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8 2부 =========================
트레이너의 말에 조금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갈아입을 옷도 없고, 몸에 이미 열이 오른 상태라고 하니까 그게 나을 것 같았다.
곧바로 트레이너가 등 뒤로 다가오더니 뒤에 선 채로 골반을 잡는다. 얼마나 몸이 가늘은건지 커다란 손으로 감싼 손을 조금만 돌려도 두 손가락 끝이 맞닿을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엉덩이 뒤로 최대한 빼면서."
"읏…."
그대로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 자세를 취하는데 바로 뒤에 서있어서 그런지 뜨거운게 엉덩이에 닿는게 느껴졌다. 깜짝 놀라 떨어지려고 해도 레깅스가 내려가지 않게 해 주려는 건지 자세 교정 때문인지 책임감 있게 잡아쥐고 있는 두 손 때문에 떨어지질 못한다. 트레이너가 손을 움직이는대로 허리를 움직이면서, 아령을 두 손으로 쥔 채 천천히 다리를 펴 일어섰다.
"이 운동은 하체랑 상체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고요, 올라갈때는 이 고관절을 의식하시기보다는 앞쪽 허벅지근육하고 종아리 근육으로 일어서다가, 중간정도에서부터는 엉덩이랑 등근육으로 일어서면 되는 운동이에요. 한번 의식하면서 천천히 해볼께요."
"네, 네에…."
"내려갈때는 올라갈때랑 반대로. 아, 아령은 놓지 말고 바닥에서 조금 띄운 정도까지만 내렸다가 다시 들어올리세요."
트레이너의 말대로 천천히 움직인다. 아령은 크게 무겁지 않아서 힘이 많이 들지는 않았지만, 자꾸만 몸을 낮출 때마다 엉덩이에 밀착되어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가 몸을 흠칫하고 놀라게 만든다.
진짜 엄청 크다. 닿는 걸 생각해보면 오른쪽 다리로 향하게 자리를 맞춰 놓은 모양인데, 트레이너의 허벅지의 반 정도는 되는 길이로 뜨겁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대체 이게 얼마나 큰걸까?
"음…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아, 음, 네…."
자꾸만 흠칫흠칫 떨어서 그런지 트레이너가 어색한 목소리로 말하고 다시 하나 둘 하고 구호를 붙혀주기를 계속했다. 그렇지만 엉덩이가 뒤로 빼질 때마다, 깜짝 놀라 앞으로 빼려고 해도 트레이너가 두 손으로 꽉 잡고 밀착시켜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령이 가벼워서 그런건지, 언제부터인가 횟수도 잊은 채 기계적이게 동작을 반복하면서 엉덩이에 닿지 않고 있을 때에도 그 흔적이 남은 것 처럼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가 되고, 닿을 때에도 전혀 움찔거리지 않고 오히려 얌전히 밀착시킨 채 열기를 느끼고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쯤에서야 트레이너가 허리를 놔 주었다.
"하아아…."
"음…제 생각보다 회원님이 근력이 좋으신가봐요. 횟수를 좀 더 올려봤는데도 별로 힘들어하시는것 같지가 않네요. 가벼우셨어요?"
"아, 네…조금요."
말하는 대로 확실히 아령은 조금 가벼웠다…트레이너의 손이 떨어졌는데도 아직도 엉덩이에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그 느낌을 씻어내려고 레깅스를 살짝 올려 입었다.
허리는 딱 맞는데…대체 엉덩이가 얼마나 크면 그냥 허리를 숙이는 것 만으로도 그렇게 벗겨지려고 하는걸까.
진짜 옷 입기 힘들다.
"그럼 다음은 토끼뜀 해볼께요."
"진짜 토끼뜀요?"
"조금 변형한 운동이죠. 다리를 곧게 펴주고 교정해주는 운동이에요. 토끼뜀이라고 하면 보통 다들 별로 효과가 좋은 운동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라 그렇게 여겨지는거지 생각보다 효과도 좋아요. 일단 조금 휴식시간 가질께요."
"네."
