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6 4장 - 자궁이 아니라 포궁(3)
"주인님, 잠시 괜찮을까요?"
"어, 혜미야. 괜찮아. 하고 싶은 말 있어?"
퇴근하기는 했는데,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아서 집에서 마무리하던 중이었다.
뭔가 심각한 표정인 혜미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상담하고 싶은 건이 있다며 운을 띄웠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했다.
"예전에 제가 신고해서 경찰, 정확히는 각성 범죄 신고센터에서 찾아왔던 거 기억하세요?"
"응, 기억하지."
"당시에는 여성 각성자가 남자처럼 변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이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넘어갔었던 거 기억하시죠?"
확실히 경찰 쪽에게서도 그렇게 말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럴듯한 이유라서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났다.
솔직히 혜미가 전화 걸었던 녹음본을 들어보니까, 내가 들어도 수상하게 짝이 없긴 하더라.
"저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요. 차라리 신고한 직후에 바로 움직였으면 모르겠는데, 갑자기 시간이 좀 흐른 뒤에 급하게 급습한 것이 이상하다고 할까...."
"그런 부분도 있긴 했지. 근데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니야?"
"그런 것 같아서, 그냥 개인적으로 알아보기만 하고 말씀드리지 않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굳이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거기에 묘하게 걸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겠지.
혜미는 정령을 이용해서 그 경찰서를 몰래 살피면서 상황을 알아보고 있었고.
그 와중에 나를 잡아갔던 남자 경찰 위에 있는 여자 경찰을 발견했다고 한다.
"공주한테 말해서 자료를 뒤져보니까, 그때 관련된 승인을 다 그 여자가 했더라고요."
"자기가 움직이지 않고, 굳이 후배를 써서 진행했다는 거지?"
"네, 뭐 거기까지는 그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수상하긴 하잖아요?"
그때부터는 이제 경찰서가 아니라 그 여자를 중점적으로 감시하기 시작했는데.
집은 보안이 강해서 침입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평소에 자주 가는 어떤 집도 굉장히 보안이 강해서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한다.
"꾸준히 어떤 곳에 놀러 간다고?"
"네, 거의 주인님 집에 여자 들이는 빈도로 놀러 가던데요?"
"좀 심하게 자주 가네."
물론 내가 직접 찾아가는 경우를 제외했다고 해도, 내가 별생각 없을 때는 알아서들 찾아와서 보지를 들이밀기 때문에 꽤 빈도수가 높았다.
심지어 나는 여러 명이 찾아오는 건데, 한 명이 한 사람에게 그 정도로 자주 찾아간다는 건 엄청 친하다는 거잖아.
"근데 그 안에서는 아무도 나오질 않아요. 거의 한 달을 지켜봤는데, 아무도 나오질 않더라고요."
"혹시 다른 사람은 거기 찾아가지 않던?"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이 더 있었는데, 항상 날짜가 달랐어요. 마찬가지로 여성이었고, 모두 A급 이상의 헌터였어요."
꼬박꼬박 찾아갈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그 집에 있는 사람은 한 달이 흘러도 집에서 나오는 일이 없다고?
심지어 찾아오는 사람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고, 그게 전부 A급 이상의 헌터였다라....
"확실히 수상하네."
내가 알고 있는 마스터의 특징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엘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들키면 안 되니까 집 밖으로 나오는 일은 절대 없지만, 마스터를 모시는 노예들은 주기적으로 봉사하러 갈 테니까.
최소한 특별한 특성을 가진 9레벨 헌터 이상만 마스터에게 배정되니, A급 헌터만 찾아온다는 것도 딱 들어맞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더 정보 얻는 건 실패했고?"
"일단 설아한테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려고, 집으로 와달라고 연락은 했거든요? 아마 금방 올 거예요."
아무래도 A급인 혜미의 수준으로는 그 숙소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그걸 해내려면 S급 헌터가 필요할 것 같아서 설아를 불렀다고 한다.
그건 확실히 괜찮은 선택이긴 하네.
"아, 혜미야. 은혁씨."
"왔어? 대충 상황은 들었지?"
"네, 들었어요. 아, 생각해보니까 저 은혁씨한테 할 이야기 있었는데."
