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95화 (96/289)

EP.95 9레벨 - 웅, 완전 공감해(9)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왜 혜은이랑 섹스할 때는 꼭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아무리 봐도 내가 어떻게 하는지 다 지켜본 것 같은데....

그럼 특성을 사용한다는 사실도 들켰다고 보는 편이 맞겠네.

"오해가 있으신 것 같네요. 그, 이건 어디까지나 플레이로.... 혜은이가 같이 하자고 먼저 제안한 거거든요?"

"방금 혜은이한테 특성과 약물로 인한 디버프가 다수 걸려있는 걸 해제했습니다. 그런 거짓말로 절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다면...."

"아니, 그거까지 플레이였는데...."

진짜 환장하겠네.

물론 내가 특성을 쓴다는 사실을 들킨 이상 간단하게는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였다.

불쌍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녀도 내가 책임질 수밖에 없겠지.

혜미 때도 그랬지만 나한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한테 그러려니까 양심의 가책이 쿡쿡 찔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서은하는 그녀가 가진 정화와 관련된 특성 때문에 쉽게 내 특성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럼 해제할 수 없도록 조교를 통해 내 사람으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겠지.

'10레벨만 찍어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아직은 내가 모자란 상태다.

지금은 유채린같은 스택형 S급 헌터들이 후드려 패면 맞을 수밖에 없는 상태니까.

"아하하, 일단 진정하시고. 이렇게 무력 부분에 있어서 생겨있는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해결하죠"

"그건 무슨 말.... 윽!?"

"방심하셨네요."

서은하를 '기울어진 운동장'의 범위 안에 넣어 마력을 제거한다.

저 커다란 빨통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녀는 순수하게 마력을 사용하는 헌터고.

그 때문에 내가 상성에서 우위라 아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

"모든 옷을 벗고 정좌『해줘』"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는지 서은하는 굉장히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옷을 벗었다.

서은하는 마력을 사용하는 헌터지만, S급이 되면서 마치 스택형 헌터처럼 약물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러기에 마력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무언가 약물을 챙겨놨을 수도 있으니, 그런 것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그녀의 옷을 벗겨 최대한 멀리 치웠다.

그나저나 몸이 되게 예쁘시네, 특히 안으로 박혀있는 함몰 유두가 귀여웠다.

"......."

"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일단 진짜 오해인 부분이 있어서 오해부터 풀겠습니다. 야, 혜은아. 일어나봐."

아까 혜은이는 자신의 연속 절정 명령으로 기절할 수준의 쾌감에 도달해 있었다.

그래서 아까까지 '힘조'를 통해 강제로 정신을 차리게 도와주고 있었는데.

그것이 서은하의 특성으로 취소되면서 기절한 거겠지.

"얌마 『힘조』. 네가 상황 설명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우으응...? 히이!? 자, 잠시만 은혁아. 잠시만 기다려봐."

"...뭐?"

정신을 차리자마자 혜은이는 하라는 설명은 하지도 않고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마구 쑤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나와 있었던 강간 시츄에이션을 큰소리로 외쳐대며 즐겁게 자위하기 시작했다.

"하읏♡ 생각만 해도♡ 엄청나게 쩌는 경험이었어♡ 흐아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타락하는 기억 엄청나아아♡ 히이♡ 타락 절정 간다아아♡"

"저 미친년 진짜...."

"저, 저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쟤가 자기 변태적인 기억 지우고 강간당하는 시츄에이션으로 섹스하고 싶다고 해서요.... 기억 지우고 이런저런 스토리를 짜서 괴롭혀줬거든요."

"...네?"

이해할 수가 없는 감성이죠?

저도 혜은이의 정신세계까지는 항상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평소에 일할 때는 제대로 되어 먹은 인간인데, 왜 야한 것을 할 때는 저렇게 이상성욕이 폭주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읏♡ 은혁아앗♡ 여기 박아줘엇♡"

"꺼져. 너 때문에 또 일이 복잡해졌잖아."