곧바로 트레이너가 아령을 제 자리에 정리해놓고 윗몸일으키기대에 앉더니 옆을 두드린다. 그러고보면 저거 정말로 운동기구가 맞기는 할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냥 의자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옆자리에 앉아 잠시 쉬는동안 트레이너가 심호흡을 크게 하는게 보였는데, 내 시선을 느낀건지 내 쪽을 보더니 눈동자를 옆으로 향해 시선을 피하면서 웃었다.
"으음…신경쓰지 말라고 하기는 했는데, 신경쓰이시죠?"
"네? 뭐가요…?"
"흠, 제가 조금…큰 편이라. 전에도 조금 얘기했었죠? 여자친구 잘 못사귄다고."
그제서야 무슨 애기를 하는건지 알 것 같아서 나도 시선을 피했다. 엄청 큰…확실히 엄청 크다. 호기심도 들고 살짝 무서울 정도로.
"회원님이 좀 자꾸 신경쓰시기는 하는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도 전문가고, 사실 PT하다보면 이런 일이 한 두번 있는 것도 아니고요. 솔직히…제가 회원님한테 무료로 헬스장 오시기만 해도 좋다는 제안 할 정도로 회원님이 예쁘고, 굉장히 몸매도 매력적이시다보니까 제가 반응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그건 이해해 주실 수 있으시죠?"
"네, 그건…이해해요."
"와 다행이다…진짜 저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니거든요. 사실 여자들은 이해 못하기도 하는데 남자는 시각적, 촉각적으로 흥분되게끔 설계되어있어서…아 제가 그렇다고 흥분한다는건 아니고요. 반응을 할 수밖에 없어요. 생리적인 문제니까요. 그리고 원래 다른 남자 트레이너들은 이런 일 있어도 티가 안나는데…저 같은 경우에는 좀 많이 크죠?"
목소리는 정말 걱정이라는 듯이 말하는 것 같았지만 왠지 난감해하기보다는 자랑하는 듯한, 과시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 네에…그, 그런것 같네요."
"회원님도 보면…엉덩이도 엄청 예쁘고, 근데 크다보니까 아까처럼 그런…일도 있으시잖아요? 가슴도 크셔서 불편한 점 있으시죠? 저도 그런거라고 생각해주시면 돼요. 이게 너무 크다보니까, 원래라면 없을 불편함이 좀 크다…그정도?"
"…네."
뭔가 조금 성희롱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애매하다.
내용은 생각해보면 굉장히 성적인 얘기인데 그걸 운동하는데에 불편하고만 얘기하니까 정말 불편해서 하는 말 처럼 들린다.
"사실 이게, 회원님은 지금 엄청 신경쓰이실수도 있는데 저한텐 불편하기만 하거든요. 여자친구 사귈때 얼마나 힘든지…사람들이 보통 크면 여자 사귀기 좋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대에요."
"그래요?"
이건 좀 궁금하다. 크면 무조건 좋은게 아니라고?
트레이너는 내가 관심을 보이자 씨익 웃더니 말을 계속했다.
"그럼요. 사실 회원님도 저도 성인이니까 할 수 있는 얘기인데, 섹스를 할 때 속궁합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속궁합이 좋으면 진짜 막 원나잇 상대한테도 사랑이 싹트고 하는거. 그런데 이 물건이 저처럼 크면, 속궁합이라는게 맞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원래는 평범한 크기인 사람은 기술에 따라 거기가 작은 여자도, 큰 여자도 어느정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하면 저는 일단 넣을 수 있느냐가 전제가 되니까요."
설득력이…있다. 하긴, 저렇게 크면 넣는거부터 문제일테니까. 근데 난 무리하면 그래도 어떻게든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그렇게 심각한걸까? 여자의 몸이 그렇게까지 신축성이 없지는 않을텐데.
"그러다보니 뭐, 섹스를 해도 마음대로 움직여 본 적도 없고…그래도 다들 큰거 알면 여자들이 호기심 때문인지 한번쯤 자려고 해 보긴 하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자려고 하다가도 반도 못 넣고 포기하거나 한다는거?"
"그, 그 정도에요?"
