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복수의 시간(2)
“그래, 개새끼도 몇 번 혼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아는데 사람 새끼가 그렇게 계속 입을 열면 안 되지.”
나는 마치 강아지 한 마리를 오냐오냐 해주듯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조건우의 턱을 쓸어주었다.
내 행동에 치욕스러움을 느끼며 조건우는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로 이를 바드득 갈았다.
‘그 와중에도 내가 무섭긴 한가 보네. 저렇게 오줌까지 지릴 정도면, 크크큭.’
폭력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진 조건우는 지금 명백히 나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지금도 부들거리고는 있었지만 애초에 나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가 훨씬 더 강해 보였다.
조건우가 내게 가만히 처맞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위의 모두가 침묵했다. 단 한 명의 사람도 불쌍하게 구타당하고 있는 조건우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
“그... 그만 해요! 나쁜 아저씨!”
한 소녀였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할 것만 같이 생긴 어린 소녀. 처음에 이 방에 들어올 때는 아마 다른 사람들의 덩치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아무리 나라도 저런 어린 애를 때리는 취미는 없단 말이지. 조건우 같은 한심한 새끼를 위해 나서는 모습이 조금 괘씸하기는 한데...’
이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나는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이 아저씨가 미안하단다. 잠시 나를 따라와 볼래? 그러면 더 이상 이 나쁜 아저씨가 저 사람을 더 이상 때리지 않을 거야.”
명백한 협박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초등학생 뻘의 여자 아이를 협박한다는 양심의 가책보다는 묘한 흥분이 앞섰다.
어린 소녀는 이내 우물쭈물거리며주위의 어른들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마지막 두 명과는 유독 길게 시선을 교환한 걸로 보아 아마 그녀의 부모가 아니었을까 싶다.
‘부모라는 인간들이 제 자식을 위해서 나서지는 못할망정 모른 척이나 하고 있네.’
나는 혀를 쯧하고 차며 소녀의 팔을 붙잡고는 그대로 방을 나가 이시연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얌마, 어린 애가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야 될 거 아니야. 얘는 집으로 데려가서 잘 보살피고 있어.”
소녀를 건네받은 이시연이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꼬마야, 너 이름은 뭐니?”
이시연이 조그만 얼굴을 도리도리 흔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엄마가 함부로 모르는 사람한테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거 알려주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풋하고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그래? 엄머가 모르는 아저씨 함부로 따라가지 말라는 말은 안 했어?”
이시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쯧, 자식 교육을 똑바로 안 시키니까이 사달이 나지. 얘가 앞으로 겪게 될 모든 수모는 모르는 아저씨를 따라가면 안 된다는 걸 안 가르쳐준 얘 부모님의 잘못이라고.’
나는 좆논리를 이용한 훌륭한 자기합리화에 만족해하고는 최대한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아저씨가 네 이름을 알아야 아까 그 사람이 더 이상 안 맞을 수 있는데? 네가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그 사람이 계속 아야할 거야.”
쓰레기 같은 협박을 이어나가며 나는 소녀의 손을 꽉 잡아버렸다.
‘원래 협박의 기본은 육체적인 위협이지. 말이나 그런 것보다 직접적이니까.’
아니나 다를가 소녀가 내 손길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만 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애써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제... 제 이름은 조아영이에요...”
히끅하고 딸꾹질을 하며 끝내 자신의 이름을 밝힌 조아영의 모습을 흥미롭게 쳐다보며 나는 바로 옆에 서 있는 이시연한테 말했다.
“얘한테 집에 있는 방을 하나 줘.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물론 나한테서 벗어나거나 그런 건 해당 안되도록.”
이시연이 힘없이 고개를 널브러뜨리며 열심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너무나도 피곤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그녀한테 곧장 소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괜찮겠어? 사실 네가 그렇게 강하지는...”
의아함을 느낀 이시연이 내 몸을 샅샅이 살폈다. 그리고는 내 놀라운 변화를 확인한 그녀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나도 이제 나름 당당한 S급이었으니까, 꽤나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이시연의 손을 꽉 붙잡은 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가 떠나간 자리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았다.
‘오늘 네가 괘씸하게 군 것에 대한 벌은 나중에 네가 크면 받아주마. 합법적인 나이가 됐을 때... 조아영이라... 언젠간 내 자지를 들이밀며 ’조아영, 자지 조아영?’하고 물어봐 주지, 크크큭. 물론 쟤가미녀로 자란다는 조건 하에 그렇게 한다는 거지만.’
스스로의 아재 개그에 풋하고 웃음을 터뜨린 나는 곧장 정신을 차리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 안에서는 조건우가 흠씬 두들겨 맞는 소리가 한동안 계속 울려퍼졌다.
*
“그러니까 그쪽이 조건우의 엄마, 아빠시고. 저쪽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삼촌, 등... 젠장, 왜 이렇게 가족이 많고 난리야. 괜히애미도 애비도 없는 내가 병신같아지네.”
내 짜증 가득한 목소리에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참혹할 정도로 내게 처맞은 조건우는 현재 내 의자로 쓰이는 중이었다.
‘본보기지. 깝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
나는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여자들 몇 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 너, 그리고 너. 너, 너, 그리고 너까지.”