"혜으은♡ 그 경멸하는 눈초리 너무 좋아♡ 히이, 마조 암소가 되어서 가버려어엇♡"

우리 셋은 대체 저 미친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자위를 구경했고.

퓨뷰뷰븃!

절정의 쾌감으로 눈이 반쯤 녹은 혜은이가 몸을 덜덜 떨면서 바닥에 엎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자위를 이어가며 절정의 여운을 즐기더니, 한참을 지나서야 개운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옷을 챙겨입었다.

이제야 좀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네.

"야, 야! 시발 몸은 좀 닦고 옷을 입어!"

"시러엇♡ 집에 돌아갈 때까지 은혁이의 정액 냄새로 가득 마킹된 채로 있을 거야♡"

아영이에 이어서 너까지 그러기냐?

요즘 들어서 뭐 창피한 여자친구 월드컵 같은 거라도 생긴 거야?

왜 시발 그딴 걸 경쟁하고 있는데?

"저거 제가 만나기 전부터 저랬습니다. 진짜 저는 좀 억울해요. 강간하긴 했는데 쌍방 합의하고 진행된 강간이라니까요?"

"...어, 그렇긴 하네요. 그럼 오해도 풀렸으니까 저는 돌아가 봐도 괜찮을까요?"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내 말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았는지, 서은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나를 바라봤다.

아마 자신의 기억이라도 지우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다만 그건 그녀가 자신에게 정화를 거는 순간 풀려버리는 부분이라서, 그런 선택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너무 위험하잖아.

"그, 정말 죄송한데. 제 진실을 알아버리셔서...."

"네?"

"아시죠? 이런 기억 조작 계열 특성을 신고당하면 어떻게 될지."

내가 범죄자로 취급되는 거야 억울하지 않다.

실제로 혜은이 말고 다른 아이들에겐 복수라는 명목으로 그런 짓을 해왔으니까.

하지만 시발 각성 박탈 수술 때문에 고자가 되는 건 좀 아니잖아.

"그야, 마력이 있는 가슴 부를 적출하죠?"

"남자 각성자는 거의 제가 최초라서 모르셨겠지만, 남자는 마력이 여기 보이거든요."

내 손가락 끝에는 아까까지 혜미가 물고 빨던 자지가 빳빳하게 일어난 채로 자신을 과시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크기보다 훨씬 커다랗기에 이게 마력이 모이는 곳이라는 설득도 먹혔겠지.

서은하는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시선을 피하면서 중얼거렸다.

"그, 그건 좀 위험하네요."

"그래서 제가 제 특성을 알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 극도로 꺼리거든요. 제 신상을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대부분 제가 신뢰하는 사람뿐이에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음,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네.

나는 그녀의 새하얀 나신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중얼거렸다.

"제가 신뢰할 정도로 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거죠. 원래라면 큰 이유가 없으면 건들지 않는데, 아무래도 운이 나쁘셨네요."

"흣, 설마...."

"맞아요. 당신을 제 사람으로 조교 하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녀는 나에게 나쁜 의도를 가진 것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나를 신고한다면 나는 완벽하게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것이고.

처음 보는 그녀를 믿기에는 내가 너무 당한 것이 많았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어떻게 되던 큰 상관은 없어요. 뭐, 그 정도 각오도 없이 이 특성을 사용해왔을 리가 없죠."

"은혁아, 어떻게 된다면 내가 더 상관있어."

"주인님. 절대로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

"...둘 다 고맙긴 한데,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야."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그 이전에 꼭 해야만 억울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있었다.

유채린.

그 망할 년에게도 내 자지 맛을 보여줘서 노예처럼 구르는 모습을 한 번은 꼭 보고 싶었다.

"제 목표는 유채린 헌터입니다. 저번에 그녀한테 좀 당한 게 있거든요. 하지만 아직은 그녀를 붙잡기엔 부족해요."

"채린이가 또 사고를 쳤었던 모양이네요."

"흔한 일 아니겠어요?"

