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0 6장 - 에고 오나홀 개발 일지(4)
"아, 이게 길이만 봐도 알겠지만 애널 전용이거든? 그래서 네 취향을 고려해서 자동 애널 청소 기능까지 들어있어."
"아니 이상한 디테일 채우라는 게 아니라...."
사람을 액체 실리콘 딜도에 옮겨서 박아두고, 가버리다가 힘이 풀리면 육체의 권한을 잃어버린다니.
그게 정상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뭔가 말이 통하지 않는 느낌이라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
"은혁아. 잘 생각해봐. 이게 그렇게 이상한 게 아니라니까?"
"...뭐?"
"가버려서 힘이 풀리면, 자신의 몸을 빼앗긴다는 긴장감과 두려움. 하지만 그걸 넘어설 정도로 기분 좋은 쾌감."
"어...."
"결국은 자기 자신을 모두 포기하며 신나게 절정하고, 정말로 잃어버린 몸을 보면서 오열하며 망가지는 정신."
"오...."
뭐지 이 엄청난 설득력은.
그냥 평범하게 유혜은식 이상성욕이라고 생각했는데, 혜은이의 말을 듣다 보니까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정신이 침식되는 느낌인데, 이미 내 자지는 혜은이의 논리에 넘어가서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꼴리긴 하네."
"그렇지? 그리고 닿은 면적이 줄어들면 조금씩 감각이 약해지게 해서, 부드럽게 인격이 배설되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했어."
"인격이 배설된다니까 존나 좆같잖아. 미친련아...."
"앗, 그럼 그건 빼고."
이미 나한테 관측이 된 이상 늦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근데 생각해보면 어차피 나중에는 마음 결정도 빼앗아서 오나홀로 쓸 생각인데.
그전에 이런 장난질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해.
생각해보면 배꼽 보지 같은 것도, 처음 들었을 때는 정신이 어딘가로 가버릴 것 같았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그 내부 퀄리티에 감탄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배꼽이라는 위치가 거부감이 있어서 그렇지, 인생을 그대로 보지로 만들었다는 컨셉은 상대와 이어지는 듯한 행복감이 굉장했으니까.
"오케이. 해보지도 않고 까면 너한테 실례겠지. 한 번 해보지 뭐."
그럼 이번에는 컨셉 자체는 좀 이상하더라도, 실제로 해보면 꽤 꼴리는 디테일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절정하거나 실수할 때마다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조교 방식은 내가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고.
내가 이번에 조교에 사용하려고 생각하던 '모르면 공부하세요'의 설정과 잘 맞아떨어진다.
"일단 쓰러져 있을 때, 미리 이것부터 설정해 놔야겠다."
아무래도 트리거에 따른 저주는 다키마에게 익숙할 거고, 난 개인적으로 그 대상에게 익숙한 것으로 더럽혀주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에게 걸려있던 특성을 모두 제거한 뒤, 새롭게 낙서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배가 글자로 가득 찰 때까지 빼곡하게 낙서하고 나서야 만족하고 손을 내려놓았다.
"너한테 이 낙서 읽히는 거, 『이거 나만 불편해?』 읽히지 않아야 할 것 같아."
일단 그녀의 눈에서 이 낙서를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정확히는 낙서의 존재 자체는 알지만, 낙서의 내용은 모르게 가려야 하는 거지.
이번 게임에서 저 낙서는 일종의 정답지 같은 거니까.
"으음?"
"일어났어?"
"히익?"
"깨어나자마자 그렇게 화들짝 놀랄 건 없잖아. 아까는 그렇게 나랑 행복한 시간을 보내놓고."
내가 그녀의 턱을 붙잡고 당기자, 아까보다는 꽤 순하게 몸이 따라왔다.
다만 입술은 꾹 닫은 채로 키스를 당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확실히 완전히 무너질 정도로 망가진 건 아닌가 보네, 이래야 좀 게임이 재밌어지지.
"너한테 게임을 하나 제안하려고 해. 만약 네가 이기면, 너는 물론이고 지연이까지 기억을 지운 다음에 풀어줄 거야."
"풀어준다고...?"
"응, 전부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지."
뭐, 이미 몸이 기억해버린 암컷의 쾌감이랑 내 자지로 찢어진 처녀막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애초에 그것조차 그녀가 이길 수 있을 때의 일이니까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어차피 내가 이겨.
"하, 할게. 어차피 선택지도 없잖아."
"선택지는 있어. 네가 만약에 이 내기를 하지 않으면 그 모습 그대로 나한테 복종하면 되거든."
"에?"
나는 혜은이가 만들어준 흐물흐물한 액체 딜도를 보여주며, 내기에서 지면 여기에 영혼이 깃든다는 설명을 했다.
