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8 레베카와 데이트 =========================
그렇게 시간이 꽤나 흐르고 나서, 수빈은 반쯤 풀린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한참동안 그녀의 팬티속에 손을 집어넣은채 음부를 어루만졌고, 두 번째로 가버린 수빈은 무의식적으로 신음을 흘리면서 나를 노려봤다.
"하읏...싫어..."
달아오른 그녀의 눈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씨익 웃고는 손을 천천히 빼면서 몸을 일으켰다.
"...아?"
갑작스레 내가 일어서자 의아한 표정의 수빈과 수연이 있었다.
"네가 싫다면서? 굳이 싫다는 애한테 할 생각은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내 말에 수빈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초조하고,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간절한 눈으로 날 쳐다봤지만 나는 그걸 외면하고 수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날은 하루 종일 수연이랑만 했다. 평소 두 명이서 분담해서 받아냈던 양을 혼자서 받아내느라고 수연은 두 번 정도 기절했지만 그래도 좋다는듯이 잔뜩 헤실거리고 있었다.
탈진해서 누워 있는 주제에 나한테 안겨서는 얼굴을 비벼대는게 어지간히도 좋은 모양이었다.
"쌤 냄새 엄청 좋아요. 헤헤."
나는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수연의 성감대롤 천천히 문질러주었고, 수연은 부끄럽다는듯이 몸을 비틀면서 더욱 앙탈을 부리며 내게 안겨왔다.
그렇게 내게 잔뜩 귀여움 받던 수연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그대로 얼굴이 굳어버렸다. 왜냐하면, 배신감과 치욕으로 뒤범벅 된 수빈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만 빼놓고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잔뜩 달아오르게 해놓고 하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수빈은 세상 다 잃은 표정을 한 채 수연과 나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물론, 그런 표정 지어봤자 오늘은 해줄 생각 전혀 없었다. 당분간 애태우는 우면서 수빈이 제발 해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늘 말했지 않은가. 고고하고, 도도한 여인을 끌어내려서, 울게 만들어주고 싶은 것은 내 몇 안되는 취미라고.
'이렇게 말하니 악당이 따로 없구만.'
속으로 피식 웃으면서 스킬 '자위 봉인'을 수빈에게 걸었다. 이걸로 수빈이 혼자서 성욕을 정리할 일도 없어졌겠다. 나는 마음 놓고 잠깐 일반적인 과외 수업을 한 뒤 저택을 떠났다.
떠나기 직전, 나를 바라보고 있던 수빈의 시선이 의식되긴 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수빈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토요일. 일단 수빈과의 일은 나중에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오랜만에 레베카를 만나기로 했다. 솔직히 조금 두근거렸다. 그때 레베카를 만났던게 해변이라서 조금 묻힌 감이 있긴 하지만 레베카는 무척이나 이국적인 외모의 소유자다.
찰랑이며 윤기 흐르는 금발에, 터질듯이 풍만한 젖가슴, 거기다가 육덕진 몸매까지. 실로 남자의 꿈의 이상형이라 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춘 여자란 말이다.
그런 여자와 거리를 걸으면서 데이트를 한다는건 생각만해도 행복한 일이었다.
'슬슬 올때가 됐는데...'
나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시야의 끝에 짧은 반팔 셔츠에, 핫팬츠를 입고 뛰어오고 있는 레베카가 보였다. 특히 풍만한 가슴이 출렁출렁 거렸는데, 주변의 남자들의 시선이 모두 레베카에게 향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헬로~"
레베카가 인사하면서 내 옆에 와서 뛰어오느라 거칠어진 숨을 정돈했고, 나는 그녀의 등을 살짝 토닥여주면서 물었다.
"왜 그렇게 뛰어온거야?"
"하아...하아... 늦게 왔다가 오빠가 가버리면 어떡해."
"안 가거든?"
너같은 미녀랑 데이트할 수 있다면 천년만년 기다릴거야.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다 그럴걸.
나는 그 말을 속으로 삼키고 레베카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여기까지 오는데 힘들지는 않았어?"
"으음... 길은 잘 알고 있어서 상관 없었는데, 오는 길에 사람들 시선이 좀..."
