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톤-107화 (107/108)

00107 2부 =========================

"네? 아니에요."

"아뇨, 저도 사실 좀 민망하긴 해요. 이런거 다른 회원분들께 도와달라고 하면 오해하기도 하니까 저도 고혁수 트레이너 개인 PT룸까지 와서 이러는거구요. 아무래도 저희 둘다 전문가여서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고. 문제 생길일도 없고요. 물론…고혁수 트레이너도 생리적인 반응은 좀 하긴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요. 여성하고 이렇게 달라붙는데, 아무리 이게 일이라고는 해도 몸이 반응하지 않으면 그건 남자가 아닌거죠."

"흠, 강사님이 조금 말을 틀리셨는데, 저라고 여자라고 꼭 이러는게 아니라 매력적인 여자한테만…."

"입좀 다물어주실래요?"

트레이너가 과장스럽게 풀이 죽은 표정을 하며 백아영 강사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백아영 강사의 설명을 듣고나니 온 몸에 힘을 빼고 있는 것 처럼 달라붙은게 이젠 뭔가 야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시체를 등에 업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뭐…고혁수 트레이너가 건장한 한창때의 남자라서 반응하는건 둘째치고, 자제심은…있으니까요."

"좋은편이라고 생각 안하세요?"

"…그래요, 좋은 편이라고 치죠. 낚시꾼처럼 참 자알~참으시니까요. 후우우…."

갑자기 백아영 강사가 움찔하고 떨더니 하체를 천천히 내렸다. 그대로 자연스럽게 상체를 앞으로 밀어내듯 들어올려서 허리가 위로 꺾인 자세가 된다.

"하아, 아무튼…운동하는데 접촉하는거 신경쓰이지는 않으세요?"

"네? 저요?"

"네, 고 트레이너가 조금 걱정하더라구요. 제대로 운동을 가르쳐드리려면, 근육을 풀어드리려면 어쩔 수 없을때가 있는데 혹시 오해하실까봐 제대로 못 할 때가 있다고…."

"아, 강사님 그런거 말하시면 안되는데."

"…아무튼, 고혁수 트레이너가 혈기가 넘치다보니까 제대로…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해서 혹시 회원님 불편하시진 않을까 해서요. 괜찮으세요?"

"아, 네에. 괜찮아요. 잘 가르쳐주셔요."

그대로 백아영 강사가 천천히 다시 하체를 들어올리고, 상체를 내린다. 지면에 상체를 밀착시킨 채 갑자기 몸을 움찔 떠는 것 같아 내려다보니, 어느새인가 트레이너가 백아영 강사의 손을 손등 쪽에서부터 덮은 채 깍지를 끼며 잡아주고 있었다.

"아, 아무튼…그렇다구요.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혹시 좀 자세가 부담스럽다 하시면 혁수씨한테 말하면, 저 불러줄거에요. 그러니까…혁수씨, 이제 그만…그, 너무 접촉같은거 신경쓰지 마세요."

"네."

백아영 강사가 그만하라고 하자마자 트레이너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상체를 일으켰다. 앞으로 엎드린 백아영 강사의 손에서 깍지를 풀고, 두 손을 그대로 그녀의 골반을 잡아쥐더니 단숨에 상체를 일으켜버려 자세가 정말로 야릇하게 되어 버렸다.

왠지 백아영 강사가 힘들어 하는 것 처럼 허리를 좌 우로 트는게 마치 아쉬워서 허리를 좌 우로 작게 흔드는 것 처럼 보인다. 숨을 길게 내쉬고 있는 그녀에게서 트레이너가 완전히 떨어지자, 백아영 강사가 엉덩이를 치켜든 자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손에 부채를 부쳤다.

"아휴, 더워…아하하, 혼자 할 때는 안 이러는데 트레이너가 도와주니까 운동이 더 잘되서…."

"그렇게 차이가 커요?"

"네, 회원님만 괜찮으시면 나중에 한번 부탁해보세요. 원래는 균형을 잡아주는 자세인데, 이러면 근력 위주의 운동이 되거든요. 그리고…트레이너가 생리적으로 반응한다 싶으면 이렇게 꼬집어주고요."