"뭔데?"
"최근에 너무 몸 막 굴리시는 것 같아서요. 저 진짜 복상사할 것 같으니까 주의해주세요...."
"아, 미안."
생각해보니까 공주한테 강간당하면서 연속 절정했던 거랑.
포궁 섹스하면서 아영이 때문에 미약으로 절임 된 채로 섹스에 몰입했던 건 좀 심하긴 했지.
나도 힘들었는데, 면역이 없는 설아는 죽을 맛이었을 거다.
"저까지 미안해지니까, 너무 많이 미안해하지는 마시고요."
"어떻게 하라는 건데...."
"음, 사랑한다면서 뽀뽀쪽 해주면 마음이 풀릴 것 같기도 하고?"
쪽♡
나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술에 대고 쪽 소리를 내며 뽀뽀를 해줬다.
이거 야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좀 부끄럽다는 느낌이 있네.
그 감정이 그녀에게도 좀 전해졌는지, 우리는 서로를 부끄러워하면서 버벅거렸다.
"큼, 크흠.... 들어갈까?"
"네!? 네...."
혹시나 해서 혜미를 쳐다봤는데, 그녀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싱글벙글하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는 그냥 나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거니?
아니면 방금 우리가 한 부끄러운 짓이 재미있어서?
"원래라면 그냥 바로 왔을 텐데, 살펴보느라 늦었어요. 일단 그 마스터로 의심된다는 사람의 집은 보안이 너무 높아서 저도 뚫을 수가 없거든요?"
"그 말이 마스터가 있다는 소리로 들리네...."
10레벨 헌터가 내부를 살피지 못할 정도면, 아무래도 히메노 때와 마찬가지로 마스터가 사는 집이라고 보는 것이 현명할 거다.
그래도 일단 다른 쪽도 확인해봐야 하니, 우리는 다음 설명을 기다렸다.
"또 그 경찰분 집 말인데요. 거긴 아슬아슬하게 침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설치해두고 왔거든요. 운 좋게 방금 집에 들어가서 살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 잘했어."
솔직히 집 안만 살펴볼 수 있으면, 그녀가 마스터의 노예인지 아닌지 살피는 것은 아주 간단해진다.
그녀가 알몸이 되는 순간을 노려서 여성인권위원회의 문신을 하고 있는지 살피면 되는 거니까.
설아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허공에 영상을 띄워서 그 집의 내부를 보여줬고.
그것과 동시에 외설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와서 조금 당황했다.
"흐응♡ 읏♡ 아아앗♡"
하필이면 우리가 영상을 연결하는 순간 자위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뭔가 프라이버시를 많이 침해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자위 중이라서 옷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 다행인 점도 있었다.
"역시 마스터 쪽 사람이었네."
"그러게요."
"이건 혜미가 한 건 했다. 고마워."
애초부터 남자 헌터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를 잡아넣을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다만 내가 '나는 사회적 약자야'를 이용해서 능력을 숨긴 덕에 의심을 풀었겠지.
그 와중에 만약을 대비해서 자신이 하지 않고 후배한테 시킨 건 대단하네.
하필이면 지금 자위를 하고 있어서 꼴사납게 느껴지기는 하는데, 머리를 좀 잘 굴리는 녀석이었다.
"그럼 일단 저 여자한테 좀 접근해볼까?"
"NTL하시게요?"
"너 진짜 혜은이한테 많이 물들었다."
"말이 너무 심하시잖아요."
"미안."
바로 사과했으니 용서해주지 않을래?
내가 생각해도 좀 말이 심했다고 생각하기는 하거든?
하여튼 NTL보다는 정당한 전쟁 중의 전리품 획득이라고 표현해주렴,
원래 표현은 순화하는 편이 더 좋단다.
"그런데 어차피 비처녀는 오나홀 그 이상도 이하로도 안 보시잖아요."
"그게 어때서. 그 이상으로 가려면 내가 책임지는 선인데, 나도 취향이라는 게 있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니까 또 할 말이 없네요. 전 그냥 그럴 거면 왜 힘들게 조교 하냐는 거죠."