그렇게 말하면서 레베카는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듯이 움츠렸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남자들을 힐끗거렸다. 레베카와 눈이 마주친 남자들은 황급히 고개를 돌리면서 헛기침을 해댔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보고 있었다는걸 증명한다는건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정말이지, 남자들이란. 정말로 이런게 좋은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가슴을 받치듯이 팔짱을 낀 레베카였기에 레베카의 가뜩이나 커다란 가슴이 더욱 강조되어 보였다. 셔츠 너머로 보이는 브래지어는...핑크색인가?
나는 레베카의 가슴을 힐끔거리면서 적당히 맞장구를 쳐줬다. 솔직히 말하면 레베카의 가슴에는 엄청난 마력이 담겨 있었다. 자동으로 시선을 잡아끌만큼 엄청난 매력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레베카는 그런 자신의 가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연신 가슴이 커서 불편하다느니, 어깨가 아프다느니, 속옷을 사러갈 때도 사이즈 맞는게 잘 없다느니, 걸으면서 내게 그런 푸념을 해댔다.
나는 그저 침묵했다. 그도 그럴게 그런 대화에 맞장구를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자들이 격노할 이야기이기도하고, 남자인 내가 그런 것까지 맞장구를 치면 뭔가 모양새가 이상했다.
"...그런데, 오빠는 가슴이 좋아?"
레베카의 갑작스런 질문에 멍하니 걷고 있던 나는 놀란 나머지 되물었다.
"뭐?"
"오빠도 가슴이 큰 게 좋냐고. 남자들은 대부분 큰 거 좋아한다면서."
"그야 좋다 싫다로 나누자면 좋아하는 편이긴한데..."
방금 전까지 불평해대던 레베카한테 이렇게 말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살짝 미소지은 레베카는 내 팔을 자신의 가슴골 사이에 끼우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오빠가 좋다면 나도 좋아."
...여자의 마음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내 표정을 보고 레베카는 내가 이해하지 못했단 것을 눈치챘는지 말했다.
"난 이런 가슴이 불편하고, 싫지만 그래도 오빠가 이런 내 가슴을 좋아한다면 괜찮아. 오빠가 나한테 듬뿍빠지게 할 수 있다는거잖아?"
"...그걸로 괜찮아? 평소엔 불편하다면서."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계속 걸어오면서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은 레베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 개방적으로 변해서 염색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금발은 단연 눈에 띈다.
게다가 염색이 아니라 그야말로 외국인인 레베카의 외모는 더욱 눈에 띌 것이고, 이런 육감적인 몸매를 한 경우라면 더더욱.
특히 저 멀리서 이쪽을 힐끔거리면서 간을 보고 있는 양아치 몇 놈을 보니까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뭐, 평소엔 귀찮은 일도 많고, 곤란한 일도 많지만... 그래도 나한텐 오빠가 있는걸."
"나도 일단은 남자이다만..."
내 말에 레베카가 볼을 부풀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엄청 귀여웠다.
"그게 아니라, 저 남자들은 내 몸을 노리고 접근하는거지만, 오빠는 그 때 해변에서 날 보지도 않고 도와줬잖아. 나는 그런 오빠한테 반한거고."
그 말에 나는 살짝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입을 다물었다. 반한다느니 좋아한다느니 그런 말을 얼굴에다 대고 하니 몹시 어색했다. 레베카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걸 보니 내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 그것보다.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이나 먹고 싶은건 없어?"
내 말에 레베카가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먹어보고 싶은건 있어!"
"그래? 오늘은 내가 전부 살테니까 배터지게 먹어."
"그 말 진짜지? 나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
"걱정마. 요즘 과외도 해서 돈 꽤나 많이 벌거든."
물론 그래봤자 레베카네 집안에 비하면 푼돈이나 다름없겠지만 나한테는 게임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돈이라면 당장 몇천만원도 우습게 찍어낼 수 있다.
"그래서, 먹고 싶은게 뭔데?"
고급 코스요리? 아니면 호텔의 뷔페이려나. 나는 레베카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 기대를 담아 물었고, 레베카가 한 말을 듣고 표정이 살짝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삼겹살에 소주!! 그거 먹어보고 싶어!"
......보통 커플들이 첫 데이트 할 때 그런걸 먹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만.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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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고기가 땡기네요. 오랜만에 부모님한테 고기먹으러 가자고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2.두세 편 정도는 일상 편입니다. H씬보다는 히로인과 주인공의 달달하고 풋풋한 면에 집중했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