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 5레벨 - 나 머리가 띵했어(4)
"그러니까, 이제까지 처녀를 유지했던 이유가 강간당할 때 처녀혈을 흘리고 싶어서라고?"
"하악♡ 당연하지! 그리고 그 생각은 역시 틀리지 않았어엇♡"
"오우...."
강간을 원하고 기다려온 것도 기가 차는 내용인데, 그걸 위해 처녀까지 유지했다고?
그래서 모든 자위행위를 애널로 하느라 애널만 오지게 개발이 된 거고?
분명 텍스트로는 이해가 끝났는데, 뇌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거부하는 느낌이다.
그나저나 유혜은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매니저 중 하나였는데, 그 사람이 사실은 강간당해서 처녀혈 흘리는 것이 취향인 음란 변태라니.
나한테 모를 권리 좀 챙겨주라....
"흐으, 역시 박은혁씨는 최고야♡ 상상 이상의 강간마야...."
"어...."
뭔가 진심으로 칭찬하는 것 같은데, 거기 담긴 내용은 매도에 가까운 워딩이었다.
왜 강간마라는 말을 칭찬으로 사용하는 거야?
제정신인가 진짜?
"하응♡ 내가 멍청했어욧♡ 당하고 싶은 상태로 당하는 건 진짜 강간이 아니다! 세기를 관통하는 명언!"
"시발...."
정작 내가 쪽팔리니까 그만둬!
심지어 나도 유림이한테 당할 때 알면서 당해놓고 강간이라고 했단 말이야.
그냥 나는 밤꽃 냄새가 빡쳐서 개지랄한 거라고!
정신 차려!
"오늘부터 당신을 사부로 모실게요!"
"내가? 이미 가르칠 게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패배한 것 같아.
물론 나도 평소에 변태 같은 짓을 자주 하고, 머릿속에 잠들어 있는 꼴리는 시츄가 많이 있긴 하다.
그래도 시발 저딴 생각은 안 해.
"진짜 머리에 뇌 대신 좆물이 차 있는 거야?"
"헉, 그 말 너무 야하당...."
"병신...."
구제할 수 없는 인간이 확실했다.
평소에 너무 힘들게 일에 찌들어 살다 보면 사람이 이렇게 변하는구나.
나도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그럼 그런 약물들은 왜 들고 다니는 거야?"
"수면제는 제가 불면증이 있거든요. 각성자는 이런 약이 아니면 먹히질 않으니까 상비하는데...."
"지랄, 그럼 마비독은?"
"아주 살짝 몸에 박으면 기분 좋아요."
미친, 정아나 할법한 생각이잖아.
정아같은 인간이 세상에 둘이나 존재한다고?
세상이 말세네.
"아니, 고통이 좋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최음력이 미미하지만 있어요. 헌터한테 먹히는 최음제는 엄격 금지니까, 이거라도 써야 하거든요. 중독성은 얕지만요."
"오...."
그런 거라면 인정이지.
그래도 확실히 꼴림의 미학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약물 섹스도 좀 오지긴 해.
나는 그 순간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아까 기억을 돌려주기 전에도 아는 것 같았던 마비독이 그런 이유로 들고 다닌 거라면, 기억에서 사라졌던 신체 강화 무력제는?
이거 설마....
"그럼 이 신체 강화 무력화는?"
"그, 그건."
"그건?"
"제 몸에 박고 강간해줬으면 했으니까."
이게 왜 진짜지?
하긴 그러니까 강간을 당했으면 하는 기억을 지울 때 같이 지워졌겠지.
근데 저걸 그딴 이유로 들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헌터 약물 관리법은 아주 좆으로 보시는군요."
"은하한테 부탁하면 전부 프리패스거든요."
"아, 그 방법이 있었네."
성녀 서은하, 유채린팀의 S급 헌터다.
S급 헌터가 가져다주시라고 하는데,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주지 못한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이거 사실상 협박의 산물이었구나.
"그나저나 어쩌다 저기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건데?"
"이상했어요."
"이상?"
뭐가 이상했다는 거지.
내가 어디서 티를 내기라도 했던 건가?
혹시 다른 사람한테도 꼬리를 밟혔으면 위험한데.
"채린이한테 들었을 때는, 쓰레기통에서 천대받는 음식물 쓰레기라고 들었거든요."
"와, 존나 너무하네."
아무리 당사자가 듣고 있지 않다고 해도 그렇지.
