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톤-38화 (3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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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구라도 몇주동안 계속해서 애가 태워지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을테고, 그 배출구로 가장 적절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한테 가게 되는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했고, 상대방도 기뻐할테고, 나도 욕구불만이 사라져 좋고….

그러니까, 모두가 이득이 있으면 있지 피해를 입지는 않으니까….

그러고 보면 이미 지금은 해가 떨어져 있다.

그러니까, 혹시 이런 밤중에 가면 없을수도 있으니까…그냥 있으면 인사나 하고 없으면 그냥 가는거니까.

…게다가 크리스마스니까 없을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마스니까 친구들하고 놀러 나가겠지.

…없을수도 있다면야 한번 인사하러 가 보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내 행동을 정당한 행위로 꾸미자마자 계속해서 생각이 이어지며 부담감도 저절로 덜어진다.

그러니까 이건 그냥…크리스마스 인사다. 그런걸로 해두자. 섹스를 하고싶어서 섹스하려고 가는게 아니라, 인사일 뿐….

성현의 애태우기 섹스가 그래도 이번에는 갈지 모르니 할 때까지 참아보자는 억제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지금껏 쌓여온 욕구불만이 폭발해 버릴 것 같다.

"…Excuse me?"

몸에 스치는 바람에 저절로 몸이 애무될 정도로 민감해진 채 걸어가다가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기숙사에 도착한 후였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기숙사 입구에서 걸어나오고 있던 데이빗이 나를 발견하고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어딘가로 나갈 예정이였던 것 처럼 보이는 옷차림….

데이빗이 보인 순간, 겨우겨우 마개를 닫은 채 참아오던 성욕이 위험하게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휘연?! 여긴 대체 무슨 일이에요?!"

막상 마주치고 보니 머릿속이 멍해진다.

숨이 가빠지며, 눈가가 떨린다. 지금것 잔뜩 쌓여진 이 욕구를 풀어줄 수 있는 자지. 게다가 이미 한번 했으니 한번쯤은 더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상대….

앗, 그러니까 뭐였지…맞아. 인사 하기로 했지.

우연히 만난거지만, 오히려 잘됬다. 방까지 찾아가면 어떻게 찾아왔나 싶어 어색할 테니까.

"메, 메리 크리스마스."

"oh yeah, merry christmas."

"어디 나가요?"

"친구들하고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어요. 휘연은 무슨 일?"

"나는…그게…."

…역시 섹스하러 왔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게다가 약속이 있는건가…온 몸은 잔뜩 달궈져 있지만 그래도 이성만큼은 겨우 붙들어 놓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서 같이 있자고 하는것도 이상할테고, 이미 약속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10분…아니, 3분정도는 섹스할 수 있지 않을까.

시선이 자꾸만 아래를 향한다.

"진짜 우연이네요, 그동안 왜 연락 안했어요? 연락처 잃어버렸나요?"

"빠, 빨래하다가 없어져서…."

"Oh my god."

"여기 살아요?"

"맞아요, 안 그래도 전에 있던 곳에서 나와가지고 혹시 찾아오면 어떡하나 하고있었는데…."

내가 찾아 갈 거라고 생각한걸까…장소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기는 하지만 찾아갈 생각은 한 적 없었는데.

가만히 대화를 하고 있으니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섹스하고 싶어서 제 발로 찾아오는건 좀 아니지 싶어지면서 그냥 인사나 하고 헤어질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가 또다시 이왕 온 거 하고싶다는 생각. 망가진 전등쳐럼 켜졌다 꺼졌다 하며 머릿속에서 이생각 저생각 갈팡질팡하는게 혼란스럽다.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친구들하고 파티?"

"아…그, 그게…."

뭐라고 해야하지….

…어라, 그러니까 나 뭐 하러 온 거더라.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뭐였지. 내가 뭐 하러 왔던 거였더라.

"…혹시 여기 사는건 아니죠?"

"아, 아니에요."

"흐음…오, 맞아. 같이 크리스마스 파티 안갈래요? 예정이 없다면."

"그게…."

크리스마스 파티…아마 서양애들이 모여서 하는 파티가 아닐까 싶다.

학 교 내에서 여는 파티일수도 있다. 교 내에서 여는 파티도 있다고 들었으니까. 무도회였던가 뭐였던가…왠지 가 보고 싶기도 하지만, 남자인 나는 그런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여자일 때 가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초대장이 없으면 갈 수가 없다.

