차피 여기 암시장 경매 여는 것 때문에, 이번 주에는 CCTV도 끄고 전부 기록 말살하는 타이밍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사실 말만 지운다고 하고 남기고 있을지도 모르긴 해."
뭐, 혜은이는 내 짐에 숨겨서 들어왔고.
나의 경우에는 얼굴도 바꿔서 들어왔으니까 CCTV가 있다고 걸리진 않겠지만.
일단 마력 체크를 하지 않는다는 시점에서 고급 호텔치고는 보안을 많이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놈의 마력 체크 때문에 이런 곳은 오지도 못할 줄 알았는데....
"히히, 엄청 넓다. 질펀하게 다 같이 섹스하기 너무 좋은데? 우리 둘이라 좀 아쉽네."
"너는 항상 되게 자연스럽게 그런 말을 내뱉어서 무서워. 가끔은 좀 평범한 말을 해주면 안 될까?"
"뭐가?"
"아니다.... 내가 잘못했어."
애초에 혜은이는 그걸 되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걸 내가 뭐라고 해봐야 이해할 수 없겠지.
그냥 혜은이가 원래 저런 애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넘어가면 되는 건데.
내가 멍청했다.
"씻고 올까? 너무 가방에 오래 들어 있었더니 땀이 많이 난 것 같은데."
"그럴 필요가 어딨어. 어차피 너한테선 내 정액 냄새밖에 안 나잖아."
"히히, 그건 그래. 근데 그게 땀 냄새라니까? 성분이 정액이어도 땀이긴 하거든."
"괜찮아. 어차피 혜은이 너랑 나로 이루어진 결실이잖아. 별로 안 싫어."
"...갑자기 스윗해졌네."
"...어떻게 보면 프로포즈 하는 타임인데, 지금도 매도하면 이상하지 않을까?"
혜은이도 막상 분위기가 이렇게 되니까 부끄러워졌는지, 침대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새빨간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때 보면 굉장히 소녀 같아서 기분이 묘하다.
솔직히 얘도 겁나 변태에 특이한 패티시가 많고, 특히 첫 만남에 강간 패티시 같은 걸 밀어붙여서 그렇지.
사실은 되게 마음이 여리고 연약한 애라는 걸 나도 이제는 알고 있었다.
"솔직히 너한테 진지한 말을 하는 건 나도 되게 쑥스럽긴 해. 근데 그래도 네가 소중해서라도. 네 곁에 내가 있고 싶어서라도 해야 하는 것이 있는 거니까. 이젠 그만 미루고 해야겠지.
"응...."
나는 침대에 올라가, 혜은이의 옆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움찔거리는 모습이 굉장히 귀엽다.
이렇게 귀여우니까 자꾸 망가트리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서, 자주 괴롭히곤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알고 있다.
"혜미가 편지에 쓴 말 기억나?"
"응?"
"그 녀석들이 너를 왜 오라고 하는지. 그 이유가 일부러 널 세뇌해서 빼앗으려고 한다는 이야기까지."
"응...."
"그걸 들으니까 존나 화나더라. 걔들이 그걸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가 났어."
"은혁아...."
"혜은아, 넌 이제 나한테 너무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계속 내 곁에서 있어 줘, 아니 그걸 넘어서 내 아이도 가지고 함께 해줘."
"...응!"
내가 뻗은 손을 잡은 혜은이가 그대로 안겨 오더니 나에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한동안 그렇게 서로의 숨결과 타액을 진득하게 교환한 이후에야, 나는 장난스럽게 입에서 정액 냄새나는 건 좀 별로라고 했고.
혜은이는 네가 사정한 정액 맛이라고, 자신을 사랑한다면 버텨달라고 했다.
"너라서 버텨주는 거야. 그만큼 사랑하니까."
"거, 거기서 그렇게 말하면.... 혜으은...."
이 정도로 진지하게 말하면 사랑에 약한 소녀처럼 부끄러워해서 귀엽다니까.
평소였다면 여기서 오히려 내가 장난을 치면서 괴롭혔겠지만, 오늘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나는 천천히 내 입술을 그녀의 배꼽으로 가져가서 혀를 넣고 핥으며 키스했다.
"하응!? 흣♡"
"제가 이 사람의 삶을 책임질 것을 맹세합니다."
푸슈우!
내가 배꼽에 키스해준 것만으로도, 혜은이는 강한 절정감을 느끼며 행복한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쾌감에도 진심에도 약한 여자애에게, 내가 오히려 지켜져야 한다는 힘의 논리가 굉장히 아쉽지만.
그래도 그 강함을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뿐이기에.
나는 진심을 담아 맹세를 내뱉었다.
"자지, 자지 가져와."
"왜, 이렇게 눈이라도 가려줘?"
"히히, 이 각도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해."
"변태네."
"그래서 싫어?"
"싫은 건 아니고, 사랑하지."
혜은이의 눈은 자지에 가려져서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살짝 드러나는 입꼬리만 본다면 되게 기뻐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눈앞에 있던 자지를 그대로 옆에서 베어 물더니, 그대로 쯉쯉 빨면서 조금씩 옆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귀두까지 가고 나서는 자지랑 진하게 키스하면서 정액까지 빼먹었다.
"히히 맛있어. 저는 오직 이 사람에게만 임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새하얀 빛이 우리 둘의 시야를 가리기 시작하자.
우리는 그대로 서로의 입술을 덮치고 탐하며 마지막까지 뜨거운 온기와 불타는 사랑을 나누었고.
서로를 향하던 그 화끈한 감각조차 사라졌을 때, 나와 그녀의 '맹세를 증명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