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7 10레벨 - 미러링(1)
레벨이 오르면서 자지의 크기가 쑥쑥 커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나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자지를 유채린의 보지에 비비면서, 처녀막을 찢어버리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새로 열린 하위 특성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장 눈앞에 있는 저 보지가 더 궁금했다.
"매니저님!"
"왜, 지금 바쁜...."
"이거 좀 확인!?"
쿠웅!
엄청난 굉음이 집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여긴 유채린의 집이니, 당연히 최상급의 방음이나 지진 방지 설비는 되어있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소리가 들리는 경우라면 단 한 가지 경우밖에 없다.
이이잉!
세 사람의 휴대폰에서 긴급 경보가 울리며 소집 명령이 들어온다.
던전 브레이크다.
그것도 이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태에 빠진 것이 분명했다.
"시발, 진짜 작가 좆같은 새끼야."
나는 어디선가 이 장면을 보면서 낄낄대고 있을 신을 저주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유채린의 처녀막이나 따먹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야, 정신 차려봐."
"하으.... 목이 큥큥 거려서 힘드러...."
"던전 브레이크야. 가자."
휴대폰에서 들어오는 적색 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저번에 은하 때문에 난리가 났던 그 던전도 주황색이었는데.
여기서 갑자기 레드가 뜨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흣!? 흐앙♡"
"그만 가버려 미친년아. 특성 다 해제했어."
"아, 알았어. 쾌감을 정리해야 싸우기라도 할 거 아니야."
"하, 시발. 타이밍 진짜 더럽네."
나는 몰라도 유채린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1분 늦을 때마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갈 거다.
일단 얘가 완전히 정비하려면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혜은이한테 말해서 이쪽으로 장비 가져오라고 해야겠네.
"어떤 상황이래?"
"지금 수도권은 전부 대피 명령 떨어졌대요. 그나마 이 근처에서 열린 모양인데, 이쪽에 헌터들이 많이 살아서 최소한의 피해로 대피는 시키고 있다고 해요."
"최소한은 지랄. 그 새끼들 말을 믿어?"
문제는 거의 발견한 즉시 브레이크가 터져서, 공략으로 대응하기 힘든 던전이었다는 점과.
지금은 헌터들이 버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후속으로 나오는 몬스터들이 심상치가 않은 모양이다.
무조건 유채린 팀이 필요하단 소리네.
"여보세요? 공주야. 지금 어디야?"
"여보, 잠시만. 흡...!"
타앙!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강렬한 총소리가 귀를 파고들어 온다.
지금 실시간으로 싸우고 있는 건가?
"망할, 이게 오늘 터지는 게 아니었을 텐데."
"이거 원래 언제 터지는 거야?"
"일주일 후. 지금처럼 난리가 날 예정이라서 미리 공략하러 왔는데. 만지자마자 터졌어."
브레이크가 될 시기가 되어서 터지는 게 아니라, 특정 조건을 만족해서 브레이크가 되었다는 소리다.
아니 근데 무슨 던전에 접근하기만 하면 터지는 거야?
함정이냐고.
"여긴 내가 최대한 버티고 있을 테니까, 여보는 유채린팀 싹 모아줘. 부탁할게."
"알았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전방에 S급 헌터인 공주가 있다는 거네.
은하도 지금 최대한 빨리 던전 쪽으로 향하고 있을 테고, 우리만 빨리 준비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어, 미안하다. 굳이 여기까지 오라고 해서."
"채린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지금 기억 지워야 하나 고민 중이야."
정말 채린이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나에게 조교 받았던 기억을 지워서라도 돌려놓아야 한다.
지금 한국의 수도가 작살나게 생겼는데 조교를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니까.
"크흠.... 미안, 정신 차리는 게 늦었지?"
"좀 괜찮냐?"
"크, 큼. 애초에 별로 상태 이상하지 않았거든? 네가 불쌍해서 조금 어울려 준거지."
아무리 다른 애들 앞이라 부끄러워도 그렇지, 그렇게 티가 나는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하냐.
나한테 처녀까지 바치겠다고 선언을 하면서 가버렸으면서.
