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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로 레벨업-51화 (5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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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갈 준비를 시작합니다.

금세 리무진에 도착한 서연과 빈이, 그리고 송희 누나는 각각 루시와 내 뒤에 탔다. 신기한 점은 서연과 빈이는 언제 그렇게 친해졌는지 벌써부터 조잘조잘 떠들어대고 있었다.

유민은 약간 시끄러운지 미간을 찌푸렸지만 내가 유민의 이마를 쿡 찌르는 것으로 이상한 짓 말라는 태도를 취하자 별 말 없이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바깥의 경관을 응시했다.

"언니. 그러니까 말이죠 요즘은 이런 의상이 떠서..."

그렇게 말하면서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빈이와 그걸 보고 감탄하는 서연이.

"와, 요즘 애들 엄청나네. 내가 다닐 때는..."

네가 다닐 때는 무슨, 너 빈이랑 한 살 차이밖에 안나잖아. 그렇게 태클걸고 싶은 것을 참고 나는 심심한 나머지 루시의 뺨을 쿡쿡 찔렀다. 부드러운 살결에 내 검지가 파묻히면서 보조개가 생기듯이 볼이 움푹 들어갔다.

오, 이게 생각보다 재밌는데. 일단은 천사가 맞는 것인지 부드러운 피부와 살결은 그대로였다.

피부색이 약간 옅은 갈색 이되긴 했지만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건강미가 넘쳐서 보기 좋았다.

"...언니도 이 화장품 쓰세요? 저도 이거 쓰는데, 이 브랜드는 품질은 괜찮은데 너무 가격이..."

"그렇지? 나도 이거 사면서 매일 비싸다고 생각한다니까? 세일 할 때 아니면 엄두도 못내."

"헤헤, 사실 전 지난번에 오빠가 잔뜩 사다줬지만요. 이번에 챙겨온 물건도 대부분 오빠가 사준거에요. 저한테 많은데 언니 쓰실래요?"

빈이와 서연의 대화를 지루하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중이었는데 어째선지 빈이의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아무런 악의 없이 해맑게 웃으며 화장품을 내미는 빈이와 방금 전 그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진 서연이 내 쪽을 향해 차갑게 노려보는 것이 보였다.

"...그래, 태훈 선배는 가족한테 관심이 많나보네. 동생한테 그런 걸 잘 챙겨주나봐?"

말만 들으면 자연스러웠지만 서연을 잘 아는 나는 저게 플래그라는 것을 직감했다. 저기서 빈이가 이상한 말을 했다간 바로 폭탄이다!

제발, 빈이가 이상한 말을 하지 않기를 속으로 빌면서 나는 양손을 모아 아무 신에게나 기도했고 루시가 그 광경을 보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빌 거면 에로스님한테 빌어. 에로스님은 사랑과 섹스를 관장하니까. 혹시 알아?"

"에로스는 뭐든 좋으니까 제발..."

그런 루시와 내 작은 중얼거림이 빈이와 서연에게는 들리지 않았는지 빈이는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좋지 않았다.

빈이는 서연이의 말에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오늘 막 시집온 새색시마냥 부끄러워하는 것이었다.

"...그, 딱히 그런건 아니고... 애초에 이런걸 사준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우물쭈물거리면서 말을 더듬는 빈이였지만 빈이의 표정과 말투가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서연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서연은 자신의 앞에 앉은 내 목을 양팔을 겹쳐 조르기 시작했다. 무방비한 상태로 갑자기 공격을 당하자 나는 반항도 못하고 주마등을 경험하게 생겼다.

"으아악! 죽어, 야. 진짜 죽는다고!"

"동생한테 하는 거 절반만큼만 후배한테 챙겨주시지 그랬어요? 으응?"

그렇게 말하는 서연의 눈동자는 어딘가 맛이 가 있었다.

"미안해, 알았어. 알았으니까!"

"아니, 선물은 아무래도 좋아요. 그런데 동생한테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얼굴을 붉히면서 부끄러워하는 거에요! 죽어라 변태!!"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내 목을 졸라대는 서연과 당황해하면서 그런 서연을 말리는 빈이. 아무튼 그런 소동이 일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별 일 없이 길을 가고 있었다.

참고로 송희 누나는 서연이와 빈이, 그리고 내가 엮인 그 일을 '치정극'이라고 말하면서 메모를 해서는 소재로 써먹어야겠다고 했는데 부디 농담이길 빈다.

꿀꺽. 나는 침을 삼키면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호텔을 다시 봤다. 아무리 봐도 일반인이 사용할만한 호텔이 아니었다.

귀티가 풀풀 풍기는 고급 호텔. 내가 유민 쪽을 힐끔 거리자 유민은 리무진에서 내리자마자 아무런 거리낌없이 호텔 안으로 들어갔고, 송희 누나도 별다른 고민없이 유민을 따라 호텔에 들어갔다.

