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1부
이빨에 닿는 걸 느끼자마자 나는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이빨에 닿지 않게 해 주었다. 처음 해보는거니 능숙할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빨에 긁히는건 나도 겪어봐서 잘못 긁히면 얼마나 아픈지 잘 알기에 그 정도는 신경 써 주기로 했다.
'으으, 기분나빠….'
막상 해 주기는 했지만 역시 입안에 자지가 들어왔다 생각하니 기분나쁘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성현이의 바지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발을 움직여 신발 밑창이 땅에 끌리는 소리와 함께 자세를 바로 잡고는 빨리 움직여서 싸 버리기를 기다린다.
이상하게도 자지의 냄새를 맡으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맛있는 냄새라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꼭 지독한 냄새를 맡았는데 저절로 침이 고이는 기분이다. 냄새 자체는 좋지 않지만 침이 고이는 냄새라고 해야할까.
나 자신도 왜 침이 고이는지는 몰랐지만 막상 입 안이 축축하게 젖으니 성현이가 내 머리를 잡고 앞 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우쿱, 움…, 후음…."
처음엔 당황해서 소리를 내 버렸지만 이후에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움직임에 맞춰 나도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잘못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했다.
응? 생각보다 별것 아닌 것 같다.
조금 입에 물고있었더니 냄새도, 맛도 마비된 것 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정말로 그냥 입에 물고 있기만 한 기분이 든다.
오히려 자지보다 버티기 힘든건 털이다. 털이 자꾸 앞 뒤로 움직일 때마다 입 안에 들어오거나 코를 간질이거나 해서 힘들다.
면도 시켜버리고 싶다….
"푸큽…후르릅! 읍…."
입 안에 침이 잔뜩 고여서 움직일 때마다 자꾸 입술 밖으로 침이 흘러버린다.
왜 이렇게 많이 고인거지. 한번 마셔버리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그건 싫다….
잠깐 빼내고 침좀 뱉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허억, 허억, 헉…."
성현이는 잔뜩 흥분한 건지 그럴 시간은 줄 것 같지가 않다. 슬쩍 감았던 눈을 열고 올려다보니 저 위에서 날 내려다 보면서 허리를 흔들고 있다.
음…콘돔만 있으면 그냥 한번 하게 해 줄텐데.
허리를 필사적으로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번 하게 해 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입이랑 손, 가슴으로 싸도 동정을 뗐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고.
그치만 역시 콘돔이 없으면 좀 그런데….
"쿠풉, 움, 쿠릅, 후읍…."
조금씩 움직였던 성현이 점점 허리를 크게 움직이며 내 머리를 잡고 자지를 깊숙히 박아대기 시작했다.
꾸적꾸적? 쯔걱쯔걱…? 이 소리를 뭐라고 해야할까? 입 안에서 목구멍에 자지가 닿으며 이상한 소리가 난다.
진짜 정신없다. 애써 참고는 있지만 자꾸 목을 두드리니 저절로 눈물이 나오고 침이 나오는 것도 신경쓰기가 힘들다. 한번 삼켜 버리면 진짜 괜찮을 것 같은데 역시 삼키고 싶지 않다.
결국 나는 침이 흘러 떨어져 가슴 위를 적시는게 느껴지자 그제서야 그냥 포기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듯 앉은 채 두 손을 모아 입 아래에 대었다.
침이 쉴 새 없이 손 안에 흘러 떨어진다….
"허억…허억…하, 하, 한번 핥아줘…."
성현이가 내 입안에 자지를 넣은 채 움직임을 멈추고 말한다.
핥아달라니…이걸? 입 안에서?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
"후구…후그읍…웅…."
침이 자꾸 뚝뚝 흐른다. 으아아, 처치가 곤란할 지경이다. 잠깐 휴식시간을 줘서 입하고 손좀 닦고 왔으면 좋겠다.
그치만 역시 성현이 입장에서는 잠시 멈추는건 생각할 수도 없겠지. 계속해서 내가 입을 움직이기를 원하며 나름 열심히 묶어 정리해 온 내 머리가 슬슬 풀릴 정도로 허리를 열심히 앞 뒤로 흔든다.
"우…후릅, 쿠훕…."