"아이고, 난 도와준 죄 밖에 없는데."

백아영 강사가 트레이너의 옆구리를 기습적으로 꼬집었다. 그녀의 말대로 고혁수 트레이너는 정말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을 정도로 발기해서, 바지가 이상하게 툭 튀어나온 상태였다.

고혁수 트레이너가 입은 옷은 반바지로 된 트레이닝 복 같은 거였는데…진짜, 엄청나게 티가 났다. 크기까지 가늠이 될 정도다.

그렇게 몸에 딱 달라붙는 옷도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단단하게 서 있으면 저럴까.

'…진짜 엄청 커.'

그런데 그 크기가 진짜 어마어마했다. 대체 저게 몇이야. 아저씨보다 큰데다가, 굵다…왠지 나도 모르게 데이빗이 떠오른다. 데이빗도 진짜 컷는데….

애써 시선을 돌리는데, 백아영 강사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계속해서 트레이너의 허리를 꼬집었다. 그러자 정말로 통증 때문에 흥분이 가신 것 처럼 천천히 흔적이 사라졌다.

트레이너가 진정되고 나자 이제 됬냐는 것 엉덩이를 찰싹 하고 세게 때리는 모습이 정말 그냥 당연한 일 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후우…그럼 저는 웜업도 됬으니까, 요가하러 가 볼께요."

"아, 강사님. 아까 도와줘서 고마워요, 오늘 진짜 엄청 취할때까지 책임지고 술 쏠게요."

"…아직 마시러 간다고 안했거든요?"

내가 옷 갈아입는 사이에 뭔가 도와줬나? 백아영 강사가 이제 몸에 열이 오른건지 붉어진 얼굴로 PT룸을 나갔다.

곧바로 트레이너가 백아영 강사가 엎드려 있던 요가 매트를 치우고 새 매트를 깔아주었다. 그녀의 땀이 묻어있을걸 생각해서 치워준 것 같지만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그냥 그대로 둬도 되는데.

곧바로 트레이너가 스트레칭을 시작할 줄 알았는데, 매트를 깔고는 그냥 바닥을 툭툭 치며 나도 앉게 했다.

곧바로 편하게 양반 다리로 앉았더니 나를 보고 갑자기 말없이 가만히 보고만 있는다. 왜 저러는걸까.

"저기요?"

"아, 네. 어…음, 어."

할 말을 잃은것 처럼 바보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그러더니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가 위로 향했다가를 반복하고. 대체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어 가만히 기다리자, 트레이너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흐, 크흠. 어…일단 혹시 근육통 같은건 없으세요?"

"근육통요?"

있기는 한 것 같은데 매우 적었다. 근육이 막 아플 정도로 운동하는게 아니라 정말 내가 운동 했구나 싶은 정도에서 멈춰서 그런지, 운동을 한 기분은 드는데 무리한 것 같지는 않다.

마사지를 해 줘서 그런가? 운동에 관련된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알 수는 없었지만, 얘기를 듣고 다시 한번 몸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근육통은 딱히 없는 것 같았다.

"조금 쑤시는건 있는데, 정말 조금 정도고 없는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근육통이 꼭 있어야 운동이 된거다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근육을 막 늘리고 싶어하는 운동이지, 회원님같은 경우에는 근육통이 있으면 제가 운동을 너무 과하게 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래요?"

"네, 운동이 꼭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게 아니라, 지방을 균일하게 분포시켜주는거는 마사지, 균형을 잡는데에는 간단한 동작으로 된 운동이나 정적인 운동, 그리고 적절한 식습관도 운동 효과를 가져오거든요. 특히 회원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자세히 본 건 아니지만 셀룰라이트도 없고, 몸매도 좋으시고 식습관도 이미 조절하시는 것 같고, 관리도 잘 하시다보니 제가 해 드릴 수 있는게 운동 자세교정, 좀더 철저한 관리, 마사지를 통한 관리 정도밖에 없어요. 근육을 티가 날 정도로 만드시고 싶은건 아니시죠?"

