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22화 (23/289)

EP.22 4레벨 - 모르면 공부하세요(6)

'머리아파. 머리아파. 머리아파.'

소름 돋는 감각이 멈추질 않는다.

가볍게 생각하면 기분 좋다는 감각이지만 그것이 쌓이고 또 쌓이면 고통이 된다.

마치 간지럼이 지속되면 고통스러운 것인 것처럼, 내가 원하지 않는 무한한 쾌감은 내 머리를 부숴버릴 것처럼 내려치고 있었다.

"흐으♡"

하지만 입에서는 달뜬 신음이 튀어나온다.

그게 정말 짜증 나는 일이다.

절정에 도달하지 않는 답답함과 고통 때문에 짜증은 치솟는데, 몸은 정직하게 쾌감을 탐하고 있다.

차라리 가버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하다.

왠지 누가 이런 판을 깔아둔 것 같다는 의심이 자꾸 생겨난다.

그렇다면 방금 내가 했던 가고 싶다는 생각은 판을 깐 사람의 의도대로 따르는 것이 되잖아?

'마음에 안 들어.'

나는 그런 장난감이 아니야.

내가 이런 짓거리를 하는 인간과 동류기에 잘 알고 있다.

이런 처음에 제대로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고 인식시켜야만 그물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굴복해버리면 거기서 끝이야.

"후우, 좀 낫네."

잔잔한 실내에 가만히 앉아있으니까 좀 감각이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마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자극이 없어서 그렇겠지.

내가 지금 겪는 현상이 감각이 민감해지는 거라면, 애초에 감각을 덜 느끼면 괜찮은 거구나.

"후, 좀 진정되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훈련도 못 하는 채로 대기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집에 돌아가서 쉬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오늘 반가 쓸게."

"후후, 그러세요."

박은혁이 짜증나게 하는 얼굴로 웃으면서 일 처리를 해줬다.

나는 짜증이 나서 죽겠는데 저 새끼는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저런 표정이야?

일 처리가 조금만 늦어도 죽여버릴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처리를 해줬다.

뭐야, 미리 준비라도 해놓은 건가?

'하긴 내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겠지.'

저 자식까지 날 걱정할 정도라니.

내가 좀 심각한 상황이긴 했다.

"히약♡"

밖으로 나오자마자 부는 바람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쾌감이 몰려왔다.

나는 잃을 것 같은 정신을 강제로 붙잡으면서 택시를 잡았다.

"괜찮아요? 많이 아파 보이시는데."

"네, 히익♡"

망할, 바람만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자동차에서 느껴지는 미미한 진동도 무서울 정도로 기분 좋았다.

하필 진동이 오는 부위가 엉덩이라서 이제까지 자극을 크게 없던 보지 쪽에 바이브레이터를 가져다 댄 것 같은 미친 감각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이 정도면 바이브를 클리토리스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 이상의 감각이었다.

"흡, 흐윽♡ 헤윽♡"

서러움에 눈물이 터져 나왔지만, 그 눈물이 흐르는 라인을 따라가는 감각조차 나를 애무한다.

모든 자그마한 감각 하나하나가 나를 애무하고 괴롭히고 강간한다.

세상 자체가 나를 강간하는 듯한 두렵고도 괴로운 감각.

싫어, 싫어, 싫어. 무서워. 그러지 마.

"저기요 손님?"

"헉? 허억...."

"괜찮으세요? 도착했어요."

"가, 감사합니다."

택시의 시트가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나는 애써 그것을 모른척하며 돈만 내고 바로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죽고 싶다.

"후우, 이제야 좀 살겠네."

집 안에 들어와서 가만히 있으니까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일단 이 상태로 정신을 버틸 자신이 없어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로 했다.

"시, 발."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그거로 해결될 거라는 것은 정말 멍청한 억측이었다.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고 침대에 몸을 맡기는 순간 이제까지 몰랐던 자그마한 감각들이 몸을 갉아먹어온다.

그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몸이 움직이고 그에 따라 미세하게 생겨나는 몸의 마찰이 그대로 쾌감이 된다.

그 반응으로 인해 생겨나는 작은 뒤척임이 다시 기분좋은 감각을 만들어내 머리를 녹여버린다.

그거까지 버텼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저 폐에 공기가 들어가는 감각마저 기분이 좋아져서 뇌가 끓어버린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죽을 것 같아. 죽을 것 같아. 살려줘. 살려주세요. 제발 구해주세요.

내 몸이 이상해.

