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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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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해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자기 방에서 게임을 하고있는 경수와 마주쳤다.
"어…? 경수야, 학원은?"
"아, 누나한테 아버지가 말좀 전해달래서 기다리고있었죠."
…어, 그러니까.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나를 기다리겠다고 학원 가야되는 시간이 2시간이 넘도록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아저씨가 애를 걱정해서 나를 30만원에 묵게 한 건 이런 이유인걸까. 내가 학원 가게끔 감시하라고.
…아니면 나에게 말을 전달해줘야된다는걸 핑계로 땡땡이 치고 있던걸까.
정말 작정하고 쉬고 있던 건지 경수는 집 밖으로 나갈 옷차림도 아니였다. 얇은 옷에다가 고무줄 같은 반바지. 벗으려면 바로 벗을 수 있는 그런 편한 옷이다.
"밖에서 자고 오는건 자기도 이해하는데, 연락좀 하고 자러 가 달래요. 주변 지리도 모르는 아가씨가 그렇게 돌아다니는거 아니라고도 했고."
"으, 응…미안."
뭔가 걱정이라도 하신건가. 확실히 집주인 아저씨는 좋은 사람인 거 같긴 하다.
나도 좋은 일 겪고 온 것도 아니고 자고 오고 싶어서 자고 온 것도 아닌데…하고 생각하고 있자, 경수가 컴퓨터 게임을 끄면서 나한테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자고 온 거에요?"
"응?"
뭔가, 갑자기 경수의 주변에서 이상한 느낌이 난다. 뭐라고 해야하나 눈빛이 그렇다고 해야하나. 자연스럽게 느껴 버린다. 데이빗이나 성현이나, 아니면 가끔 길가다가 다른 남자가 나를 볼 때 보이는, 성욕에 가득 차서 야한 생각으로 가득 찬 듯한 눈빛.
…그걸 느끼자마자, 뭔지 이해 해 버렸다. 고등학생 특유의 망상 같은 걸로 내가 야한 짓이라도 하고 왔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이대로 무슨 야설이나 망가에 나오는 식으로 이 일을 입다물어주기 바란다면 섹스해주시지! 같은 말같은거나 안했으면 좋겠는데.
그보다 지금 질문을 어떻게 얼버무릴 수가 없었다. 좀 바쁜 일이 있어서 자고왔다고 하기도 그렇고, 찜질방에서 자고 왔다고 할까? 뭐라고 해야하지.
"음…아, 아하하. 그게 그렇게 됬네…."
"뭐 하고 왔어요?"
끈질겨! 정말, 뭔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니까 어떻게든 여자의 입에서 야한 말이 나오는걸 보고싶다는 듯한 저 변태같은 질문이라니.
그렇게 말하면서도 진짜 자기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이 가방을 챙기고 있다. 정말로 천천히, 그랬다가 컴퓨터가 다 꺼지니까 옷을 갈아입겠다는 듯 방 한쪽에 있는 옷걸이에서 옷을 고르더니, 방 문 앞에 있는 나를 힐끔 보고는,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내 두 팔을 잡고 방 밖으로 밀었다.
뭔가 굉장히 빠르면서도 어색하게, 게다가 두 팔을 잡을 때 가슴이 크다보니까 경수의 손이 가슴 끝에 살짝 닿았다.
"오, 옷좀 갈아입을께요."
"…응."
뭐라고 해야할까.
정말 고등학생이구나. 아하하.
이러면 못 알아챌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이야 순진해라~.
기분 나쁠법도 한데, 너무 서툴다보니까 오히려 웃기다. 여자의 시선에서 보는 동정 남중남고생의 어색한 모습이란 이런 거겠지.
그렇게 만지고 싶을까? 갑자기 집주인 아저씨가 말한 잠 잘때는 문 잘 잠그고 자라고 했던게 생각났다. 애가 덮칠수도 있다고.
그러고 보니까 전에 게임하고 있을 때 그냥 자긴 했는데.
…아무일도 없었던 것 같았는데 혹시 뭔가 했나?
옷을 갈아입고 나오던 경수가, 다시 내게 끈질기게 똑같은 질문을 하자, 나도 궁금해서 되물었다.
"근데 진짜 뭐하다 어제 안 들어온거에요? 그냥 궁금해서 그런데."
"음…좀 일이 있어서 근데 경수야."
"네?"
"혹시 전에 나 너 게임할때 옆에서 졸려서 잠들었을때…뭐 했니?"
