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톤-65화 (6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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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응? 경수가 나가기 전에 잠깐 했나?"

경수가 학원에 가고, 다시 집에 혼자가 되어서 컴퓨터를 하려고 모니터를 키자 사용자 대기 화면이 보였다. 나는 곧바로 버릇처럼 익숙하게 경수가 나도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만들어준 계정을 클릭해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서던 경수의 모습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뭔가 눈빛이 다르다고 해야되나. 분명 조금 부끄러워 하는 듯한 느낌으로 피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는데 갑자기 몸을 계속해서 핥는 듯한 시선으로 보는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대체 갑자기 왜 저러는걸까.

뭐, 자위 대상으로 자꾸 생각하다보니까 착각이라도 하는건가? 저 나이대의 경험 없는 남자애들은 가끔씩 바보처럼 야동이나 야한 만화에 나오는걸 진짜로 믿고 '강제로 해도 결국 기분좋아져서 받아들여준다' 라고 착각하는 애들도 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팅방에 들어갔지만, 아저씨는 들어와 있지 않았다.

평소라면 뭐 그냥 없구나 하고 말겠지만, 아무래도 어제 있었던 일이 조금 걸린다. 신경쓰여서 안 들어오고 있는걸까?

[아, 그러고보니까 정모 해야되는데.]

[이번 정모 어디서 할래요? 저번처럼 팬션 하나 빌려서 하루종일 술파티?]

[정모요?]

[넹, 응? 맞다, 해외 맨날 나가계셨지.]

[유학생임?]

[네.]

[한국 오셨지 않아요?]

[아, 네. 온지 조금 됬어요.]

[함 올래요? 정모는 사람이 많아야 재밌어서.]

[어차피 다 남자라서 와도 술밖에 안마실거지만 재미있음!]

[술 마시는거 재밌음! 취하면 재미있어서 또 술마시게되고 술 마시면 또 재밌어짐!]

[이것이 음주의 연쇄폭풍!]

정모라, 좀 가보고 싶기는 했는데…문제는 역시 아저씨겠지. 딱히 나는 채팅방 사람들을 다 만날 생각은 없다. 일단 아저씨랑 만나게 되서 서로 관계가 변한 것 처럼 이 사람들도 변할 것 같다고 생각되고.

그냥 심심할때 들어와서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여자라는걸 알고 갑자기 대우가 바뀌면 역시 좀 싫다고 생각이 된다. 대우가 바뀐다고 해야되나 여왕벌 처럼 될 것 같고.

실제로도 벌써 채팅방에 가끔 오는 여자 유저들은 여왕벌 같은 느낌이니까. 들어오면 무슨무슨오빠~전에 봤을때, 어떤어떤 오빠는 또~ 그런그런 오빠~.

대놓고 그냥 서로 반말을 해 버리는데, 조금 마음에 안 든다.

[음, 봐서 저도 갈 수 있을 것 같으면 갈텐데….]

[이번에도 분명 우리 큰형님께서 저희에게 술을 사오실겁니다.]

[치맥은 언제나 옳다.]

[삼겹살의 소주는 한국인의 영혼이지.]

[술 좋아하시면 오세여]

남자인 상태라면 가보고야 싶지만.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정모 후기같은걸 사이트에 올리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채팅방에서는 계속 얘기하다보니 나도 대충 들은 게 있는데, 아저씨는 채팅방 최연장자라고, 매번 정모를 할 때 마다 가서 자금적인 지원을 조금 해 주고 같이 좀 놀다가 온다는 모양. 채팅방에서도 나이랑 다르게 되게 젊게 산다고 얘기를 자주 들었었다.

이번 정모때도 아저씨는 참석할테니 가기 힘들다. 가고는 싶지만 여자인 채로 가고싶지는 않다. 놀고도 싶고 한번 만나보고 싶기도 한데 채팅방에서 관계가 변하는 건 싫고….

역시 포기해야되나.

채팅을 해도 역시 시간이 가는게 더디다. 컴퓨터에 게임을 깔고 하자니 그것도 뭔가 눈치보이고 그렇다고 딱히 할 것도 없고.

'…관리자 계정이나 따볼까?'

경수가 나도 컴퓨터를 쓸 수 있게끔 사용자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두기는 했는데, 그러다보니 원래 경수가 쓰던 계정과는 조금 분리가 되어 있다.

