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FFF급 페미헌터-9화 (10/289)

EP.9 3레벨 - 너무 무섭긔(1)

순간 좆됐다는 생각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민아영은 누구보다 여자라는 성별에 자부심이 있는 여성우월주의자였다.

그런 그녀 앞에서 보지년아라는 단어를 외치다니.

쟤가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 아닐까?

"미친놈이 뚫린 입이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개빡친 민아영의 손에 새파란 불꽃이 일어났다.

저걸 그대로 직격당하면 재만 남기고 타버릴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이미 특성을 해제했는데도 민아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아를 노려서 불덩이를 던졌다.

미친놈들아 여기 던전이나 훈련장 아니야!

그 이전에 정아 너 살아있냐?

"미친...."

고온으로 인해 바닥이 살짝 녹을 정도였다.

그래도 정아는 자신의 특성으로 일부 상쇄시켰는지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닌가?

"하우읏♡ 가버렷♡ 흥냐앗♡"

"뭐, 뭐야?"

정아는 바닥에 축축하게 애액을 흘리면서 미친 듯이 절정하고 있었다.

민아영조차 그 모습은 조금 깨는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진짜 사고 제대로 났네.

'시발 시비 건다길래 옥상은 갈 줄 알았더니.'

존나 빠꾸없이 보지년아를 박아버리네.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니었다.

[특성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이건 또 왜 오르냐?'

벽에 막혀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되게 고민하던 문제였는데.

이게 정아가 민아영한테 강력한 불빠따로 맞으면서 절정하니까 올랐다고?

시발 대체 무슨 상황이야.

"하앗♡ 하아앙!"

"쟤 왜 저러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네요."

민아영은 질렸다는 듯이 정아를 바라봤고, 오히려 그 눈빛을 매도로 느낀 정아는 2차로 가버렸다.

진짜 정신 나갈 것 같네.

'그 와중에 레벨업으로 마력 최대치는 많이 늘었어.'

이 정도면 충분히 민아영을 괴롭힐 수 있을 것 같았다.

상황이 존나 이상하게 흘러가서 그렇지 객관적으로 보면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생각해보니까 레벨업 했으면 새로운 특성도 열리지 않나?

나는 민아영의 눈치를 보면서 천천히 특성창을 열었다.

[너무 무섭긔(F)

대상에게서 특정 기억을 봉인한다.]

"오?"

메커니즘을 알아보긴 해야겠지만 일단 기억제거에 가까운 능력이다.

이건 좀 유용하겠는데?

'그럼 테스트부터 해봐야지.'

나는 일단 가버리느라 일어나지도 못하는 정아에게 담요라도 덮어줬다.

표정만 보면 존나 행복해 보이니까 이걸로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

또 어떻게 보면 내가 민아영한테 진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쁜 것도 같고?

정아 너도 주말에 뒤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너무 무섭긔』"

일단 조금 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지정했다.

그리고 아직도 얼타고 있는 민아영에게 적용했다.

'성공인가?'

혹시 봉인하는 동안 지속해서 마력을 소모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지 발동되면서 소모된 마력 이외에 추가로 나가는 것은 없었다.

이제 기억만 지워졌으면 성공이다.

"뭐야, 얘는 왜 바닥에 굴러다녀?"

"아, 아영씨 오셨어요?"

왠지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이라서 그녀가 방금 들어온 것이라는 듯이 행동했다.

그리고 그녀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 상태로 나에게 물었다.

"던전 뭐 올라온 거 없어? 에이 씨, 일을 유림이만 넣어주면 어쩌자는 거야?"

"없어요. 애초에 유림씨 일도 갑자기 자리가 비워서 땜빵이었잖아요."

"어쩌라고. 없으면 따와야 할 거 아니야."

미친년아 던전이 없는데 어떻게 일을 따와.

뭐 내가 던전이라도 만들어서 일자리 창출해야 하냐?

애초에 넌 이번 주에는 던전 나와도 안 보낼 거야.

'기대해라 진짜.'

슬슬 마력 회복되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용량이 늘어난 만큼 회복 속도도 늘어나서 참 좋네.

"아, 맞다. 아영씨. 정아씨가 이따가 옥상에서 드릴 말씀이 있답니다."

"이따? 언제."

"퇴근하시기 직전에요. 대충 1시간쯤 남았죠?"