너무 대놓고 물어봤나? 그치만 대체 뭐라고 물어봐야 할 지 모르겠다. 은근하게 물어보는 여자들의 화법이라는건 너무 어려워가지고 쓸 줄 모른다.
그나마 반응이라도 보고 파악해야겠다 싶어서 경수를 보고있으니, 갑자기 느릿느릿 하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현관문을 열고 있었다.
"아, 아뇨. 뭘 하긴 뭘 해요. 게임하다가 저도 자러갔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하고있는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막 내 가슴이나 배, 그리고 음…이따금 뭔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것 처럼 보이던 시선이 갑자기 완전히 다른 방향을 보고있는데다가, 얼굴이 좀 빨갛다.
…뭘 한거야 대체.
"저 갈께요."
"어, 응…."
끼이익, 하고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알 수는 없는 일이다보니 나는 일단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 안에 들어가자마자 컴퓨터 키보드 옆에 놓여진, 경수의 핸드폰이 보였다. 이거 두고 갔구나….
아직 멀리 안 갔을 테니 가져다 줘야겠다 싶어서 핸드폰을 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갑자기 문 밖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문이 급하게 열리며, 숨을 헐떡이는 경수가 들어왔다.
"헉! 허억, 허억…."
"어? 이거, 핸드폰."
"이, 잊고 가서."
내 손에서 핸드폰을 채간 경수가, 가만히 그 자리에서 거친 숨을 내쉬더니, 현관문을 열고 다시 나가려고 하다가 가만히 멈춰서서 나를 보고는, 다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뭔가 눈빛이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말하지 못하는 듯한 눈빛이다. 뭐지?
"다녀오겠습니다."
"어? 으, 응."
경수가 이번엔 진짜로 집을 나서고 난 뒤, 방 안에 들어온 나는 역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동 자체가 이상하다. 뭐지? 뭐 핸드폰에 뭔가 있나.
내가 자는 모습이라도 찍어놨나….
음…근데 뭐 그 정도라면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다. 나도 여자인 내가 자위하는 모습이나 뭐 이것저것 찍어가지고 핸드폰 안에는 완전히 나르시스트처럼 여자인 나 전용 폴더가 있을 정도고. 정말 너무 예쁘다 보니까 사진 찍는게 재미있기도 하니까.
그냥 뭐 예쁘니까 얼굴 정도 찍어두고 부끄러워 하는 거겠지.
…혹시 진짜 뭐 야한 사진 찍은 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가능하지가 않다. 뭐 내가 옷을 다 벗고 자는 것도 아니고. 자고있는데 몰래 벗기는걸 내가 안 일어 날 만큼 둔한 사람도 아니고.
야한 사진이라고 해봐야 그냥 가슴 근처에서 찍은 사진이나, 다리 찍은 사진이나 그정도겠지.
이해해 줄 수 있다. 내가 고등학생이라고 치고, 갑자기 내 방에서 가슴 엄청 크고 예쁘고 섹시한 누나가 같이 살게 됬다! 고 하면 솔직히 나도 몰카 한두번쯤은 고민해봤을테니까.
음음, 건강한 고등학생이라고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다….
야한 사진을 그렇게 막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닐테고. 어쩌면 진짜로 그냥 자는 얼굴 사진 찍어놓고 들켰을까봐 부끄러워서 저런 걸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귀여운 것 같기도 하다.
일단 나는 어제부터 계속 같은 옷이다 보니, 가방에서 속옷을 찾아 갈아입으려 했다. 옷은 집 안에 있을 때에는 경수 옷을 빌려 입으면 되지만, 속옷은 갈아 입어야 하니까.
"응…??"
그런데, 가방을 뒤져서 속옷을 찾다가 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내가 검은 속옷을 아직 안입었는데 없다.
잃어버렸나? 비싼건데.
조금 야하긴 한데, 뭔가 느낌이 팍 하고 와서 여자일때 충동구매해버린 섹시한 속옷이다. 엄청 야한것도 아닌데 뭔가 야릇한 느낌의 속옷. 자주 입지는 않지만 일단 여자 속옷 자체가 나한텐 귀중하다보니까 계속 가지고 다니던 거였는데.
뭐지, 혹시 세탁했나 해서 빨래대로 가 보니까 정말로 다른 속옷들하고 세탁해서 말리고 있는 상태였다.
…전에 세탁할 때 저건 안 빨았던 것 같은데
착각인가?
너무 예민한 것 같기도 하다 싶어서 그냥 빨았던 걸 내가 까먹었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속옷을 갈아입은 뒤 경수의 옷을 빌려 입었다. 내가 입고있던 옷은 속옷은 세탁기에 넣고, 청바지는 깨끗하게 입어서 아직 세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일단 방 안에 걸어두었다.