평생 여기에 갇혀서 살아가게 된다는 무서운 이야기.
그냥 리스크 없이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리스크를 지고 희망을 손에 쥘 것인가를 물었다.
"내, 내가 저렇게 된다고?"
"그렇지. 무서우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규, 규칙을 알려줄 수 있나?"
"기본적인 룰은, 저걸 네 애널에 넣고. 절대로 저걸 무언가로 나오지 않게 막지 않은 채로 버티는 거야."
물론 그것만 있으면 너무 쉽고, 내가 직접 자지를 박으면 저게 밀어내지니까 너무 어렵다.
나는 그녀가 자신의 몸에 그려진 낙서를 확인하도록 했고,
그녀는 내용이 전혀 읽히지 않는 낙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는 볼 수 없게 숨겨져 있어. 거기 색이 두 가지지? 분홍색은 감도 증가, 보라색은 절정의 조건이 적혀있어."
"그럼...."
"너는 거기 적혀있는 조건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거야. 나는 손을 건드리지 않고 그 조건을 유도하는 거고."
승리 조건은 분홍색 조건을 모두 1번 이상 발동한 이후, 1시간 동안 버티는 것.
그때까지 애널에서 이 딜도가 빠지지 않으면 승리한다는 거다.
이러면 좀 그럴듯해 보이는 조건이니까 수락하겠지.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조네. 최고 난이도에서 1시간만 버티면 되는 거고...."
"그렇지. 하지만 이렇게 트리거로 사람 괴롭히는 건 네 특기기도 하잖아? 그럼 어떻게 피하는지도 잘 알겠지."
"끄응...."
원래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붙길 마련이다.
이 시스템의 문제점과 나에게 너무 유리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겠지만, 그 유리함도 자신이라면 틈새를 찾아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거지.
설령 네가 그걸 찾아낼 수 있는 머리여도, 바보처럼 가버리다 보면 잊어버리게 될걸?
"발동하면 빛이 나서, 너를 속이거나 할 수는 없어. 그렇다고 뭐 분홍색 중에 달성 불가능한 것이 있다거나, 그런 꼼수는 없으니까 안심해."
혹시 모르니까 20분 동안 분홍색이 하나도 발동하지 않으면, 랜덤으로 남은 것 중 하나가 발동한다는 옵션도 넣어놨다.
거기까지 나오니까 점점 그녀의 머릿속에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네.
"싫으면 말고."
"자, 잠시만. 하겠어."
내가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고 딜도를 집어넣으려 하자.
마음이 급해진 그녀가, 급하게 딜도를 붙잡고 하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생각보다 빨리 넘어왔네.
나는 딜도에 그녀의 애액을 치덕치덕 바른 뒤, 있는 힘껏 애널에 박아 넣기 시작했다.
"아흑!? 아파앗...."
"지랄하네."
윤활까지 했는데, 겨우 이 정도로 레벨 10의 몸에 문제가 생길 리 없다.
나는 그녀의 생각 따위는 무시하며 그대로 끝까지 딜도를 쑤셔 넣었고.
맨 끝에 있는 플러그형 부분을 이용해서 고정했다.
"버튼 누르면 그때부터 시작이야. 네가 눌러."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버튼을 눌러서 자신의 정신을 저 딜도로 옮겼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손으로 자신을 망가트리게 하는 걸 보는 건 꽤 재미있는 일이었다.
딜도는 그녀의 정신을 흡수하는 것과 동시에 관장을 시작했는데, 그녀는 그 관장의 감각이 꽤나 이상했는지 신음을 터트렸다.
"히얏!?"
그러자 그녀의 배 위에 있던 '신음을 내면'이라는 분홍색 낙서가 빛나며 감도를 올렸다.
신음을 트리거로 낙서가 발동하는 것을 확인한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물론 분홍색이라서 어차피 발동시켜야 하는 물건이긴 했는데....
'자칫 실수하면 터져 나오는 것이 신음인데, 그걸 금지당했으니 답답하겠지.'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 분홍색으로 모두 1번씩 발동해야 하긴 하지만, 중복으로 발동했을 때 얻는 이득은 전혀 없으니까.
하여튼 눈치가 빠른 그녀는 입을 완전히 닫고 신음의 여지가 느껴지는 말을 꺼내지 않으려고 했다.
근데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구성해놨을 리가 없잖아.
"옷, 으호오옥!?"
그녀는 배에서 보라색 빛이 터져 나오면서 절정하고 말았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난이도인데, 나를 너무 무시하는 판단을 한 것 같았다.
방금 발동한 보라색 낙서는 '1분 이상 입에서 소리를 내지 않으면'이다.
"핫, 하아악...♡"
다행히 약한 절정이라서 그런지 괄약근에서 힘이 풀리지는 않았다.