약간 폴더같은 것들을 뒤져보니까 공유 폴더나 이것저것 들어 갈 수도 있고, 파일도 고쳐 쓸 수 있는 걸로 봐서는 게스트로 판 게 아니라 따로 계정을 판 것 같은데. 실수인건지 아니면 내가 여자다보니 컴퓨터를 잘 모를 거라서 그렇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

남자 특유의 본능적인 그 장난이라고 해야되나. 음, 나쁜 짓인걸 알기는 아는데 좀 구경좀 하고싶다. 야동같은것도 있겠지? 뭘로 치나 한번 봐 보실까.

…근데 경수 계정에서 보던것들이나 이것저것 뒤져보려면 어떡해야될까?

보통 여자들보다야 당연히 내가 컴퓨터를 잘 알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충은 어찌저찌 한번 해볼까 해서 시도는 해 보는데 문제는 나도 정말로 그냥 평범하게 알기만 하는거지 잘 하지는 못한다는거.

별 다른 변화 없이 시간만 버렸다.

혹시나 해서 나는 채팅방에 다른 방법이 없는지 물어봤다.

[혹시 임시계정? 같은거에서 관리자 권한 따는방법 아시는분 있으세요?]

[응? 그건 왜요? 해킹같은거 아니에요?]

[컴퓨터는 잘 몰라서 전 패스.]

[설정이나 뭐 상황 따라 다를텐데, 왜요?]

[음…그냥 좀 다른사람 컴퓨터 쓰고있는데 심심해가지고 뒤져볼려고요.]

[와, 나쁜사람이네.]

[저질이다! 저질!]

[여자죠? 약점 잡아서 육노예로 만드려고 그러는거다 저거.]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왠지 찔린다.

그치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르쳐줄 생각인건지, 한명이 계속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음…게스트 계정이에요? 아니지, 파일 만들어보세요. 뭐 다른 파일명 이것저것 바꿔보시고.]

[네.]

[돼요?]

[잘돼요.]

[음…C드라이브 들어가셔서 다른 계정 폴더 들어가지세요?]

[네.]

[파일 열려요?]

[파일도 있고, 잘 열려요.]

[…그럼 할게 없는데요?]

응?

뭔가 이해가 안된다. 왜 할게 없다는거지.

나는 이 잠겨져 있는 계정에 들어가 보고 싶은건데.

[비밀번호를 알아내는건 뭐 전문 해커가 툴쓰는거 아니면 안될테고. 근데 이미 컴퓨터 접속은 하고있고, 다른 계정 폴더나 이것저것 다 들어가 지고 다 써진다고 했잖아요? 그럼 게스트 계정은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다른 사용자를 추가 계정을 줬나보네요.]

[응…? 네네.]

[표준 사용자 계정일거에요. 뭐 접속 할당같은거로 폴더 하나하나 건드리는 귀찮은 짓은 안했을테고, 숨김파일 정도로 해놨으려나.]

[아, 숨김파일 있나 해서 수상한 창 다 해제해보고 했는데 없던데요.]

[그래요? 음….]

[이 사람들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요.]

[범죄자다.]

[어, 그러면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인터넷 사용기록 같은 것도 볼 수 있어요?]

[인터넷 사용기록요? 음…? 그러고보니까 다른 사용자에서도 기록이 공유가 되나? 북마크같은것도 공유되려나. 파일로 저장되는거긴 한데.]

아무래도 컴퓨터 자체의 데이터 쪽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상태인 것 같아서 인터넷 기록으로 목표를 변경했다.

뭐, 요즘은 인터넷으로 야동을 보는 사람도 무척 많은 세대니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원격 돼요?]

[원격요?]

[원격제어요. 표준 사용자면 컴퓨터 따라 안될수도 있는데, 제가 써드리는 사이트 들어가서 원격 서버 일단 다운받아보세요.]

[해킹한다.]

[저거 다운받으면 이제 은행기록같은거 다 뒤져지고 비밀번호 빼가고.]

[무서워 무서워~]

일단 지방방송은 무시하고 시키는 대로 해보니, 잠시 뒤 마우스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저절로 메모장을 바탕화면에 만들어서 열고는 글씨가 메모장에 천천히 나타났다.

[설명하기 좀 귀찮아져서 그냥 제가 해볼께요.]

[엥 그래도돼요?]

[뭐 해킹도아니고 그냥 원격조작으로 컴퓨터 뒤져보는건데요. ]

별거 아닌 것 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것도 해킹의 일종 아닐까?

왠지 심심해서 한번 시간 보낼 겸 해볼까 했던게 일이 좀 커진 것 같은데. 뭔가 이러다가 신고당하거나 하진 않겠지.