죽빵이도 스택형 각성자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힐러라서 전투 능력은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유채린은 평소에 달고 다니는 그 날개만으로 어지간한 S급 헌터는 쓰러트릴 수 있는 실력자다.

그러니 지금 시도하기엔 너무 위험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래요. 당신의 목표를 알겠어요. 좋을 대로 하시죠."

"네?"

"물론 저도 많이 아쉽긴 해요. 남자에게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는 몸인데.... 뭐, 그것도 딱히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 아니니까요. 더 나은 것을 선택했던 거지."

갑자기 그녀가 하는 말이 이해되질 않는다.

어딘가가 내 생각과 핀트가 어긋나 있는 듯한 느낌.

대체 저게 무슨 말이지?

"자, 잠시만요. 그러니까.... 아오, 진짜. 『웅, 완전 공감해』"

결국 특성을 사용해서 그녀의 생각을 들어봐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특성을 켜놓은 다음에 천천히 하나씩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제가 당신을 조교 하는 게 상관없다고요?"

"네."

'오히려 당신을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에요. 혜은이는 원래 저랬다고 했으니, 당신을 사랑함으로써 신뢰를 얻었을 테니까요. 제가 나쁜 사람이에요.'

대체 시발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건 또 무슨 말이지?

내가 이상한 건가?

아니 그냥 사람 사랑하는 건 자기 자유인데 그걸 왜 미안하니 마니 하는 거야?

내가 뭐 평소에 친하던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처음인 모양인데, 정말 괜찮다고요?"

"그렇죠."

'어차피 처녀를 유지했던 것도, 최대한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였으니까.... 하지만 그걸 바쳐야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 포기하고 주는 것이 맞겠죠.'

"시발 호구 새끼세요?"

"...네?"

"혜은아 원래 이 인간 이런 사람이냐?"

"내가 말 안 했었어? 진짜 걱정 많이 되는 사람이라니까?"

진짜 이건 다른 의미로 머리가 돌아있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착하고 호구일 수 있는 거지?

진짜로 머리가 띵해진다.

"저는 일단 범죄자가 맞아요. 그리고 각성을 미신고하기도 했고. 하여튼 나쁜 짓 많이 저질렀죠. 저, 신고 안 할 거예요?"

"나, 나쁜 짓은 안 돼요. 그러시면 제가 말릴 거에요."

'신고는 오히려 그런 사건이 터지면 논란이 되어서 더 많은 사람이 힘들어질 거야. 그리고 이 사람의 인생도 나락으로 떨어지겠지. 그건 싫어.... 차라리 내가 망가지는 편이 훨씬 나아.'

이러니까 유채린이 한 짓들을 알고 있는데도 뭐라고 제대로 못 하는구나.

이 정도면 성녀를 넘어서 자애의 신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하아, 됐습니다. 그런 거라면 제가 조교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네요."

"...네?"

"당신이 믿을만한 사람이라고요. 하여튼 유채린한테 제 이야기하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야, 그럴 건데...."

왜 갑자기 내 생각이 바뀌었는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아마 내가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모르기 때문에 그렇겠지.

"당신은 제가 보기에 조교가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제가요?"

아무리 헌터에 정신병자가 많다지만, 이런 종류의 정신병은 처음 본다.

아까 자기 자신은 어떻게 되든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좀 충격이었지.

이 사람은 모든 행동 원리가 타인의 행복만을 위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하여튼, 믿을게요. 대신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니까 기억은 지울 건데, 다시 떠오른다고 신고하시면 안 됩니다?"

"음, 네에...."

'잘은 모르겠지만,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네.'

나는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는 서은하를 보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사람은 정도가 심하긴 한데, 그래도 헌터 계에 이런 영웅 같은 인물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

하기야 유채린처럼 양아치 같은 성격보다는 훨씬 낫지.

이런 일을 겪었으니, 내 안에서 서은하에 대한 인상은 아주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악의 따위는 어느 한 톨도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성녀 그 자체.

그렇기에 더더욱 '그 사건'이 터졌을 때, 내 일인 것처럼 화가 났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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