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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 ♀ ♂ ♀ ♂
…성현이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은 한국에 가 있고, 동생은 오늘 친구들이랑 밖에 나가서 찜질방에서 자고 오기로 했다는 것 같다.
한국에서 수출된 사업중에 가장 흥한건 피씨방이고, 요즘 유행을 타고있는건 찜질방이다.
해외에 나가면 없을 것 같지만 이게 또 의외로 꽤 많다.
그것보다…그것보다 중요한건 역시 지금 내가 성현이네 집에 와 버렸다는 거겠지.
남자일 때 몇 번이고 놀러와봤던 곳이지만, 지금은 여자여서 그런지 너무 어색한 기분이 든다.
공기가 따갑다고 할까, 긴장된다.
아까부터 오면서 왠지 부끄러워져서 코트를 여미고 오긴 했는데, 집 안에 들어오니 너무 따듯해서 코트를 입고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왠지 오늘따라 커다란 가슴이 부끄럽다. 벗자마자 자꾸 가슴만 보면 어떡하지? 제대로 각오하고 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정말 섹스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귀 뒤가 팽팽해질 정도로 긴장된다.
아아…어떡하지 진짜.
섹스…으읏…섹스 하는건가….
오늘로서 성현이도 동정 졸업이구나! 축하해!
…안돼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려고 해도 제대로 된 생각이 안난다.
하아…그냥 오늘도 입으로 해 주고 끝내면 안돼나? 입으로 하는건 싫지만…왠지 그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섹스야 하고싶기는 하다. 그치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하는건….
그래도 그러면 도망가 버렸으면 돼는데, 벌써 성현이 집까지 순순히 따라와 버린것도 문제가 있다.
왜 이러지 정말….
그치만 도망가기는 미안하고, 성현이는 진짜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해서 오늘 날 부른걸텐데….
역시 도망가는건 좀 그렇다. 그냥 덮치면 덮쳐져 줘 버리자. 그냥 하는대로 가만히 있기만 하는거야.
성현이는 동정이니까, 데이빗 때 처럼 내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가 되진 않겠지.
결심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각오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대로 덮치면…그냥 순순히 다리를 벌리고, 보, 보지도…대주자….
성현이한테는 처음으로 섹스를 하게 되는 기념비적인 날이니까….
…신음소리도 내줘야 할까?
나는 얌전히 성현이네 집의 거실 소파 위에 앉아 바로 옆에 앉아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있는 성현이가 날 덮치기를 기다렸다.
귀에는 째깍째깍하고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집 안에 들어온 뒤로 나도 성현이도 아무런 말이 없다.
…후우, 심호흡 심호흡.
성현이도 긴장한 건가? 언제쯤 덮치려나…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옆에서 성현이가 심호흡 하는 소리가 들린다.
심호흡이라기보다는 그냥 이건 숨이 찬건가.
"저, 저기…성현아. 오, 오늘 역시…그…그것때문에 불렀던 거지?"
대답이 없다.
"그…사실 나 까먹고 있었는데 아까 생각났어…섹스 할꺼지? 오늘…."
으아아아아아, 왜지. 자꾸만 말이 여자처럼 나온다. 목소리도 부끄러워 하는 것 같고.
내 목소리가 이렇게 여성스러웠나? 말투같은것도 남자같다보니까 이렇게까지 여자애처럼 들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뭐라고 말좀 해봐…."
분위기 너무 어색하잖아!
진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확 덮쳐버리고 끝났으면 좋겠다.
성현이는 아무 말도 없고, 덮치거나 하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고. 나는 나대로 긴장해 있고….
브래지어 안쪽에서부터 유두가 서 있는게 느껴진다. 우와와, 게다가 다리 사이도 뜨거워….
성현이쪽을 보니 성현이도 준비가 됬다는 것 처럼 자지가 잔뜩 서 있는게 바지 위로 보인다.
그럼 덮치란 말야 그냥.
덮치고 빨리 끝내라고.
그리고 동정 졸업. 네, 축하합니다.
"그…."
아, 성현이가 입을 열었다.
"그…그게, 꼬…꼭 그것때문에 오늘 부른…건 아니였는데…그…."
…응?
말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문다.
뭐해, 할말 해.
"하아아아아…."
어라?
어라, 잠깐 왜이래?
갑자기 울먹이는 것 같더니 머리를 감싸쥐었다. 왜?
자, 잠깐만. 지금 이럴 타이밍이였어? 이런 장면이야?
갑자기 '널 따먹어 버릴꺼야 이 음란녀야!' 라던가, '먹어도 돼…?' 라던가. '우선 내 자지좀 빨아줘.' 같은 말이 나오는 장면 아니야?
