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톤-42화 (42/108)

42====================

1부

♀ ♂ ♀ ♂ ♀ ♂

"하아앙…!"

철썩, 철썩, 철썩…부욱, 북…부우욱…!

마치 오늘 다 싸 버리겠다는 것 처럼 몇일간 모아온 정액을 다 싸버리고 있다.

벌 써 3회전…세 번째 콘돔에 정액을 잔뜩 싸낸 성현이가 옷 입은 채 보지만을 내 보이고 섹스하고 있는 내 몸 속에 자지를 박아넣은 채 부르르 떨더니, 언제나처럼 허리를 뒤로 빼 자지를 내 뱃속에서 내보내더니 정액이 차올라 머리가 무거워져 추욱 늘어진 콘돔을 벗겨 입구를 묶고는 버릇처럼 이미 정액이 가득 찬 두 개의 콘돔이 놓여져 있는 곳에 올려놓았다.

허리도 꽤나 잘 쓰게 되서, 오늘은 한번이지만 살짝 가 버렸다.

커다란 가슴을 옷 위로 쉴새없이 주물러대던 손을 내 가슴위에서 떼내고, 한 손으로 자지의 뿌리를 잡은 채 나에게 내민다.

…빨아달라는 뜻이다.

"쪼옥, 쪽…쯔읍…쪼옥…."

콘돔을 끼고 있던 자지는 콘돔 냄새도 나고, 그 윤활유 같은 것 때문에 왠지 기분이 나빠서 입에 물고싶어지지 않지만…그래도 나는 최대한 정성껏 성현이의 자지를 입에 문 채 핥고, 소리내어 빨았다.

사실 성현이는 오늘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뭐, 한동안 못 볼테니까 서비스라고 해야하나…성현이도 한동안 못 볼 거를 생각한 건지 몇일간 자위도 하지 않고 모아온 정액을 진하게 싸 대었다.

정말로 콘돔을 빼낸 순간 그 양이나 색이 평소와 다르다는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모아와서는…영역표시라도 하려는 것 처럼 콘돔을 낀 채 잔뜩 박아대고, 손 모양을 기억시키려는 것 처럼 엉덩이를 꽈악 잡아쥐며 모양을 일그러트리고….

조금 있으면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야 되서 그런지 마치 도구 다루듯 평소보다 더 거칠게 허리를 움직여 댔는데…되려 평소처럼 신경쓰면서 섹스하는 것 보다 그게 더 자극이 가서 기분 좋았다.

살짝 가 버릴 정도로.

"후우…후우…."

"쯔으읍…후아. 하아…만족했어?

입술로 이빨을 덮어 살짝 오물거리면서 조인 채 자지를 입술로 긁어내듯 쭈욱 하고 입안 깊숙히 넣었다가 빼내서 정액을 완전히 짜내 주고 물어보니, 성현이는 아직 할 마음인지 고개를 저었다.

…입으로 하는 기교가 점점 늘어가는 것 같은데.

깔끔하게 정액을 짜낸 나는 오늘 한국 가게 되니까 서비스 해주자는 생각에 평소보다 좀 더 정성껏 자지를 핥아주며, 성현이가 흥분하도록 도와주었다.

기둥 부분에 입술을 댄 체 쭈욱 하고 핥아주었다가, 귀두 부분을 입에 머금고 할짝이고, 혀 끝으로 그대로 위 아래로 몇 번이고 핥아주고….

사정 후의 민감해진 자지가 아파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움직이며 안마를 하듯 가끔씩 입술로 오물오물 씹어 주었다.

"희연아…저기…."

"응?"

"…콘돔 안 끼고 하면 안돼?"

그렇게 출국기념 섹스로 잔뜩 봉사해주고 있었더니…성현이가 부탁을 하듯 물어왔다.

…뭐 나야 밖에 싸면 상관은 없는데.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성현이는 좀 있으면 버스를 타러 가야 해서 시간이 별로 없기도 하니까, 생으로 하면 빨리 싸긴 할테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전에 처음 생으로 넣었을 때와는 경험치가 다르니까 전처럼 넣자마자 쌀 것 같아 하지는 않으려나?

나는 뭐 이것도 출국 기념 서비스라고 생각해야지 하고 여기며 성현이에게 다시 엉덩이를 내밀었다.

"꼭 밖에다 싸야돼."

"으, 응."

성현이는 조금 취향이 편중되었다 싶을 정도로 후배위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4번 모두 뒷치기 자세로 섹스.

그러고 보면 데이빗은 반대로 정상위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꼭 처음은 정상위로 시작해서 그 커다란 자지로 잔뜩 박아댔었으니까.