쭈륵쭈륵 하고 입 안에서 자꾸 침이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리가 입술을 간질인다. 귀에 들리지는 않지만 몸 속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게 느껴진다.
좋은건가? 지금 좋아하고 있는건가?
왜 그런걸 신경쓰게 되는건진 모르겠지만 자꾸 감았던 눈을 뜨고 치켜떠 위를 보게 된다. 그랬다가 살짝 밑으로 시선을 내리깔아보면 어렴풋하게 가슴 부근에 침이 줄줄 흐르는게 느껴진다.
'아, 이 스웨터 산지 얼마 안 된건데.'
스웨터는 어떻게 세탁해야 하더라, 손빨래였던가…그보다 입고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흔적이 남지 말아야 할텐데.
"후릅, 후르릅…쿠풉, 후릅…."
자꾸 침을 들이켜 봐도 흘러나오는게 멈추질 않는다.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한번에 푸륵 하고 나오기도 한다.
분명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어있겠지 하면서 머리를 계속해서 앞 뒤로 흔들고 있으니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꽤 많이 움직였는데, 왜 아직도 안싸지?'
아까는 손으로 조금 만져주기만 했는데 그렇게 곧바로 쌀 것 같아했는데 지금은 입으로 하고 있는데도 왜 아직도 안쌀까?
가만 생각해보니 역시 내가 입을 제대로 안 다물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 때문에 침도 흘러나오고 있고.
역시 제대로 조여주거나 하질 않고있으니 그렇게 큰 자극은 가지 않는걸까….
벌써부터 목이 조금 아파지고 있었기에 나는 이대로 계속 오랫동안 하느니 한번 신경 써서 해주고 싸게 해서 끝내자 싶어 입술을 오므렸다.
"으…하아…엄청 좋아…!"
역시 기분 좋구나 이거.
위에서부터 목소리가 들려오자 역시나 싶은 생각이 들으며 약간이지만 나도 기쁜 마음이 되어버린다. 입술로 해주니까 좋아하고 있구나, 그럼 좀 더 해주면 빨리 싸겠지.
입 안에서 이러면 될까? 하는 마음으로 혀에 힘을 줘 살짝 밀어올려 본다. 조금 볼을 조이는 감각으로 살짝 빨아먹듯 해 보기도 한다.
침만 꿀꺽하고 안 삼키면 정말로 마셔 버리거나 하는건 아니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빨아내 보자, 곧바로 성현이에게서 반응이 온다.
"으읏…아윽…읏…."
머리에 손을 얹은 채 허리를 멈추고 가만히 떨고 있다.
…좋아하는 건가?
그대로 혀를 움직여 입 안에서 자지를 핥아본다. 이미 맛도 냄새도 느껴지지 않게 되어있어서 별다른 느낌은 들지 않는다.
"으아…앗, 싸, 싸…잠깐만…으헉…."
앗, 싼다. 싼다…혀를 조금 더 열심히 움직였다. 여기에서 멈추면 미묘한 차이로 안 쌀지도 모른다 싶어 빨리 그냥 싸 버리고 끝내라는 생각에 입술을 오므리며 자지를 혀로 할짝 할짝 핥아주었다.
"흐윽…!"
"웁…!"
찌이익, 찌익…!
나온다, 입안에 내기 시작한다. 정액 냄새가 입 안에서부터 코를 통해 밖으로 나오며 맡아지는 듯 했다.
곧바로 싸 버리는 걸 보니 너무 과하게 했나 싶어 급히 머리를 빼려고 하자 위에서부터 성현이의 손이 내 머리를 잡아 누르는게 느껴진다.
'안돼, 목에 곧바로…!'
"꿀꺽…! 꿀꺽…."
정액이 목에 부딪히며 억지로 삼켜진다. 급히 눈을 질끈 감으며 멈춰보려 하지만 한번 더 목울대가 꿈틀대며 작게 한 모금을 더 삼켜버린다.
입 안에 정액의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목에서부터 냄새가 올라와 코를 역류해 정액이 목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온다.
목 깊숙히 뜨거운 것이 닿는 느낌도 그 사실을 내게 전하며 자꾸만 믿고싶지 않은 사실을 증명시켜온다.
부욱, 부우욱, 부욱….
"아앗…크흣, 하악…!"
"우웁…! 우우우우…! 우구웃…!"
