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5 5장 - 묘설아(7)
쌍둥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두 아이가 함께 자궁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설아의 경우엔 배란된 난자가 2개인 것이 아니라 자궁 자체가 2개로 이루어져 있고, 이런 상태로 각기 따로 수정하기까지 한다면 쌍둥이라는 이름이 굉장히 퇴색되게 될 것이다.
쌍둥이는 같은 것을 공유하기에 쌍둥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자궁을 공유하는 것 말고도, 다른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나는 열심히 자지를 박으면서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수정란이 나뉘어서 착상하니까, 그 전까지의 시간을 공유했었지.'
그렇다면 그나마 그것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해,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타이밍만큼은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두 자궁에서 동시에 '수정'이 일어나는 정도의 경험을 쌓아야, 비로소 그 두 아기는 쌍둥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첫 번째 자궁의 시간을 멈췄다.
"하응♡핫♡ 하앙♡ 수정 시켜줘엇♡ 너무햇♡"
"두 번째 자궁도 준비 완료되면 풀어줄게, 그러니까 빨리 내 자지한테 아기 씨앗 뽑아내 봐!"
내가 도발하는 순간, 방금까지 평범한 자궁의 형태를 하던 2번 자궁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크게 변화했다.
마술을 사용했는지 자궁 입구 부분의 짧은 구간이 기존보다 훨씬 길고 다채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변화했고.
그녀의 인생 보지에 있던 강렬한 쾌감들이 다시 한번 농축되어 내 자지를 향해 선전포고했다.
본래라면 없었던 강력한 패턴이 추가된 2페이즈 자궁은 빠른 속도로 내 자지의 한계를 시험했고.
사정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빠른 속도로 정액이 마려워지기 시작했다.
쯔붑! 쯔붑!
2페이즈 보지는 거의 정액을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기세라서 등골이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
물론 등골이 파르르 떨리는 이유는 무서워서가 아니라 너무 기분 좋아서 그런 것이었고.
그냥 정액이 마려운 수준을 넘어, 이제는 정액이 억지로 쏟아져 나올 것처럼 부랄이 떨리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설아에게 항복을 외치며 시원하게 정액을 쏟아붓는 결말을 맞이했다.
"으윽!"
"흐아아아앙♡ 은혁씨가 잔뜨윽♡"
뷰르르르릇! 뷰릇! 뷰르릇!
찐득찐득한 정액이 2번 자궁의 내부를 가득 채우며, 본래 정액으로 가득한 1번 자궁과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서로 팽팽하게 자신의 정액을 자랑하더니, 아직 자궁구가 막혀있지 않은 2번 자궁에서는 정액이 역류하려고 했다.
당연히 설아가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었고, 2번 자궁의 자궁구는 내 자지를 꽉 붙잡으면서 입구를 틀어막았다.
"임신♡ 임시인♡ 아가아아♡"
"큰 거 온다!"
아까까지 보이던 난자와 정자의 상과 별개로, 살짝 다르면서 비슷한 모습의 상이 추가로 맺히기 시작한다.
두 번째 자궁에서 대기하던 난자에게도 신선한 정자가 날아들며 임신을 시도했고.
나는 그 절묘한 타이밍을 보면서 시간 정지를 해제했다.
'지금이야.'
판단이 정확했는지, 우리에게 보이는 두 난자와 두 정자는 완벽하게 같은 타이밍에 수정했다.
난자에 정자의 머리가 박혀 들어가는 쾌감이 느껴지고, 또 느껴진다.
파앗! 파아앗!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행복감이 겹치면서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미칠듯한 쾌감이 우리의 뇌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와, 미친...!"
"흐냐앙♡ 먀아악♡ 끄하아아아아앙♡ 핫, 하아앙♡"
두 개의 수정란이 탄생하며 부르는 찬가는 마약처럼 우리의 몸을 꿰뚫었고, 그 소중한 수정란에 대한 사랑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것이 임신 섹스를 넘은 두 자궁 쌍둥이 임신 섹스구나, 내가 계획했음에도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의 엄청난 행복감이었다.
그녀의 배꼽에서 자지를 빼내다가, 그 감각만으로도 추가 사정을 해버릴 정도로 뇌가 민감해져 있었다.
"핫♡ 하아앙♡ 하앙...♡"
"후우.... 개쩌네."
역시 쾌감의 중첩이라는 건, 제대로 성공하면 무지막지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 같다.
두 개의 자궁을 동시에 임신시켜, '임신의 쾌감'을 중첩한다는 생각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였네.
우리는 한동안 그 충격적인 행복감의 여운을 즐기며 가벼운 키스를 나누었다.
이게 섹스지....
"흐읏!?"
"설아야 왜 그래? 어디 이상해?"
"아? 아아?"
임신에 성공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이후부터 설아의 상태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면서 몸을 떨더니, 지금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모습에 나는 굉장히 당황했다.
혹시 뭔가 아기한테 문제라도 생긴 건가 싶어서 그녀의 몸을 자세히 진단해볼 정도였다.
자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흡, 흐읍.... 엄마아...."
"설아야?"
"나, 나.... 어떡해, 이제까지 너무 무지막지한 일을 많이 했어. 히익...."
"괜찮아. 괜찮아. 설아 넌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다 그 엘프년 때문이야."
방금까지 당황했던 감정이, 이제는 오히려 안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가 이렇게까지 이상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예상이 갔고, 그 이유는 내가 진심으로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감각이 돌아온 것이다.
설아는 오랜 시간 동안 감각으로 인한 감정과 나를 제외한 인물에 대한 감정을 잃고 살아왔다.