두 사람이 취향이 바뀌면 좋을텐데…아무래도 성현이는 자지가 데이빗에 비해서 작고, 데이빗은 꽤 큰 편이다 보니…성현이가 정상위로 하면 더 깊게 들어오고, 데이빗이 뒤로 하면 내가 후배위에 약하니까 훨씬 더 기분 좋지 않았을까 싶어진다.

찌거억….

"흐으응…."

"으읏…!"

이미 세 번이나 콘돔을 사이에 두고 정액을 잔뜩 받아내 질척하게 젖어있는 보지 속으로 성현이의 자지가 다시 들어왔다.

으아…역시 생으로 하는게 더 기분 좋고, 크게 느껴져….

이번에는 다행히 그래도 전 만큼 자극을 참기 힘들지는 않은건지, 성현이 천천히 움직여온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흐으응, 응, 흐응…하아앙…응…!"

반쯤은 일부러 내 주는 신음소리와, 정말로 느껴서 나는 소리가 섞여서 나온다.

성현이의 자지는 마치 자신이 없는 새 들어왔었던 다른 손님의 흔적을 알아차린 것 처럼 성을 내며 거칠게 앞 뒤로 움직여 내 몸마저 앞 뒤로 흔들리게 끔 만들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아아앙…성현아아…빨라아…흐응…! 응…!"

"후욱…! 훅…! 좋아…? 후…!"

살 부딪히는 소리가 오늘따라 크게 울린다.

영역표시를 하듯 내 보지 속에 몸을 비벼대던 자지가 도장을 찍듯 여기저기 푹푹 찔러대자 나는 성현이에게 호응해 힘을 빼고 몸을 앞 뒤로 흔들어 자지를 좀 더 세게 박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데이빗에 비하면 작기는 하지만…역시 이 자지도 기분 좋다.

씨앗을 뿌릴 곳을 찾는 것 처럼 질 내를 휘젓는 자지를 환영의 표시로 꾸욱 조이며 끌어안아 주니 성현이는 순식간에 사정감이 치밀어 오른 듯 갑자기 내 골반을 딱 쥔 채 허리를 푹 하고 앞으로 밀어내며 자지를 깊숙히 박아넣었다.

"흐으…! 아, 안돼…! 밖에다 싸…!"

"읏…!"

찔꺽! 찌익! 찍, 찌익…!

그 행동이 뭘 뜻하는 건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본능에 가깝게 알아차린 내가 깜짝 놀라며 외치자 성현이도 콘돔을 안 끼고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건지 뒤늦게 놀라며 자지를 빠르게 빼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성현이에게 자지를 빼 달라고 외치며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있던 내 눈 앞에 똑똑히 보일 정도로 세찬 정액 줄기가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며, 내 얼굴 바로 옆에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으앗…하아…아."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되어 버렸다.

데이빗 때도 그랬지만…조금만 늦었다면….

둘이 서로 사실을 아는 사이고, 짠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때와 같은 생각을 해 버렸다.

게다가…이제보니 정액이 쏘아져나가는 힘 만큼은 성현이가 데이빗보다 더 대단하다.

저게 정말 질 내에서 쏘아졌으면….

"미안…."

성현이는 방금 전 자기도 모르게 질내사정 할 뻔한 사실을 사과했다.

저런걸 내 질 내에 싸려고 하다니….

정말…임신하면 어떻게 하려고.

우선 여자가 된 내 몸에 자궁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가슴이라던가…보지라던가, 그 뱃속의 감각같은걸 생각하면 자궁이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CT라던가 X-ray 같은걸로 촬영을 한번 해 보면 좋겠는데.

아무튼, 자궁이 있다고 생각되는 이상…난자가 있을 확률도 있으니, 정말로 난자가 있거나 한다면 임신해도 이상하지가 않으니…정말 내가 임신을 하는 몸인지 알게 되기 전까지는 조심하지 않으면….

"…밖에다 다 싼거지?"

"…휴우…그런 것 같아."

"하아…그러면 괜찮아."

성현이도 순간 기겁한 건지 한숨을 쉬었다.

…근데 왜인지 지금 상황에서 성현이가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니 왠지 묘한 기분이 든다.

별거 아니겠지….

조금 오싹하기는 했지만 밖에다 제대로 쌋으면 괜찮을 테니까, 기분을 풀고 말했다.

"아…다행이다. 진짜 깜짝 놀랐네."

"미, 미안. 진짜 미안…나도 모르게…."

"아냐아냐, 뭐 그럴수도 있지. 밖에 쌋으면 됐어."