청바지는 자주 세탁하지 않는게 오히려 물도 안 빠져서 좋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가지고 가끔 이렇게 하고있다. 두번에서 세번 입고 난 뒤 세탁하기로.
속옷과 위에 입었던 옷을 세탁하면서 어느정도 집을 치우고,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먹은 나는 할 일이 더는 없는 것 같자 또다시 경수의 컴퓨터를 켰다.
예전에도 자주 들어갔던 채팅방이지만, 여자로 계속해서 있어보기로 한 뒤로는 정말 자주 들어가는 것 같다.
[오, 왔어요?]
[하잉]
[점심밥이 맛이 없다. 돈이 아깝다.]
[근데 다들 점심부터 왜 이런데에서 채팅해요? 백수에요?]
오늘도 정말 중구난방으로 서로서로 떠들고 있는 채팅방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반쯤은 스트레스 풀이기도 하다.
[어제 좀 안좋은 일이 있었어서 기분이 안좋네요….]
[뭐야뭐야뭐.]
[안좋은일이라니 뭐야.]
[풀어봐. 썰. 풀어봐.]
[연애?]
그냥 무거운 의미 없이,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가지고 뭐 남자한테 잘못 헌팅당해서 속히 말하는 골뱅이 상태로 따먹힌 것 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만 말했는데, 갑자기 1:1 채팅에 초대됬다.
이 채팅방에서 꽤나 친한, 최연장자 유저인 유부남 아저씨였다.
[돈 문제인감?]
[네? 아뇨아뇨아뇨.]
뭔가 전에 돈 얘기를 한 뒤로 계속 신경써주고 있는 것 같다.
돈 문제는 해결됬다고 했는데도 뭔가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걸까.
왠지 요즘 안 좋은 일만 두번이나 당해서 그런지 이렇게 신경써주니까 뭔가 치유받는 느낌이다.
[정말 급하면 연락 한번 하게, 채팅방 인연이라고 해도 그만큼 해줄 사이는 된다고 생각하니깐.]
[우와, 감동. 근데 진짜 그러다 사모님한테 혼나요.]
[비상금인데 들킬리가 있나.]
왠지 기분 좋았다. 이 사람은 아무래도 내가 남자라는걸 알면서 잘해주는거다보니까, 여자인 내게 잘해주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뭐라고 해야할지, 어제의 그 태민이라는 놈하고 비교된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 놈은 내가 여자고, 예쁘니까 잘해준 거고 나는 거기에 속아넘어가서 그놈한테 속히 말하는 골뱅이 홈런을 당한 거니까.
이상하게도 그 전에 몸을 팔려다가 강간당하듯이 당한 것 때문에 오히려 이번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 충격적이지 않긴 한데, 기분이 안 좋긴 안 좋았다.
뭔가 인간 불신이 생길 것 같다. 예쁜 여자들의 고민같은걸까.
그런데 이 사람은 채팅이고, 얼굴도 모르는데다가 심지어 남자인 나를 알고있는데 이렇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니 조금 감동했다.
사람이라는건 역시 다 다르구나.
[어제는 공원 잘 갔다 왔남? 심심해보이던데.]
[아…그게, 안 좋은 일이라는게 그거 때문에 생긴 일이라서요.]
[응? 공원에서 무슨 일 있었나?]
[음…그게 솔직히 기억이 안나서.]
[으응…?]
뭔가 어리둥절한 말이였지만, 정말 이렇게밖에 말할 게 없었다.
기억이 안나고 증거만 남아있다보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기분이 안 좋을 뿐. 안 좋은 일이 있었고.
평범한 여자라면 하루 종일 울거나, 충격받아서 어쩔줄 몰라하거나 하려나? 모르겠다.
너무 내가 섹스에 익숙해진데다가,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서는 태민이 나랑 섹스하고 싶어하는구나 하는걸 느끼는게 있어서 어느정도 남자로서 이해되기도 해서 그런건가.
으음…역시 내가 좀 이상한걸지도 모르겠다.
[이거 미안하구만, 나 때문에 나쁜일 생긴거였네.]
[아뇨 그건 아니에요. 그냥 뭐 우연히죠.]
[다음에 만나면 내가 술 사지.]
…그러고보니까 해외에 있을 때 부터 이 사람은 한번 술이나 먹자는 얘기를 계속 했었지. 이게 그냥 인사차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술이라…전날 있었던 일이 갑자기 떠오르지만, 그 놈하고 이 사람은 다르다.
