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톤-33화 (3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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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 ♀ ♂ ♀ ♂

흐음.

남자로 돌아오고 나서 보니…신기하게도 별다른 감정이 없다.

섹스까지 했는데….

첫 경험때에 몇주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

역시 내가 '여자인 나' 와 '남자인 나' 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로 했기 때문인가….

사소한 문제지만 의외로 이게 또 느낌이 다르다. 뭐라고 해야할까? 게임속에서 여자 캐릭터를 하는 기분 정도라고 해야할까.

게임 속에서의 나는 여자지만, 실제의 나는 남자니까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도 그게 또 성인 게임이면 여자인 캐릭터를 조종해 남자들을 꼬셔 섹스하는걸 즐긴다.

…아니, 즐기고 있는건 아니지만.

어찌됬든…여자인 내가 벌인 일로 전처럼 충격을 받는다거나 정체성에 혼란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여자일 때와 남자일 때의 감각이 너무 다르다 보니 정말로 온 몸이 전부 전환되는 느낌이여서, 남자일 때의 나와 여자일 때의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아직까지도 변한 직후에는 몸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 정도다.

…얘기가 복잡해지니까 너무 길게 생각하는건 관두자.

의문이 꼬리를 문다는 말 그대로 생각을 계속하다보면 멈출 수 없게 되 버리는 버릇이 있으니까, 생각은 되도록 적당히 하는게 좋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 처럼 생각이 가지를 뻗듯 분기점을 가지며 쉴새없이 뻗어나가서, 그 끝부분을 전부 보느라 머리가 아파지니까.

이렇게 되면 어떨까? 이렇게 된건 아닐까?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말싸움을 할 때라면 빠르게 대응을 할 수가 있어서 좋지만, 평소에까지 이렇게 살면 피곤하다.

생각은 적당히.

[누나누나, 아 누나 보지 한번만 보여주면 안돼요…?]

…아니, 취소.

생각은 그래도 조금정도는 하고 살자.

[안돼.]

[아…진짜 누나 보지 보고싶어요….]

[싫다니까.]

[저 진짜 맨날 누나 보지밖에 생각 안나요…막 길가다가도 보지생각나고 누나 엉덩이 보고싶고 다리도 보고싶고 그냥 다 보고싶어요.]

길가다가 보지를 생각한다는건 대체 무슨 말이야….

[너 변태지.]

[누나한테만 변태에요.]

[보내주면 뭐 할껀데?]

[맨날 누나 보지에 싸야죠…진짜 사진에 싸도 임신할 정도로 잔뜩 쌀거에요.]

사진에 싸서 임신할 정도면 대체 얼만큼 싸야되는걸까….

5리터?

성현이와 섹스를 한 이후로 한동안 밖으로 되도록 안 나가고 방 안에서 쉬고있었는데…요 몇일동안 이 영호라는 놈이 점점 수위를 좀 넘어서는 기분이 든다.

…내가 그렇게 따먹을만하게 보이나?

남자로서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는 있는데…솔직히 나도 이런식으로 메신저로 상대를 꼬셔본 적도 있기는 있고.

음….

그래도 왠지 모르겠지만 가슴까지는 몰라도 보지는 좀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매일매일 보내오는 사진도 슬슬 기분나쁘달까, 무섭다.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마다 내 가슴을 찍은 사진 위에 정액을 싼 사진이 보내져 오니…이건 조금만 잘못보면 곧바로 감옥에 가도 할 말이 없을 법한 수준이 아닐까.

[누나 보지 한번만…아니면 얼굴 보여주시면 안돼요?]

[얼굴 보여주면 그걸 가지고 또 인터넷에 올리고 그럴거잖아?]

[제가 왜그래요. 안그래요.]

말은 저렇게 해도….

나같은 경우에도 허락맡고 찍었다고는 하지만 예전에 섹스를 했던 여자들의 사진이라던가, 섹스를 하고있는 영상을 찍은 셀프 야동이라던가 하는것도 있으니까….

대체 그걸 왜 허락해준건지는 이해가 안된다.

막상 내가 여자가 되어보니 정말 절대로 허락해주기 싫다고 생각되는데….

나야 한동안 동영상에서까지 신세를 질 수 있었으니 좋았지만….

현자타임으로 인해 몇개를 삭제하지만 않았어도 좀 더 있었을 텐데….

찍은걸 몇년이 지나도록 단 한번도 유출한 적도 없고, 컴퓨터 내에 저장하지도 않고 꼭 외장하드 같은 곳에 보관해둬서 유출될 위험은 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지금 생각해보면 찍는걸 허락해 준 상대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막상 내가 찍어주는 입장이 되어보니 묘한 기분이다.

내 몸으로 정액을 짜 낸다니…상상만 해도 보지가….

…어라?! 지금 발언 조금 이상하지 않았나?!

"흐음…."

역시 내 생각 이상으로 뭔가 영향이 있는걸까.