혼란스럽다. 갑자기 왜 이래?!
잠깐만!
"진짜…진짜 난 왜 이러지?"
성현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것처럼.
갑자기 분위기가 야릇하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그냥 어색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거 이런 장면이였어?!
섹스하는거 아니야?!
성현이는 평생 동정?!
"진짜 말 안더듬으려고 했는데…진짜 노력했는데…나 진짜 쓰레긴가? 내가 진짜로 능력이 그렇게 없나?"
"어, 어라? 잠깐만. 갑자기 왜그래?"
"하아아…."
왜 이러는거야?! 대체 왜?!
방금전까지 섹스하느냐 마느냐 하는 분위기였잖아!
대체 왜 갑자기 자책 타임이 된거야?!
"어…그러니까, 저기…나 뭔가 잘못했나?"
"아, 아니야…그런거 아냐…."
…혹시 중요할 때에 안 서서 이러나?
아닌데, 아무리 봐도 제대로 잘 서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정말로 분위기가 확 깬다. 대체 왜 이러지.
"…뭐 갑자기 안 좋은 일 떠올랐어?"
진짜 대체 왜 이러는지 궁금하다.
대체 뭔 일이길래 갑자기 분위기가 이렇게 확 하고 바뀌는거지? 뭔가 내가 큰 잘못이라도 한건가….
아, 혹시 내가 먼저 벗어줘야 했던건가?
원래 동정을 상대할 때에는 그래줘야 하는게 예의라던가 하는걸까. 난 지금까지 여자랑 섹스할 때에는 내가 옷을 벗겼으니까 그런 규칙이 있는줄은 몰랐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아냐…그게 아니라…."
성현이는 내 질문에 몇 번이고 한숨을 쉬었다.
뭔데, 무슨일인데. 혹시 갑자기 민우새끼가 떠오르기라도 했니.
그거라면 이해할 만 하다. 섹스하려고 하는데 민우새끼가 떠오르면 나같아도 갑자기 발기가 가라앉고 짜증이 날 테니까.
발기부전을 부르는 저주의 주문, 민우.
대체 뭔가 해서 긴장한 채 귀를 기울이고 성현이가 이유를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자, 성현이는 한숨을 쉴만큼 쉬었는지 한 손으로 눈을 감싸며 말했다.
"…말 더듬었잖아."
"…."
…음.
아…그래, 음.
그래…그래, 으음…그렇지, 음.
…내가 잘못들은건 아니지?
"어…그러니까, 말 더듬었다고?"
"…."
성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언제?
아니 저기, 저 말 더듬으신거 알아채지도 못햇는데요.
대체 언제 더듬으셨나요?
그것보다 지금 너 혼자 말 더듬었다고 이러고 있는거였니. 난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지금같은 상황이면 말 더듬던 말던 모른척하고 우선 덮치고 봐야되는거 아냐?!
넌 요리까지 다 해놓고 수저까지 놨는데 밥먹을 때 젓가락이 짝짝이라고 상을 뒤엎거나 하니?!
"…그러니까, 말 더듬어서 이러는 거다 이거지?"
"…."
고개를 끄덕인다.
"…장난하냐?!"
오늘은 좀 달라진줄 알았는데!
갑갑해!!!
역시 성현이는 성현이라는 거냐! 이런식으로 네 캐릭터성같은거 확립하지 않아도 되거든! 네 성격이 이렇다 하고 각인시켜주지 않아도 되거든!
"저기, 성현아. 나 네가 언제 말을 더듬었는지도 기억이 안나거든? 말 언제 더듬었는데?"
"바…방금 전에 더듬었잖아."
"그러니까 그런거 모른다니까?! 그리고 내가 이런 말 하면 보통 '못 들은 척 해주려는 건가?' 하고 생각하지 않아?"
너 왜이리 솔직하니!
맞선상대 이빨에 김이 붙어있거나 하면 김 붙어있어 하고 그대로 딱 말할 녀석이네!
오랫동안 사귄 사이면 그것도 별 문제 없지만 얼마 안된 사이에 그러면 곧바로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그럴땐 모른 척 해줘야지!
아니면 껌 드실래요? 하고 껌을 사줘서 저절로 떨어지게 하던가.
뭐야 이게! 긴장한 내가 병신이지!
"그, 그치만…그, 그래도 그게 야, 약속이니까…."
아,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성현이는 조금 나아진 성현이에서 동정 성현이로 퇴화했다.
"약속이고 뭐고 여기까지 왔으면 해도 OK라는 뜻이잖아?!"