그리고 그렇게 큰 파티장 같은 곳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는다.

"혹시 나 만나러 온 거에요?"

갑자기 정곡.

분위기가 어색해서 농담삼아 한 말 같지만, 너무 정곡이다 보니 반박할 수가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더니 웃으면서 말을 꺼낸 데이빗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린건지 웃음을 멈추고 물었다.

"…really?"

…으윽.

평소 같으면 곧바로 아니라고 하면서 농담으로 되받아 쳐줄 수 있을텐데, 오늘따라 그게 안된다.

머릿속이 뜨거워진다….

데이빗은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피하고 있자 가만히 나를 보더니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무슨 대화를 하는 걸까…? 잠깐 통화를 하나 싶더니 전화를 끊었다.

"ok, i'm free."

무료?

무슨 뜻이지…역시 영어 바보인 내게 영어는 지옥의 언어인 건가. 뭘 말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갑자기 내 손을 잡은 그는 내가 당황하며 끌려가자 택시를 잡더니 나를 택시 안에 밀어넣었다.

…어라?

"어…? 어디 가는거에요?"

"어디 가고싶은데 있어요?"

"네?"

뭐지 이 상황?!

갑자기 찬물에 내던져 진 것처럼 정신이 확 든다.

잠깐만, 이거 무슨 상황이지? 혹시 이거 납치당하는거 아냐?

"무, 뭐 하는거에요?!"

"음…크리스마스 데이트?"

"데, 데이트라니…그, 네?"

어라?!

진짜 뭐지 이거. 갑자기 어째서 내가 데이트를 하게 되는 상황이?!

"자, 잠깐만요. 크리스마스 파티는?"

"파티 가고싶어요?"

"그게 아니라, 아까 거기 간다고 했잖아요?"

"오, 그건 아까 전에 전화해서 안 간다고 했으니까 괜찮아요."

…아, 그게 그거였구나.

그게 아니라!

"밥은 먹었어요?"

"아, 케이크 먹었는데…."

"흠…그러면 식사는 됬고…호텔은?"

"으…."

으아아, 또 농담삼아 말한 것 같은데 정곡을 찌른다.

뭐라 대답해야하는거지 대체.

망설이고 있었더니 갑자기 택시기사에게 방향을 지시한다.

"저기 앞에서 꺾어요."

진짜로 호텔이 있는 쪽으로 가고있다.

나도 아는 선배가 무슨 모임이 있대가지고 데려다주는김에 같이 가본 적이 있는 곳인데 굉장히 큰 호텔인걸로 알고있다. 수영장도 있고…식당도 뷔페식이였던….

"아, 아니야! 가고 싶은거 아니라고!"

"가기 싫어요?"

"노! 호텔 노!"

"수영장은? 그 호텔에 수영장도 있어요."

…수영.

조금 해보고 싶기는 하다. 여자일 때에는 한번도 해본 적 없기도 하고.

원체 내가 맥주병이기는 한데 수영은 좋아한다. 둥둥 떠있는 나른한 느낌이 기분 좋다.

"swimming?"

"윽…."

"ok?"

…수영 정도라면 괜찮은 것 같은데.

사실 심심하기도 했고, 크리스마스인데 혼자 집에 있는것도 좀 그랬고.

정신이 들고 나서 생각해봐도 괜찮은 제안인 것 같았다.

갑자기 내가 왜 데이빗하고 수영장에 가야 하는지는 제쳐두고서라도, 수영장에 가자는 제안은 꽤 매력적이다.

근데 거기 신분증 있어야 들여보내주지 않았던가?

"아이…돈 해브 패스포트."

"no problem."

괜찮은 것 같다.

…밤이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늦은 시간은 아니다. 한 3~4시간정도는 수영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수영복 없어요."

"rent, rent."

빌릴 수 있는 것 같다.

…왠지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 ♂ ♀ ♂ ♀ ♂

"푸하!"

혹시나 싶긴 했지만, 여자가 되어도 맥주병인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호텔 내의 수영장은 꽤 크다. 경주도 할 수 있는것 처럼 꽤나 길고 넒은 부분도 있다.

크리스마스인데도 나와 데이빗 말고 다른 사람들도 꽤 많이 있었고, 호텔 내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둔데다가 손님들도 저 구석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와인을 마시거나 하고있었다.

…나 여기 왜 온거지.