성현이 내 입에 자지를 잔뜩 밀어붙혀 버려 치골에 코가 닿아 문질러진다. 숨이 막혀 빼 달라고 팔로 다리를 밀어내며 머리를 뒤로 빼 보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세가 흔들리자마자 곧바로 다시 자지를 밀어넣는다.
애써 삼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머리를 계속 뒤로 빼내려 하자, 첫 발을 잇는 정액이 혀 위에 올라온다.
'우우우…!"
질끈 감았던 눈이 찡그려진 채 떠지며 눈물이 잔뜩 맺혀 일그러진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크으…."
쯔압….
사정을 마친 녀석은 마치 내 입 안에 칼날이 달린것처럼 조심조심 자지를 입에서부터 빼냈다.
침에 젖어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자지가 입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입 안에는 여전히 정액이 남아있다. 나는 인상을 쓴 채 그걸 입에 물고있다가 혀 위에 모아올려진 것을 침이 잔뜩 고여있는 손바닥 위로 뱉어내듯 흘렸다.
"우엑…."
쭈욱 하고 늘어나는 것 처럼 기다란 실을 그리며 정액이 흘러내리고, 내 입 안의 침도 나와 떨어진다.
입에서 나와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정액을 보니 내 입에 성현이가 사정을 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으으으…진짜아…삼켰잖아…."
당장이라도 토해버리고 싶다.
"퉤."
인상을 쓴 채 눈을 질끈 감고 정액을 다 흘려낸 나는 입술로 혀 위를 쓸듯 닦아 침을 뱉었다.
거품이 일어있는 타액 속에 정액이 섞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현이는 그 모습을 위에서부터 내려다보고있다. 입에서 자기가 싼 정액을 줄줄 흘려내고 있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실수로 잘못 뱉어서 약간이지만 커다란 가슴 위에 떨어지기까지 했다.
"하, 하아아…하아…하아…."
입 안의 것을 뱉어내려고 참았던 숨을 터트리듯 내쉬니 지금껏 목을 괴롭혀지며 막혀있던 숨이 단숨에 새어나왔다.
혀 위에 남아있는 살짝 짭짤하고 미끌미끌한 맛이 짜증나서 혀를 내민 채 손바닥 위로 계속해서 입 안에 고인 침을 흘린다.
생각만큼 맛이라던가, 냄새라던가 지독하거나 하진 않은데, 맛있다거나 하지도 않다.
되려 거부감이 든다. 정액을 먹다니, 그것도 먹여지다니. 황당할 지경이다.
"사, 삼켜봐…."
성현이는 자신의 정액을 뱉어낸 나에게 다시 내 입안에 넣고 꿀꺽꿀꺽 하고 삼켜주길 원하는건지 내 머리 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손바닥 위에 뱉어낸 타액과 정액이 섞여있는 끈적한 액체는 방금 전 까지 열기를 잔뜩 받아서 그런지 성현이의 자지와 마찬가지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걸 입안에 다시 넣고 삼키라고?
미친 짓이다.
"…하아…하아…미안, 싫어…."
나는 그대로 천천히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두 손을 입 아래에 받친 채 화장실을 찾았다.
다 행히도 내가 있는 층에 있었던 화장실은 문이 열려있었다. 하지만 한동안 청소하지 않은건지 화장실 안은 어두컴컴하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거울 위에도 먼지가 끼여있었지만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물은 깨끗하게 잘 나오는 것 같아 나는 손을 씻고 입 안의 침을 몇 번이고 뱉었다.
쏴아아아-
"하아, 하아…퉤, 퉤…웁…!"
당장이라도 뱃속의 내용물을 토해버리고 싶어졌지만 사정을 한 당사자 앞에서 그러는 것도 신경쓰이고 아까 먹었던 고기들의 가격이 떠올라 구역질을 참는다.
물로 다 씻어낸 손을 들어 거울 위의 먼지를 닦아내니 거울 속에 엉망이 된 내 모습이 비친다.
