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121화 (122/289)

EP.121 2장 - 유채린(1)

공주의 설명이 끝난 뒤로, 나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동안 혜은이를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물론 미래의 혜은이가 만든 것일 테니 지금의 혜은이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배꼽에 박을 수 있는 새로운 구멍을 만들어낸다는 발상은 정말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내용이었다.

나도 배랑 배꼽이 굉장한 꼴림 요소라는 것은 동의하는 바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거길 보지로 만들어버린다는 발상은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면 거기는 앞쪽에 존재하니까 앞보지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

"그렇게까지 충격받을 일이야?"

"그럼 이게 충격적이지 않다고?"

"여보가 이제까지 한 섹스들이랑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나는 반박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있었던 섹스 체위들을 쭉 떠올려봤고.

처음에는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반박이 점점 죽어가는 걸 느꼈다.

자지야 이제까지 무슨 생각으로 생활해왔던 거니.

"그, 아무리 그래도 나는 원래 구멍인걸...."

"혜은 언니가 들었으면, 배꼽도 구멍이라고 할걸."

그렇게 말하지 마라, 자동으로 음성지원 되잖아.

확실히 민감한 귀 같은 경우는 살짝 무언가 넣어서 휘젓는 게 개꼴이긴 하지.

배꼽은 기본적으로 막혀있어서 거기까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또 생각해보면 혜은이가 생각한 것이라 보면 평범한 것 같기도 하고.

전에는 그림 보면서 겨드랑이 보지 존나 꼴린다고 실실거렸었지.

그나마 혜은이가 고어한 취향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아, 그런 말은 했었다. 우효~ 인생이 그대로 녹아들어 만들어진 임신가능 오나홀 겟또다제~"

"너 그거 왜 그렇게 잘하냐."

하필 머리도 금발이라서 어울리잖아.

애초에 혜은이 걔는 왜 그딴 드립을 치고 다니는 거냐.

지금 혜은이는 그래도 저러고 다니지는 않는 거 같은데, 미래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여튼 고맙다. 구해줄 방법이 없을까 봐 전전긍긍했는데. 마음이 확실히 편해졌어."

"그래서, 누구부터 임신시킬 건데?"

"...그건"

일단 10레벨만 가능한 것이니까, 선택지는 채린이랑 은하 정도가 될 것 같았다.

다만 은하는 힐러라서 지금처럼 전투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

그럼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았다.

"우선 채린이한테 부탁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거절하면 안 하려고?"

"그야 그렇지. 하고 나면 임신하는 거잖아."

당연히 나는 아기를 책임질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사자가 아직 아기를 가지고 싫다고 하면 억지로 시킬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채린이 성격상 지금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알면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는 않을 것 같긴 한데.

그건 이제 본인한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거니까.

"아아, 내가 가장 먼저 여보의 아기 가지고 싶었는데."

"미안해. 원래 조금 더 기다려도 되는 건데."

"아니야. 내가 욕심이 과했지. 그리고 걔들은 내 전 동료기도 하니까. 조금이나마 행복해졌으면 좋겠기도 하고."

"우리 공주 너무 착하다니까."

그녀는 더 칭찬해 달라는 듯이 머리를 내밀었고, 나는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며 칭찬을 이어갔다.

반짝이는 금발이 오늘따라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한테는 항상 도움만 받는 기분이네, 넌 진짜 나중에 꼭 행복하게 해주마.

야한 거 말고 평범한 의미로.

F F F

"그래서, 대체 이유가 뭐야?"

"뭐가?"

"웬일로 나랑 데이트하자고 했어? 매번 떡칠 때 아니면 부르지도 않던 놈이."

내가 채린이랑 만날 때마다 데이트는 안 하고 섹스만 했었나?

듣고 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솔직히 그건 채린이의 몸이 너무 야해서 그런 거 아닐까?

아무튼 난 잘못 없어.

"그게 아니라, 혹시 누가 널 알아볼까 봐 그런 거지."

"지랄, 은하랑은 잘만 놀러 다니는 거 알거든? 아직도 예전 일 때문에 사람 차별하는 거잖아."

