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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의 공략을 시작합니다.
그래, 태클을 걸고 싶은게 한두개가 아니긴 하지만 지금 상황을 정리해보도록하자.
일단 가장 먼저 빈이의 머리 위에 공략 정보 창이 떠올랐다는 것은 빈이 역시도 공략이 가능하다는 소리이리라. 심지어 B랭크.
내가 이때까지 공략했던 이들 누구보다도 랭크가 높았다.
말도 안 되게 높은 랭크와 그 랭크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호감도. 그리고 주의 사항인 '배신감'.
심각한 상황이었다. 생각할게 너무나도 많았다.
우선 이때까지 없었던 -랭크였다. B가 아니라 B-. 적어도 C랭크까지는 +나-가 붙지 않았다. 애초에 C랭크가 넘는 여자들을 본적도 없고 말이다.
이때까지 봉인되어 있던 빈이의 공략 루트가 열려서 이렇게 된 것 같은데...
'호감도가 저렇게 높을 줄이야...'
일단은 혈연이 아니라도 가족이고, 다른 집안에 비해서 사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호감도였다.
문제는 그게 '이성적'인 것인지 '남매로서의 호감'인 것인지. 그것이 중요했다.
사실 내 생각에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도 그럴게 빈이가 날 좋아할 이유가 없으니까.
집에서 나온지가 2년 째고, 빈이 얼굴은 몇 달에 한 번씩 간간히 보는 정도였다.
무엇보다 내가 설화랑 사귀는걸 어릴 때 부터 알고 있었던 빈이가 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할리도 없고, 남매. 심지어 잘생가것도 아닌 나를 좋아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 빈이의 '배신감'이라는게 신경쓰인다. 어떤 부분에서 배신감이란 걸까.
내가 설화를 잊고 다른 여자랑 사귀어서? 아니면 힘든 척했으면서 이런 여자친구를 사귀어서? 자신에게 말도 없이 여자친구를 만들어서?
사실 이것들 중 아무거나라도 상관없었다.
그 정도라면 대화로 충분히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배신감이. 이상한 방향으로 뻗어나갔을 때.'
설마 싶지만, 정말로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김칫국을 마셔대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만약에 빈이가 나를 한 명의 남자로 좋아해서 느끼는 배신감이라면, 일이 더럽게 복잡해질 것 같았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모든 생각을 정리하는 순간, 서연도 이제서야 시선을 의식했는지 입술을 뗐다.
"저기, 선배?"
내 시선은 이미 서연의 너머, 빈이에게 고정되어 있었는데 내 반응을 본 서연은 그제서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자각한듯 했다.
"...내 동생이야."
"네?!"
놀라면서 고개를 돌린 서연이 바라본 것은 단정한 머리칼과 모범생같이 딱딱 맞춘 교복.
하지만 그에 비해 또래에 비해 두드러지는 흉부가 인상적인 소녀였다.
소위 말하는 '미소녀'.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미소녀'라는 존재가 화가 나면 어떻게 보이는지 격렬하게 통감하고 있었다.
차가운 눈빛과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결합해서 내 수명을 실시간으로 깎아먹고 있었다.
서연은 빈이를 힐끔 보고는 내게 속삭였다.
"쟤에요? 선배랑 안 닮았는데?"
"친동생이 아니니까."
내 말에 서연이 움찔하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딱히 상관없는데, 하지만 지금은 서연이 조용히 해 주는게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기에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미묘한 대치 상황 속에서 먼저 다가온 것은 서연이었다. 천천히. 그리고 단정한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서연이었지만 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이면서 서연에게 인사를 하자 서연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받았다. 그러고보니 빈이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그것도 어른에게는 굉장히 예의를 차리는 편이었다. 나와 집에 있을때는 하도 장난을 쳐대서 잊고 있었다.
"응, 안녕."
서연의 대답에 빈이가 고개를 들면서 나와 서연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인건가요?"
그 말에 서연의 표정이 경직됐다. 하지만 금세 제 페이스를 찾은 서연이 날 힐끔 쳐다보면서 구조 요청을 했다. 그렇게 바라봐도 말이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어떻게 둘러대야 하나 고민하는데 알림창이 떠올랐다.
[1. 사귀는 사이라고 말한다.]
[2. 그냥 아는 사이라고 말한다.]
[시간 제한 10초]
이전과 다르게 공략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이런 선택지가 떠올랐다. -긴 해도 B랭크인 만큼 신중하게 선택지를 고르려고 하는데, 시간 제한이 10초밖에 안 됐다!
이전과는 달라진 난이도에 나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
"사귀는 사이야."
내 말과 동시에 빈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고, 서연의 표정에 화색이 돌았다.
두 사람의 표정이 대비된 것은 아무래도 좋지만, 이게 옳은 선택이었는지 확신할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한데...
'반쯤 본능적으로 고른거라 말이지.'
"...그래?"