가만히 얘기하다가도 내가 또다시 반응을 보이니 씨익 하고 웃는다. 나랑 대화하는게 굉장히 기분 좋은 것 처럼 보인다.
"그래도 경험이 좀 생기니까 어떤 여자가 맞는지는 알수있게됬죠. 일단 엉덩이가 크고 유연하면 대부분 끝까지 들어가더라구요. 근데 이것도 문제인게…이런 여자가 저랑 한번 하면 못잊더라구요. 막 우는 여자도 있고…그것도 그런게 저런 여자들한테는 제가 속궁합이 딱 맞는걸텐데 심지어 이렇게 큰 남자 별로 없으니까 다른 남자 만나도 만족하기 힘들고…그렇겠죠?"
가만히 듣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속궁합…확실히, 아저씨랑 섹스 한 뒤에는 정말 나도 내가 왜 이러는건지 모를 정도로 바뀌고있으니까.
그런데 조금 잘못 생각하고 있는게, 엉덩이가 크고 유연하다고 해서 꼭 큰 것만 맞다기보다는 정말로 형태나 길이같은게 딱 맞는 남자가 있어서, 무작정 큰 것 보다는 그런 남자가 오히려 더 마음에 든다는 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데이빗도 컷는데, 난 아저씨한테 오히려 더 빠져버린거였으니까….
…아저씨한테 빠져버렸다니. 대체 내가 왜 이런 말도 안되는 부끄러운 생각을 하고있는거야.
오히려 아저씨가 나한테 빠진거겠지.
가만히 생각에 빠져있자 트레이너가 조금 진정이 된건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제서야 방금 대화가 조금 이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회원한테 할 얘기는 아니지 않나…? 아닌가? 원래 보통 이 정도 나이의 남녀는 저런 대화를 하는건가?
모르겠다. 오타쿠 인생에 이런 인싸느낌 나는 남녀의 대화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자 그럼 바로 쪼그려 앉아보세요. 토끼뜀 자세 아시죠?"
조금 어리둥절하면서도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 다음 운동 자세를 잡았다. 두 손을 허벅지 위에 올린 채 다리를 살짝 벌리며 쪼그려 앉았더니 무릎에 가슴이 닿는다.
진짜 가슴 너무 크다…스포츠 의류 보정으로 크기가 줄어들어 보이는데도 이렇게 크다니. 오타쿠 감성에 빠져서 그냥 엄청 크다고만 생각했는데, 운동을 하면서 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써 볼수록 무식하게 엄청난 크기라는걸 알게된다.
"이번엔 다리 벌리지 말고, 무릎 벌어지지 않게 양손으로 무릎을 최대한 붙혀지게끔 잡아주시고요…."
"저, 저기 잠깐만요."
"네?"
"이거…너무, 벗겨지는데요…."
자세를 취해보니 진짜 엄청난 문제가 있었는데…그 어떤 자세보다 다리와 상체가 붙는 자세여서 자연스럽게 레깅스가 당겨져 거의 반에 가깝게 엉덩이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였다.
진짜, 가슴도 엉덩이도…진짜 이걸 어떡해야되나 싶을 정도여서 민망해 하면서 일어섰다가 윗몸일으키기대 위에 벗어놓은 트레이닝 자켓을 보고 좋은 생각이 나 곧바로 허리에 둘렀다.
아니…두르려 했는데, 트레이너에게 저지당했다.
"어…마음은 잘 알겠는데 두르시면 안돼요. 제가 그냥 앞에 서있으면서 안 보도록 할께요."
"왜요?"
"토끼뜀 하시는데 옷 밟으시면 넘어지실수도 있거든요. 별거아닌 운동처럼 보여도 잘못해서 발목 접지르시거나 하면 큰일이니까…걱정하지 마시고, 안 보도록 할테니까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결국 트레이너를 믿으면서 토끼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세를 취하자마자 레깅스가 반쯤 벗겨지며,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는게 느껴졌지만 트레이너가 정면에 위치해 서 있는것을 확인하면서 안 보일거라고 여기며 트레이너가 시키는대로 따랐다.