"아, 그런 거 아니야. 나 담아둔 거 없다니까?"

"나는 목이 변태 보지로 개발 당해서, 뭘 마시거나 먹을 때마다 어떤 바보 생각만 주구장창 하면서 애액만 질질 싸는데. 그렇게 만든 바보는 아직도 옛날 일에 삐져서 제대로 데이트도 안 해주고."

자꾸 그렇게 아닌척 하면서 꼴리는 말로 사람 자지를 화나게 할래?

이러니까 내가 너랑 데이트가 아니라 섹스만 주구장창 하는 거잖아.

솔직히 본인도 즐기고 있으면서 나 때문인 걸로 포장하는 건 아니지!

"그래서, 다음부터는 이런 자리가 싫다는 거야?"

"...바보야 그게 왜 그렇게 되는데. 당연히 존나 좋았다는 뜻이잖아. 앞으로도 많이 불러달라는 거고."

"그럼 다행이고."

저렇게 말을 까칠하게 하는데, 속마음만 들여다보면 여리디여린 소녀가 사랑에 푹 빠져있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그런 모습을 좀 평소에 입 밖으로 내주면 좋을 텐데.

부끄러운지 절대로 그러지 않더라.

"농담이고, 오늘 즐거웠어. 사랑해."

"어...."

시발 이번엔 내가 반해버릴 것 같은데.

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냐고 말하자마자, 저렇게 행복한 얼굴로 싱긋 웃어주면.

심장이 망가지지 않을까 봐 심히 걱정될 정도로 쿵쾅거린다.

"왜 그런 반응이야?"

"방금 너무 예뻐서...."

"그,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바보야!"

아니 진짜 아무것도 첨부하지 않은 진심으로 한 말이야.

솔직히 임신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많이 걱정이었는데.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흐응, 은근슬쩍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건.... 한판 하자는 거지?"

"그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뭔데?"

너 살짝 실망한 것 같다.

물론 나 같아도 비슷한 상황에서 채린이가 섹스 안 해주고 할 말이 있었던 거라고 하면 비슷한 감정일 것 같긴 한데.

일단 섹스도 할 거니까 그렇게 실망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채린아, 네가 내 아이를 가져줬으면 해."

"...뭐?"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물론 채린이의 머릿속에서는 지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난리가 난 상태였고.

대체 이게 프러포즈인지 섹스하기 전 야한 농담인지 열심히 계산하고 있었다.

"프러포즈도 맞고, 정말로 임신해달라는 것도 맞아. 나는 네가 내 아이를 가져줬으면 좋겠어."

사실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 일이고, 내가 채린이를 책임질 자신이 없다면 걷지 말아야 할 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채린이를 건드려 놓은 것이 있는데 인제 와서 책임지지 않을 생각은 없었다.

"넌 내꺼고. 다른 사람한테 줄 생각 없어. 그러니까 평생 내 아이만 가져줘."

"어, 어? 그.... 하지만 네가 헌터라서 아기를 가지지 못하잖아? 전에 그래서 질내사정도 그냥 했었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너무 갑작스럽잖아. 나랑 저 바보가 아기를 가진다고? 어, 어라....'

"이, 이거 몇 번이나 말하고 다녔던 거야. 이 바람둥이야! 진짜 사람 그렇게 홀리면...."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내가 책임질 사람 전부 임신시키고 아이를 낳아서 기를 거긴 한데. 이 고백을 하는 건 네가 처음이야."

'그럼 그렇.... 내가 처음!? 9명 중에 내가 처음이라는 소리야?'

역시 성별 상관없이 처음이라는 건 누구나 노리고 싶어 하는 법이네.

채린이가 처음이 된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긴 했지만, 굳이 그거까지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다.

지금은 그냥 채린이를 임신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겠지.

"아기를 가지는 건 중요한 일이잖아. 그래서 상담하고 싶었어."

"그, 만약에 말인데. 만약에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아마 은하한테 찾아가서 똑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최저네. 이 쓰레기."