그래도 처음에 섹스 생각이 나서 데이빗을 찾아온건 제쳐두고 생각하면 정말 이게 뜰까 싶었던 가슴도 뜨기는 뜨는건지 가벼워져서 물 속이 편하기도 하고…수영은 꽤 재미있다.

수영복은 다행히도 내 가슴 크기에 입을 수 있는게 있어서 빌린 검은색의 수영복.

비키니!

…어째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냥 속옷 입고 수영한다는 생각으로 입자고 입었더니 꽤 괜찮았다.

그러고보면 수영복하고 속옷은 대체 무슨 차이일까.

노출도는 완전 같은데…아니, 수영복 쪽이 좀 더 큰데.

왜 수영복은 보여도 되고 속옷은 보이면 안되는거지.

"ok, one more?"

"ye, yes."

참고로 지금은 데이빗에게 수영을 배우는 중.

…수영장에 올 때에는 나도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와서, 나도 내가 왜 오는건지도 모른 채 왔는데 물에 들어오고 나니 떠 있는 감각이 기분좋아서 그런건 우선 잊어버리기로 했다.

실내 수영장이여서 그런지 물도 따듯하고, 물 바깥 공기도 따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물 밖에 앉아만 있는 사람도 꽤 많은데…물 밖으로 나가거나 몸을 일으키면 내 쪽으로 시선이 향하는게 느껴진다.

겨울인데 왜 이렇게 수영장에 와 있는거야.

놀러온건지 몰라도 의외로 사람이 많다.

첨벙, 첨벙, 첨벙….

"푸하!"

진짜 귀여운 척이고 뭐고, 농담하는것도 아니고…내가 물 속에서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은 10초정도가 한계다.

사실 10초도 힘들다.

…어릴적에 물에 빠진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폐활량이 안좋은 건지 물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물 속에서 숨을 참고있으면 왠지 힘들어진다.

가만히 있기만 하는거면 15초정도까지도 괜찮지만, 지금처럼 발을 계속해서 차고있으면 10초도 오래 참은게 되어 버린다.

그것보다 오늘 머리 신경써서 했었는데…조금 아깝다.

수영장에 온 순간 이미 포기하고 탈의실에서 받은 열쇠로 머리를 묶어버리긴 했지만, 역시 조금 아깝다….

포니테일은 아니고 그냥 넉넉하게 뒤로 묶었다. 이거 뭐라고 하는 머리모양이였지?

참고로 첫 여자탈의실 체험은 별로였습니다.

만화처럼 쭉쭉빵빵한 미녀 누나들밖에 없는게 아니라고!

금발 미녀가 한명 있기는 있었지만, 막상 하려고 해보니 대놓고 훔쳐보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오히려 내 쪽이 훔쳐보여졌다고 해야하나…지나가면서 자꾸만 나를 힐끔힐끔 보는게 느껴졌고.

그 후 수영장에 들어오고 나니 데이빗이 먼저 수영장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게 보여서 물 밖에서 그가 도착할 법한 곳 앞에 발을 담그고 앉아있었더니 그가 갑자기 수영장에서 나오는 척 하다가 내 허리를 감고 잡아당겼다.

그리고 내가 허우적 거리는 걸 보고 그제서야 맥주병이라는 사실을 안 건지 허리에 팔이 감긴 채 구조당해서 지금 이 상황.

사과는 받았지만…진짜 코에 물 들어오고…발은 안닿고…죽는 줄 알았다.

나한테는 겨우 가슴 아래까지 오는 높이에서 데이빗의 손을 잡은 채 발을 천천히 차고 있었더니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광경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삼류 로맨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주라도 걸린건가.

"…물 위에 뜨는것도 안 되는 것 같은데요?"

"뜰 수 있었는데 왜 안뜨지?"

발을 계속 차면 찰수록 왜 그런지 하반신이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왜지.

원래 개헤엄이나 배영 정도는 할 수 있는데…어째 신체의 균형이 안 맞는다고 해야할까, 감각이 달라서 제대로 뜨지도 않고, 잠시 떠도 갑자기 가라앉아 버리고 하는 것 같다. 정말로 맥주병이 되 버린건가.

확실히 신체의 균형이라는게 중요하기는 한 것 같다. 몇 번 하면 익숙해 지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익숙치 못한 동작을 하려 하면 이렇게 되 버리니까.

