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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나정빈 얀데레 엔딩-
그 날 이후 빈이가 나를 찾아오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어떨 때는 반나절에 한 번, 어떨 때는 하루가 넘어서 한 번.
물론 실제 시간이 그렇게 흐르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내 상상일 뿐. 하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는 바에 의하면 그렇게 느껴졌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서 나는 수갑과 족쇄에 묵힌 채 갇혀 있었다.
"......."
새장에 갇힌 새가 이런 기분일까. 라고 생각했다.
덜컹. 이제는 꽤나 익숙한 소리가 들리면서 빈이가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싱글벙글 웃음을 지으면서 오고 있었다. 게다가 품에는 빵이랑 물 뿐만 아니라 괴상한 통이 있었다. 화학시간에나 쓸 법한 그런 특수한 통을 보면서 나는 왠지 모르게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후, 오빠. 오늘은 재밌는 일이 있었어. 맞춰 볼래?"
그렇게 말하면서 빈이는 빵과 물이 담긴 봉지를 내려놨다. 하지만 그 통만큼은 품 안에 껴안은 채 놓지 않고 있었다.
"......."
나는 말할 기운조차 없었기에 그저 빈이를 쳐다볼 뿐이었고, 빈이는 재밌다는듯이 쿡쿡 웃으면서 통에 있는 것을 자랑하듯이 '짜안'하고 내게 보여줬다.
"...?"
그 통 안에 들어있는 것은 '눈'이었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 아니라 사람의 눈. 통에 담겨 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특수한 액체 같았는데 꽤나 잘 만든 모형이었다. 마치 진짜 사람의 눈 같았다.
"응? 오빠 아직도 눈치 못 챈거야?"
".......뭘?"
내가 쥐어짜내듯이 말을 내뱉자 빈이가 말했다.
"이거, 그 불여우의 눈이야! 이름이 '서연'이라고 했던가?"
사고가 정지했다.
그리고 다시 머리가 돌아가는데는 시간이 꽤나 필요했다.
사람의 눈. 해체. 진짜로? 서연이를? 어째서?
"...빈이. 너."
힘겹게 말을 내뱉었지만 빈이는 여전히 즐겁다는듯이 웃고 있었다.
"정말 가관이었지 뭐야. 갑자기 집에 찾아와서는 오빠가 어디갔는지 묻길래 짜증나서 기절시켜 버렸어. 아마 지금쯤 깨어나서 자기 눈 한 짝이 어디있는지 열심히 찾고 있지 않을까."
...안 됀다.
그것만은.
그것만큼은.
"으아아!!"
나도 모르게 고함이 터져나왔다. 지금 내 눈앞의 여동생은 정말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머, 오빠 기운이 넘치네."
그렇게 말한 빈이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연약한 여동생은 무서워서 가까이 못 가겠는걸~. 대신 이건 선물로 주고 갈게. 학교에서 배운대로 특수처리 해 뒀으니 당분간은 멀쩡하게 유지 될거야."
그렇게 말한 빈이는 빵과 물이 담긴 봉지는 다시 들고, 그저 서연이의 눈이 담긴 통 만을 내 앞에 던져놓고 가버렸다.
그리고 나는 고개를 박고 울었다.
그 때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됐다고.
꾸벅. 나도 모르게 졸았다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요즘들어 부쩍 이런 때가 늘었다.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가지 않는 상황이 두려웠다. 차라리 이대로 모든게 끝나버렸으면 이라는 생각마저들었다.
그렇게 다시 눈을 떴을 때 내 눈 앞에는 늘 빈이가 있었다.
늘 짓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연기하며 내게 속삭였다.
"오빠는 내거야."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후원,원고료 쿠폰 감사합니다.)
1.이번편이 원래 뒷내용이 더 있었는데 (송희누나가 다진고ㄱ...) 제가 아는 아저씨(도저히 오빠라곤 못부름)들이 이거 보고 질색하시길래 뺐습니다. 덕분에 분량이 반토막이 났군요. 죄송합니다.
2.다음편은 바닷가입니다. 수영복, 바디 오일, 암초 뒤의 으슥한 곳,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변명과 푸념입니다. 보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3.원래 오늘 바닷가편을 한편 들고 오려했는데... 싸움이 조금 있었습니다.
제 글이 저격비슷한것을 당했는데 그분이 '섹스에 게임요소가 있거나, 조교,최면물은 쓰는사람이나 읽는사람이나 다 쓰레기라면서 다 글을 내리거나 지우라면서 욕설을 하시더군요.
제 작품을 까는건 상관없고 저까지 까이는것도 상관없지만 독자님들까지 같이 까이니까 어이가 없어서 결국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고(그럼 BL 19능욕물은 뭔데, 그것도 다 내려야하나? 애초에 청소년이 내걸 왜봐.)
이런 글이 범죄율을 대폭 상승시킨다고(정상적인 어른이라면 현실을 당연히 구분할뿐더러 오히려 이런글이 야동처럼 욕구를 해소하는데 쓰일텐데) 하시더군요. 순간 성재기님이 보고싶었습니다.
심지어 살인하는 영상을 하루종일 보여주면 폭력성이 증가한다는 소리를 하시던데 그딴 재미없는 영상을 하루종일 트는데 안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따졌습니다.
말하시는분은 남자시던데 메갈 뺨을 36비트로 후려치는 ㅈ논리로 조아라 노블레스 독자분들을 욕하시더군요. (일단은) 여자인 저도 이런 글을 쓰면서 성 판매라는 생각은 1도 못해봤습니다. 제가 여자란걸 알고나서는 그분이 갑자기 여자면서 왜 그런글 쓰냐고 하셔서 내가 내 적고싶은 글 적겠다는데 뭔 상관이냐.라고 했습니다.
이런 분란이 있을까봐 일부러 '강간,최면,조교'같은 하드한 요소를 뺏는데도 섹스자체를 혐오하시는 수준으로 욕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욕설만 신고하고 왔습니다.
푸념이 본편만큼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내일부턴 정상연재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