"네, 딱 필요한 정도의 근력만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셀룰라이트가 뭐죠?"

"아, 셀룰라이트는요…지방층이 굳어진걸 말하는거에요."

곧바로 트레이너가 핸드폰을 꺼내더니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셀룰라이트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사진을 보자마자 뭘 말하는건지 이해됬는데, 지방층이 피부 밑에서 단단하게 굳어서 우둘투둘하게 살이 쪄 보이는 곳을 말하는 거였다. 이게 셀룰라이트라는 거구나.

"혹시 다른곳에 있을수도 있기는 한데, 그런 미세한건 눈으로도 잘 안보이거든요. 손으로 만지면서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보니까 오해도 많이 받는편이고, 확인도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회원님같은경우에는…있을 것 같지가 않네요. 없으시죠?"

"네."

확실히 없다. 만져봐도 없고 눈으로 봐도 없고, 자신있게 대답하니 트레이너가 웃다가도 한숨을 쉬었다.

"후우~다행이네요, 솔직히 저도 남자다보니까 여자 몸 만지다보면 생리적으로 반응하고…아까도 보셨죠? 근데 저도 프로니까 다 자제 하는건데 셀룰라이트 확인만 들어가도 오해하시고, 바로 회원 끊으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사실 이런거 아까 백아영 강사님처럼 자세히 아는 분들은 다 이해해주시는데, 보통은 이해하기 힘든 문제기도 하구요."

"…그렇죠? 아무래도, 그런거 오해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긴, 확실히. 열심히 운동하고, 정말로 제대로 운동시켜 주고 싶어서 하는건데 그렇게 반응하면 곤란하긴 할 것 같았다. 남자는 원래 자기가 원치 않아도 밑에 제 2의 뇌가 달려있어서 저절로 벌떡거리는 법이니까.

"음…사실 제가 왜 스트레칭 바로 시작 안하고 이러냐면, 아까 백아영 강사님이 얘기해버려서 그냥 저도 이참에 회원님께 말을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그래요."

"뭐를요?"

"이 개인 PT룸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 시선도 신경 안 써도 되는 공간인데, 회원님께서 저를 좀 더 믿어 주실 수 있으시면 좀더…터치를 해도 괜찮으실지 이 참에 여쭤보려구요. 괜찮으시겠어요?"

백아영 강사가 앞서 트레이너와 자세를 취하면서 했던 말 때문인지, 조금 생각해 보지도 않고 곧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 발기하는 정도야 뭐 백아영 강사도 말했듯이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남자로서 어쩔 수 없는걸 제외하면 확실히 트레이너는 굉장히 자제심이 있어 보였다. 나같으면 여자랑 그런 자세까지 취하면 진짜 흥분되서 어쩔 줄 모를텐데.

내가 아닌 다른 여자도, 심지어 전문가도 당연한 것 처럼 받아들였다는게 컸는지 나도 그런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트레이너는 자신에 일에 열심히일 뿐이라는 생각만 든다.

고혁수 트레이너는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걸 보고 기쁜지, 곧바로 내 몸에 손을 댔다. 허리에 손을 대고 그대로 먼저 일어나 나를 끌어당기듯 일으켜 세워준다.

진짜로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것 처럼, 몸에 힘을 빼도 저절로 일어서지는 것 같다. 굉장히 힘이 좋다. 역시 매일 운동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자, 그럼 스트레칭 먼저 시작할께요?"

"네."

곧바로 언제나와 같이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트레이너가 말한 대로 좀더 터치가 늘어났다는 정도였다. 자세 교정을 좀더 엄격하게 시키고, 중심이 좀 틀어질 것 같으면 골반을 좀 더 확실히 잡아쥐는 정도다.

그래도 이미 스트레칭에 어느정도 적응을 해서 그런지 크게 교정 받지도 않고 끝내자, 트레이너가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말했다.