"그대로 그러면 양 무릎이 안 벌어지게 꾹 눌러주면서, 계속 눌러주세요. 네, 그대로 리듬 유지하면서 뛸때 앞이나 뒤로 넘어지지 않게 복부에 힘 주시고…자, 1분동안 할께요. 시작."
"…하앗, 앗, 하아, 아…저기…."
"으음…."
곧바로, 토끼뜀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문제가 생겼다. 밑에쪽을 무시하고 진행했더니 이번에는 위쪽이…가슴이 엄청 흔들렸다.
평범한 옷을 입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덜하긴 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제대로 잡아주긴 하는건지 의심이 갈 정도로 크게 흔들린다. 출렁출렁거리는게 너무 커서 턱 밑에 닿을 정도다.
이 운동은 그냥 하지 않는게 좋겠다. 너무 총체적 난국이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트레이너가 두 손으로 가슴을 쥐었다.
"에? 자, 잠깐만요?!"
"뛰세요."
"네?!"
"뛰세요, 가슴 잡아드릴테니까. 이렇게 크게 흔들리면 가슴에 쿠퍼인대에 안좋아요. 가슴 늘어지고 싶진 않으시죠?"
늘어지고 싶지는 않지만…그래도 이건….
두 손에 가슴을 쥐어진 채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해 헤맨다. 주무르는게 아니라 정말로 그냥 쥐기만 한 상태, 무언가 고정이라도 해 주는 장치에 잡힌 것 처럼 가만히 가슴이 들어올려져 멈춰 선 상태로,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 처럼 정지해있는다.
"괜찮으니까 뛰세요."
…대체 이게 뭐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째서인지 순순히 뛰게된다. 트레이너가 가슴을 잡아주고있는게 그런 야릇한 손놀림이라기보다는 정말로 고정을 시키려는 것 처럼,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꽉 잡아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운동. 운동이니까….
그대로 조용히 입을 다물고, 토끼뜀을 시작하니 확실히 훨씬 뛰기 수월해졌다는걸 알게된다. 가슴이 크게 흔들리지도 않고, 조금 자세가 흐트러지려고 하면 트레이너가 가슴을 잡아 살짝 들어올려서 허리를 피게끔 만들고.
근데…너무 가깝다.
선 채로 다리만 조금 굽혀 가슴을 잡아주다보니, 가슴을 손에 쥐고 있는 채 몸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껴서인지 그 새 트레이너의 다리 사이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반응하고있다. 그게 굉장히 얼굴과 가까워서 고개를 돌리려 들면 고개를 앞으로 향하라고 하고. 문득 이렇게 내려다 보는 자세면 반쯤 벗겨져버린 엉덩이가 훤히 보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얼굴 바로 앞에서 느껴지는 열기와, 가슴을 쥐고 있는 트레이너의 손이 그런건 금새 잊어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대체 이게 뭐냐고, 다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몸은 트레이너의 구호에 맞춰 움직인다.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제자리에서 뛴다.
"자, 1분. 그만."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수컷의 냄새가 천천히 떨어지고, 잠시동안 잊었던 가슴의 중량감이 느껴진다. H컵이면 양쪽을 합해서 1kg을 가볍게 넘는다…그 무지막지한 무게가 돌아오면서 현실감도 돌아온건지, 방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의문이 든다.
대체 내가 방금 뭘 한거야…가슴을.
그러면서도 트레이너의 담담한 태도가 어디까지나 운동이였다고 계속해서 의식을 바꾸려 든다. 트레이너는 담담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갑자기 얼굴을…얼굴을 왜 저렇게 붉히지?
"흐, 흐흠. 김희연 회원님…레깅스가."
"네? 앗, 아, 으."
토끼뜀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 하는 사이에 레깅스가 엄청나게 밑으로 내려가있었다. 뒷부분은 커다란 엉덩이를 타고 미끄러져 다리와 엉덩이가 닿는 부분까지 끌어내려져 있어 커다란 엉덩이를 완전히 드러내고 있었고, 앞부분은 골반에도 걸쳐지지 못한 채 조금만 더 내리면 음부가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자세히 보면 가느다란 솜털이 나 있는 음모가 보이는 부분까지 내려가서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레깅스를 끌어올렸다.
