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63화 (64/289)

EP.63 7레벨 - 힘조(5)

"와, 진짜 제대로 작정하고 들어오셨네요."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일단 주인장은 잠을 재워놓았기 때문에 괜찮지만, 밸밸사이는 실시간으로 CCTV가 인터넷에 나가는 중이다.

거기에 포착되어서 좋을 건 없기에 CCTV에 걸리지 않도록 위치를 전부 다 외워서 들어왔다.

일단 건물 크기 대비 사각이 많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CCTV가 적다.

아마도 이 이유는 CCTV에서 관리자가 최대한 찍히지 않게 하기 위함이겠지.

관리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CCTV에서는 나오면 안 되니까.

물론 관리자는 암시로 인해서 이곳의 남성들에겐 사람으로 인식이 되지 않으니까, CCTV밖에서는 뭘 해도 투명인간 같은 취급이다.

'굳이 암시로 피해자들이 CCTV가 있는 곳으로만 다니게 한 것도 좀 그렇네.'

어떻게 보면 철저한데, 당하는 처지에선 굉장히 귀찮고 짜증이 나는 방식이었다.

같은 계열의 능력 사용자로서 용납하기 싫을 정도로 추잡하다.

사람의 뇌는 민감하니까 훨씬 더 부드럽게 다뤄줘야 한다고.

그냥 보상처럼 그곳으로 다니면 행복해지게 만들어주면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다니도록 교육이 되는데....

이걸 굳이 거기로 다녀야 한다고 명령처럼 박아놓은 건 선 넘었지.

"누가 보면 지도라도 보면서 다니시는 줄 알겠는데요? 그게 다 외워져요?"

"이 정도면 뭐...."

기존 던전 구조들을 외워서 패턴을 분석하다 보면 머릿속에 가상의 지도 하나쯤 떠올리는 것은 간단해진다.

요즘에는 딥러닝이다 뭐다 하면서 패턴을 컴퓨터가 찾아내지만, 그래도 추려진 선택지 중에 최종적으로 고르는 것은 우리 매니저들의 몫이니까.

솔직히 이 정도 실력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지.

"......."

그 순간 우리의 눈앞을 지나가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거 보면 관리자인 모양이었다.

우리가 CCTV가 비추지 않는 영역에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카메라 끄고, 입 열지 말고, 연락도 하지 말고, 여기에 서서 대기『해줘』"

"으!?"

이 사람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저번에 던전 공략하던 멤버중에서 본 것 같았다.

아마도 이 사람이 B급 헌터였을 텐데.

'대충 마력 들어가는 것도 B급 수준이네.'

아무튼 B급 헌터가 여기서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게이 영상을 찍고 다닌다니.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었다.

하긴 여기서 이러는 게 던전 도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번다고 했었나?

"이 사람 기억나세요?"

"와, 이 시발년. 진짜 화장실에서 똥 싸는가까지 찍어가던 또라인데."

"그건 왜 찍는데요?"

"알고 싶지도 않아요."

그게 수요가 있나 보다.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네....

일단 상식개변 좀 걸어놓고 기억 지운 다음에 풀어줘야겠다.

이번에는 뭘 어떻게 걸어두는 것이 좋을까 고민해본 결과 생각난 것이 하나 있었다.

"CCTV의 시야 밖에 있는 남자는 뭘 해도 의심스럽지 않고, 그들이 시키는 거라면 그게 뭐든 해야만 하는 게 상식이지? 『나 머리가 띵했어』"

나는 지금부터 피해자들에게 걸린 암시를 모두 풀어줄 거다.

그리고 목에 목줄이 그려진 관리자들은 노예처럼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줄 거고.

내가 보스를 처리하는 동안 이분들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으니까.

"CCTV의 시야 밖에서는 물리적 고통과 쾌감의 감도가 모두 10배잖아. 『모르면 공부하세요』"

미리 생각했던 대로 문신은 목에 목줄의 형태로 남겼다.

현재 위치가 CCTV의 시야 밖이라서 그런지 목줄 그림에서 미미한 빛이 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금 뭔가 있었나? 『너무 무섭긔』"

방금 있었던 일을 봉인해버리면, 이제 자신이 특성에 걸린 것도 몰라서 아무런 의심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나저나 꼴에 헌터라고 외모는 괜찮게 생겼네.