"하아…진짜 나도 빼라고 할때 눈치채가지고."

"…밖에 싸야된다는 것도 깜빡할 정도로 그렇게 기분 좋았어?"

"으…."

성현이가 고개를 아주 미묘하게 살짝 끄덕였다.

…호오, 그렇게 기분 좋은건가.

"더 할꺼야?"

"아니, 뭔가 아까 쭉 빨려나가는 것 같이 싸져서…."

"남은거 다 싸버릴 정도로 기분 좋았어?"

아, 얼굴 빨개졌다.

근데 역시, 이렇게 성현이를 놀리고 있으면…역시 나도 내 보지에 한번 박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랑 내가 섹스한다니 조금 황당하기도 한 것 같지만….

역시 아무래도 데이빗도 그렇고 성현이도 그렇게 뜨겁다던가, 조인다던가…기분좋다고 극찬한 보지라고 생각하면 나도 넣어보고 싶어진다.

넣어지는 기분은 충분히 기분 좋고, 잘 알겠는데…대체 내 보지가 어떻길래 데이빗도, 성현이도 생으로 넣으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러는걸까.

나 혹시 명기인가…?

정말 이건 명기다 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싶은 여자랑 섹스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생각하니 대충 이해가 간다. 경험상으로는 정말 10분에서 20분씩 버티던 사람이 1분도 버티기 힘겨워 질 정도니까.

어쩌면 내가 거의 반 자동적으로, 생으로 넣었을 때 살짝 조여와서 그런 걸지도….

안 그러려고 해도 저절로 조여져 버린다.

"미안…."

"에이, 사과할 거 없다니까…그말 몰라? 많은 여자를 임신시키고 싶어하는건 남자의 본능이다 라는 말. 뭐, 머리가 아니라 몸이 그러도록 시킨 거 아냐?"

"으, 으음…."

어라…성현이가 또 사과해와서 나는 나름 기운 내라고 말한건데…가만 생각해보니 엄청나게 야해 보이지 않을까 이거.

…뭐 어때.

성현이도 방금 전에 네번째 사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잔뜩 싸 버려서 자지도 더는 안 서는 것 같고.

"그것보다 지금 몇시야?"

"…10시?"

"비행기는?"

"12시 반."

공항까지 가는 교통시간까지 생각해보면….

…늦은 거 아닌가?

"너 지금 늦은 거 아냐?"

"…조금 빠듯하겠지?"

"참 여유롭게 말씀하십니다?"

정액하고 같이 뇌수도 싸셨나.

나는 급하게 옷을 추스리고 땀에 젖어 얼굴과 목에 달라붙은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쓸어 뒤로 넘기며 왠지 멍해보이는 성현이의 자지를 옷 속에 집어넣게 하려다가 정액이 안쪽에 좀 남은 것 같아 보여서 한번 손으로 잡아 쭉 짜주었다.

…남의 것 만지는 것도 참 많이 익숙해졌구나 싶어졌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짓 까지 해 버리는 걸 보니.

남은 정액을 살짝 짜내고는 엄지손가락 끝과 검지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 쪽으로 정액에 젖어 미끈미끈한 귀두를 쓰윽 하고 쓸어 정액을 닦아냈다.

그걸 뭘 하나 싶은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성현이의 자지를 억지로 옷 속에 집어넣은 나는 성현이의 정액이 묻은 손을 닦으며 말했다.

"빨리 가, 빨리. 뒷정리 내가 할테니까…."

"에이 괜찮아. 택시타고 가면 돼."

"너 그라다가 비행기 놓친다?"

별로 정리할 것도 없지만, 아무리 사람이 안 오는 장소라고는 해도 화장실이여서 그런지 일정한 시간에 청소부가 온다.

섹 스를 한 흔적 정도는 지워 놔야겠지…원래는 성현이도 출국 전 마지막 섹스나 다름없다보니 싼 호텔 방이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냐 하는 눈치였지만, 내가 그냥 대학 근처에 공항버스 타는 곳이 있으니까 오늘도 여기에서 하자고 해 버렸다.

…괜히 나 때문에 늦으면 미안하기도 하고.

엄밀히 말하면 성현이가 원해서 섹스를 해 주는거니까 나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겠지만…가해망상이라도 있는건지 혹시라도 그러다가 늦을 걸 생각하면 미안해진다.

좋게보면 돈도 아끼고 공항버스 정류장도 가까운 일석이조.

"후우…."