"…땀이 많이 나셔서 바꿔드린건데, 다시 바꿔드려야겠네요."
"네, 네에…."
이번에는 진짜 눈에 띌 정도로 엄청나게 발기해있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반응한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정말 그냥 발기해있다고밖에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트레이너의 바지가 이상하게 튀어나올 정도로, 굵직한 뭔가가 크게 맥박치는 것 처럼 움직이며 조금씩 일어서고, 트레이너도 그 사실을 눈치챈건지 갑자기 뒤로 돌아서는 두 손을 바지 안에 넣는다.
"죄송합니다. 이게, 저도 어쩔 수 없는거라서."
재장전을 마친 트레이너가 돌아서자, 이번에는 바지의 허리춤 부분이 비정상적이게 튀어나와있는게 보였다. 심지어 바지를 배꼽 부근까지 올려입기까지 한 것 같은데…그런데 저기까지 닿는다고? 저렇게 크게?
일자로 곧게 뻗어지니 확실히 알 수 있는 크기에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진짜 내 가슴도 크지만, 저건 진짜 무식하다. 방망이 아냐? 노래방 마이크라도 안에 집어 넣어 놓은 게 아닐까 싶어진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작은 방 안에 운동에 의한 열기와는 다른 진득한 공기가 가득 차는 것 같다.
저렇게까지 티가 날 정도의 크기면 옷을 입는 이유가 있기는 할까?
트레이너는 또다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디에 앉거나 하지 않고 서 있는 채였다. 그 이유가 잔뜩 발기해서 앉는 순간 훨씬 더 크게 티가 날 것 때문임을 알아챈 나는 아무 말 없이 트레이너와 같이 서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 어색한 공기를 날리려는 것 처럼 트레이너가 꺼낸 말에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하…근데 진짜 피부가 엄청 매끄러우신가봐요. 너무 거칠게 움직여서 속옷하고 같이 그냥 끌러내려가신것같은데…진짜 레깅스만 입으신 줄 알겠네요."
"그, 그럴리가 없잖아요."
"그쵸? 회원님처럼 미녀가 진짜 그렇게 팬티도 안 입고 이런거 받으면…어우, 상상만 해도 힘드네요."
움찔움찔 하고 바지춤이 움직이는게 시야 구석에 보여서 얼굴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진다.
당연히, 그렇게까지 벗겨졌는데 눈치채지 못하는게 이상하다. 그런데도 트레이너의 말이 정말로 모르는건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 주려는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면 대체 뭘 하겠다는거지? 모르는 척 하는걸까 아니면 알아채놓고 지금부터 뭔가를 하겠다는 말일까…?
뱃속에서 무언가가 잡아당기는 것 처럼 팽팽해지는 기분이 든다. 미묘한 긴장감, 이미 운동이라면서 잔뜩 접촉되어 희미해진 경계심과는 다른 뭔가가 가득 차오르지만, 바보같이 그래도 아무 일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꾸만 남아 떠내려가지 않는다.
"자…그럼 휴식시간 너무 가져도 안좋으니까 일단 바로 스쿼트 해볼까요? 일단 자세 제대로 기억하고 계신지 보게, 혼자서 한번 자세 취하고 해보세요."
"…네."
트레이너의 말에 아까전보다 좀 더 긴장되어 있는 상태인데도 순순히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취한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뭔가 원하고 있다고 오해할 것만 같이, 팬티를 입고있지 않다는걸 들켰을지도 모르는데 그만하기는 커녕 순종적이게 운동을 계속한다.
그대로 구호에 맞춰 바이킹 와이드 스쿼트를 시작한다. 허리를 위 아래로, 좌 우로,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흔든다.
트레이너가 커다란 가슴 때문에 하체가 어떤 상태인지 보이지 않았지만, 고개를 들었을때 보이는 트레이너의 시선은 확실히 아래쪽을 향해있었다.
그래도, 이건 어디까지나 운동이니까….
"하나, 둘, 하나, 둘."
"후우, 후우, 하아, 후우."
시선을 애써 무시하려고 눈을 감으면서, 계속해서 구호에 맞춰 허리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