채린이는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이 처음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원래는 여기다 임신하면 특성이 강해진다는 설명도 곁들일 생각이었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넘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면 그편이 더 자연스럽겠네.

"그래서, 그.... 각성자들끼리 임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자궁의 맹약이라는 걸 맺으면 임신할 수 있는 몸이 된다고 하더라."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나는 공주가 전해준 프린트물을 가져와서 채린이에게 건네줬다.

한동안 진지하게 내용을 읽던 그녀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더니.

되게 화가 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너, 내가 이딴 개소리에 속을 것 같아? 자지에 키스? 그냥 네가 변태 같은 장면을 보고 싶을 뿐이었지? 나는 진심이었는데.... 어떻게 내 순정을 짓밟을 수가 있어? 오늘은 정말 실망이야."

"아니, 아니야. 진짜 믿기 어렵겠지만. 저렇게 하는 게 맞아. 나 진짜 억울해...."

채린이는 한숨을 내쉬며, 내가 어쩌다 이런 자식을 좋아해서 고생인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이미 내가 하는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있네.

하긴 나였어도 저딴 미친 대사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았다.

혹시 몰라서 배꼽 보지 이야기는 빼놓은 게 잘한 거였네.

"그렇게 연기까지 하는데.... 내가 어울려 줄게. 대신 그다음에 내가 만족할 때까지 섹스해줄 것."

"임신할 때까지 섹스해줄게."

"...아직도 포기 못 했어?"

애초에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니까 포기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나는 굉장히 억울해하면서도, 실제로 특성이 발동하는 걸 보면 그녀도 알아주리라 생각하며 자궁의 맹약을 준비했다.

와, 그나저나 오늘따라 채린이가 너무 반짝거리네.

오늘따라 자꾸 예쁜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가?

덕분에 내가 옷을 벗자마자 최대로 발기된 자지가 달랑거리며 휘둘러졌고.

그걸 본 채린이가, 저 흉기는 여전히 변태처럼 생겼다면서 가볍게 매도했다.

곧 여기다가 키스해줄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오히려 더 꼴리는데?

"배 진짜 예쁘네."

"그렇게 칭찬해도 뭐 안나와."

"애액은 나오잖아."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이 바보야!"

일단 장난은 여기까지만 쳐야겠다.

나는 채린이의 부드러운 배에 천천히 얼굴을 가져다 댔고, 은은한 채린이의 체향이 기분 좋게 나를 감싸 안았다.

천천히 배꼽 부근에 입술을 가볍게 대어 키스하자, 그 감촉으로 인해 움찔거리는 채린이의 떨림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왔다.

귀엽고, 사랑스럽네.

"제가 이 사람의 삶을 책임질 것을 맹세합니다."

이전에도 진심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심인 말이다.

이제 나에게 있어 채린이는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내 말이 끝나자 채린이의 배에 천천히 빛이 스며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제야 이 상황이 모두 진짜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의 눈이 진중하게 변했다.

내 맹세가 모두 끝나자.

채린이가 몸을 일으키더니 커다란 내 자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가까이 와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흐, 하아.... 킁킁...."

"뭐, 뭘 하는 거야?"

"내 자궁의 주인님한테 마킹 당하는 중."

"혜은이한테 이상한 말 좀 배우지 말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더 커지는 건, 좋았다는 거잖아? 솔직하지 않기는. 쪽♡"

채린이가 귀두에 입술을 대고 찐하게 뽀뽀를 갈겨줬고.

그 가벼운 감각 자체가 너무 기분 좋아서 머릿속이 아찔해질 것 같았다.

"오직 이 사람에게만.... 으, 이거 조금 오그라드네. 오직 이 사람에게만 임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채린이가 부끄러웠는지, 조금 버벅거리면서 맹세의 언약을 모두 내뱉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자지에도 새하얀 빛이 감돌기 시작했고.

이 자지를 그녀의 배꼽에 가져다 대야 한다는 알 수 없는 확신이 밀려왔다.

"채린아, 사랑해."

"응, 나도♡"

내 귀두가 그녀의 배꼽을 툭 하고 치는 순간.

그 사이에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오며 내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