그러니 갑자기 돌아온 감각 때문에 몸의 감각이 이상해져 당황했을 것이고, 어머니를 비롯한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감정이 뒤늦게 쏟아져나와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이었다.
그 상황은 분명 안타깝고 슬픈 일임이 분명하지만....
"돌아와서 다행이야, 정말로...."
"나, 나...."
"괜찮다니까. 설아 너는 아무 잘못도 없어."
나는 그로 인한 슬픔에 공감하는 것보다는 그녀의 감정이 돌아왔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행복이 더 크게 느껴졌다.
울면서 자신의 과거를 늘어놓는 그녀를 꽉 안아주고,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그녀를 안아 들고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우리 애기, 뚝하자. 지금부터 가야 할 곳이 있어."
"가야, 할 곳?"
내가 그녀에게 하려는 것을 설명해주자, 화들짝 놀란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피하는 것이 제일 나쁘다면서 억지로 그녀의 등을 떠밀며 밖으로 나섰다.
F F F
아직도 긴장을 풀지 못했는지, 아직도 설아는 과호흡까지 하면서 힘겨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덮어두고 넘어가기에는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고.
나는 최대한 그녀를 토닥이며 만나기로 했던 사람을 기다렸다.
"아, 설아야."
"아...."
"왜 그래? 오랜만에 봤더니 우리 딸 더 컸네. 뉴스에서 네 이야기로 어찌나 시끄럽던지. 언제쯤 바쁜 게 끝나나 기다리느라 혼났어."
"엄마...."
우리가 만나기로 했던 사람은 바로 설아의 어머니였다.
세월의 흔적이 남긴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우신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마음 결정을 잃어버렸던 설아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고, 그로 인해서 어지간하면 친가에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가끔 설아의 어머니가 먼저 연락하면 답을 하는 정도였다고 했었지.
"그나저나 옆에 있는 건 누구? 남자친구야? 훤칠하게 잘생겼네. 아니면 저번에 말했던 그 사람 좋다던 그 매니저?"
"오랜만이에요. 아주머니."
"오랜만?"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처음 보는 남자애가 오랜만이라고 했으니, 최대한 기억을 찾아보기 시작하셨겠지.
솔직히 지금 외모만 보고 그 시절의 나를 찾아내라는 것은 무리긴 하다.
"저 은혁이에요. 기억하세요?"
"은, 은혁이!? 설마 예전에 놀이터에서 설아랑 자주 놀아줬던...."
"맞아요. 그 사건 이후로는 아마 처음 뵙는 것 같네요. 제가 우연히 설아 매니저가 되면서 재회했거든요."
"...미안해, 그 사건 때는 나도 정신이 없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했는데."
"아뇨, 저야말로 아주머니 덕에 살았죠."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그때의 결말이 어땠는지는 알 수 있게 되었었다.
설아의 어머니가 경찰을 데리고 그 공장을 기습하면서 나와 설아는 녀석들이 데려가지 않았고, 덕분에 둘 다 무사히 구출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설아의 경우 마음 결정을 빼앗겼기에 그 이후로 감정을 잃어버렸지만....
'설아의 어머니는 그게 사건의 충격 때문인 줄 아셨겠지.'
그래서 최대한 사건과 관계가 없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해서, 설아가 정상이 되길 기도하며 키웠다.
물론 그 문제는 그런다고 해결될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설아가 바르게 자라주었으니 다행이었다.
하여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설아야. 말할 수 있겠어?"
"......."
"알았어. 내가 대신 말씀드릴게."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아뇨. 굳이 따지자면 좋은 소식인데.... 사실 이제까지 설아가 아주머니께 거짓말하고 있었던 게 하나 있어서요."
설아는 감정은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어머니가 슬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 공부하고 연구해,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인 것처럼 연기했었지.
그때의 충격을 이겨내고 정상적인 딸이 되었다는 듯 그녀의 어머니를 속여왔다.
"그게, 대체 무슨? 설아야?"
"......."
설아의 어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깜짝 놀라서 설아를 보며 사실을 확인했지만.
설아는 제대로 답도 하지 못하는 채로 미안하다는 말만 중얼거렸다.
자신의 딸이 자신을 위해 고통을 숨기고 살아왔다는 사실은, 확실히 큰 충격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설아는 독립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정상으로 돌아온 적이 없습니다. 전부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리고 싶어서 행한 연기였죠."
"흡, 우리 딸.... 엄마가 미안해.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우리 딸이 나아졌다고 좋아하기나 하고...."
"아뇨, 그건 설아가 가장 보고 싶었던 어머니의 모습일 테니까요. 그걸 자책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애초에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설아의 어머니가 슬프시길 원해서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녀도 슬슬 설아의 반응 때문에 예상했을 테지만....
"이야기가 조금 엇나갔네요. 이번에 설아가 S급 헌터가 되었다는 건 알고 계시죠?"
"그렇죠."
"지금 설아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요. 더 확인은 해야겠지만, 이제 완치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완치라니.... 그럼 방금 그 사실을 알려주신 이유가?"
"예, 저희가 알던 그 시절의 설아로 완전히 돌아왔어요. 그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마련한 자리입니다."
연기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울고 있는 설아와.
그런 설아를 껴안고 같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어머니를 보고 있으니, 나까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여전히 따뜻한 모녀의 관계가 왠지 어린 시절의 설아와 그녀의 어머니와 겹쳐져 보였다.
"엄, 마.... 엄마. 흡, 흐읍.... 내가 미안해. 나 때문에, 내가...."
"아니야. 우리 딸. 엄마가 제일 미안해. 뚝 그쳐. 응? 얼마나 힘들었어. 우리 아가...."
오랜 시간 단절되어있던 한 관계의 톱니바퀴가, 다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