땀에 젖어서 머리카락은 피부에 달라붙어있고, 눈 아래로는 눈물자국이, 입에서는 침이 흐른데다가 숨이 차서 그런지 얼굴이 붉어져 있어 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 는 입가를 물로 닦아냈지만, 입을 헹구기까지 하지는 않았다. 헹구고 싶은 맘은 굴뚝같았고,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기분이 자꾸만 들어 가래침을 뱉듯 침을 뱉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화장실 안이 지저분하다보니 맑아보인다고는 해도 혹시 물에도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싶어 피부만 조금 닦아내고 입 안에는 넣지 않았다.
"하아아…."
대충 진정이 되어서 손을 말끔하게 씻어낸 나는 그 자리에서 스웨터 밑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의 위치를 대충 바로 잡아 준 뒤 뒤에 손을 넣고 후크를 찼다.
제대로 차지질 않아서 신경이 쓰이지만 우선은 이 정도면 되겠지.
브래지어를 제대로 차고 보니 하얀 스웨터가 가슴 위로만 조금 젖어 흔적이 남을 것 같았다.
물에 젖은 손으로 대충 비벼 씻은 나는 다시 머릿속에 스웨터 세탁법을 떠올리며 흔적만 보이지 않게 씻어놓고, 화장실에서 나갔다.
화장실 문 앞에는 성현이가 언제 뭘로 닦은건지 자지를 옷 속에 넣은 채 옷차림을 바로 하고 기다리고 서있었다.
시선을 녀석의 하반신으로 향하고 생각해보니, 그렇게 큰 물건은 아니였던 것 같다.
그런데도 깊숙히 넣으면 목에 닿을 정도라니.
지금까지야 넣는 입장이였지, 넣어질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지만, 저만큼만 길어도 목에 닿는구나 싶어진다.
밖에서 보면 작아보이지만 막상 안에 들어오면 크게 느껴진다는 걸까.
…어찌되었든 지쳤다. 아까부터 찬 바람이 들 때마다 아랫도리가 축축한게, 속옷이 조금 젖어버린 것 같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얘랑 지금 섹스까지 할 생각은 나지 않는다.
"만족 했어?"
"으, 응…."
아직도 성현이는 자신이 무슨 일을 경험한 것인지 실감이 안 나는 것처럼 주뼛거린다.
한번 싼걸로 만족해서 다행이다. 만족했다기보다는 잔뜩 긴장해가지고 사정을 조절할 생각도 못 해서 한번에 다 싸버리는 바람에 하고싶어도 못 하는 상태일수도 있지만.
"다음부터는 입에다 쌀 것 같으면 말을 해."
입에다 싸 버려서 결국 정액을 삼켜버렸다는 점이 자꾸만 걸리는 내가 말하자 성현이는 갑자기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다, 다음에도 하, 해도 돼…?"
어라.
말이 그렇게 되나?
성현이는 내 말에 잔뜩 기대한 건지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입에다가 한번 싸더니 어디서 무슨 용기가 난걸까.
조금 마음에 안 드는 행동도 했지만, 이해가 안 되는것도 아니다.
자꾸 이렇게 이해해 버리면 안돼는데.
나도 그 심정이 어떤지 잘 이해할 것 같아지니 자꾸만 그럴만도 하지,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넘어가게 되 버리는 것 같다.
그치만 그래도 일시적일지는 몰라도 이 정도면 지금은 꽤 자신감이 붙은 것 같으니 여기서 괜히 안됀다고 해서 실망시켜줄 필요는 없겠지.
말만 OK, 그치만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해줄 일도 없게 될 게 분명하다. 그냥 해 준다고 해 버릴까.
"생일선물 마음에 들었어?"
"으, 응…고, 고마워…."
"또 하고싶어?"
"…응."
"음…그럼 다음에 또 만나면 그땐 섹스도 하게 해줄까?"
"으…! 응…."
고개를 숙인 채 말하다가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어올리는 걸 보니 꽤나 흥미 있는 듯…아니 하고싶은 것 같은 반응이다.
호오? 이건 꽤 쓸만할지도….
나는 이 참에 성현이한테서 마음에 안 드는 점 좀 고치게 해야겠다 싶어 고민하는 척 하며 말했다.
"으음…근데 그냥 해주기는 싫은데…뭐 조건 없어?"
"무, 무슨 조건?"
"지금부터 나랑 얘기할때 한번도 말 안 더듬으면 해줄께."
내 말에 성현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더니 갑자기 결심에 찬 얼굴이 되었다. 그대로 성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걸로 한동안 말 더듬는거 고치려고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겠지.
