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3 7레벨 - 힘조(15)
"귀여웠지...."
"또 그러신다. 저 화내요?"
"이제 부끄러워하기도 하네?"
"원래부터 은혁씨 말에는 부끄러움을 느꼈거든요?"
그랬던가?
설아는 얼굴을 붉히고는 나를 굉장히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째려봤다.
이렇게 귀여워해 주면 나르시시즘이라도 생길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부끄럽다는 감정이 더 강하네.
"공주는? 아까까지만 해도 찰싹 달라붙어 다니더니."
"몰라요. 말 안 해줄 거예요."
나는 그녀가 귀엽게 틱틱거리는 모습을 즐기면서, 저번에 공주랑 빠구리 타임을 가졌던 날을 회상했다.
그날 마지막 순간에 공주는 특성을 써서 내가 연속으로 사정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현자타임이 없는 연속 절정이 강렬하게 뇌리를 자극했었다.
문제는 그걸 느끼고 있었던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거지.
집에서 우리의 섹스를 구경하던 설아에게도 예상치 못한 연속 절정이 찾아왔고, 저번에 있었던 감도 증가보다 훨씬 강렬한 쾌감에 죽을 뻔했다고 한다.
아무리 반감이 되었다고 해도, 최근에 와서야 처음으로 쾌감을 느끼던 그녀에겐 너무 강렬한 감각이었겠지.
"저 여기 있어요."
"어, 공주야. 여기 귀여운 설이 언니 좀 안아줘라."
"......."
공주가 안아주는 건 또 싫지 않은가 보네.
하여튼 그렇게 뇌리를 강렬하게 강간당한 설아는, 놀란 마음에 마술로 공주의 집까지 찾아와서 울면서 화를 냈다.
진심으로 그렇게 놀라서 울고불고하는 설아는 처음 봤었지.
공주는 그런 설아를 꼭 껴안아서 토닥여줬다.
나잇값을 하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 공주에게 안겨있는 모습이 되게 귀여웠다.
진짜 애기라니까.
그 와중에 그곳이 정액이 가득한 욕조라서 설아의 옷이 정액 범벅이 되었었고.
그거 보고 꼴린 내가 눈치 없이 설아 얼굴에 정액 싸질렀다가 한 대 맞을 뻔했다.
솔직히 억울해, 이건 꼴리게 한 사람이 잘못한 거 아니야?
"하여튼, 둘 다 고생했어. 슬슬 퇴근하자. 정아야, 그만 좀 나와라."
"네에"
쟤는 A급 훈련장까지 저렇게 돌려버리네.
최고 난이도에서 그냥 막무가내로 맞고 쓰러지길 반복하면서 훈련에 돌진한다니.
쟤가 마조만 아니었으면 내가 저걸 보면서 감동했을 텐데.
"오늘은 정아 언니랑 들어가는 거예요?"
"응, 오늘 매니저님은 내가 찜했지롱!"
"어, 뭐야 둘이 말 텄어?"
설아를 제외한 애들한테는 정실 어쩌고 하면서 무서워하는 것 같았는데.
의외로 금방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하긴, 애초에 미래 기준의 공주랑 지금 기준 공주의 취급은 다를 테니까.
지금은 공주도 내가 관계를 인정한 정실이니까.
혹시 반대하는 애들이 있을까 봐 걱정을 조금 했는데.
저번 사건을 도와줬던 것 때문인지 공주에 대해서는 큰 반발이 없었다.
뭐, 서로 친하게 지내는 편이 좋은 거지.
"아, 매니저님. 그래서 오늘 3P에요?"
"그건 아닐걸...? 아마 혜은이는 도와주는 역할 정도만 할거거든."
오늘은 혜은이의 집에 놀러 가기로 되어 있었다.
다만 평소처럼 나 혼자서 가는 것이 아니라, 정아도 같이.
저번에 혜은이랑 했던 유사 약물 섹스가 평이 괜찮았다 보니, 정아도 그걸 좋아할 것 같아서 해보자는 취지였다.
"안녕하세요! 육변기씨!"
"안녕하세요. 오나홀씨."
"미친놈들아, 지나가던 이웃이 들을까 봐 무섭다."
나는 종종 내 주변에 있는 미친놈들의 사고방식이 너무 무섭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애들이 바로 내 앞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이 둘이지.
난 얘들이 폭주할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워.
"매니저님이 지은 별명이잖아요."
"놀랍게도 육변기는 자칭이야."
"오...."
감탄하지 마.
혜은이 너도 육변기가 자칭이라는 사실로 자랑스러워하지 말고.
한숨을 쉬면서 집 안으로 들어갔더니, 뭔가 꽤 많은 주사기가 널려 있었다.