…다리 힘이 부족한 건지 성현이와 섹스를 하고 나면 다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자세를 바꾸기 힘든 장소에서 하는 섹스이기도 하고, 성현이가 뒤로 하는걸 좋아하기도 해서 한 자세로 계속해서 할 때가 대부분이니까…성현이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서있다 보면 다리에서 힘이 슬슬 풀린다.

뱃속을 문지르고, 찔러올 때에면 특히 힘이 잘 빠진다. 게다가 자꾸 앞 뒤로 흔들려서 균형 잡기 힘들기도 하고.

다행히 상체는 세면대 위에 편하게 기댈 수 있어서 가슴이 잔뜩 흔들려 아프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그래도 너무 세면대에 기대기만 하면 또 성현이 입장에서는 내가 너무 반응이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

…성현이가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역시 이런 점에선 데이빗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두 사람과 각각 섹스를 한 횟수는 이미 성현이가 훨씬 더 많고 몇십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양보다 질이라고 할까….

"저, 저기…희연아."

"응?"

"…어…그…."

이후, 대충 정리를 하고 성현이를 보내려 하니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성현이가 나를 불러세웠다.

"…이번에 한국 가?"

"흐음, 글쎄…."

…아무래도 이 질문은 한국에서 한번 만나지 않겠냐는 의미로 한 거겠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안가?"

"갈까말까 생각중이야. 돈도 별로 없고…왜?"

"아니…음, 그냥."

으이구…소심하기는.

그래도 우선 대충 보류하는 걸로 해 두자.

괜히 한국에서까지 만날 필요는 없겠지…너무 가까워지면 그것도 힘들 것 같고.

한국에 가면 한달정도 여자인 채 지내보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 가서까지 성현이랑 만나는 건 좀….

아, 한국에서도 맛집을 좀 가고 싶기는 하다.

나는 맛있는 집을 별로 모르지만 성현이는 그래도 꽤 알지 않을까.

나는 한국에서는 집 밥이 제일 맛있어서 맛집 탐방같은건 안한다.

"나중에 가게 되면 그럼 연락해줘."

"응."

성현이의 말대로 나중에 연락할지 말지는 따로 생각해 봐야겠지만.

"비행기 타면 연락할께."

"빨리 가!"

아쉬워하는거냐!

왠지 가기 싫어하는 것 같이 보여서 여러가지로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살짝 기분나쁘기도 하고….

성현이의 등을 떠밀며 보낸 나는 화장실에 혼자 남아 문을 잠그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화장실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나가다가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했다간…싶어서 언제나 이렇게 순서를 두고 나간다. 한명이 먼저 나가고, 다른 한 사람이 나중에.

평소에는 이후 어디 갈 일이 있거나 하면 한명이 밖에서 기다리다가 잠시 후 나온 사람과 같이 다시 동행해서 가지만…오늘은 뭐 성현이가 공항에 가야 되니 그럴 일은 없다.

나는 잠시동안 화장실 안에서 생각에 잠겼다.

'가끔 드는 생각이긴 한데, 나 계속 이래도 되는걸까….'

…계속해서 성현이와 섹스만 해 오는 관계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섹스를 하자는 대로 해서 우선 성현이를 섹스 프랜드 같은 관계로 만들어 두고 싶은 생각은 있다.

추측이지만, 처음에는 성현이가 나를 연애 대상으로 보고있었던 것 같았고, 지금도 그건 여전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괜히 내가 밀고당기기 같은 행동을 해 버리면 괜히 희망고문같은 상황이 되지는 않을까…사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사귈수는 없는.

머리가 아프다.

뭐 라고 해야할까, 일이 너무 복잡하다. 앞뒤 설명 없이 말하자면, 성현이와는 이대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섹스도 하고 싶고. 그렇다고 해서 사귀거나 하는건 싫고…딱 잘라서 거절하면 또 괜히 풀죽어서 이후에 관계를 끊으려 한다던가, 더 달라붙을 것 같기도 하고.

우선, 성현이가 여자인 내게 연애감정을 품고 있다는 건…대충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여자도 아닌데 거의 매일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연락하고 싶어하고 하는 남자는 없겠지.

성현이가 원체 소심해서 그 이상의 대시는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그 점에서 나는 뭔가 속이고 있는 것만 같아서 죄책감도 느끼고, 여자인 내가 묻지 말라고 하니 궁금할텐데 정말로 아무것도 묻지 않는 성현이에게 고마움도 느끼고…역시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역시 이러면 안된다 싶어서 관계를 끊을까 싶다가도, 섹파로 지내고 싶기도 하고, 성현이도 섹파로 지내고 싶어할 것 같기도 싶었다가 역시 그건 미안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내가 성현이를 어떻게 하고싶은건지 잘 모르겠다. 섹스는 하고 싶고. 사이가 틀어지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연애는 싫고….