나처럼 놀라고 있는건 빈이와 서연 뿐이었다. 루시도 나름대로 인간계에 대해 아는게 있는지 그저 살짝 경탄할 뿐이었다.

"...소풍을 가자고 했더니 해외여행을 온 기분인데."

내 말에 서연과 빈이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민을 따라갔다.

호텔에 들어서자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장에 매달려있고, 동시에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이 있었다.

색소가 옅은 백발과 금발, 그리고 붉은 색의 머리색까지. 다양한 머리색을 한 외국인들이 각자의 언어로 호텔 로비에서 떠들고 있었다.

그래, 거기까지는 별로 이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렇게나 귀티가 흐르는 호텔이라면 외국 갑부들이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왜 죄다 수영복 차림인건데!"

쭉쭉빵빵한 미녀들이 눈둘 곳없을정도로 노출이 강한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보아하니 나 말고도 움찔거리는 젊은 남자들이 몇 명 보였다.

"멍청하긴, 호텔 바로 앞이 바다잖아. 여기선 이게 정상이라고."

내 고함에 유민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러고보니 리무진에서 내렸을 때 불과 10m 남짓 되는 곳이 해변가이긴 했는데...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양을 하기 위해 온거야. 대머리에 후줄근한 알로하 셔츠를 입은 남자가 알고보니 각국의 대사일 수도 있고, 적당히 예뻐 보이는 서양 미녀가 알고보니 미국 제일가는 사업가의 여식일 수도 있겠지. 아무튼 네가 해변에서 보게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갑부의 자식이나 갑부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괜한 소리했다가 머리에 총맞지마. 덧붙이자면 내 이름을 말하지도 말고 그냥 죽어줘."

머리에 총이라니. 한국은 법치국가란 말이다. 게다가 은근슬쩍 죽으라고 했겠다.

"...여기, 한국맞지?"

"네 목숨이 돈보다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하고."

유민의 싸늘한 미소와 함께 강력한 팩트를 맞은 나는 한숨을 내쉬며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호텔 구석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들이 보였다. 정말이지 본격적이구만.

그래도 그런 무서운 분위기도 잠시. 금세 훈훈한 외모의 남자 한 명과 귀여운 외모의 여자 한 명이 와서는 짐을 대신 들어주었다.

이런 서비스가 정말로 실존했을 줄이야. 나는 물질만능주의에 새삼 감탄했다. 참고로 남은 짐은 유민의 비서인 지나가 나눠들었다.

그렇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와중에도 가벼운 복장의 남자와 여자는 쉴 새 없이 말을 하면서 호텔에 대해 설명했다.

대충 들어보니 70년의 전통 있는 호텔이라는데 송희 누나와 유민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고보면 송희 누나도 참 대담하단 말이야. 아니, 어쩌면 이런 돈 쓰는것에 대해 관심이없는걸지도.

송희 누나가 관심있는거라곤 책이랑 '그것'뿐이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실소하면서 앞에서 걷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뒤를 따랐다. 그러고보니 방은 몇 개 잡았으려나. 나야 아마 다른 방에서 잘 거고, 5명이면 방을 세 개는 잡았으려나? 아니, 지나까지 같이 왔으니 방 네 개는 잡았을지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앞에서 걷고 있던 남자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들겼다. 그리고 내 두들김에 고개를 돌린 남자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들어갔다.

그렇겠지, 방금 전까지 이런 미소녀들이랑 대화를 나누다가 같은 남자가 말을 거니 기분이 나쁘겠지요.

물론 나도 시커먼 남자놈과 계속 대화할 생각은 없었다. 오늘 밤에는 침대에서 누구부터 울게 해줄까. 이런 생각하기에도 바쁜 몸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두 명이서 같은 방을 쓰면 밤에는 못할지도 모르잖아.

아무리 그래도 다짜고짜 안면도 없는 사람 둘과 3p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방 배정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나는 심히 고민하다가 일단 남자에게 물었다.

"우리가 방을 몇 개 잡았는지 아세요?"

내 말에 남자가 '뭐지 이 병신은'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왜, 내가 방 잡은 것도 아니고 물어볼 수도 있지. 유민한테 그런걸 물어보기엔 뭔가 부끄럽단 말이다.

"예약된 방은 하나입니다. 방은 하나지만 10인실로 일곱분이 지내시기에 부족함은 없을 겁니다."

"...뭐?"

나는 뒤통수를 강하게 두들겨 맞은 기분이 들었다. 유민 너 임마, 대체 뭔 짓을 한거야.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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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다다음화부터 씬 나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략 10 화 정도 다양한 씬이 나오겠군요. 헤헷, 욕망 폭주!

2.6+1=?

3.BIVA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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