이따가 빡친 피해자분들한테 복수 당할 걸 생각하니까 좀 꼴렸다.

"이제는 그냥 오나홀인데. 필요하시면 쓰셔도 됩니다."

"별로요. 저딴 음습한 년한테 꼴리지는 않아서...."

하긴....

그래도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었나 보다.

그는 우리를 지나쳐서 걸어가려던 관리자를 붙잡더니, 그녀의 배를 힘껏 후려 찼다.

"케흑!?"

아무리 헌터가 일반인에게 맞는 정도로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지만.

고통 감도가 오른 상태로 신발에 찍어버렸으니까 꽤 아플 거다.

그녀는 한동안 고통에 바닥을 뒹굴면서도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마치 지나가다가 어디 모서리에 부딪히기라도 한 것 같은 반응이다.

"어우, 내가 찼는데도 아프네."

"조심하세요. 아무리 여리여리해 보여도 헌터잖아요."

"발은 아픈데 속은 후련하네요. 와, 진짜 이런 날이 다 오네."

생각보다 이곳의 무대인 학교는 넓었다.

100명이 지낸다고 해서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CCTV구역과 CCTV에 보이지 않는 구역을 나누고, 그럴듯한 영상을 위해서 워낙 여유 있게 공간이 설계되어 있으며, 수영장이나 체육관 같은 시설까지 전부 준비되어 있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저 사람은 왜 저러고 다녀요?"

"누가 명령이라도 걸었나 본데?

내가 아까 특성을 걸어놨던 관리자였다.

옷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카메라만 들고 이동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는 정액에 피가 섞인 채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 여기까지 오면서 풀어줬던 피해자가 복수한 흔적이겠지.

"진짜 오나홀 같네."

"제 말이 맞죠?"

"하긴 쟤들도 저희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죠. 그냥 저걸 도구로 쓴다고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을지도...."

꼭 성적으로 괴롭혀야만 복수가 되는 건 아니니까.

아까 데이비드, 아니 지후씨가 했던 것처럼 폭력으로 풀어도 은근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아무튼 피해자들의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더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다의 시우씨랑 민준씨죠? 정신이 좀 드세요?"

"우욱, 야 좀 꺼져봐"

"네가 꺼져 시발놈아. 좆같네 진짜...."

"너무 힘드시면 기억 지워드릴까요? 아까 한 분은 너무 역겨워하시길래 잠자리 정도는 지워드렸는데."

"부탁드릴게요."

"저도요."

모든 기억을 챙기고 분노를 표출하려는 피해자들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게이 섹스의 기억 같은 심각하게 역겨운 기억들은 힘들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원하는 수위 이상의 기억만을 '너무 무섭긔'로 봉인해 주고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인형같이 사는 삶이 환멸이 날 정도였는데...."

"그거 다들 말씀하시던데, 어느 정도는 의지가 남아있으신가 봐요?"

"아마 그년이 실력이 없는 게 아닐까요? 어디 갇혀서 내 몸이 맘대로 움직이는 걸 구경하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좆같았습니다."

"어우...."

그나저나 피해자 대부분에게 '해줘'까지 사용해서 범인과의 관계를 물어봤는데.

어떻게 아무도 아는 사이였다는 사람이 없냐.

좀 무서울 정도였다.

원래 순수한 광기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하던가.

뭔가 음지영은 순수하게 광기로 가득 차 있는 빌런인 것 같았다.

"여기가 교장실인데."

원래라면 잠겨 있어서 열지 못하겠지만, 우연히 지나가고 있던 관리자에게 부탁하자 무표정한 얼굴로 열쇠를 건네줬다.

이곳의 지배자였던 이들은 이미 노예나 마찬가지인 자리로 떨어져 있었다.

역시 이런 관계의 역전이 가장 시원한 법이지.

"의외로 여기는 평범하게 생겼고, 아마 교장실에 추가로 길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책상에 엎드려서 쿨쿨 자는 음지영의 몸을 뒤적였다.

그러자 그럴듯하게 생긴 리모컨이 하나 나왔고, 그걸 만지작거리니까 책상이 변신하더니 수많은 모니터가 떠올랐다.

"CCTV같은데, 어라?"

CCTV가 없는 곳과 있는 곳이 모두 촬영되는 중이었다.