"뭘 이렇게 많이 준비해놨어?"
"은혁이와 섹스를 먼저 한 선배이자, 헌터로서는 후배인 정아씨를 위해서 준비를 좀 많이 했지."
"속마음은?"
"마조라길래, 내가 쫄아서 건드리지 않던 것들은 싹 챙겨왔어."
다 집어치워 이 새끼야.
혜은이 너도 어지간한 하드한 플레이를 다 하는데.
아무리 정아가 너보다 심한 마조라고는 해도, 그걸 넘어서는 걸 하면 건강이 위험하잖아.
정아는 괜찮다고 하겠지만 내가 안 괜찮아.
"의외로 까다롭네."
"들어보긴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 뭐 그 정도야...."
내가 너무 오해한 걸지도 모르잖아?
혜은이가 뇌 속에 워낙 변태적인 생각만 담고 다녀서 그렇지.
의외로 상식적인 것들을 챙겨왔을지도 모른다.
"부분 석화 물약!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데, 그 전에 부서지면 영구로 결손난대! 조심만 하면 괜찮...."
"각하! 실수로 부숴도 위험하지만, 정아라서 더 위험해."
쟤는 가끔 자신의 이성을 넘어서서 사고를 친단 말이야.
혹시 팔다리가 없는 상태로 마법만 쏴대는 오나홀이 되고 싶다면서 부숴버릴지도 몰라.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되는 약이다.
"피부를 아기처럼 만들어주는...."
"정확한 목적은?"
"은혁이의 커다란 자지를 박으면 헌터가 아닌 사람의 몸일 경우 피투성이가 되겠지? 그런 하드한 플레이도 꽤...."
"오, 그거 괜찮네요."
"기각. 내가 보기에 비위가 안 좋아."
처녀혈 정도면 괜찮지만.
진짜로 상처투성이 보지에 박는 건 좀 그렇다.
물론 상대가 좀 짜증이 나는 상대면 즐겁겠는데, 정아한테는 그렇게 할 마음이 생기지 않으니까.
"그래도 챙겨는 놓자. 나중에 필요하면 말할게. 오늘은 금지."
그 뒤로 나오는 약물들도 대부분 비슷한 것들이었다.
애초에 저 약물들 자체가 몬스터나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거잖아?
정상적인 것이 많으면 오히려 이상하겠지.
"그럼 결국 남는 건 저번에 썼던 마비약이랑, 모유가 나오게 하는 약 정도네."
"애초에 그걸 활용할 방법을 연구하자고 모인 거야. 정아를 최대한 기분 좋게 해줄 생각이었지, 실험할 생각이 아니었거든?"
사실 생각했던 건 마비약뿐이었는데.
모유 플레이도 보너스로 하게 생겼네.
확실히 요즘 정아 가슴이 엄청나게 커져서 모유까지 나오면 장난 아니긴 하겠다.
"일단, 이번에 기절 방지 특성 생겼다는 건 말했지?"
"네. 들었어요."
"마지막엔 그걸 걸어놓고 최대한 쾌감을 증폭시킬 거야. 어디까지 올릴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정아 네가 멈춰달라고 하면 멈출 거고."
"그건 좀 오싹오싹하네요. 멈춰달라고 하지 않으면 망가질 때까지 달리는 거죠?"
"...제발 그러진 말아줘라."
부끄러워서 굳이 입 밖으로 내뱉긴 싫지만.
솔직히 정아도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내가 정이 금방 드는 편인 건가?
"일단 마비약을 썼다가, 정화 물약으로 되돌릴 거야. 어떤 감각인지는 알아야 은혁이의 특성이 먹히니까."
나랑 대상자 둘 중 하나는 그 느낌을 알고 있어야 정확하게 효과를 넣어줄 수 있으니까.
물론 그냥 감도를 쭉 올려주면 비슷하겠지만, 혜은이의 말로는 약물이 몸을 불태우는 특별한 맛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게 뭔지 별로 알고 싶지 않은데.
하필이면 내 옆에 있는 정아는 정말 많이 알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 모유가 나오는 약은 원래 사람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9레벨 헌터 기준으로 하루 정도쯤 효과가 지속될 거고...."
"뭔가 전문적이네요."
"혜은이는 언제나 섹스 시츄에이션에 진심이거든."
가끔 보면 일보다 섹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는 일에 훨씬 더 진심이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자기 이미지 관리를 포기한 것 같기는 하지만....
'아마 혜미한테 그런 취급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턴가?'
사실 혜은이는 이미지 관리를 하던 대상이 혜미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당연히 혜미가 혜은이를 벌레 취급하는 지금은 이미지 관리를 할 필요가 없긴 하겠지.
하여튼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더 변태 같아.