"그래. 아무튼 내일까지 일 무조건 찾아놔라. 못 찾으면 뒤질 줄 알아."

지랄하네.

너는 그냥 퇴근 시간 때 보자.

어디까지 괴롭힐지 벌써 신나네.

"후, 정아야 괜찮냐?"

"헤으♡ 기분 조아♡"

"누가 시발 그딴 위험한 짓을 해."

"그치만 그 정도 발언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화끈하지 않았을걸요?"

"이런 씹."

말이 통하질 않았다.

대체 저 살인 병기의 공격을 왜 기분 좋아하는 거야.

내가 널 마조로 만들긴 했는데 그런 하드한 플레이는 가르쳐준 적이 없잖아.

"후, 진짜 만족했어요. 그 와중에 레벨도 올랐고."

"레벨이 올랐다고?"

"그 순간 살려고 컨트롤을 잘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기분 좋아서 벽이 녹아버린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후자는 그냥 미친 소리잖아.

그나저나 그럼 곧 정아도 B급에 도전할만하겠네.

진짜 병신같은 짓거리였지만 의외로 그 덕에 다 잘 풀린 셈이었다.

"결과가 좋으니까 넘어가지만, 다음부터는 최소 언질이라도 줘라."

"네엣"

솔직히 너무 급발진이라 깜짝 놀랐다.

나도 꽤 미친놈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나는 아무래도 진짜들에 비하면 부족했던 모양이다.

"나도 레벨업 했어. 그래서 지금은 마력 충전 중이고."

"아, 그래서 이따 퇴근 타임에 옥상에 오라고 했구나."

"옥상엔 CCTV가 없으니까."

애초에 방금 그 미친 장면도 원래는 찍히면 안 되는 거였는데....

뭐 이제는 엎질러진 물인데 어쩌겠어.

그래도 내가 엮인 상황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굳이 신고 넣지 않는 이상 다 확인하진 않으니까 괜찮겠지. 아, 그나저나 이 바닥은 어쩌냐."

"헤헤...."

바닥에 흥건한 정아의 가버림 부산물이야 닦으면 되겠지만, 민아영의 특성으로 인해 타고 녹아버린 바닥은 쉽게 지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사포질해서 그럴듯한 문양인 척 할 수 있으려나?

"일단 뭐라도 깔아서 가려둬야지. 뭐 세부 특성 열린 거 있어?"

"저, 그게...."

"있구나? 말해봐."

그녀는 뭔가 부끄러운 듯이 말을 주저했다.

아니 평소엔 더 부끄러울 것 같은 말도 자주 하면서....

'아닌가. 이거 설마 부끄러운 말을 하면서 즐기려고 빌드업?'

그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라인업이었다.

얘가 갑자기 뜬금없이 부끄러워한다는 것보다는 그게 더 신빙성이 높으니까.

그래도 쟤가 마조력 높아지는 것만 봐도 부끄러운 특성은 맞겠네.

"애액으로 된 얼음을 만드는 특성이요."

"푸읍!"

나는 마시고 있던 커피를 뿜었다.

시발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잘 못 들은 거라고 해줘.

"헤응♡ 애액으로 만든 얼음은 마찰이 0에 가까워진대요."

"실제로 성능적 의미가 있겠네."

마찰이 줄어든다면 굉장히 이득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공기 중에서는 공기 마찰이 줄어서 사거리 유지가 잘되고, 공격에 성공했을 때는 관통력이 높아지니까.

어찌 보면 좋은 세부 특성이라 축하해줘야 할만한 사안이었다.

근데 그냥 마찰이 줄어드는 얼음을 만들 수 있다고 하면 되는 걸 애액이란 소리를 해야 하냐?

내 모를 권리를 챙겨줘.

"그리고 실제 애액도 더 미끄러워지는 부가효과가...."

"으악 알고 싶지 않아!"

"흐아♡"

너 사실 마조 아니지.

날 괴롭히면서 즐기는 걸 보면 반대쪽 성향인 것이 분명하다.

잠시 자신의 특성을 시험해본 그녀가 자랑스럽게 기술 시연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도 가능해요!"

그녀는 신발에 특성을 사용하더니 스케이트를 타듯 쭉 미끄러졌다.