관리자들도 CCTV는 인터넷에 공개되는 부분만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관리자들의 움직임까지 다 찍히고 있었구나?

하긴 애초에 CCTV를 그렇게 일부에만 설치할 이유가 없지.

"철저하긴 하네."

만약 그녀를 재워두지 않았다면 방금 같은 일 처리는 하지 못했을 거다.

그래도 내가 이기긴 하는데, 아무래도 피해자분들이 마음 편하게 휴식할 시간을 주지는 못했을 거다.

"일단 빼먹은 피해자랑 관리자는...."

관리자는 한 명이 남았고, 피해자는 두 명이 남았다.

이 셋은 화장실에 모여서 열심히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본방을 하는 도중인 팀이 있었네.

"아, 머리가 벌써 아프네."

그렇다고 저 사람들을 구해주지 않을 수도 없으니까.

다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가 역겨운 것보다는 저런 상태에서 정상으로 돌아올 둘의 멘탈이 걱정이다.

나였으면 존나 괴로울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하필 이런 타이밍이라서."

"아뇨, 저희는 감사한 입장이죠. 으...."

강민씨와 정현씨는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나에게 감사를 표해왔다.

진짜 여기 피해자분들은 다 착하신 분들밖에 없네.

나는 혹시 구해줬더니 내 잃어버린 시간 돌려달라고 떼쓰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솔직히 좀 다행이었다.

"이 시발년이 이제 저희 노예라는 거죠?"

"네, 오나홀로 쓰셔도 괜찮아요. 아니면 펀치머신으로도 인기던데요?"

"양쪽 모두 하겠습니다."

자신들을 괴롭힌 사람들은 역겨워서 따먹기조차 싫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무튼 생긴 게 이쁘고 몸매도 이쁘니까, 오나홀처럼 박다가 버리면 괜찮지 않겠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복수로 강간하는 건 국룰이긴 해.

"오늘은 관리자가 전부 나온 거였네."

이러면 이제 관리자랑 피해자들은 모두 처리가 끝난 셈이 된다.

사실상 일반 CCTV에는 이제 아무도 안 찍히기 시작했고, 이를 알아차린 밸밸사이 사이트는 유저들의 분노로 난리가 났다.

이를 아직 모르고 있는 음지영은 편안한 표정으로 잠이 들어 있었다.

"슬슬 일어나야지."

내가 특성을 해제하자, 워낙 많은 시간을 잤기 때문인지 금방 반응이 왔다.

그녀가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것은 굉장히 수상해 보이는 신입 인형일 거고.

뭔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는지, 나에게 졸음이 쏟아지는 특성을 걸었다.

하지만 '힘조'가 발동하고 있는 나에게 저런 종류의 특성이 걸릴 리가 없다.

멀쩡한 내 모습을 보자 음지영은 깜짝 놀라서 다시 특성을 사용하려 했다.

"특성 좀 그만 쓰고 대화에 집중『해줘』"

"너, 뭐야. 분명 어제는 걸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제는 내가 연기한 거고. 난 너한테 특성 효과 걸린 적이 없다."

아무래도 정신을 간단히 만질 수 있다 보니까 자만심에 빠져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것도 혼자만 그런 능력일 때 그런 거지.

나처럼 비슷한 계열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자랑 못 한다고.

"너, 피해자들을 고른 이유가 뭐야? 혹시 아는 사람이거나 복수심 같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 솔직하게 말『해줘』"

"...내가 생각한 캐릭터에 딱 맞는 얼굴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은 거야."

"그 이외의 이유는?"

"없어."

역시, 이 시발년은 그냥 자기가 꼴리는 사람을 납치해왔던 거다.

그러면서 그 사람의 행복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만 생각해서 그들에겐 배려 한 톨 주지 않았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이네.

"아, 진짜 이러니까 박질 못하겠다고 하지."

음지영을 전부 벗겨놓고 관람하고 있는데.

분명 객관적으로 볼 때 충분한 미인이고, A급 헌터인 만큼 관리하지 않아도 몸매가 꼴리는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다지 음심이 동하지 않는다.

"뭐야, 관리자들이랑 다들 뭐 하는 거야? 지금 이게 무슨.... 나는 왜 옷을...?"

"뭐긴 뭐야. 이제까지 네가 피해자들한테 했던 짓거리지."

나는 온 힘을 다해서 그녀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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