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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로 레벨업-21화 (2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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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공략을 시작합니다.

"히끅...히끅..."

정말로 서럽게 우는 송희 누나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송희 누나는 울면서도 이야기를 쏟아냈고, 나는 그저 송희 누나를 안아주면서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어제... 언니가 집에 왔을 때 뭔가 이상했어. 평소 같았으면 나를 보고 때리거나, 욕했을텐데 어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부럽다고 한 마디 하고는 방에 가버린거야."

제기랄, 하유민. 나보고는 아무한테도 관계를 말하지 마라고 했으면서 일부러 송희 누나에게 그런 소리를......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몰랐어. 그런데, 문득 태훈이 네 얼굴이 떠올라서... 언니라면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평소에는 언니한테 반항같은거 절대 생각도 못할텐데. 널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언니한테 찾아가서 따져물었어."

태훈이한테 무슨 짓을 한거냐고. 그랬다간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나도 내가 언니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어. 그런데 언니는 화내지도 않고 한숨을 내쉬면서 나한테 말했어. 태훈이 너... 조폭들을 상대로 싸웠다며? 그것도 여섯 명이나."

"뭐... 그렇긴 했죠. 근데 별 일 없었어요."

적당히 둘려대려했지만 송희선배는 그럴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거짓말하지마!"

처음듣는 송희 선배의 고함에는 나 역시도 약간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화가나서가 아니라 걱정과 서운함이 섞인듯한 고함이었기에 나는 그저 송희 선배의 말을 묵묵히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언니가 네가 칼에 찔리고, 피를 흘리면서도 자기한테 협상을 했다고 말했단 말이야."

언니는 날 싫어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그래서 나를 부럽다고 했어. 그렇게까지 사랑받는게 부러워서 질투가 난데."

그렇게 말하는 송희 누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시트를 가득 적실 즈음에 나는 그저 송희 누나를 안아 줄 수 밖에 없었다.

"왜...왜 그런 짓을 한거야...나 따위한테 뭐하러...이 바보야..."

울먹거리면서 안긴채 내 등을 두들기는 송희 선배는 내 대답을 요구했고, 나는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정확히는 열려고 했다. 내 눈 앞에 두 개의 알림창이 떠오르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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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희 누나를 사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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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냥, 단순한 변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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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창을 본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익숙하면서도 적응되지 않는 감각이 몸을 휘감았고, 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방금 전 깨달았던 두 개의 사실 중 외면했던 한 가지.

"사랑...인가."

사실 서연과 유민에게 느꼈던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녀들에게 가진 것은 분명히 호감이었지만 그것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지금 서연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의 방식은. 과거에 내가 설화와 했던 사랑은 송희 누나에게 느끼는 감정과 흡사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그런 감정이었다.

"나는......"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는 소리가 내 귓가에서 맴돌았고, 조심스레 손을 뻗어 알림창을 클릭했다.

"그냥, 단순한 변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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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에 따른 보상이 지급됩니다!

스킬북 '힐링 섹스(Lv1)'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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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뜨는 알림창을 확인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방금 전 말하면서도 나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줄 뿐이라고.

설화를 살려내고, 만나고 싶다는 내 이기심 때문에 지금 내 눈앞의 송희 누나가 피해를 보고 있었다. 자괴감과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목까지 꾸역꾸역 올라오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부드러운 감촉이 내 입을 휘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껴안은 송희 누나가 내게 키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몇 번이나 서연이랑 유민과 몸을 섞으며 키스도 해본 나였기에 송희 선배가 키스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단 것을 알 수 있었다. 키스라기 보다는 그저 입맞춤에 가까운 그런 행위.

하지만 나는 그런 행위를 하기 위해 송희 누나가 얼마나 용기를 냈는지 알 수 있었다. 송희 누나는 내 머리를 붙잡고 계속해서 입을 맞췄고, 1분 가까이가 지나서야 간신히 팔을 풀어주었다.

"푸하..."

키스가 끝나고 풀려난 송희 선배가 내 손을 잡고는 말했다.

"응... 그래도 상관 없어. 태훈이가 변덕이라고 해도.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한 행동이라고 해도."