시작부터 게임오버해서 액체 딜도가 되는 건 아닌가 했는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방 무너지면 재미가 없거든.
그 와중에 가버릴 때 신음까지는 참지 못해서 감도까지 증가했네.
'정신 차리자. 가버려도 절대로 신음은 내면 안 되는 거야.'
하지만 말을 아예 하지 않으면 절정해버리니까, 계속 입은 열고 무언가를 말해야 했다.
결국 그녀는 나를 부르며 말을 걸었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이라는 분홍색 조건을 새로 만족했다.
진짜 치사하다 싶을 정도의 연속성에 그녀의 표정이 구겨졌다.
"너무 그러지 마. 빠져나갈 구멍 정도는 만들어 놨거든."
퓨슈우욱!
그 말을 들은 그녀가 의미 없는 말을 대충 지껄였다가, 그대로 절정하며 분수를 뿜었다.
이건 내가 말한 구멍이 어떤 것일지 예측하지 못한 네가 잘못한 게 아닐까?
"싫어, 싫어...."
입으로 내뱉는 말에 대한 통과 조건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내뱉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조건으로 걸어놔서 도망갈 수 없는 상태다.
계속 나에 대한 욕이 혼잣말로 나오는 걸 보면, 이 부분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깨달은 모양이다.
역시 저주계열 특성을 쓰던 녀석이라 그런지 이런 학습은 빠르네.
"분홍색은 근데 어차피 켜야 하잖아? 내가 하나 알려줄게."
"좆같다 진짜."
나는 그녀의 눈앞까지 자지를 내밀었고, 자지에서 생긴 그늘이 그녀의 얼굴에 드리웠다.
별생각 없이 숨을 쉬던 그녀의 코로 진한 수컷의 향이 흘러 들어갔고.
그것과 동시에 '정액 냄새를 맡으면'이라는 분홍색 낙서가 발동했다.
앞으로는 냄새를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겠지.
그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실수로 터트렸던 신음을 제외하면, 이제까지 중복해서 분홍색을 발동시키는 실수는 하지 않고 있었다.
확실히 좀 강적이라는 생각이 드네.
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 뒤로도 나는 계속 자지를 눈앞에서 휘두르며, 그녀가 아까 범해졌던 기억을 떠올리게 도와줬다.
원래 정신적으로 야한 생각만 떠올려도 감도가 오르는 게 사람이니까, 그걸 방지하기 위해 눈을 감도록 하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눈을 1분 이상 감으면'이라는 보라색 낙서를 노린 것인데, 아마 내 행동을 보고 눈치챘는지 잘만 회피했다.
"정신 차려, 난 이길 수 있어."
"아주 좋아요."
"흐걋!? 뜨흡...♡"
아까 굳이 자기 생각을 혼잣말로 무조건 하도록 유도한 이유가 있었다.
말하는 내용에도 트리거를 많이 걸어놨거든, 특히 이번에 발동한 것은 '이길 수 있다고 말하면'이라는 보라색 낙서였다.
이길 수 있다길래 중간 평가를 해주는 느낌이지.
그리고 아무래도 계속 입으로 숨을 쉬면서 말까지 하다 보니, 급격한 상황에 신음을 참기 힘들었고.
그런 식으로 계속 그녀의 감도는 추가 상승하고 있었다.
뭐, 이것도 결국 절정을 하지 않으면 발동시킬 수 없는 거지만.
하여튼 그녀는 이번에도 잘 버텨서 자신의 몸을 지켰다.
"대단한데?"
"이제, 1시간...."
"절정만 아니면 이기겠네. 축하한다."
그녀는 수많은 절정과 감도 상승을 버티고, 모든 분홍색이 켜질 때까지 버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분홍색이 중복해서 발동했고, 지금은 힘조를 쓰지 않은 채로 절정하면 기절할 정도로 감도가 강해져 있었다.
이런 상태로 절정했는데 애널에 힘을 풀지 않고 딜도를 버틴다?
그건 무리야.
"으...."
"맞네,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있었네요."
꽤 초기에 발견한 '10분 동안 절정하지 않으면'이라는 분홍색 낙서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남은 시간까지 감도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슬슬 감도 때문에 건드리지 않아도 반쯤 가버리는 상태에 도달했지만, 그래도 보라색 낙서로 인한 진짜 절정보다는 약해서인지 끈기 있게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 드디어...."
"푸흡, 큽...."
하지만 나는 악질이라서, 여기서부터가 진짜 게임이거든.
그녀가 모든 분홍색 문신을 켜고 59분이 지나, 그녀의 승리까지 단 1분만 남았을 때.
보라색 문신 하나가 빛을 발했다.
"분홍색 문신을 모두 경험한 상태로, 59분이 지났다면."
절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