"혹시 추우세요? 전에 땀이 많이 나시길래 레깅스를 바꿔드린건데, 옷감이 좀 더 얇다보니까 웜업 되기 전에는 추우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뇨, 괜찮아요."

"아~자켓을 계속 입고계시길래 추우신건가 해서요. 일단 감기 걸리시면 안되니까 온도 좀 올려둘께요."

그렇게 말하면서 에어컨 리모콘을 눌렀다. 난방 온도를 올린건지 확실히 아까보다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는게 느껴졌다.

저절로 후끈해진 방 안에서 휴식시간이 끝나자마자 트레이너가 운동을 재개시켰다.

"오늘은 아령을 써서 간단한 데드리프트 자세, 전에 했던 바이킹 와이드 스쿼트, 그리고 토끼뜀 할 예정이고요. 아령을 써서 하는 자세는 무리가 가시지 않게 가벼운 무게로 할거에요. 전에 한 힙브릿지는 오늘은 안하고 세트 끝나고 나면 스포츠 마사지 해드릴거고요."

"힙브릿지요?"

"아, 힙 레이즈요."

그 누워서 어깨랑 목을 댄 채 엉덩이 들어올리는 자세 말하는 건가.

브릿지랑 레이즈의 차이가 뭘까…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자 곧바로 트레이너가 운동을 시작하는게 아니라 매트 위에 엎드리게 했다.

"먼저 요가 간단하게 하나만 할께요. 고양이 자세 한번 해보시겠어요?"

"네에."

방금 전에 백아영 강사가 했던 자세여서 그런지 자세를 잊거나 하진 않았다. 곧바로 매트 위에서 엎드린 채로 다리를 약간 벌리고, 무릎을 대고 허리를 높이 들어올린 뒤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트레이너가 그대로 두 손을 뻗어와 자세를 교정시키기 시작했다. 턱 밑에 손을 대 더 들어올리게 하고, 어깨를 잡아서 좌 우로 살짝 비틀고, 손을 한 손씩 잡아 자리를 잡아주더니 등 뒤로 돌아서서 등을 만진다. 쓸어내리듯 만지며 상태를 보고는, 골반을 꽉 잡아 좀더 들어올리게 한다.

"다리 좀더 벌려주세요."

다리를 벌리라는 말에 순순히 벌리니, 반대로 두 손으로 허벅지를 잡아 좁히게 한다. 자세를 완전히 교정한 뒤에는 트레이너가 한 손을 배에, 다른 한 손은 등에 올린 채 잠시동안 내가 제대로 자세를 취하는지 확인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손을 올려 한 손은 날개뼈 사이, 한 손은 가슴 바로 밑에 위치하게 하고는 내리눌렀다.

"변형 자세 알려드릴꺼에요. 손 그대로 앞으로 쭈욱~뻗으면서 내려가세요. 쭈욱~엉덩이는 그대로 올리고."

엉덩이까지 내리면서 무릎을 꿇다가 흠칫 하고 엉덩이를 다시 올린다. 완전히 상체를 숙인 채 엉덩이만 들고있는 자세가 왠지 익숙하다….

섹스 할 때 자주 하던 자세인데. 요가에는 이런 자세도 있구나. 그러고 보면 아까 백아영 강사도 이런 자세를 했었다. 위에 트레이너가 완전히 덮어지듯 곂친 채로.

"자, 다시 상체 올리세요."

천천히 다시 상체를 올린다. 이번에도 가슴 바로 밑에 위치한 손이 떨어지지 않는데, 가슴이 커서 그런지 상체에서 가장 먼저 바닥에 닿아서, 자세를 취하려고 할 때마다 방해된다. 그나마 트레이닝 자켓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옷 한장을 사이에 두고 그나마 쉽게 움직여져서 자세를 취하는데 지장은 없었다.

그대로 다시 내리라는 말에 상체를 내렸다가 올리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갑자기 트레이너가 한숨을 쉬더니, 배와 등에 붙어있던 손을 떼고 두 손으로 엉덩이를 잡아쥐었다.

"앗…."

"지금 보시면 엉덩이 위치가 자꾸 변하거든요? 한번 이대로 상체 한번 내려보시겠어요?"