말 너무 심하게 하네.
뷰지에 쥬지 박아서 교정 마려워진다.
"근데 최근 몇 번이고 당신을 경험해 볼 때, 당신 팀원들이 당신을 배려하고 좋아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어, 음...."
"채린이 말이랑은 완전히 반대인 셈이잖아요?"
"그건 그러네."
이상하게 느낄만한 부분이었다.
분명 내부에서 내 평판이 구리다고 들었을 텐데, 웬걸 만나보니 팀원들과 친해 보인다?
확실히 놀랐겠지.
"처음에는 은혁씨가 커버쳐줬다는 후배들만 친한 줄 알았죠. 근데 아니더라고요."
"확실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근데 그거만으로는 너무 비약이 심한 거 아니에요?"
그냥 좀 친해질 수도 있지.
원래 사람 관계라는 것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무슨 소리예요! 누가 봐도 자지로 참교육을 시켜준 상황이잖아요!"
"그게!?"
그 사고회로가 정신이 나간 것 같은데.
근데 하필이면 그게 정답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겠지.
뭐라고 반박해야 하냐?
"그래도 역시 좋은 타이밍을 잡으려면 시츄에이션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냥 벌리고 따먹히는 건 그냥 치녀잖아요."
"당신 치녀 맞아!"
어디서 은근슬쩍 아닌 것으로 넘어갈 생각이야.
비교 대상인 정아는 그래도 자신의 쾌감에 솔직한 것일 뿐이지, 이런 식으로 이상성욕을 발산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래서 어떻게 섹스하나 구경했는데, 무려 정신에 간섭하는 특성이라니. 심지어 그게 남성? 이건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만나서 따먹힐 시츄에이션을 짤까 고민하던 도중에 들켰죠."
"어...."
"이상해요. 인기척은 전혀 안 낸 것 같은데도 눈치를 채고. 그런 특성 있으세요?"
"없는데. 하지만 인기척은 느껴졌어."
"제가 실수했나 보네요."
고의로 들킨 건 아니었구나.
그건 의외네.
일부러 들키려고 인기척이라도 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딱 특성으로 저한테 섹스를 요구하더라고요. 와 그 강제로 끌려가는 감각 오졌어요."
"중간에 멈춘 건 알아?"
"...아마요?"
"근데 왜 강행하는데...."
"섹스 안 하면 아까워서?"
진짜 뇌가 좆물을 넘어서 좆물로 치즈를 만들어서 박아놨나.
생각이 너무 천박한 변태라서 어질어질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살지?
"진짜 그 마인드로 어떻게 처녀를 유지했냐?"
"그러게요. 앞 구멍은커녕 뒷구멍도 아무도 안 박아주더라고요."
"하긴 시발 누가 겁도 없이 A급 헌터를 강간하냐?"
아무리 대놓고 유혹해도 강간이라는 프레임이 붙으면 즉결 심판으로 죽어도 정당방위가 나올 수 있었다.
A급 헌터부터는 B급 헌터랑 다르게 법을 초월하기 시작하니까.
약간 정식 귀족이 된다는 느낌이지.
"그걸 해주셨잖아요! 제가 맡긴 커미션은 강간 시츄였는데, 더 완벽하게 강간으로 해주셨잖아요!"
"보통 따먹는걸 커미션이라고 하냐!?"
"야짤 커미션? 아무튼 비슷한 거잖아요!"
"그런 거 하니?"
"그, 자캐가 따먹힌다는 시츄가 꽤 흥분되는데.... 하루에 하나 정도 맡기는 거 국룰이에요."
진짜 골 때리는 새끼네.
이 정도면 뒷계정으로 야한 영상 찍다가 걸리지 않은 것이 용할 정도였다.
왠지 애널 개발 과정 같게 전편으로 남아있을 것 같네.
"아, 애널 개발하는 거 찍어둔 일지 영상이 있는데. 드릴까요?"
"시발, 있냐고!"
"아직 목표치는 도달을 못 해서 업로드는 못 했는데."
"제발 하지 마."
대한민국 헌터의 위신을 위해서라도 멈춰주세요.
A급 유혜은 헌터가 뒷계정으로 야동 찍어서 올리다가 걸렸다는 기사는 보고 싶지 않았다.
가끔 일본에서 뜨는 기사를 보면서 비웃고 넘어갔는데, 우리나라도 당할 뻔했잖아!