"이번에는 특성 조건을 뭐로 하지? 저번에는 바늘구멍을 눌렀었는데."
"아, 모유를 마실 때마다 그만큼 약물을 추가 투입한 것처럼 하는 건 어때?"
그건 좀 괜찮네.
자기 모유를 자기가 마셔서 감도를 조절한다고?
일반적으로는 내가 조정하지 않고 상대가 조정하면, 그다지 감도가 올라가지 않을 수 있어서 별로지만.
그게 정아면 나보다 정아가 훨씬 화끈하게 투입할 테니까.
그리고 주사는 아니지만 약을 마신다는 느낌이라서 확실히 꼴리는 시츄에이션이다.
혜은이가 역시 이런 건 머리가 잘 돌아간다니까.
"저번에 혜은이랑 할 때랑 똑같이 걸면 되겠지? 조건만 자신의 모유를 마실 때로 바꾸고...."
자신의 모유를 마실 때마다 마비약에 있던 쾌감과 관련된 효과만 적용해주도록 설정한다.
그리고 문신은 목에 주사기 모양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모유가 마실 때마다 문신의 빛이 강해지면서 투입량을 알려주겠지.
"『모르면 공부하세요』"
모유도 즐기는 형태가 되는 편이 좋으니까 이쪽에도 하나 걸어둘까?
아마 예전에 혜은이랑 모유 플레이를 할 때는 모유를 뽑을수록 가슴의 강도가 늘어나고, 뽑을 때마다 사정감을 느끼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태로 하는 게 재밌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번 모유는 서브에 가까운 요소고.
실제 메인이 되는 것은 약물로 녹아버린 그녀의 몸에 열심히 박아대는 거다.
그렇다면 그 행위 도중에 모유가 어떻게 나와야 꼴릴지를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
"이번에도 내보낼 때 정액 같은 사정감을 느끼면서 쾌감이 오는 건 써야겠다. 대신 그 감도는 평범하다가, 몸이 절정 중일 때만 극도로 높아져서 추가로 2차 절정 느낌으로 발동하게 해주면 될 것 같은데...."
"오, 그거 괜찮다. 역시 은혁이야."
"너한테 칭찬받으니까, 내가 엄청난 변태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야."
"변태 맞잖아."
왜 다른 사람한테 들으면 그런가보다 싶은데.
혜은이한테 저런 소리를 들으면 최선을 다해서 반박하고 싶을까.
슬슬 준비도 끝났으니 방해하지 말고 옆 방으로 꺼지라고 했다.
아, 이번에 걸어야 하는 '모르면 공부하세요'도 문신을 그려야 하는구나.
나는 정아의 아랫배에 가슴에서 모유를 뚝뚝 흘리는 모양의 문신을 그리는 것으로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다.
"모유 나온다. 이거 마시면 시작이라는 거죠?"
"응,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쯉쯉.
적막 속에서 정아가 자신의 가슴을 집어 들고 젖꼭지를 빨아당기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려 퍼진다.
이걸 조용한 상태에서 이러고 있으니까 엄청 변태 같네.
"하으♡ 이거, 확실히 기분이 붕 뜨네요. 맛은 비린데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계속 마시고 싶어지는 느낌♡"
"너무 자주 할 플레이는 아닌 것 같다. 괜히 모유 중독이라도 걸릴까 봐 무서워."
그래도 오늘은 준비를 끝냈으니까 제대로 끝을 봐야겠지.
나는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빨며 약물 스택을 쌓는 동안, 천천히 몸을 애무해주기 시작했다.
아마 약물 때문에 감도가 올라갔으니까 이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거다.
"흣♡ 굳이 애무하지 않고 박는 쪽이 좋은데엣♡"
"닥쳐, 어디서 오나홀이 사람한테 의견을 말해?"
"헤으응♡"
그냥 준비도 없이 자지 박으면 너는 좋겠지만 내 자지가 아플 수도 있잖아.
물론, 이미 질척질척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애를 좀 태우고 싶었다.
"흣♡ 벌써 가버릴 것.... 하앗♡"
푸슈슉!
생각보다 금방 절정한 그녀가 애액을 뿜어냈다.
그것과 동시에 그녀에게 그려져 있던 문신 하나가 빛을 반짝이더니 가슴에서 모유도 강렬하게 뿜어져 나온다.
"와, 와.... 진짜 절정이 두 배네요. 엄청 기분 좋다.... 아, 근데 조금 모자란 게 있네."
"모자란 거?"
"아까 주사 맞을 때는요. 타격감? 아무튼 아픈 게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게 없어서 좀 아쉽네요."
"너 진짜 돌았냐?"
지금 약물에서 느껴지는 통증까지 구현해달라는 거지?
혜은아, 미안하다.
너는 비교적 정상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