그런데 이번에도 몇 번 하면 저절로 뜨겠지 하고 있었는데 계속 데이빗의 손을 잡은 채 헤엄을 치려 해 봐도 하반신이 자꾸만 가라앉았다.

"하아…."

튜브 빌릴까.

진지하게 고민된다.

나는 나 혼자 조금 헤엄쳐 보겠다고 하고 물 위에 누워서 힘을 뺐다.

…상반신은 둥둥 떠있는데, 하반신이 자꾸 가라앉는다.

그대로 대각선으로 물 위에 뜨게 되는건가 싶으면, 잠시 후에 발이 지면에 닿는게 느껴진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맥주병이 됐지?'

수영을 못 하기는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였는데…오히려 이 거유가 전부다 지방이라고 생각하면 물에 둥둥 떠 다녀야 되는거 아닌가?

이대로 떠 있는것도 재미있기는하다. 힘이 쭉 빠져서 나른한 느낌이 좋기는 하니까.

…그건 그렇고 아까 조금 위험했다.

데이빗이 내 손을 잡고 헤엄을 치는걸 도와주는데…아무래도 그 높이가 높이다 보니까 자꾸만 하반신 쪽을 신경쓰게 된다.

조금만 더 아래쪽으로 가면….

데이빗은 사각형의 트렁크형 수영복을 빌려 입었는데, 저게 또 입고나니 몸이 꽤 좋아서 그런지 무척 어울린다.

나도 운동 할까….

속으로 자꾸 비교해보게 된다. 키도 크고, 몸도 좋고…여자인 나는 몸매도 좋고, 비율도 좋고, 얼굴도 좋다보니까. 꾸미지 않아도 될 정도라서 되려 우월감이 들 정도지만….

이러다 점점 남자로 돌아가기 싫어지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하아…."

왠지 피곤해졌다.

자꾸만 생각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몇가지 일을 계속해서 연속으로 생각하게 된다.

섹스, 데이빗, 수영, 몸의 변화, 여자인 나와 남자인 나, 이후의 일….

…어지럽다.

좀 더 간단하게 생각하면 안되는 걸까.

머리가 아파졌다…잠깐 물 밖에 나가서 쉬자.

"후우."

몸이 무겁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물 속에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막 든다. 내 몸이 이렇게 무거웠었나?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언제나 느끼는 기분이기는 하지만 오늘따라 더 무거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갑자기 바보같아졌다. 섹스하고 싶어서 잔뜩 발정나가지고 제 발로 찾아와가지고는, 수영장에 오다니…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 섹스하고 싶다는 욕정도 못 참을만한 것도 아니였는데, 그냥 혼자서 자기합리화하면서 여자인 나는 내가 아니니까 괜찮다는 생각에 스트레스 풀이하러 찾아온 거나 다름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이상한가.

"아~힘들다."

요즘 뭔가 생각이 바뀐다고 해야할지, 생각이 섞인다고 해야할지…자꾸만 머리가 아프다. 이도저도 아닌 생각이 자꾸만 들고, 이랬다 저랬다가…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를 일을 자꾸만 저지르고….

TS스톤 때문이라는 건 안다. 여자가 되었다가 남자가 되었다가 하는 이중생활. 이런 혼란이 일어날 만도 하지…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TS스톤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이대로 남자인 채 다시는 여자가 되지 않고 생활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라는 확신 비슷한 것마저 들지만…겨우 이런 혼란함 때문에 여자가 된다는, 완전한 타인이 된다는 걸 포기하는건 너무 아깝다.

도박에 가깝지만, 역시 한달정도 여자로 지내면서 여자인 나에 대해 제대로 확립해 두는게 좋을까….

감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가 됬다가 남자가 됬다가 하니까 혼란이 일어나는거라면, 완전히 여자가 되어 생활하면서 여자인 나는 이렇다는걸 확실히 해 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냥 요즘 욕구불만이 심해서 이런 건 아닐까 싶지만서도, 한달동안 여자로 변하고 있어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은 정신적인 것 외에도 여자인 내가 생리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대한 확인도 있으니까.

우선은 방학이 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흐아암…."

그건 그렇고, 졸리다.

물에서 방금 나와서 몸도 무겁고, 나른하고…게다가 실내 수영장이여서 그런지 따듯하기도 하다.

동면의 계절이 와서 그런가? 진짜 졸려졌다.

…잠깐만 자 볼까. 뭔일 있으면 데이빗이 와서 깨워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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