이건 아니야, 이건 기분 좋은 것이 아니야. 싫어. 아파. 아파. 아파.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하읏♡ 아니야. 죽고 싶어."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이대로면 그냥 미쳐버릴 것 같다. 아니지 이미 미쳐버렸다.

그리고 사람이 미쳐버리면 또라이 같은 짓을 시도한다고 한다.

나는 미쳤으니까 그런 행동을 해볼 생각이었다.

"하아, 하아...."

쏴아아!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힌다.

무섭다. 저 물줄기에 닿는 순간 느껴질 미친 감각들이 두렵다.

하지만 아무리 피하려고 감각을 줄여도, 시간이 지나면 작은 감각이 크게 느껴진다면?

'그럼 반대로 강렬한 감각을 줘야 하잖아.'

그래서 약한 감각을 비교적 견딜 수 있을 때 잠을 시도한다.

지금은 잠시라도 모든 걸 잊고 편히 잠들고 싶었다.

나는 결심하자마자 샤워기에 몸을 맡겼다.

"히에에엑! 흐으익♡"

온몸을 관통할 것처럼 쑤셔오는 물줄기 하나하나가 내 몸 안을 지렁이처럼 기어 다니며 기분 좋게 애무한다.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미친 듯이 몸을 핥아대고, 물로 인한 소리조차 귀를 미친 듯이 범해온다.

온몸은 이제 성감대고, 원래 성감대였던 부분들은 가벼운 자극만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정신을 잃게 할 정도로.

아?

정신을 잃는다고?

"후우, 넌 할 수 있어 여유림. 크흐읍♡"

나는 떨리는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잡고 자극했다. 어루만지고, 기분 좋게 꼬집고, 쓰다듬어 자위한다.

쿵!

그 순간 뇌를 커다란 망치로 때린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진다.

나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샤워기를 껐고, 그 순간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절정하지 못해 쏟아낼 수 없던 애액을 대신해 소변을 쏟아냈다.

"히익♡ 흐아이으악♡"

방광을 지나고 요도를 지나며 느껴지는 방출의 쾌감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머리가 핑 돈다.

시야가 흐려지고 쾌감의 폭력으로 생긴 어지러움이 지독하게 나를 괴롭힌다.

정신이 페이드아웃한다.

죽는다.

"어, 라."

초점이 맞지 않는 시야를 억지로 되살리자 잊고 있던 쾌감과 관련된 감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끈적한 두통을 무시하며 몸을 일으키자, 바닥엔 물보다 애액이 더 많아서 미끄러웠다.

심지어 아까 지렸던 오줌까지 섞여 있을 거라는 생각에 좀 찝찝했다.

나는 오줌이 투명한 색이라 그걸 알아볼 수는 없지만.

"넘어질 뻔했네."

한숨을 쉬면서 욕실과 몸을 간단히 닦고 정리하는데, 거울에 비친 등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느껴졌다.

급히 휴대폰을 가져와서 등을 확인했더니, 거기에는 낙서 비슷한 것이 적혀 있었다.

[절정하고 싶다면 옥상으로]

'옥상이라고?'

아마 내가 아는 그곳이 맞겠지.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하루가 지나서 아침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함정이지만...."

가지 못하면 함정이기 이전에 내가 죽어버릴 것 같았다.

깨어난 직후에는 감각이 혼란스러워서 괜찮았는데, 지금은 다시 어제의 그 미친 감각들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게 아니야."

두통과 어지러움 쾌감 등 모든 이상한 감각 모두 어제보다 심했다.

내가 자고 있더라도, 그동안 계속 이 몸은 달아오르면서 쾌감을 쌓아왔던 거다.

"하으♡ 좆같네, 진짜♡"

택시를 타고 그 미친 감각을 다시 느끼며 쾌감을 쌓고 출근 카드를 찍는다.

평소에 했던 평범한 일이 무엇보다도 고통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두려운 일이 되어 있었다.

차라리 죽을까?

나를 이렇게 만든 개새끼한테 지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곧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문을 열었다.

"나와, 누군진 몰라도 나와!"

내가 소리치는 순간 머리가 핑 돌더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월요일에 내 앞에서 아영이랑 섹스를 하던 박은혁.

그 뒤에는 나를 가버리지 못하는 몸으로 괴롭혀 펠라까지 하게 만든 박은혁.

그래, 내 몸이 이런 상태인 것은 전부 저 새끼 때문이다.

"박은혀어억!"

"오우, 과연 언제쯤 알아차릴까 했는데...."

"뒤져!"

나는 박은혁에게 마력을 전부 사용해 특성을 걸어 스택을 쌓은 다음, 그 스택을 모두 소모해 전투력을 올렸다.