"그, 그런거야?"
"그런겁니다…김성현씨, 그런거에요…."
으아….
진짜 분위기 깬다….
"그, 그치만…소, 솔직히 너도 나랑 하고싶은건 아니잖아…나, 나는 신경쓰고 말하지 않으면 말도 더듬고…."
"대체 지금 어떻게 하면 얘기가 그쪽으로…."
머리가 아프다.
"그럼 네가 생각하기에 내가 하고싶어 할 만한 남자가 어떤 남잔데?"
"그…마, 말도 잘하고…사람도 잘 사귀고…돈도…좀 있고…."
민우냐.
민우새끼냐! 지금 나 모욕하는거냐!
성현이 너 이 개자식! 넌 지금 내 정신을 강간했어!
"누구 얘기하는지 알겠는데 나 그 인간하고는 절대로 하기 싫거든?! 그런 상상 하면 진짜 죽여버린다 너!"
"누, 누군지 알아?!"
"전에 봤던 그 사람이잖아! 민우라는 놈!"
"…태, 태수가 가르쳐 줬어?"
"그래요 그래, 태수가 가르쳐 줬습니다…."
아…어찌보면 맞는 말이겠지 그것도.
그것보다 내가 민우 그 개새끼랑 섹스를 한다고?
"난 그 개새끼하고는 절대로 섹스 안해. 차라리 불로 다리 사이를 지져버리고 말지."
"…아는 사이야?"
"알지! 아, 아니, 모르지만 어떤 인간인지는 잘 알지!"
흥분해서 그런지 조금 헷갈린다.
진정하자…말 실수 하면 안돼….
"솔직히 말해서, 그런 인간하고 내가 왜 섹스를 할 이유가 어딨어?"
진정하자.
언어가 엉망진창이다.
성현이는 내 말에 잠깐 생각해보지도 않고 바로 대답해왔다.
"그, 그야 말도 잘하고, 돈도 많고…."
"성현아…나 그 인간이 어떤놈인지 잘 안다니까…말 잘해서 남 기분나쁘게만 하고, 돈 많아서 남한테 돈 빌려쓰기만 하고…."
아무래도 성현이가 하도 민우새끼한테 시달리다보니까 자꾸 자신감이 없어진 것 같다.
왜, 한 사람한테 몇번이고 개새끼, 개새끼 하고 부르면 그 사람이 정말로 자기가 개새끼인 것 처럼 느껴져서 괴로워한다는 그거다.
하아….
대체 이 어디가 자극을 줘서 더 열심히 하게 한다는 건지.
민우 그새끼는 정말 자기 말을 미화시키는데에는 천재다. 인정하자.
"아우 진짜! 뭐야, 분위기 다 망쳤잖아."
"미, 미안…그…역시 좀 그렇지…."
"뭐가?"
"내가 억지로 부른거나 다름없는데 기분까지 나쁘게 하고…."
아아악!!
짜증나!
갑갑해, 갑갑해!!
"원래 아까같은 상황이 되면 그냥 말 없이 덮치고 보는거야! 집까지 따라온 점에서 벌써 섹스해도 좋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그, 그런…건가?"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지만!
그치만 적어도 오늘 난 정말 그럴 생각으로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각오하고 있었던 내가 바보같아졌어….
"네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벌떡벌떡 세우시고 왜 그렇게 조용하셨어요. 무서웟쪄요?"
"아, 아니…그건 아닌데…그, 긴장되서…."
"지금꺼 농담이였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안돼지!"
아하하.
결국 성현이는 이건가. 으아, 역시 동정은 동정…동정을 욕하는 건 아니지만 역시나….
뭐,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도 하고.
이상하게도 다시 말을 더듬는 성현이를 보니 마음이 편해진다.
솔직히 하루 종일 여자하고 대화하면서 말도 안 더듬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을 보고있으니 내가 지금까지 말 더듬지 않도록 해 보려고 도와줬던건 뭔가 싶어서 허탈감도 들고 배신감도 들었다.
좀 장하다고 해야하나, 잘한다! 하면서 기특하기도 했지만…그런 기분은 그대로다. 지금 말 더듬고 있다고 해도 하루종일 더듬지 않고 잘 했던건 변하지 않으니까.
진짜 열심히 잘 했어. 인정!
"너 근데 콘돔은 있어?"
"…으, 응? 아, 아니…."
"사와."
"…왜?"
"내가 전에 콘돔 없으면 안한다고 했잖아."
"…어, 응. 그런데…."
"…섹스 안할꺼야?"
진짜 말귀 못 알아듣는다….