근데 대체 왜 술 마시다 갑자기 정신을 잃은걸까? 혹시 약같은 거라도 탔나?
뉴스에서나 보던건데…뭔가 무섭다. 예쁘다는건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는 건가.
앞으로는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면 좀 경계해야겠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진짜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충격이긴 하다.
[아하하, 다음에요. 만날 수 있으면.]
[음? 그러고 보니까 한국에선 어디 사는감? 해외에서 사는것만 알다보니 내가 그걸 못 물어봤구만.]
[저요? 음…지금은….]
아무래도 인사치레겠지 싶어서 나는 지금 살고있는 하숙집 위치를 대충 알려줬다. 솔직히 번화가도 아니다 보니 정말 우연이라도 이런 곳에서 살 확률은 없을 것 같았고, 뭐 안다고 해도 인사차 하는 말인데 찾아오지도 않을테고.
[응?? 혹시 근처에 하나로마트랑 그 옆에 베스킨라빈스 있지 않나? 좀 더 가면 농협 있고]
…응? 역 쪽에서 오다가 봤던 것 같은데?
어라?
[…어??]
[기차역에서 가깝나?]
어라라??
설마 진짜 우연에 우연으로 여기 근처 사는거야?
어라?!
어떡하지, 너무 생각 없이 말한건가. 진짜 여기 근처 사는건가.
갑자기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우왓?! 뭐지, 이거. 거절하기 엄청 어려워졌잖아! 말로만 그냥 술마시자고 하던 사람도 어라, 코 닿을 거리네 그냥 만나서 술이나 마실까~ 하고 가볍게 생각할만한 그런 상황이잖아!
근데 만나자니, 난 지금 여자다. 채팅방에서는 지금까지 남자로 행동했고.
오 마이 갓?!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요?!
[이거 잘 됬네. 이왕 이렇게 된거 혹시 점심 먹었나?]
라면을 끓여 먹긴 했는데, 아직 배가 고프다. 아침도 안 먹은 상태라 그런지.
게다가 뭔가 나도 계속 집에 있기엔 심심하기도 하다.
무료 식사라니.
[난 이제 먹을까 하는데, 혹시 안 먹었으면 기차역에서 만나지. 밥 먹고 후식도 먹고.]
후식이라니. 그 말은 디저트? 당분?
돈 없는 내게는 정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원래부터 나는 단 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당분성애자에, 케잌에 환장하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초콜릿이 가득 들어간 케잌이 좋다. 초코는 언제나 옳다!
뭔가 만날까 싶으면서도 어떡하지 싶은 기분. TS스톤으로 남자로 돌아간 다음 만날까…? 아니, 그러면 지금까지 여자로 계속 있었던게 의미가 없다. 일부러 여자로 계속 생활해 보고 있는건데.
마침 채팅에서만 나를 접해온거라, 실제로 만날때 성별이 다른건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하긴 한데….
[미안하기도 하니 먹고싶은걸로 사 주지. 식사비는 회사에서 대주니까.]
좋았어! 나가자! 비싼 음식을 얻어먹자!
아니 잠깐만, 음…어라.
너무 급한데, 뭐지. 갑작스러워서 좀 당황스럽기도 한데 뭔가 분위기 타서 나가게 되는 이 느낌.
근데 돈이 없다보니 얻어먹고 싶긴 하다. 문제는 내가 여자라는거.
어떡하지.
으으음….
[아, 이왕 이렇게 된거 시간 될 때마다 같이 먹는건 어떤가? 한국에 오래 있지도 않을텐데 내가 있는동안은 밥이라도 사 주지.]
가장 고민이던 밥값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저절로 찾아오셨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고민 종료.
나는 곧바로 대충 입고있던 경수의 옷을 벗고, 가방에서 옷을 찾아 입으며 채팅을 쳤다.
[얼마나 걸리세요?]
[음…한 20분 정도?]
화장도 필요없는 신비한 수준의 환상속의 여자인 나에게는 충분한 준비시간이다.
옷도 대충 무난하게 어두운 톤의 하늘색 같은 와이셔츠랑 청바지가 섞인 것 같은 셔츠에 셔츠 색을 생각해서 아까 입고 왔던 것과는 다른 진한 색의 청바지를 꺼내 입은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일단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채팅창에 말을 쳤다.
[어…근데 저기, 사실 말해둬야 될 게 있는데.]
[응? 뭔감?]
[그게….]
============================ 작품 후기 ============================
잠안자고 계속 쓰는중. 사실 밤을 샜습니당.
으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