"......."

나는 그저 침묵했다. 순수한 송희 선배는 지금의 나와 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극심한 자기 혐오.  더 나아가서는

'차라리, 송희 누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감정을 깨닫지 않았을텐데.'

이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나는 정신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내 정신을 붙잡아 준 것 역시 내 앞의 송희 누나였다.

"태훈이가 무슨 목적으로 그 짓을 했든 나를 구해줬다는건 변하지 않아. 고마워, 태훈아."

그렇게 말하면서 누나는 다시 입을 맞췄다. 단, 이번에는 입이 아니라 내 이마에.

"태훈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그냥 친구만으로 남아 있어줘도 돼. 그러니까..."

너는 나를 버리지 말아줘.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그 간절함과 갈망이 섞여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나도 모르게 송희 누나의 옷을 끌어내렸고 송희 누나는 금새 알몸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송희 누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하긴, 모텔로 먼저 오자고 한게 송희누나니까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송희 누나의 몸에는 배와 팔뚝에 퍼런 멍이 여러개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그녀를 침대에 눕힌 뒤 부드럽게 몸을 풀어줬다. 멍이 들었지만 내 손이 닿아도 그리 아파하지 않는걸보니 꽤나 전에 생긴 것 같았다.

그 사실을 알아낸 나는 그러낌없이 그녀의 몸을 애무했다.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훑으면서 한 손으로는 가슴을 어루만졌고,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으음..."

다만 이번에는 누나의 입 안에 조심스레 혀를 집어넣었고 누나도 서투르게나마 내 혀에 어울리듯이 혀를 움직였다.

피식. 완전히 쑥맥이라고 생각하다가 정작 나도 며칠 전까지 동정이었단걸 떠올렸다. 고작 며칠만에 세 명의 여자랑 떡을 치는 나도 이상하긴 했다.

"흐응..."

손을 움직여서 어깨를 만지던 손을 그녀의 배 부분으로 가져가서 살짝 간지럽히듯이 어루만지자 그녀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면서 웅얼거렸다.

"하응!"

그게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배를 계속 간지럽혔는데 계속 당하기는 싫었는지, 아니면 방금 전 이상한 신음소리를 낸 게 부끄러워서였는지 누나는 간지럽히는 내 손을 툭 쳐서 밀어냈다.

"알았어요. 알았어."

"흥!"

왠지 토라진 듯한 누나를 보면서도 나는 귀엽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래, 뭐하러 굳이 깊게 생각하겠는가. 나는 그녀를 원하고 그녀도 나를 원한다.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송희 누나와 사귀지 못한다고 해서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스스로를 혐오했던 것은 송희 누나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내가 그녀에게 필요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함께 있어달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그녀의 곁에 머무르고 싶다.

"으음..."

방금 전의 자기혐오에 빠진 무력감이 거짓말처럼 흥분으로 전환됐다. 나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맛보듯이 그녀의 온몸을 어루만지고, 핥았고 그녀는 부끄러움에 몸을 비틀면서 얼굴을 붉혔다.

"하앙... 태훈아."

옅은 신음소리에 나는 그녀의 음부를 핥는 것을 멈추고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 너는... 괜찮아?"

우물쭈물하면서 말하는 것이 귀여웠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부끄러움에 완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 누나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천천히 내게 다가와서는불룩해져 있는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히익'하는 소리를 내면서 물러났다.

"우와...책에서 읽은 것보다... 엄청커..."

"딱히 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정도가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송희누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평소보다 물건이 조금 더 커진 것 같기도 한데.

'상대가 송희 누나라서 그런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눈앞의 송희 누나를 바라봤다.

============================ 작품 후기 ============================

내일은 꼭 두 편 더 써야지...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후원이랑 원고료 쿠폰도 늘 감사드립니다.)

(이거 쓰다가 너무 진지해져서 가벼운게 써보고 싶어져서 판타지 계열로 하나 적었습니다. 섹레업처럼 자주 쓰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머리 식히기 용으로 달달하고, 키잡을 약간 섞어봤습니다. 판타지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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