빈이의 반문에 나는 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요즘 몇 번 만나면서 친해져서 사귀게 됐어."
내 말을 들은 빈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겠지만, 내 옆의 서연조차 보지 못했겠지만, 나만큼은 알 수 있었다.
빈이는, 울고 있었다.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절망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니까.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우리는 숨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대략 5초 정도 지났을까. 빈이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
"...다행이네, 나는 오빠가 설화 언니 때문에 영영 애인도 못 사귀는줄 알았지 뭐야! 잘됐네."
쾌활하고, 활기차게. 평소 빈이가 나를 대했던 것처럼. 그런 표정을 연기했다. 꼬맹아, 그래봤자 입꼬리가 일그러지는걸 내가 모를 것 같니.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는 옆의 서연을 바라봤다. 서연은 '설화'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나중에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줘야할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말이지, 우리 학교 앞에서 그런 짓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봐. 다른 애들 시선이 잔뜩 쏠렸잖아. 근데 학교 앞에는 왜 온거야? 혹시 나보러 온거야?"
"원래는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게다가 우연이야 우연. 나랑 서연이랑 집 방향이 같아서 지나가다가 일어난 일이라고."
그렇게 내가 변명을 하는 와중에도 서연은 내 옆구리를 쿡쿡찌르면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자신도 말하고 싶다고 어필하고 있었지만 나는 무시했다.
"흐흥~, 그래. 그런데 오빠, 내일 시간 돼?"
그렇게, 대충 대화를 끝내고 가려고 하는데 빈이가 물었다.
"응? 시간이야 되지만... 왜?"
"그도 그럴게 오빠가 너무 변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집에 와서 가족끼리 이야기나 조금 해볼까 해서 그러지."
"알았어. 내일 가기 전에 문자하고 갈게."
"응, 그럼 잘 가."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빈이는 정말로 우리 둘의 사이를 축복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결코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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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나정빈
성감대: 가슴, 클리토리스, 귀, G스팟
공략 랭크:B-
현재 호감도:85%
현재 흥분도:21%
주의 사항: 현재 감정에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체념과 분노가 뒤섞여 감정이 불규칙하니 조심하세요.
(Lv증가시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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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 때문이든 빈이는 내게 실망했다. 떨어진 호감도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일단은 내일 빈이와 대화를 하는 수 밖에 없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어느새 서연과 길이 갈리는 곳에 도착했다. 그래도 일단은 집에다 바래다 주려 했으나 서연이 그것을 거부했다.
"지금 선배는 생각이 많아보이니까요. 방금 전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던거죠?"
역시, 눈치 하나는 귀신이다.
"응. 그래도 지금은 말 못해줄 것 같아."
"정말이지 선배는 이상하다니까요... 그래도 그런 선배를 좋아하는거지만요. 뭐, 오늘 하루 정도는 집에 보내드릴게요. 대신, 다음 데이트 때는 꼭 에스코트 해주셔야 되요?"
"물론이지."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를 으쓱였고, 서연도 웃으면서 대답했다. 정말이지, 내게 과분한 여자였다. 내 첫 공략의 희생자만 아니었다면 지금 나보다 훨씬 좋은 남자와 사귀고 있을수도 있었겠지.
그래도, 그런 그녀가 날 좋아하고, 믿어줬다. 그렇다면 나도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겠지.
그렇게 내가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순간. 방금 전에도 떴던 선택지가 떴다. 다만 이번에는 방금 전과 내용이 약간 달랐다.
[1. 빈이의 말대로 내일 가기전에 문자를 하고 간다.]
[2. 연락하지 않고 지금 당장 집에 쳐들어간다.]
[시간 제한 10초]
"...어?"
내가 반문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게 2초가 남은 순간, 나는 2번 선택지를 골랐다.
고르는 순간 1번 선택지가 산산조각나면서 사라졌고, 2번 선택지도 몇 번 깜박이더니 스르르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나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2번 선택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겨났을 리가 없다.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 지금 집으로 가야만 '공략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내 직감이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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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추천,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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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화 투표결과를 봤더니 조아라 아저씨들 중에는 여동생 성애자가 다소 분포해계시더군요... 여동생이라니...(사돈 남말)
표지 외주 맡겨서 일단 나올때까진 기본표지로 있으려합니다. 러프받아봤는데 엄청 예쁘더군요. 돈값을 합니다. 이때까지 이 소설의 노블 정산금+쿠폰 합한 금액+사비 15만원을 들여서 자그마치50만...
그냥 표지면 얼마 안하는데 하필이면 상업적 용도인 노블레스 표지... 크으윽!! 그래도 완성본이 기대됩니다. 자그마치 서연,송희,유민,정빈. 이렇게 네 명이 모두 나오는 표지라구요!
아무튼 가난한 작가의 밥을 위해서라도 조회수와 쿠폰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애 첫 외주라 너무 흥분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