일단 다 하고 나면 내가 사용한 인터넷 기록같은건 다 지워둬야겠다.

[뭐 찾아드려요?]

[음…원래 계정 인터넷 기록하고, 혹시 숨김파일 같은거 있으면 그거랑.]

[저기 근데 이거 뭔가 위험한 일 아니죠? 인터넷 기록이랑 숨김파일 하니까 뭔가 불안한데.]

[네? 그냥 심심해서 하는건데요.]

뭔 일 없겠지 뭐.

솔직히 말하면 뭔가 재미있기는 하다. 해커가 된 거 같은 기분이 들어가지고 흥분된다.

이 컴퓨터는 이제 내 마음대로 조작되는…아니,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조작하고 있지만.

뭔가 폼나게 검은 화면같은걸  띄워서 영어가 따라라라락 하고 나오는 걸 이미지 하고 있었지만, 그러기는 커녕 그냥 평범하게 마우스만 화면에서 계속 움직였다. 제어판에서 설정같은거나 보고 있고, 이걸로 진짜 찾을 수 있는건가?

몇 개 창이 띄워졌다가 내려가더니, 이것저것 경로들을 뒤지고 5분? 그정도도 되지 않아서 폴더를 하나 열더니, 메모장이 다시 열렸다.

[저기 이거 그냥 전환하면 되겠는데요?]

[네?]

[관리자 계정 로그오프가 안돼있는데요? 그냥 전환하세요.]

응? 무슨 말이지?

설마해서 나도 사용자 전환 화면으로 가보니, 정말로 로그온 된 상태였다. 뭐지?

아까 킬 때에는 너무 습관이 되어 있어서 제대로 확인하고 넘어갔던 건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한번 들어가서 제대로 뒤져보자 하고 경수의 계정으로 전환했다. 바탕화면은 평범한 화면이였지만 대기화면에 게임 아이콘이 세 개, 그리고 메신저가 하나 보였다.

메신저도 키고 나간건가 해서 고민하고 있던 나는, 결국 욕망에 따르기로 했다.

훔쳐보자!

PC 모드와 핸드폰하고 연동되는, 아주 유명한 국민 메신저였는데 창을 열어보니 많은 대화창들이 계속해서 읽지 않았단 표시가 떳다가 사라졌다가 했다.

분명 경수 얘 학원에 있을텐데, 공부는 안하고 친구들하고 대화에 빠져있는건가.

맨 위에 있는 대화창은 여러명에서 만든 대화방인 것 같았는데 대화방에 이름까지 지어져 있었다. '한준고 롤파티' 라는 이름인데, 같이 게임을 하는 애들이 모여있는 방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것만 계속해서 대화 내용이 바뀌는데도 읽지않음 표시가 뜨지 않는다.

[와 씨발 요즘 경수 진짜 미쳤네.]

[야동 주인공이냐?]

[하숙하는_누나랑_내방에서.avi]

"…응?"

뭔가 대화창에 슬쩍슬쩍 보이는게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화창을 클릭해 열었다.

잠시 시간이 걸리며 지금까지의 대화 기록이 로딩되고,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한창 대화중인건지 계속해서 새로운 말이 뜨고, 내가 말한 말풍선도 떠오른다.

[진짜 쌀뻔했다 ㅆㅂ ㅋㅋㅋ 와 이런게 여자 엉덩이구나 했음.}

{솔직히 팬티에 쌌다 인정?]

{경수라면 가능하다 인정?]

[야 근데 진짜 장난 아니야. 와, 진짜 내가 요즘 우리 아버지한테 효심을 막 느낀다.}

{경수 아빠덜이 경수를 위해서 여자 사온거 아님?]

{진심 존나부럽네 진짜. 야 사진 더 없냐.]

{소개 언제해줄건데.]

{오늘 놀러가자 오늘]

사진…?

일단 무슨 대화인지 알 수가 없다. 앞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으니까….

나는 우선 지금 대화내용은 무시하고 마우스 휠을 돌려서 스크롤을 올렸다.

그러자, 경수가 아까 집에 있을 때 일어나고 나서 켠건지 그때쯤 대화한걸로 보이는 내용이 보였다.

[야 씨발 나 존나 지금 상황 이해안됨;}

{뭔데]

{뭐]

[(사진)]

무슨 사진인가 싶어 클릭해보니, 세탁기 내부를 찍은 사진이였다.

이게 뭐지? 일단 채팅 내용을 더 읽어보기로 했다.

[어제 딸친 속옷이 세탁기에 들어가있음.}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침? ㅋㅋㅋㅋㅋㅋ]

{??? 근데 그게 세탁기에 들어가있는게 왜?]