평소에 내가 고쳐라, 고쳐라 하긴 했지만 자기도 안고쳐진다며 놔두라고 하던 문제다. 고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도 나중에 자기가 알아서 고치겠다면서 아무것도 안하길래 언제 한번 고치게 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랑 같이 대화하고 논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나랑 얘기할때는 안 더듬지만 과제 발표하거나 설명할 때가 되면 너무 더듬거려서 진짜 언젠간 고치게 해야겠지 하고있었는데, 이 참에 잘 되었다.
"하아…그럼 이제 어디 갈까? 술 마시고 싶어?"
성현이가 대답 없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
어디를 가고 싶냐는 의미로 내가 물어보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문자로 '가고싶은곳 없어.' 라는 말을 적어 주었다.
…설마 이거 말 더듬지 말라고 했다고 지금 문자로 쓰는건가?
"너 계속 말 안하고 문자로 쓰면 규칙 위반이야."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그런 짓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하자 성현이가 다시 핸드폰을 두드린다.
[지금은 자신 없으니까 우선 이렇게 하면 안돼? 다음에 만나면 안 더듬을게.]
…나랑 섹스하고 싶다는 의지가 너무 전해져 와서 조금 부끄럽다.
여자가 되면 왜 반응하는것까지 이렇게 여자처럼 변할까?
가만 생각해보면 아까 전에 결국 입으로 남성기를 받아내고 정액까지 삼켰는데도 생각만큼 크게 거부하지도 않았고….
역시 내 추측대로 남자에서 여자로 변하는건 기억만 공유할 뿐 다른건 다 변하는 거라고 생각해야 하는걸까.
아무래도 그것과는 다른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데….
나는 그냥 나도 좀 정신적으로 지쳤으니 집에 갈까 하다가 창 밖을 보고 아직 밤이 되지도 않은 것 같아 성현이에게 물었다.
"카페 갈래?"
내 말에 성현이가 곧바로 가고싶다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긴장도 이젠 좀 많이 풀린 건가? 아니면 말을 안 해서 그런걸까. 침착해 진 것 같아 보인다.
그 후 카페에 가서 입안에 남은 맛을 씻어내 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평소 단 것을 좋아하는 당분파인 나는 써가지고 마시기 싫어했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성현이는 라떼를 주문해 놓고는 내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언제 눈치채려나 해서 가만히 뒀더니, 끝까지 내 아메리카노만 마시고 있었다.
긴장이 풀린 것 같이 보인건 착각이였나.
♀ ♂ ♀ ♂ ♀ ♂
"어…?!"
그후, 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뒤 왠지 힘이 들어 먼저 집에 가겠다고 하고 헤어져서 택시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기숙사를 드나드는것도 대담해져서 이젠 일부러 여자인 모습으로 자주 드나들었더니 직원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내가 여기 산다고 생각하고있는게 아닐까.
그래도 조금 주의하며 내 방 안으로 돌아온 나는 TS스톤을 찾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남자가 된 순간 분명 엄청난 후회와 역겨움이 밀려오겠지 하며 그에 대한 각오를 하며 여자에서 남자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막상 변하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다.
구역질이 일어난다거나 혐오감이 든다거나 후회스럽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이상하다…?'
후회스럽지 않은 점이 이상한게 아니라, 내 감정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경험상, 남자일 때와 여자일 때의 감정은 조금 달라서 남자에셔 여자로, 여자에서 남자로 변한 순간 전에 했던 행동을 생각하면 성별의 차이 때문인지 바로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들었는데….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다.
그대로다.
'이건 왜 이러는 거지?'
여 자인 채 집에 돌아오면서 성현이의 정액을 마셔 버린 게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길래 뭐, 여자여서 그런가 보지 하며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되려 자지가 입 안에 들어왔을때 왜 그렇게 침이 많이 나왔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하며 돌아왔는데. 남자가 되었는데도 감정의 변화가 없으니 당황스럽다.
정말 조금의 요동도 없다.
'이러면 기억만 공유하고 서로의 구조는 다르다는 점은 틀렸다는 말이 되는건가…?'
어렵다.
대체 왜 이럴까? 집에 돌아온 나는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곤한 것 같았지만 갑자기 또 내 예상과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자 의문이 든다.