성현이와 섹스를 한 일보다는 이 고등학생 놈과 매일같이 여자로서 야한 대화를 한 게 지금 내 상태에 준 영향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자가 되서 여자로서 생각하는 시간이 늘다보니까 머릿속이 여성화 한다고나 할까.

슬슬 위험한가…내가 원래 조금 분위기에 휩쓸리는 성격이여서 그런건지 저항을 잘 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놔두자~하고 생각하는 인간이여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두면 정말로 나중엔 보지 사진까지 보내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졌다.

거기다가 결국 얼굴 사진까지 보내버리거나 하면 역시 그건 좀 위험하지.

생각이 좀 과한 것 같지만 협박당하거나 할 수도 있고….

실제 여자인 나, 희연은 호적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니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여자인 내 미모를 생각해봤을 때 사진같은게 너무 크게 퍼지거나 하면…이후 활동하는데 영향이 갈 가능성이 높다.

연락을 끊으려 하니 그래도 꽤 재미있는 말도 많이 했었는데 좀 아쉽다 싶어서 안 끊고 보류하고 있었지만…역시 이대로는 안돼겠지.

[나 사실 남자친구한테 너랑 대화하는거 들켰어.]

좋아.

슬슬 여기서 연락을 끊자.

[…누나 남자친구 있었어요?]

[응.]

[…남자친구가 뭐래요?]

[너랑 대화하지 말래. 그러니까 사실 오늘이 마지막.]

[….]

답장이 없다.

이건 좀 너무 갑작스러웠나?

그래도 이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을 것 같으니까…으음….

[몰래 하면 안돼요?]

[나더러 그러다 또 들켜서 헤어지라고?]

[누나 제 여친하세요.]

…어라, 뭔가 예상했던 대화가 아닌데….

[미쳤냐.]

[아씨…어쩌다가 들킨거에요?]

[샤워하다가 들켰어.]

[섹스하고요?]

[아마도?]

[아…나도 누나 먹고싶은데…아 존나 부럽다….]

대충 얼버무리려 했더니 대화를 이상한 곳으로 끌고간다.

그렇게 나랑 야한 말을 하고싶나…? 분명 나는 심각한 분위기를 만드려 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다시 섹스 얘기로…?

[…아 진짜…나도 누나랑 진짜 섹스하고 싶은데….]

[그만.]

[네….]

참고로 지금 나는 남자인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보다 영호가 하는 말이 훨씬 더 불쾌하게 느껴진다. 불쾌하다기보다 조금 게이같다고 해야하나. 약간 상대를 속이는 재미도 있긴 하지만 역시 기분나쁜게 더 크다.

[누나 그럼 앞으로 연락 못해요…?]

[네가 고등학생이니까 이럴만한거 어느정도 이해해서 직접 뭐라하지는 않겠는데, 네 여자친구가 눈 앞에서 다른 남자랑 섹스 얘기하고 만약에 정말 섹스하거나 하면 기분 좋을것 같은지 생각해보래.]

[….]

[네가 뭐 몇년간 사귄 여자친구나, 결혼상대라던가…그런 진짜로 네가 좋아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한테 따먹으라고 내줄 수 있는 미친놈이면 그냥 정신상태가 그런 놈이려니 하고 신상 묻거나 섹스하자고 하거나 하는 말만 안하면 대화하는건 신경쓰지 않겠다더라.]

그래도 야한 대화만 하지 않으면 꽤 재미있는 놈이니 괜찮지 않을까…싶은 마음이 남아서 그런지 야한 말만 안하면 대화해도 괜찮다는 정도의 구멍은 남겨줘 버렸다….

[누나네 남친이 쓴거에요?]

[들은거 받아적은거야.]

[옆에 있어요?]

[아니.]

[아…누나 그냥 저랑 몰래 대화하면 안돼요?]

[나도 좀 찔려서 싫어.]

[아….]

그 답장을 끝으로 메세지는 더이상 안왔다.

포기한건가….

포기하지 않았어도 한동안 혼자 생각하고 있을테고, 이후에는 내가 멋대로 무시하면 그만이겠지.

"후우…."

약간이지만 미안해진다.

달리 생각해보면 내가 혼자 가지고 놀다가 멋대로 연락 끊는다 하는거니까…역시 너무하지 않을까.

일부러 싸움을 걸어서 싸우다가 연락을 끊는 식으로 할 걸 그랬나?

그냥 계속 무시하거나 차단하는건 내가 한번 당해봐서 그런지 얼마나 기분나쁜지 알아서 하지를 않았는데…대화해서 연락을 끊으려 해 보고 나니 그냥 차단해 버릴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참고로 말하는데 차단은 내가 잘못했다거나 뭔가 민망한 짓을 하거나 해서 당한게 아니야!

그, 그건 그렇고, 슬슬 배가 고프다….

오늘은 이제 해야 할 일도 없는 것 같은데…오랫만에 학생식당에 갈까….

맛은 뭐 그럭저럭이지만 가격은 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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