{이새끼 ㅋㅋㅋㅋ진짜로 속옷딸침 ㅋㅋㅋㅋㅋㅋ]

{흐아앗, 누나의 보지에 닿았던팬티…! 허으윽!]

{강간범예비군ㅋㅋㅋㅋㅋ]

[아시발좀닥쳐봐. 진짜 심각하다니까.}

{뭐가심각한지 설명해봐]

[어제 존나 누나 또 밤에 집 안오길래 속옷에 좆물 다묻혀놨거든?}

[근데 일어나니까 누나가 집에 와있음.}

[컴퓨터는 꺼놓고 잤던거같은데}

[내가 분명 속옷은 그냥 던져놓고 피곤해서 일단 잤거든? 일어나서 치우려고 알람맞춰놓고.}

[근데 누나가 집에 와있고 어제 입고 나갔던 옷이랑 속옷이랑 내가 딸친거까지 세탁기안에 돌고있음.}

{빼박;; 너 걸림.]

{경찰서 수고.]

[야 근데 존나 이해안되는게 저 누나 아무일도 없는 눈친데?}

{???]

{시발 아까부터 너만 쳐알아듣는 설명할래?]

{트롤새끼 입도트롤.]

[아 나 트롤 아니거든.}

…응? 그러니까, 내가 속옷을 가지고 세탁기에 넣었다는걸 알고있다는건가?

일단 그 믿으로 계속 대화창을 내려봤다.

{정리해봄.]

{1. 어제 H컵 누나의 속옷을 임신시킴]

{2. 병신같이 트롤이 안치우고 그대로 잠.]

{3. 자고일어났더니 H컵 누나가 집에 와있음. 근데 좆물범벅 임신속옷도 치워져있음.]

{4. 아무리봐도 범인은 H컵 누나임.]

{5. 근데 H컵 누나가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대해줌.]

{이거 그냥 이 누나가 존나게 천사인거 아니냐?]

{역시 마스터티어는 다름. 저걸 이해하는거봐라;]

{트롤어 마스터.]

[내가 트롤은 아닌데 ㅇㅇ 맞어 저상황. 이거 뭐라고 받아들여야되냐.}

{일단 무릎부터 꿇어야되는거 아님?]

{머리속이 야동에 쩔은새끼야 받아듣기는 뭘 받아들여, 박아들이겠지.]

{내 생각에는 두가지임. 1. H컵누나는 가슴만큼 마음도 넒은 대천사, 2. 사실은 존나걸레여서 아무렇지도 않음.]

{와 씹…마스터티어 팩폭 오진다. 궁극기 꽂아버리네.]

{솔직히 어제 안들어온거 보면 나도 동감한다. 남자있는거 확실함.]

{그 누나면 하루도아니고 1분이면 꼬인다.]

{ㄴㄴ, 1초 인정?]

{인정.]

{ㅇㅈ]

{ㅇ]

[나 그럼 어떡함?}

{일단 진정하고 세탁기 내용물 확인. 와드도 못보는 니 눈탱이가 잘못봤을 확률도 높음.]

{캬, 전에 와드못봐서 진거 인정하냐.]

{상대 와드 눈앞에서 못보는 경수 솔직히 최고의 플레이 아니냐.]

{보고나서 정말로 진짜다 싶으면 둘중 하나임. 1. 존나 감동하고 감격해서 너의 쓰레기같은 행동을 반성함.]

{2. 야동찍음.]

{2번 가자.]

{어차피 얘 벌써 딸친것도 들킴. 인생 막장행임.]

{근데 솔직히 진짜로 그 누나가 완전 개걸레가 아닌 이상 그럴리가 없잖아?]

{적당히 타임 봐서 사과해라 그냥.]

{아니면 어차피 눈감아준거 이대로 그냥 조용히 넘어가.]

그 밑으로는 계속해서 경수는 말이 없는 듯 했다. 그런데 서로 내 얘기를 엄청 한다. 대화 내용을 보니 뭔가 내 얼굴까지 본 적 있는 듯한 느낌인데…사진이라도 몰래 찍어서 올린걸까?

혹시나 해서 미디어 파일 기록을 열고 보니, 대부분이 음식 사진이나 만화, 게임 화면 등등이였는데 계속 올려보자 정말로 사진이 있었다.