"네, 네에…."

어디까지나 운동, 운동이라는건 알지만…역시 민망하다. 뜨거운 손이 엉덩이를 꽉 잡아쥐고 얇은 천 한장을 사이에 두고 그 열기를 전한다. 왠지 전보다도 훨씬 뜨거운 것 같다….

엉덩이를 마치 공중에 매달아두고 있으려는 듯이 잡아쥐어진 채 천천히 상체를 내린다. 그대로 다시 올리라는 말에 상체를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자, 그만."

"하아…하아…."

언제부터인지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상체를 움직이는게 아니라 두 손에 쥐어진 엉덩이에 집중하게 되어 버려서, 그만이라는 말과 함께 엉덩이를 쥐고 있던 손이 떨어지자마자 허리에 힘이 풀리듯 털썩 하고 떨어트려 버렸다. 갑자기 피가 돌면서 간지러워지는 느낌까지 든다.

"엉덩이가 고정되어있으니까 느낌이 확실히 다르죠?"

"아, 으음…네."

사실 잘 모르겠다. 뭔가 다른 것 같기는 했는데…신경이 다른 데에 자꾸 쏠려서 뭐가 다른지 제대로 느끼지를 못했다.

"그럼 곧바로 데드리프트 할께요. 일어서서 다리 벌려주세요."

"아, 잠깐만요…."

일단, 히터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운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트레이닝 자켓 안에 열기가 가득 차서 땀이 날 것 같아 지퍼를 내리고 벗었다. 커다란 가슴이 드러나자마자 옷 안에 비해 그리 차갑지 않은 공기에 개운함을 느낀다.

매끈하게 잘 빠진 몸을 보며 트레이너가 작게 감탄성을 냈다가 입을 다문다.

트레이닝 자켓을 대충 윗몸일으키기대에 던져놓고 시키는 대로 일어서서 다리를 벌렸다. 그런데 다리를 벌리라는 말에 와이드 스쿼트를 하는 것 처럼 안쪽을 활짝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서있었더니, 트레이너가 그 자세가 아니라는 것 처럼 바깥쪽에서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넣으며, 들어올려주듯이 자세를 교정했다.

그대로 허리를 펴고 바로 서 있게 하면서 아령을 가져오고는 다리 사이에 세워둔다.

"이거는 데드리프트중에서도, 스쿼트랑 조금 합쳐진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라고 하는 자세에요. 자, 그럼 이제 허리는 핀 채로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면서 아령 잡아보세요."

"앗."

기마자세처럼 선 채 등을 쭉 펴게하고 엉덩이를 뒤로 내미는 자세가 된다. 그런데, 그대로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 허리를 좀 더 내리자 갑자기 엉덩이쪽에 바람이 닿는다. 정확하게는 엉덩이의 위쪽. 1/3정도가 갑자기 내려가버린다.

깜짝 놀라 아령을 놓고 일어섰지만 신축성 때문인지 레깅스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손으로 직접 잡아 다시 올려 입고 붉어진 얼굴로 트레이너를 보니 트레이너도 잔뜩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으음…허리는 맞으시죠?"

"…네."

"아무래도 제가 회원님 허리만 생각해서 가져와가지고, 엉덩이가 안 맞는 것 같네요. 회원님이 엉덩이가 무지 크고, 둥글다보니까 미끄러진거같은데…."

당황하면서도, 나도 엉덩이가 안 맞아 옷을 사지 못하는 경우를 한두번 겪어본게 아니여서 납득했다. 허리는 확실히 딱 맞았고…다리도 길고, 허리는 가늘고, 엉덩이는 크다보니까 이렇게 된건가.

"음…지금 웜업도 된 상태고, 전에 레깅스는 땀이 조금 많이나셔서 제대로 세탁하느라 지금 입으시기 힘든데…아니면 그냥 제가 자세 교정해드리면서 안 내려가게 잡아드릴까요?"

============================ 작품 후기 ============================

실제로 저런식으로 PT를 한다면 바로 신고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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