다른것보다, 지금은 남자인데도 성현이의 자지를 빨고, 정액을 삼켰던 일이 이렇게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으면 대체 난 어떻게 되는거지?
집을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한번 성현이를 만나면 어떤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을 하다가 만에 하나 여자인 내가 덮쳐지는 경우를 상상했더니 바로 들었던 거부감은 어디로 갔는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흐음."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생각했던 가정을 전부 다 고쳐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어진다.
어 차피 이 TS스톤이라고 내가 명명한 돌은 내 상식상 현대 과학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물건이고 여자가 되는 구조도 알 수가 없으니 이런걸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고싶은데로 쓰기만 하자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냥 그렇게 넘어가기엔 불안한 점이 너무 많다.
특히나 불안한게 여자로 변할수록 점점 나 자신을 잊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겨우 한달 조금 넘는 시간 사이에 그렇게까지 큰 변화가 일어날 리는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까지일 뿐, 이후에 내가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 그래도 요즘 날이 갈수록 집 안에서 여자가 되어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여 자가 되어있는건 정말 중독성이 강했다. 우선 미모부터가 보기만 해도 즐거울 정도여서 가만히 있기만 해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았고, 등에서 느껴지던 통증도 없었으며, 다른것보다 여자인 나는 누군가에게 필요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해서, 여자로 변해있는 동안은 알 수 없는 해방감까지 든다.
내가 하고싶은걸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괜찮을거라는 안도감….
'…그러고보니까, 그 때 내가 어떤 기분이였지…?'
성현이의 자지가 입 안에 들어오고, 혼자서 움직이다가 내가 직접 능동적이게 움직이며 자극해갔던 때의 일이 떠오른다.
난 어떤 기분이였지…?
갑자기 왜 그렇게 능동적이게 움직이면서, 빨리 싸줬으면 싶어하는 것 처럼 움직였을까?
모르겠다….
어찌되었던간에, 이런 일을 겪고 왔는데도 여자가 되는걸 멈출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여자로 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가 아파져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나는 방 안의 불을 끄고 밝았던 방 안이 순식간에 어두컴컴해지자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어쓰고 눈을 감았다.
잠을 자면 머리가 아픈 일은 다 잊을 수 있다. 갑갑한 기분도 사라진다.
그리고 뭣보다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처음 생각했던 대로 여자가 되는건 내 스트레스 풀이용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야.'
…오늘은 스트레스를 풀고 오기보다는 성현이한테 희생하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데이빗 때에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은데. 멍하니 생각하고있으니 조금 섹스가 하고싶다는 기분이 든다.
'…그냥 할 걸 그랬나? 콘돔 사와서.'
결국 섹스 하기 좀 그렇다는 이유로 섹스는 안된다고 했다가 그렇게 하기 싫어했던 입으로 하게 되어버리고 왔으니 차라리 섹스를 할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아, 뭐 어때. 지나간 일인데.'
나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것보다 여자일 때 섹스하고 싶었던걸 그냥 참고 돌아왔더니 지금와서 갑자기 성욕이 일어난다.
생각해보면 남자일때 처음부터 끝까지 자위하는것도 오랫만인 것 같았다. 요즘은 여자가 되서 자위하다가 한번 가고 나면 남자로 돌아와서 그냥 의무적인 것 처럼 한발 싸기만 하고 끝냈으니까.
피곤했던 것도 잊어버리고 자위가 하고 싶어져서 나는 이불을 걷어치우고 노트북에 전원을 넣었다.
'여자일때 내가 자위하는걸 찍어뒀던 영상이나 보면서 딸이나 칠까….
자급자딸이지만 여자인 내가 하도 내 마음에 쏙 드는 꼴릿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잘 싸게 되 버린다.
나를 보고 내가 딸을 친다니….
…여자니까 뭐 괜찮아!
아마도!
…그러고보니까, 여자일때의 나를 반찬으로 싼 적은 꽤 있는데, 남자일때의 나를 반찬으로 여자가 되서 자위를 한 적은 없다.
음….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흥분은 하긴 하려나? 지금은 되게 잘 되긴 하지만 여자일때에도 그럴 거라고 확신하기는 힘들 것 같다.
나중에 한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