…한두장이 아니였다. 하나하나 클릭해해서 확인해본 나는 조금 놀랐다. 속옷 사진도 있고, H컵하고 사이즈가 쓰여진 태그를 찍은것도 있다. 속옷을 한두장 찍은게 아니라 그냥 세트별로 찍어놨다. 대체 이건 언제 찍은거지.

"어?"

그대로 좀 더 사진들을 보고있으니, 왠지 낯이 익다고 해야하나. 언제 찍었는지 알 것 같은 사진이 보였다. 누워서 자고있는 내 모습을 찍은 전신사진. 전에 내가 경수 방에서 잠들었을때 찍은 듯한 사진이다.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데, 누워있는데도 가슴이 무척이나 강조되어 보이고, 살짝 올라간 셔츠 사이로 드러난 가느다란 허리가 보인다.

이전 장으로 넘기니 허리를 클로즈업 한 사진, 얼굴, 가슴을 클로즈업 한 사진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심지어는 셔츠를 손 끝으로 잡아 살짝 들어올리면서 배꼽을 찍은거랑, 입술을 손으로 만지면서 찍은거에, 가슴을 손 끝으로 슬쩍 찔러보는 사진, 옷을 살짝 잡아당겨서 가슴골을 찍고, 밑에서 들어올려서 브래지어를 입고있는 모습을 찍고….

'…이, 이건 좀 심한데?'

이거 도촬 아닌가? 자고있는 사이에 이렇게나 많이.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을 생각하면 할 말은 아니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범죄다.

진짜로 집주인 아저씨 말대로 뭔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애가 진짜 성욕에 쩔어있구나.

좀 더 사진을 뒤져보니, 대체 언제 찍은건지 거실에서 편한 옷을 입고 TV를 보고있는 내 뒷모습, 샤워하고 나온 뒤 젖은 머리를 만지고 있는 모습도 있었다. 예쁘다. 뭔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화보라도 찍은 느낌이다.

여자인 내 모습은 아직도 사진으로 보면 나 본인이라는 느낌이 팍 하고 오지는 않아서 그렇게까지 도촬을 당했다는 불쾌함이 크지는 않았는데, 역시 조금 섬뜩하기는 하다. 하나도 눈치 못챘는데.

사진들 중에는 자고있는 내 하반신을 의도적으로 세세하게 찍은 것들도 있었다. 바지 위로, 보지 바로 앞에서 어떻게든 라인이라도 보고 싶다는 듯이 찍은 사진들. 얼굴은 아예 대부분의 각도에서 다 찍혀있다.

진짜 자는 동안 엄청 많이 찍었구나.

그래도 그 외에 딱히 다른 사진은 없었다. 화장실에 카메라라도 설치해 도촬한다거나 하진 않은 모양이다.

다시 채팅방으로 돌아와 대화 내용을 읽어보니, 잠시동안 경수는 말이 없다가 갑자기 한 마디를 쳐 놓고, 그 뒤로는 다른 애들끼리 계속 대화를 한 것 같았다.

[2번 가본다.}

{미친놈이냐?]

{얘 진짜 정신 나간 거 맞는 거 같음.]

{현실은 야동이 아니야ㅋㅋㅋㅋ미친놈아 ㅋㅋㅋ]

[ㄴㄴ 확신있음. 절대 문제 안생긴다.}

{확신은개뿔 ㅋㅋㅋㅋ]

{얘 오늘 뒤로 안보일듯. 진짜로.]

[일단 뒤에서 누나 엉덩이에 좆찔러본다.}

{진짜 하게?]

그리고 그 뒤로 경수의 채팅창 대화 내용이 없다. 다른 애들이 계속해서 미친놈이다, 그냥 말해본 것 뿐이다 하는 내용들이였다.

나중에서야 학원에 가는 길에 대화를 한 모양이다. 대충 읽어 보니 경수가 썰을 풀어놓듯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와 진짜 싸겠네.}

{뭐야.]

{뭔데, 뭔일있었던건데.]

[누나 엉덩이에 좆 문지름, 우와 씨발 아직도 꿈같음.}

{헐.]

{진짜?]

{리얼?? 진짜 그걸 했다고?]

{아니 근데 그걸 했는데 뭐라고 안해?]

[아무말도 안함. 내가 확신 있다고 했잖아.}

{헐??]

{뭐야, 얘 또 구라치냐.]

[진짜니까 믿건말건 맘대로 해라 ㅋㅋㅋ}

============================ 작품 후기 ============================

졸려영...

컴퓨터 부분은 저도 쓰면서 잘 몰라가지고 쓰긴 썻는데 확신이 없습니다.

정말 저런가...움...

걍 판타지라고 생각해주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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