"저, 혜은씨."
"갑자기 존댓말 하지 마세요. 어색하잖아요."
"그래 이 암컷년아."
"오, 그 호칭 좋아♡"
좋아하지 말라고.
이 인간을 제대로 돼먹은 사람이라고 존경한 내가 병신이지.
진짜 헌터계에는 정상인이 아무도 없나?
그나마 묘설아가 좀 정상인 것 같긴 한데.
"아무튼 혜은아. 그 영상은 나한테만 주고 업로드는 하지 마."
"넹!"
일단 챙길 건 챙기고.
솔직히 좀 꼴릴 것 같은 영상이다.
애널 개발 일지는 인정이지.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
"음, 저를 육변기로 사용해 주세요?"
저기요.
아니 하다못해 섹스 파트너 같은 좋은 단어들 많이 있잖아요.
왜 꼭 그걸 육변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치만 그게 꼴리잖아!"
"아."
이 사람 때문에 내가 내 이마를 수십 번은 후려친 거 같았다.
존나 골 때리네.
이게 대한민국의 최상위 헌터?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체?
"그래요. 자칭 육변기씨. 줄여서 좌변기로 하죠."
"좋아요!"
"좋아하지 말라고!"
그냥 드립친 거라고.
그걸 왜 예능이 아니라 다큐로 받는 건데.
진짜 미친 사람이네?
"후, 그냥 이름으로 부를게. 혜은이가 나한테 원하는 게, 내가 꼴릴 때 불러내서 따먹는 거라는 거지?"
"그렇죠?"
"아니, 너도 그냥 반말로 해."
"하지만, 은혁씨가 제 주인님이고 나이도 많은데."
"주인님 아니야!"
내가 언제 그런 거 한다고 했는데.
왜 나는 한다고 한 적도 없는 프레임을 씌우는 거야.
억울해 죽겠네.
"그, 그래. 은혁아."
"옳지. 아무튼 나는 네 주인님도 아니고, 야한 스승도 아니야. 제발 이상한 것 시키지 마."
"그럼 뭐 해줄 건데?"
"...대충 친구로 해"
"섹스 프렌드?"
선생님 이제 좀 질리지 않으신가요?
사실 일부러 나 엿 먹으라고 괴롭힐 생각인 건 아닐까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기분이 들게 한 건 혜은이 네가 정아 이후로 두 번째야.
"그냥 친구."
"내 처음을 가져가 놓고, 그렇게 무책임한...."
"섹스 프렌드나 주인님이나 육변기로 다루는 건 책임지는 행위였구나!?"
"물론!"
엄마 나 무서워.
물론 나는 엄마가 없지만.
"알았어. 주기적으로 따먹어 주면 될 것 아니야. 뭐, 원하는 시츄라도 있어?"
"꼴리면 다 좋지."
"그건 동의한다만."
솔직히 좀 병신 같아서 태클을 많이 걸긴 했는데, 나랑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말로 하니까 좆같지만 솔직히 꼴잘알이긴 해.
내 앞으로의 경험치 노가다에 많은 도움이 될만한 친구였다.
"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
"조건? 뭐야? 자위 금지? 속옷 금지? 오직 나만이 너를 따먹을 수 있다?"
"시발, 미친년아."
사람이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분위기 좀 이상한 곳으로 보내지 마.
그 와중에 말하는 거 하나하나가 다 꼴리는 소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왜 하필 이런 새끼가 꼴잘알이지?
"내 경험치가 여자를 기쁘게 해주는 거거든. 그걸 대부분 성적 쾌락으로 달성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나는 남자라 뭐가 효율이 높을지 모르겠어."
"아, 상대방에게도 꼴리는 시츄를 짜는 걸 도와달라는 거구나?"
"그렇지.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무조건 그냥 감도 땜빵 쳐서 가버리게 한다고 잘 오르는 건 아니더라고."
"그건 맞네. 여자아이는 그렇게 쉽지 않아. 내가 그 해결 방법이야 잘 알지!"
오, 이번에는 좀 이야기가 제대로 되는 것 같다.
역시 이런 건 잘 아는 여자랑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봐야....
"여자아이를 여자아이가 아니라 암컷으로 만들면 대부분은 행복하게 받아들이게 되거든? 그러니까 최대한 암컷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면 돼!"
"시발"
이 새끼한테 뭘 바란 내가 잘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