이번엔 꼴렸으니까 봐준다.
"여기 장비. 은하는 벌서 공주 쪽으로 갔어."
"응, 고마워."
새하얀 날개를 형상화한 비키니가 장비 운송용 상자에서 꺼내져 나오고.
그 안에 있는 세부 옵션을 만진 뒤에 천천히 입기 시작한다.
하다 하다 유채린이 전용 장비를 입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
특성이 10레벨이 된 것을 인증하면, 나라에서 전용 장비라는 것이 지급된다.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은 물론이고 성능까지 현존 모든 기술력을 쏟아서 만들어진다.
다만 이 전용 장비는 대부분 비키니 정도의 디자인을 채용하는데, 일반적인 장비들처럼 브래지어와 팬티 역할을 하면서 장비가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저 장비가 S급 헌터들의 아이덴티티나 마찬가지니까.
"채린이는 바로 날아가면 되고, 은혁이 너는 나랑 같이 가면 될 거야."
"공주한테 합류하는 거지?"
"어."
아무래도 마력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기에, 혜은이가 채린이의 몸에 마력 회복을 위한 약물을 주사했다.
자주 쓰면 좋지 않은 물건이지만, 긴급 상황에 그런 걸 따질 필요는 없으니까.
날개를 회복한 채린이가 급하게 던전 브레이크의 진원지로 날아가고.
우리는 차를 타고 그녀의 뒤를 쫓아 달렸다.
"여기까지 진동이 울리네. 대체 뭔 새끼들이 튀어나오는 거야?"
"일단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는데, 진동의 원인은 사이클롭스가 무리로 뜬 모양이야."
"그 새끼들 무리 지지 않잖아?"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거야. 3마리씩 다니는 게 국룰인 녀석들인데. 저렇게 많은 게 말이 안 되잖아."
사이클롭스면 꽤 까다로운 몬스터긴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S급 헌터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는 게 사이클롭스니까.
문제는 몬스터의 생태를 무시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크게 두 가지 결론으로 나뉘는데.
그 몬스터들이 돌연변이인 아예 새로운 종이거나.
생태를 무시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다른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것.
'아까 공주가 혼자 브레이크를 처리하지 못할 것처럼 말한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자겠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던전 브레이크가 심해져서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솔직히 사이클롭스는 시간만 있으면 다 처치할 수 있는 녀석들이지만.
거기서 튀어나오는 새끼는 잠시 여기 강림해 있는 것만으로도 피해가 막심하겠지.
"B급 이하는 최대한 빨리 대피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헌터도 아닌 사람이 말할 건 아닌데?"
"그건 그렇다만...."
그래도 나는 매니저잖아.
긴급 상황에는 이공주 팀의 지휘를 맡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나도 이제 10레벨이니까 S급이나 마찬가지 아니냐?
"맞다. 새 특성 확인해야지."
워낙 갑작스러운 사건들이 우르르 터져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특성창을 켜서 내용을 확인했다.
[페미니스트(Lv10)
당신(Feminist)에 의한 여성(Female)의 행복(Felicity)!
여성을 행복하게 만들 때마다 특성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특성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새로운 하위 특성이 개방되고, 마력이 강화됩니다.]
"정말 색이 좀 바뀌는구나."
레벨이 10에 도달하면, 특성창의 디자인이 눈동자의 색과 같아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금색으로 빛나는 특성창을 보니까 기분이 꽤 이상했다.
아,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신규 하위 특성이었지?
[미러링(F)
대상의 특성 일부를 사용할 가능성을 획득한다.]
"어?"
다른 사람의 특성을 따라 할 수 있다는 건가?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면 그런 의미라는 걸 어렴풋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럼 나도 이제 전투 관련 특성을 쓸 수 있다는 소리잖아?
갑자기 혹하는 마음이 들어서, 새로운 특성을 혜은이를 대상으로 사용해봤다.
그러자 뭔가 뇌리에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면서 묘한 마력의 흐름이 떠오른다.
그대로 마력을 흘리는 순간....
끼기기긱!
주변의 움직임이 멈추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마력이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의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이 된다.