5명의 쌉가능한 여자들을 가리킨 나는 이내 내 발딱 선 자지를 가리키며 그녀들한테 선언했다.
“제일 먼저 내 자지를 싸게 하는 한 사람한테는 이 방에서 나갈 기회를주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 5명의 여인들은 서로를 밀쳐내며 내 자지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서로의 머리끄댕이를 집어당기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고, 별의별상황이 다 발생하자 처음에는 그 추악한 면모를 즐겁게 감상하던 나도 금방 흥미를 잃어버렸다.
“다들 멈춰라. 안 멈추면 죽인다.”
내 한 마디에 그녀들은 순식간에 얼음 덩어리마냥 얼어붙었다. 그녀들의 얼굴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번갈아 가면서 5분씩 시간을 주지.”
내 말에 그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네 남편 새끼들은 개씹조루 새끼들이라 5분이나 10분 정도면 찌직 정액을 찔끔 싸지르겠지만 보다시피 내 자지는 조금 격이 달라서 말이야.”
여전히 5명의 여인들은 내 자지를 향해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왔다.
‘감히 내 위대한 자지에 의심을 품다니?! 누가 내 자지를 의심하듯 쳐다보냔 말이야!’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호통이라도 치면서 궁예의 관심법(EX 추정) 스킬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내게 그런 재주는 없었다.
“야, 네들 생각대로 내가 한심한 네 남편들처럼 찍 쌀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제일 먼저 내 자지를 물고 빠는 년이 이길 확률이 제일 높지 않겠어?”
내 논리에 감화된 5명의 여인들이 곧장 내 자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제일 어린 것처럼 보이는 년이 압도적으로 빨랐다.
곧장 내 자지 앞에 무릎을 꿇고 입 속에 집어넣은 그녀는 꽤나 서툰 솜씨로 펠라치오를 진행했다.
“아, 존나 못 빠네. 무슨 처녀도 아니-”
아, 혹시 처녀인가? 그러면 말이 됐다. 납득을 한 나는 궁금증이 담긴 시선을 내 자지를 물고 있는 여인을 내려다 보았다.
“너 처녀야? 만약 그렇다면 말해. 열외시켜 주지.”
내 예상과 달리 내 자지를 빨고 있는 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입... 입으로 하는 건 처음이라... 죄송합니다! 그래도, 그래도! 보지는 자신 있으니까!”
여자가 헐레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보지로 내 자지를 집어삼키고는 열심히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흠, 일반인 치고는 꽤 잘하는 것 같기는 한데... 별 감흥이 없네.’
그녀의 보지는 그냥 조금 재능 있는 수준의 보지였다. 이미 천소하 수준의 천하제일이 될 재능을 지닌 보지들을 숱하게 먹어온 나로서는 별로 이 보지가 인상 깊지 않았다.
대충 다른 생각을 하며 하염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던 나는 이내 이 5명의 여인들을 각각 장난감 1호부터 장난감 5호로 부르기로 정했다.
“어이, 장난감 1호. 시간 초과다, 교대해.”
나는 곧장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드는 장난감 1호를 밀쳐내고는 장난감 2호한테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 아까 처녀는 열외시켜 주신다고...저는 처녀입니다!”
오호라, 이런 곳에 꽤나 예쁜 처녀가 있었다니... 나는 흥미가 동했다.
“보통 재벌가에서는 그 나이면 정략결혼이라도 시키지 않나? 외모도 충분히 괜찮은 편인데 어째서 아직도 처녀지?”
그녀는 지금 상황을 하나의 기회라고 인식했는지 이내 면접을 보는 지원자처럼 진지한눈빛으로 대답했다.
“저는 저기 의자로 쓰이고 있는 조건우의 여동생인 조아리라고 합니다. 저는 사실... 제 오빠가 한영그룹을 이끌 재목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었기에 몰래 기업의 후계자 구도를 바꾸기 위해 밑작업을 하느라 결혼을 계속 미뤘습니다.”
흠, 꽤나 훌륭한 답변이었다. 몸매도 꽤나 훌륭했고. 이름이 뭔가와 되게 비슷한 것 같은... 기분 탓인 것 같았다.
“그래, 조아라. 아니, 조아리였지. 하여튼, 너는 지금 네가 네오빠보다 훨씬 낫다.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조아리가 희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흠... 나야 한영그룹을 먹을 수 있다면야 나쁘지는않은데... 저렇게 기회주의적인 년은 초장에 교육을 잘해둬야지. 나를 절대로 배신할 수 없도록.’
나는 손을 휘휘 저어 조아리한테 그녀를 열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녀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한쪽 구석으로 도망갔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조아리의 모습을 경멸과 부러움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자, 장난감 3, 4, 5호. 너희들은 다 비처녀지?”
장난감 3, 4, 5호의 표정이 눈에 띄게 암울해졌다.
“너희들한테는 강한 경쟁 상대가 한 명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훨씬 좋은 거 아니야?”
내 말에 장난감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자, 이번엔 누가 도전해 볼래?”
장난감 3호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근데 너 누구랑 많이 닮은 것 같...”
아, 다시 한 번이 년의 얼굴을 살펴본 나는 방금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