결국 내가 대놓고 말하자 성현이는 그제서야 말 뜻을 알아들은 건지 갑자기 깜짝 놀라더니 허둥거리며 옷을 입고는 현관문 쪽으로 달려갔다.
"자, 잠깐만! 10분만! 아, 아니 5분, 3분만!"
곧바로 문을 열더니 쾅 하고 닫고 나갔다.
뭐가 3분이야!
3분안에 콘돔 사올테니 기다리라는 거냐!
"하아…."
성현이가 나가고 나니 조금 후회가 밀려온다.
그냥 분위기 깼으니 간다고 할걸 그랬나….
으으, 그치만 여기선 역시 한번 해 주는게…해 줘야지 하고이미 각오해뒀기도 하고.
제길, 민우새끼만 아니였으면….
민우새끼때문에 괜히 분위기만 어색해졌다. 뭐가 자극을 준다야? 자극은 커녕 트라우마만 안겨줄 뻔했구만.
진짜, 사람이 상처가 나면 무조건 수술한다고 칼로 째보려 들 사람이다. 나같은 경우는 상처가 나면 어떻게든 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치유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쪽이라서 그런지 왜 저러는건지 이해는 해도 공감이 안간다.
민우 이 개새끼!
도움 안되는 놈!
돈이나 갚아!
마음속으로 민우를 욕하고 있었더니 시간이 금방 갔다.
그보다는 사실 혹시 나 어디 좀 이상하지 않나 싶어서 혼자 있을 때 속옷도 좀 체크하고, 머리모양도 이상해지지 않았나 한번 보고, 소파 위의 주름도 폈다.
…으으, 잠깐만.
왠지 갑자기 후회가 몰려오는데…역시 도망칠 걸 그랬나.
"사, 사왔어…."
철컥철컥 하고 소리가 나더니 성현이가 들어왔다.
손에는 콘돔을 들고있다. 12개들이.
…12번 하자는 거야?
난 3개들이로 사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제일 싸고.
"왜그렇게 큰걸 사왔어?"
"어? 이, 이거 아냐? 이거 주던데…."
상술에 당했구나.
얼마나 급하게 뛰어다녔으면 이 추운날에 땀이 흐르고 있다. 성현이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신발을 벗더니 집 안으로 들어와 내게 다가왔다.
"하아, 하아…저, 저기…그, 그럼…."
"네, 네. 마음대로 하세요…어차피 오늘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한거 아냐?"
나는 죽일테면 죽여라! 하는 사내대장부의 마음으로 커다란 가슴을 내밀며 시선을 돌렸다.
자, 만질려면 만져!
…사, 살살!
그냥 소파에 앉아서 가슴을 슬쩍 내미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조금 출렁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화처럼 이리저리 쉴 새 없이 출렁거리면서 물풍선 같은 느낌이 나는건 아니여도 꽤 흔들리기는 한다. 탄력이 있어서 빠르게 제자리도 돌아오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크게 흔들리는게 아니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 같지만.
"뭐해, 마음대로 하라니까…?"
"으, 응…."
성현이는 내 말에 점점 다가오더니, 갑자기 나를 확 끌어안고는 그대로 소파 위에 넘어트려 버렸다.
양 손으로 끌어안은 채 누워있는 모양새다…그냥 이건 같이 누워서 껴안고 있는 거잖아.
그치만 조금 야한 기분이 든다. 가슴을 꼭 쿠션처럼 여기는 것 처럼 얼굴을 파묻고, 하아하아 하는 숨소리가 들려오니까…으으, 게다가 자지가 잔뜩 발기해 있어서….
"저, 저기…미리 말해두는데…키스는 안돼…."
"으, 응…알았어…."
순순히 내 말에 따르며 계속해서 날 끌어안은 채 가슴에 얼굴을 문질러대고, 내 허벅지에 대고 뜨거운 기운을 자꾸 보낸다.
약간 갑작스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되려 어물쩡거리면서 하나하나 물어보고, 느릿느릿하게 주춤주춤하는 섹스보단 이게 낫겠지….
달려오면서 흥분한 걸까? 성현이는 저번에 입으로 해줬을 때보다 조금 더 대담해진 것 같다.
"하아…하아…."
한손으로 날 껴안은 채 다른 한 손을 옷 속에 넣고 브래지어를 위로 올려 벗기려 든다.
…그냥 후크를 풀러 버리거나, 벗어달라고 말을 하지…약간 꾹 조여져서 불편하다….
"자, 잠깐만…."
"아, 부, 불 끌까…?"
브래지어를 벗으려고 몸을 일으키니 성현이가 나한테서 조금 떨어지며 물었다.
