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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화 〉미래에서 온 육변기들(4) (120/120)



〈 121화 〉미래에서 온 육변기들(4)

“채린아,  왔어. 역시 너뿐이야. 정말로 사랑한다.”

조금 구차하고 찌질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로 한채린을 사랑했다. 정확히는 육변기들 모두를 사랑하는 거기는 하지만 굳이 그런 부차적인 설명까지 지금 덧붙여 말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한채린은 아이리스를 등진 채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기만  뿐,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나 좀 풀어줘.”

한채린이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입을 옴싹달싹거렸다.

‘뭔가를 두려워 하는 건가...?’

아마 겉으로는 티를 안 냈을 수도 있어도 한채린 그녀는 아마 자기 자신이 마신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겠지.

아무래도 한채린은 내가 자신이 마신이라는 사실을 알면 싫어하지 않을까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갗았다.

“채린아, 나는 네가 마신이든 뭐든 날 향한  마음이 바뀌지만 않았다면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말이 꽤나 감동적이었는지 한채린이 해맑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한채린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찔금 흘러나옴과 함께 천천히 그녀의 입이 열렸다.

“다행이네... 현수 네가 만약  정체를 알아서 싫어졌다고 하면 강제로라도 내 옆에 둘 생각이었는데...”

헤헤거리며 온몸을 베베 꼬고는 두 뺨을 발그레 붉히는 한채린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방금 내가  한 마디 잘못했다가는 바로 배드 엔딩으로 직행할 뻔했다는 거잖아?’

새삼 한채린이 또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한 나는 다음부터 그녀한테 말을 할 때는 한마디 한마디 모두  번씩 더 생각해보고 내뱉어야겠다고 다짐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우리 이제 여기서 나갈-”

내 말에 어림도 없다는 듯이 한채린이 싱긋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 입술 위에 자신의 손가락을 얹었다.

“모처럼 우리 둘 뿐인데... 오랜만에 풋풋하게 연인다운 섹스나 해볼까?”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한채린이 저런 농담도 던질 수 있는 여자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에이, 장난 그만하고 이제 나가-”

한채린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대답  번 잘못했다가는 아까 겨우 회피한 배드 엔딩으로 직행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지금까지 미래에서 온 아이리스한테 미친 듯이 쥐어짜였는데...!’

나는 너무나도 억울했다. 내가 한채린이 싫거나 그래서 지금 섹스를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진짜로 몸이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건데...

‘그렇군. 대한민국의 남편들은 모두 이런 의무방어전을 치러왔던 거였어.’

아아, 깨달음을 얻은 나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위대한 남편들의 심정을 헤아리며 코를 스윽하고 훑었다.

그런 병신같은 광경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한채린이  이상 참을  없다는 듯이 내 자지를 한 손으로 강하게 움켜쥐었다.

“현수, 지금. 여기서. 나랑 섹스할거지?”

툭툭 끊어지는 한채린의 말투에서 나는 그녀가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안 그랬다가는  손을 그대로 꽈악 움켜쥐어서 내 자지를 터뜨려버릴 기센데 뭐 어쩌겠어...’

평소에 육변기들한테 어느 정도 휘둘려주는 것은 그냥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런 것이었지만 지금은 순전히 무력의 차이로 인해 한채린의 억지에 어울려 주는 상황, 나는 남자로서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길 것만 같아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 큰 소리로-

“헤헤, 1초만  늦었어도 자지가 펑하고 터져버렸을텐데...”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는 한채린의 스산한 모습에 나는 입꾹닫을 시전할 수밖에 없었다.

“러브러브 섹스, 잔뜩 해보자?”

저기요... 애초에  분위기 그대로 가면 내가 일방적으로 따먹히는 거지, 러브러브 섹스는 안될  같은데요...?

목구멍까지치밀어오른 말대답을 겨우 참아낸 나는 속으로 체념의 한숨을 내쉬며 자지를 껄떡이는 것으로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한채린이 능숙한 몸짓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내 위에 올라타 단숨에 보지로 내 자지를 집어삼켜버렸다.

“하읏...! 역시 현수 자지가 굵기가  알맞아...!”

아니, 애초에 내 자지밖에 먹어본 적이 없으면서 어떻게  자지의 굵기가 자신한테 알맞다고 단언하는 거냐고...

한채린이 내 의문을 읽어내고는 연신 허리를 흔들며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나도... 다른 육변기들처럼 잘하고 싶어서... 하읏! 여러 딜도를 사서 매일 연습 중이라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히 딜도 따위가 내 여자를 따먹었단 말인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채린한테 물어보았다.

“그래도 당연히  자지만큼 기분 좋은 건 하나도 없었지?”