혜은이의 특성인 '사고 가속'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었다.
뇌가 생각하는 속도를 올려서, 마치 주변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혜은이는 이걸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서 지휘한다고 들었다.
"오케이, 진짜 딱 필요한 게 왔네."
바로 S급 헌터급 전투를 하는 건 무리겠지만, 지휘하다가 위험해질 일은 줄어들겠네.
이제야 좀 각성했다는 실감을 할 수 있겠는데?
"아주 난리가 났네."
대충 건물에 몸을 기대서 치료를 하는 헌터부터.
아직도 대피하지 못해 패닉에 빠진 사람들까지.
슬슬 자동차를 타고는 갈 수 없을 정도로 아비규환이 되어있었다.
"여기부터는 걸어서 가자."
우리는 대충 자동차를 버려두고 던전이 있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가면 갈수록 무너진 건물이 늘어나고, 이젠 몬스터들의 시체들까지 주변에 널려있었다.
이 정도가 그나마 대응을 잘했던 거라니.
"들은 것보다 상태가 심각한데."
"그래도 사이클롭스는 대부분 처리해가는 모양이네."
아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채린이가 벌여놓은 일인지, 조금씩 박혀있는 날개의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채린 쟤는 S급 중에서도 괴물이라니까.
"자기야! 혜은아!"
"아, 은하야. 상황은 어때?"
"그리 좋지는 않아. 최대한 치료해서 뒤로 빼라고 하고 있긴 한데, 공주가 말한 대로면 시간이 부족해."
"대체 어떤 놈인데."
"초대형"
가끔 던전에 있는 몬스터에는 초대형이라고 분류되는 보스 몬스터가 있다.
대부분은 해당 던전의 최종 보스로 설정되어 있는데, 굳이 대형도 아니고 초대형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있다.
몸 자체가 무슨 엄청난 크기의 건물이나 마찬가지인 생체 병기에 가까운 놈들이다.
패턴 하나하나가 주변에 주는 피해가 괴멸적이지만, 던전 안에서는 이 세상과 격리되어 있어서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그런 녀석이 던전 브레이크로 튀어나오면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시발 그 튀어나오는 게 도심 한가운데잖아.
"나오자마자 컷 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에 가깝지...."
대부분 초대형은 패턴이 간단하므로 전투 자체는 우리가 조심하면 헌터가 위험할 일은 오히려 적다.
대신 존나 튼튼하므로, 어지간한 화력으로는 빠르게 쓰러트리기 어렵다.
가능한 한 많은 인원수를 동원해서 천천히 잡아야 하는데....
쿠구구궁!
그리고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던전 입구가 빛나더니 거대한 그림자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몬스터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나도 이걸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인데....
"하, 돌아버리겠네."
그나마 하나 방법이 있기는 하다.
나는 아까 혜은이가 가져왔던 약물 가방을 확인했고, 아직 꽤 많은 수량의 마력 회복약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보단 적지만, 아까 유채린도 꽤 적당한 수량을 가져갔었지.
"제발, 닿아라."
나는 저 멀리서 몬스터와 대치하고 있는 유채린을 대상으로 삼아 특성을 사용했고.
등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을 느꼈다.
그 감각을 집중해서 마력을 그대로 흘리며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혜은아, 얼굴 가릴만한 거 있냐?"
"...모자라도 줄까?"
"어, 그거라도 깊게 눌러쓰면 되겠지."
등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마력 덩어리의 감각.
그리고 그 끝에서 힘차게 마력을 사출하자,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강력한 압력이 안면을 강타했다.
"유채린, 비켜봐!"
"너, 뭐야!?"
나는 깜짝 놀라서 옆으로 피하는 유채린을 지나서 날았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유채린이 싸우는 영상을 최대한 떠올리며 높은 화력들을 이미지화한다.
그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날개에 기록해서 실제로 구현한다.
"처먹어라...!"
나에게서 튀어나온 검은 날개들이 몬스터에 쏟아졌고.
강렬한 화력으로 인해 발생한 매캐한 연기가 나를 뒤덮으며 시야가 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