원래 특성으로도 가능하긴 했지만, 그때는 마력 소모가 좀 심했다고 말했다.

"그때는 한쪽만 얼음으로 만들면 미끄러움이 부족해서, 바닥까지 얼음으로 만들어야만 미끄러졌거든요. 지금은 어지간한 균일한 바닥이면 한쪽만 바꿔도 이동할 수 있어요."

"신기하긴 하네. 그래도 바닥에 네 애액이 남는 걸 몰랐다면 더 좋았을 거야."

"헤헤"

슬슬 퇴근 시간이 되어가네.

미리 옥상에 가서 대기해야겠다.

"슬슬 올라가 있자."

"넹♡"

그나저나 정아가 특성 레벨이 올랐으면 정아한테서 수급되는 경험치도 늘겠네.

빨리 레벨업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벌써 즐거워진다.

근데 슬슬 시간 되었는데 민아영은 왜 안 오는 거야?

"아, 왔다."

"정아야, 있어? 뭐야, 넌 또 왜 여기 있냐?"

"그야 사실 정아가 아니라 내가 부른 거거든. 물론 정아도 옆에 있지만."

"네가 감히?"

"어."

내가 반말로 대응하자 민아영의 마력이 꿈틀거렸다.

물론 보지년아보다는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아직 나같이 연약한 일반인에게 불덩이를 쏘진 않을 거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헌터 무법지대여도 S급도 아닌 B급의 살인을 가볍게 봐줄 정도는 아니니까.

"왜, 옥상이라 CCTV도 없고 좋잖아. 나 괴롭히기엔 최적 아니야?"

"내가 그딴 걸 왜 신경 써야 하는데?"

실제로 민아영은 옥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남자는 당연히 깔보아야 한다고 여길 뿐이지 그걸 위해 어디 숨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니까.

어차피 선만 안 넘으면 신고도 못 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도 하고.

"오, 스윗해."

그녀는 나를 때려눕힐 생각인지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주먹을 휘둘렀다.

나는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리는 걸 보면서 중얼거렸다.

"정지『해줘』"

"윽!?"

내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의 주먹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나는 관성에 의해 출렁거리는 민아영의 가슴을 툭툭 쳐보면서 소모되고 있는 마력을 가늠했다.

이 정도 마력 소모라면 생각보다 더 길게 즐길 수 있겠네.

"너, 뭐야? 대체 무슨 짓을...."

"아, 시발 기분 째지네. 그 당황한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치 이 개보지년아."

"너 이 새끼 방금 뭐라고...!"

보지년아 성능 확실하네.

확실히 정아가 왜 굳이 이런 강력한 워딩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민아영이 부들부들 떠는 것이 진짜 재밌네.

"어허 특성은 옥상 밖에서만 사용『해줘』"

방금 정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몸만 멈춰지는 모양이었다.

만약 민아영의 특성으로 배때기 쑤셔지면 죽을 테니까 특성도 조심해야 했다.

"야, 아영아. 지금 기분이 어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이 개같은 새끼야!"

"맨날 버러지처럼 보던 상대한테 이렇게 당하니까 기분이 어떠냐니까?"

"카악퉤!"

그녀는 대답하는 대신 나를 향해 침을 뱉었다.

그러자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정아가 얼음으로 막을 씌워 침을 막아줬다.

정아 나이스.

"지금부터 민아영씨는 후배가 보고 있는 와중에 저한테 걸레처럼 범해질 예정인데요. 지금 소감이 어떠신가요?"

"지랄하고 있네."

아직도 그녀는 지금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걸 이해시켜주려면 역시 교육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나는 아까 미리 정아에게 설명해뒀던 것을 부탁했다.

"정아야 부탁할게."

"넹"

정아의 특성으로 인해 내 주먹에 얼음으로 된 너클 비슷한 것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는 되어야 B급 헌터한테 데미지가 들어가겠지?

"선생님이 아직도 이해를 못 하셨나 본데."

"지랄...."

나는 최대한 힘껏 그녀의 배에 주먹을 욱여넣었다.

B급 헌터라 그런지 확실히 단단한 감이 있었지만, 나도 3레벨이 되면서 신체 능력이 올라서 견딜 만했다.

"끄하윽!"

"저한테 따먹히지 않으시면 여기서 못 나가신다고요."

이제 그쪽은 범해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단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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