 질문에 요망한 미소를 지으며  뺨을 가볍게 쓸어내린 한채린이 고민에 잠긴  음하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까 현수 자지만큼 기분 좋은 거... 있었는데...?”

뜻밖의 대답에 억장이 무너져내린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한채린을 추궁했다.

 추궁에도 한채린은 귀엽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는 능숙하게 허리를 흔들어제끼며  자지를 마구마구 유린했다.

“내가 나중에 집에 돌아가서 보여줄게. 걔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물건이더라고.”

한 40cm 정도 되나? 아니면 굵기가 사람 팔뚝만한가? 아니지, 사이즈가 전부는 아니니까... 돌기가 엄청난가?

온갖 상상을 하며 착잡한 심정에 빠져있는 내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한채린이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내게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내 자지보다 기분 좋은 성인용품이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띵해져있던 나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에 실패했다.

결국 한채린이 스스로 허리를 열심히 흔들어  정액을 몇 발 더 쥐어짜다가 질렸다는 듯이 내 위에서 내려왔다.

“가자, 네가 그렇게 궁금해하던 물건 보여줄테니까.”

나는 질투심 가득한 눈으로 한채린의 뒤를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

신시아가 미리 준비해준 마법으로 갇혀 있던 차원에서 벗어나자마자 신시아가 내게 달려들었지만 충격에 빠져 있던 나는 그런 그녀를 대충 받아넘기고는 곧장 한채린의 방으로 갔다.

“그러니까 이게 우머나이저라고?”

한채린이 내게 소개시켜준 물건은 바로 우머나이저였다.

Womanizer. 이 얼마나 오만한 이름이란 말인가. 여자를 진정한 여자로 만들어주는 것은 이런 한심한 기계 따위가 아니라 남자의 훌륭한 자지여야 하거늘...

나는 호기심에 우머나이저를 작동시키고는 슬쩍 한채린의 유두에 우머나이저를 가져다 대었다.

“하읏...!”

유두에 가져다 댄것만으로도 이런 격렬한 반응이라니! 이 물건은 분명 악마가 만든 것이 분명해보였다.

나는 한채린의 몸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재빠르게 우머나이저의 위치를 그녀의 클리토리스 위로 바꿔보았다.

“하아아아아앙! 하아아아앙! 하아아...”

남자가 수십 분동안 공들여야 여자를 절정에 도달하게 하는데,  우머나이저라는 악마의 기계는 단 몇 초만에 한채린을 성대하게 가버리게 만들어버렸다.

‘이러면... 자지의 존재이유가 없어져버려...’

이것이 알파고한테 패한 이세돌의 심정일까? 마치 거대한 벽을 마주한 것만 같은 허무한 기분에 나는 그 벽을 넘을 의욕조차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내 심정은 결국 꼬무룩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나는 20살의 나이에 발기부전을 겪게 되었다.


*


“현수 공자님, 정말로  서시는 건가요?”

첫 타자는 성예설이었다.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내 자지를 쳐다보고는 유유히 자신의 갈길을 갔다.

“이거... 정력에 좋다는 거니까 꼭 마셔보세요.”

조금 있다가 장어즙인가 뭔가 하는 기괴한 액체를 잔뜩 들고 와서 내 품에 안겨준 성예설은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제 갈길을 갔다.

“현수님, 제가 어떻게든 고쳐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리스였다. 그녀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오겠다고 나섰다.

“빨리  세워보거라! 오랜만에 섹스가 하고 싶었거늘! 세우지 않으면 밟아버리겠다!”

“흥, 그렇게 여자를 함부로 범하고 다니시니까 이런 천벌을 받는 겁니다. 다 인과응보라고요.”

엘레노어와 천소하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내 자지를 세우기 위해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 노력을 쏟아부었다.

 외에도 내 육변기들은 모두 내 자지를 세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살짝은 감동인걸...’

모두가 나를 위해, 아니 자지를 위해노력하는 모습은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그만큼 내가, 아니 내 자지가 육변기들한테 소중하다는 의미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내 발기부전의 원인은 결국 심리적인 원인, 이것은 내가 스스로의 심마와 싸워서 이겨내야만 극복할  있는 병이었다.

“그래, 해보는 거야. 우머나이저를 쓰면 간단하게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내 육변기들은 필사적으로  자지를 원하고 있잖아?”

이는 내 자지가 어떤 면에서인지는 몰라도 우머나이저보다 훌륭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내 자지만이가지고 있는 유일한 장점, 우머나이저 같은 기계는 흉내도 내지 못하는 나만의 강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나는 두 눈을 감고 육변기들의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야한 모습을 상상하며 심마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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