좆같은 새끼, 일격에 죽여버리....

"흐엑?"

우오오옥!

히익? 아니야. 이게 아니야. 안돼, 미쳤어? 내가 무슨 짓을....

죽을 것 같아. 싫어. 무서워. 아파. 기분 좋아. 아니야. 이게 아니야. 머리 아파. 죽고 싶어. 살려줘. 싫어.

"아, 특성을 쓰면 감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은 아직 깨닫지 못했나 보네."

"개같은, 새히익♡"

"아직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하고 있네. 그래, 그럼 기회를 줄게."

그렇게 말한 박은혁이 바지춤을 풀더니 그의 커다란 자지를 꺼냈다.

월요일에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면, 저기 있는 정액을 입에 머금으면 가버릴 수 있다.

그를 죽이지 않고 펠라를 해주면 이 지옥을 탈출할 수 있다.

'한 번 해본 일이야.'

별것 아니다.

지는 것 같아서 굉장히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이 지옥을 탈출할 수 있다면 펠라 정도야 할 수 있다.

"우음♡ 후욱, 후욱...."

"오케이, 처음 보다는 좀 낫네."

남자의 냄새가 어지러울 정도로 머릿속을 채운다.

아마 감도가 높아서 이러는 거겠지, 그걸 알면서도 자지를 빨 때마다 자지에 닿는 피부 하나하나의 감각이 번개처럼 각인된다.

자지가 기분 좋은 것이 아니야. 그냥 뭐가 닿으면 다 기분 좋은 거야.

이론상으로는 알고 있지만, 저 자지로 인해 가버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자꾸 자지가 아름다워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기분 나빠. 기분 좋아. 자지 싫어. 싫어? 좋아.... 모르겠어. 나 괜찮은 걸까?

"컥!"

"이번엔 사정감이 좀 빠르네."

내가 이제까지 가장 기다렸던 시간이다.

드디어 해방될 수 있어.

나는 내 목을 타고 넘어오는 그의 정액을 기쁜 듯이 꿀떡꿀떡 삼켰다.

...어라?

뭐야? 왜 가버리지 않아?

왜? 왜? 왜? 왜? 왜? 이상하잖아? 저번에는 분명히 이거로 절정했는데?

끝내줘. 끝내줘. 이 지옥을 끝내달란 말이야. 제발 끝내 주세요.

"푸하하하. 이야, 그 절망스러운 표정. 정말 보고 싶었어. 유림씨 그 표정 엄청 섹시한 거 알아?"

"거짓말쟁이.... 빨리 가게 해줘. 이건 약속이랑 다르잖아?"

"무슨 약속. 내가 무슨 말이라도 했나? 멋대로 조건이 정액을 받는 거라고 생각한 네 잘못이지."

"에?"

머리가 아프다. 두통이 뇌리를 잠식하고 쾌감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내 몸을 때려 부순다.

이제 한계야.

그래, 그래....

"제발, 뭐든지 할게. 뭐든지 할 테니까 제발 풀어줘...."

"오, 그래? 그럼 가버릴 수 있는 조건을 알려줄게. 내 자지가, 네 처녀막을 뚫으면 가버릴 수 있어."

"아?"

미친 새끼가.

그건 펠라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너무 황당한 소리에 깨질 것 같은 머리에도 살짝 정신이 돌아왔다.

"자, 선택해. 여기서 보지를 벌리고 매니저님의 사랑스러운 자지로 제 처녀를 잃게 해주세요. 라고 말해."

"......."

절대로 말 못 해.

그렇게 마음 한편에서 소리를 쳐도 쾌감의 감각에 묻혀서 몸에 도달하지 않는다.

아니야. 자지는 싫어. 저런 이상한 냄새 나는 자지가 뭐가 좋.... 좋은가? 하지만 되게 기분 좋았는데?

그럼 좋은 거 아닌가? 좋잖아?

좋지?

저 이상할 정도로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저 자지라면, 내 처녀를 바쳐도 괜찮지 않을까?

처녀가 그리 소중해?

그것만 포기하면 이 지옥을 탈출할 수 있는데?

"아, 아아...."

"할거야?"

"제, 제...."

목소리를 낼 때 목에서부터 퍼져나가는 쾌감 때문에 더 머릿속이 흐려진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제 보지를, 매니저님의 사랑스러운 자지로 쑤셔서.... 처녀를 잃게, 해주.... 세요."

나는 떨리는 양손으로 소음순을 잡아서 활짝 펼쳤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