조교까지는 상대가 누구여도 좀 재미있고, 사실 그 뒤에 오나홀처럼 쓰는 것까지는 좋아하거든.
조교하고 나면 나한테 푹 빠져 있으니까 관리하기 편한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그렇게 과거에 다른 사람이랑 몸을 섞은 애한테 진심으로 마음을 주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거지.
섹스 전용 장난감으로 쓰는 것과 내가 책임질 정실인지 뭔지가 되는 거는 완전히 다르단 말이다.
"의외로 취향 확실하시네요."
"눈도 꽤 높은 편인데?"
"진짜요?"
"근데 내 주변에 예쁜 사람만 있는 걸 어떻게 하냐."
이건 솔직히 헌터 업계의 특징이었다.
솔직히 C급만 되어도 예쁜 사람들 천지인데, A급쯤 되면 거의 다 미소녀에 꼴리는 몸매를 하고 있으니까.
항상 눈 호강이 가능한 직업이라서 이런 부분은 매니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흐응...."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이제 저 녀석을 어떻게 괴롭히면서 조교 할지부터 고민해볼까.
F F F
A급 헌터이자 경찰인 사지연.
우리가 이제까지 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그녀가 마스터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느냐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마스터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것이었다.
사지연은 자신의 물질 조작 특성을 이용해서 현장을 자주 조작해서 사건들을 수정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 사건들의 결과는 대부분 마스터가 원하는 쪽으로 바뀌고는 했다.
특히 요즘 시끄러운 헌터와 일반인, 특히 여성과 남성 사이의 충돌을 부추길만 한 사건을 가짜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잦았다.
"그럼 비슷한 방법으로 당하는 편이 재미있겠지?"
나는 일단 그녀에게 '나 머리가 띵했어'를 사용해 이상한 일이 있어도, 절대로 마스터에게 보고하면 안 된다는 상식 개변을 걸었다.
그녀를 조교 하는 도중에 감당하기 힘든 마스터가 끼어들면 골치가 아프기에 해둔 조치였다.
정확히는 마스터를 안심시키기 위해 무조건 괜찮다는 말로 속여야 한다는 가짜 상식을 주입했다.
그리고 그것이 완료된 뒤에는 그녀의 주변에서 계속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녀의 티팬티가 뜬금없이 서 내에서, 그것도 자신의 자리 의자에서 애액이 잔뜩 발린 상태로 발견된다던가.
그녀가 자위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사무실 책상에 널브러져 있다든가 하는 일이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것들을 치우고 주변을 계속 의심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경계할 것을 알고 있는 우리가 들킬 리가 없었다.
점점 사진이 보여주는 부위는 노골적이고 위험한 부위로 변하고.
처음에는 누구인지 특정하기 힘든 부분만 크롭되어 있었다면, 점점 그녀에 대한 힌트가 포함되어 간다.
심지어 속옷도 그녀가 오늘 입은 것과 같은 속옷을 애액으로 적셔서 던져 놓는 등 수위가 올라갔다.
누군가 본다면 그녀가 일부러 자신이 변태라는 것을 드러내려고 하는 행동처럼 보일 것이다.
특히 가짜로 만들어진 SNS 뒷계정과, 그 뒷계정의 주소가 적힌 가짜 명함까지 뿌리는 등.
거의 대놓고 그녀를 변태로 낙인찍게 할 법한 물건들까지 나타났다.
'대체 어떤 자식이 이런 장난질을....'
그녀는 다행히 매번 그 물건들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었고.
덕분에 아직 누구에게도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되었다간 마스터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녀를 지배했고, 거의 병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봐도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자신의 후배에게 팬티가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들키기까지 했다.
다행히 실수로 빨래가 가방에 섞여서 떨어진 것 같다고 둘러대는 것에 성공했지만,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지금이 딱 좋겠네."
이제 그렇게 범인을 찾고 싶어 하던 그녀에게 범인의 메시지가 도착할 테니, 그녀가 얼마나 기뻐하겠는가.
나는 당연히 그 메시지가 담긴 편지는 대충 준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녀의 나체 사진들을 글자 모양으로 잘라서 만든 편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며 만족스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