음…껏으면 싶지만….
처음 할때 난 분명 섹스를 하는 상대의 몸이 너무 보고싶었었는데…끄면 좀 아쉬워하지 않으려나.
"…끄고 싶어?"
"아, 아니 난…그…."
"보면서 하고싶으면 그냥 이대로 해…괜찮으니까."
성현이는 내 말대로 하고싶은지 불을 끄러 가지는 않았다.
그대로 내가 소파 위에 앉아서 상의를 벗고 브래지어를 푸르려 하니…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직접 벗겨볼래?"
"그, 그래도 돼?"
…뭐, 닳는것도 아니니까.
성현이는 내 옷을 잡고 벗겼다.
"앗, 자, 잠깐만…역시 다 벗기지는 마."
벗기게 하면서 속살이 드러나는걸 느꼈더니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불이 다 켜져있으니까 몸이 다 보이는것 같아서 너무 창피하다. 평소에 길거리를 돌아다닐때는 그렇게 당당했었는데….
"그, 그…반만…벗겨. 창피하니까 다 벗기지는 마….
브래지어는 꽤 쉽게 벗겼다. 입는게 벗는것보다 어려우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성현이는 내 말대로 브래지어를 벗기기만 하고, 셔츠는 가슴 위로 올리기만 한 채 더이상 벗기려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완전히 벗기지는 않아 맨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조금 부끄러움이 덜 한 것 같다….
서비스를 너무 많이 해줬나.
"으, 으읏…."
역시 가슴을 다 드러내는건 부끄럽다. 그것도 불이 다 켜진 밝은 곳에서.
그치만 벌써 내 머리속은 구석구석까지 여자가 되어있는건지. 불쾌하게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냥 부끄럽기만 할 뿐이다.
정말로 완전히 여자가 된 기분….
"그, 그…그러니까…되게…예뻐…."
"…그런 말 하지 마…."
부끄러워졌다.
진짜…뭐야 갑자기
이제와서지만 불좀 꺼줬으면 좋겠다. 불이 켜져있으니 성현이의 모습이 자꾸만 보여서 어색한 기분이 든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시선을 돌리는 걸로 성현이를 보지 않으려 하고있지만, 그래도 역시 불을 꺼달라고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아…아, 아래도 벗길께…."
"으, 응…."
성현이의 말에 나는 소파 위에 앉아있다 말고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 누웠다.
성현이가 바지 단추를 푸르고, 조심조심 자크를 내리고, 양쪽 허리에 손을 넣어 잡아딩기는게 느껴진다.
…진짜…으으, 기분이 이상하다.
허리를 살짝 들어서 옷을 벗기는걸 도와주니 하반신도 상반신도 공기가 닿아 조금 추워졌다.
집 안이 워낙 따듯해져있어서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이불을 덮거나 하고싶어진다.그냥 셔츠를 내려버릴까….
그치만 성현이는 바지를 벗기면서도 자꾸 내 가슴이랑 얼굴 쪽을 흘겨보고 있는 것 같다. 내리고 싶은데…자꾸 보고있으니 내려 버리기 곤란해진다.
"하아…하아…."
한쪽 다리가 훤히 드러나게 바지를 벗겨버리자 나는 바지를 잡아 올려 다른 한쪽 다리를 가렸다.
조금 매니악한 복장이 된 것 같지만 이게 그나마 덜 부끄럽다. 다 벗는건 싫어….
지이이익 하고 지퍼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성현이도 바지를 벗고있는 걸까. 짐작은 가지만 별로 보고 싶지는 않다….
흥분한건지 곧바로 팬티가 벗겨지는것이 느껴졌다. 맨다리가 된 한쪽 다리를 잡아 접더니 그대로 팬티가 늘어나는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잡아당겨지면서 쓱 하고 벗겨져 버렸다.
으으, 팬티는 벗기지 말아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냥 옆으로 제껴서 해달라고…으으으….
흥분한 건지 성현이는 곧바로 콘돔을 끼는 듯 잠시 움직임이 없더니, 내 다리를 잡아 벌린다.
"하아…하아…너, 넣을께…."
"으, 응…."
쩌억….
…닿았다, 보지 위로 자지가 닿는게 느껴진다. 잔뜩 발기해서, 곧바로 삽입하고 싶어하는 자지….
응…그대로, 그대로 밀어 넣으면…그대로 밀어 넣으면 돼….
천천히, 성현이가 허리를 미는게 느껴진다, 들어온다…입구쪽에서 압박감이 느껴진다. 천천히, 그렇게…그렇게….
"읏…."
"하아…."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