…이래서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하는건가?

내가 원래 여자가 아니여서 그런건지 나도 여자인 내 마음을 모르겠다.

"하아…."

'이것도 여자가 됬다가 남자가 됬다가 하니까 생기는 영향인가?'

…성현이 문제는 우선 여자인 채로 한동안 생활을 해 보고 다시 생각해볼까.

단순히 뒤로 미루는 것 뿐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을 멈추고 머리를 긁으며 화장실에서 나갔다.

이런 생각 혼자 오래 해 봤자 바로바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괜히 매달리지 말자. 그럼 언제나처럼 '나중에 생각해보니 어느새 갑자기 답이 딱 하고 나와있었습니다.' 같은 상황이 되겠지.

성현이도 갔고…이제 나도 얼마 안 있으면 한국에 가야 하니까 방에 가서 짐 정리나 해야지.

♀ ♂ ♀ ♂ ♀ ♂

기숙사의 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거울에 얼굴과 몸을 비춘 채, 여전히 약간 동양인과 서양인이 섞인듯한 이목구비에, 동양인으로는 보이지 않는 몸매를 살펴 본 나는 처음 여자가 되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까 요즘 너무 섹스만 생각하고, 섹스만 하고있지 않나?'

분명 처음에는 여자인 나를 이용해서 남자인 나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방식의 목적 아니였었나…스트레스 풀이라고 해야하나 싶은것도 포함해서.

왠 지 점점 여자인 내가 본래의 나를 잠식해 가는 것만 같다. TS스톤에 익숙해져서 여자가 되어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서 그런것도 있고 아무래도 성현이랑 자주 섹스를 하는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어찌보면 그건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가장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일이니까.

왠지 조금 몸매가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야한 쪽으로.

착각이겠지.

"크으으…하아, 가벼워 졌다."

잠시 뒤 나는 TS스톤에 혀를 대 남자로 돌아왔다.

이미 시험도 끝나고, 레포트도 전부 제출해서 그런지 요즘은 수업 자체를 나갈 일이 없어서 아침부터 여자가 되어있거나 하는 일이 좀 많아졌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매일매일 방 밖으로 나갈때나 들어올 때나, 방 안에 있을때도 언제나 주의를 해서 직원에게 들키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방심하고 있다가 걸리는 날에는 일이 귀찮아 질 수 있으니까….

특히 자기 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 이틀에 한번 정도 오전에 방 안에서 사람이 자고있어도 직원이 들어가서 대충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가니까…남자인 내가 여자랑 자고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 혼자 자고있는 걸 보면….

기숙사 거주학생이 아니면 놀러 온 거라도 숙박 금지이기 때문에 괜히 벌점을 먹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방 안에서는 될 수 있으면 남자가 되어있는 것도 있고…다른 이유로는 여자인 채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한 가지 문제가 생겨서 계속 남자로 돌아오는 것도 있다.

…가슴이 너무 무거워.

잠깐 변하고 돌아오거나 할 때에는 무겁긴 해도 버틸 만 하다 싶었는데, 이것도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오래 있고 그러니 슬슬 어깨도 아프고 등도 아프고…무겁다.

"아…살 것 같다."

예전에는 남자일 때에 등이 아파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반대로 여자일 때에 가슴이 무거워서 힘들다.

…정말 나 한달동안 여자인 채 살 수 있을까?

이 무거운 걸 한달동안…?

'…하지 말까.'

나는 한국에 가져갈 짐들을 정리하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거유로 인해 점점 쌓여가는 이 누적 데미지가 과연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얼마만큼 커질까….

그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울 정도였지만…짐을 정리하다보니 그것보다 더 급한 고민거리가 떠올랐다.

'…브래지어 어떻게 가져가지?'

비행기를 탈 때에는 반드시 남자인 채 타야하는데…여자인 내 옷을 대체 어떻게 들고가야 하는걸까.

가방 내용물 체크라던가 할때 오해받지 않을까….

…집에다가 옷을 숨길 장소도 고민이다.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한국에 가자마자 되도록 빨리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잘못하다가 들키는 경우에는 우리 부모님 성격상 평생 놀림당할지도 모른다.

…아니, 진지하게 성 정체성에 대해 걱정하시면서 정신과 상담에 보내실지도.

사,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 작품 후기 ============================

이겼다! 1부 끝!

뭔가 어정쩡 하지만...우선 제가 1부라고 생각할만한 내용은 여기에서 끝입니다.

2부 초반 이어서 올려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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