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아스트리아(9)
엘레노어는 결국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을 들려주었다.
“나는... 그렇게 하도록 하지. 너의 노예가 되어주겠어, 나현수. 단,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거나 내 일신의 안전에 해가 되는 일은 거절하겠다.”
엘레노어의 답변에 나는 내심 놀랐지만애써 침착하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런데 내가 널 어떻게 믿지? 홀라당 섹스만 하고 튈 수도 있잖아.”
엘레노어는 결연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기아스 맹약을 하면 된다.”
“기아스 맹약?”
“세계의 의지에거는 맹약이다. 내가 이를 어길시 세상의 모든 마나는 내 뜻을 따르지 않게 된다. 하물며 내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마나조차도...”
“잘 이해는 못하겠지만 하여튼 기아스 맹약을 어기면 너는 앞으로 마법을 못 쓰게 된다는 거지?”
“아니다. 내 육신이 무로 돌아간다. 영원한 소멸, 그것이 기아스 맹약을 어기는 궁극적인 대가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내 의지를 거스르지 못하는 완벽한 육변기.
‘이런 육변기도 한 명쯤은 있어야지.’
나는 고개를천천히 끄덕이며 엘레노어를 향해 턱짓을 했다.
“해 봐. 그 기아스 맹약이라는 거.”
엘레노어의 몸을 마나의 푸른 빛무리가 뒤덮었다. 그 가운데서 찬란한 빛이 하늘로 쏘아지더니 이내 마나가 반짝거리며 대기 중을 흩어졌다.
“좋아. 잘 했어. 엘레노어, 넌 이제 내 거야. 영원히. 내가 평생 너를 예뻐해 줄게.”
나는 엘레노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기아스 맹약에 의해 새로운 육변기가 등록되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Y/N]
'우와, 기아스 맹약 맺으니까 바로 육변기로 등록 되네. 하긴 맹약을 맺은 것 자체가 나한테 모든 걸 바친다는 뜻이나 다름없지.‘
나는 만족한 표정으로 엘레노어와 플레어를 번갈아 보았다.
“자,그러면 이제 셋이서 즐겨볼까?”
엘레노어의 표정에는 명백한 흥분이 플레어의 표정에는 명백한 슬픔이 자리잡았다.
‘아무래도 나한테 다른 육변기들이 있다는 사실을 플레어한테 미리 알려줘야겠는데...’
플레어는 아무래도 내가 자신만을 사랑할 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오해를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었다.
‘대충 자지나 박으면서 얘기하지 뭐.’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엘레노어와 플레어를 내 양 허리에 낀 채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
엘레노어와 플레어를 번갈아 따먹던 나는 슬슬 플레어한테 모든 진실을 밝힐 때가 왔음을 느꼈다.
멍하니 입을 벌린 채로 침을 질질 흘리는 그녀의 모습이 내게 지금이 절호의 기회임을 알려주었다.
“엘레노어, 이 초변태 드래곤 년아. 적당히 좀 해라. 이러다가 얘 기절하겠다.”
엘레노어는 내가 플레어한테 자지를 박을 때마다 그녀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녀는 플레어의 온몸을 물고 빨며 자신의 흔적을 구석구석 남겼다.
“플레어, 사실은 말이야...”
섹스를 하던 와중에 내가 다른 육변기들에 관한 얘기를 하자 플레어는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하지만 엘레노어와 나의 부단한 노력 끝에 결국 그녀는 쾌감에 절여져 아무런 생각도 하지못하게 되었다.
“걱정 마, 플레어. 평생 사랑해줄게. 평생 네 보지속에 내 자지를 쑤컹쑤컹 박아줄게. 그냥 모든 걸 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
내 악마같은 유혹에 결국 플레어는 쾌락에 몸을 맡긴 채 달뜬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엘레노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시끄럽다며 자신의 입술로 플레어의 입을 막아버렸다.
“게이트 마법진이 구동하려면 아직 이틀이 더 남았지? 이틀 동안 질펀하게 놀아보자고.”
나는 거침없이 플레어의 보지에 내 자지를 쑤셔박으며 엘레노어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
“현수님은 아무래도 오래 걸리실 것 같습니다.”
방 안의 상황을 엿본 아이리스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언니, 그러면 얘는 어떡해?”
레이첼이 가리키는 곳에는 프레이야 황녀가 있었다.
“아까 보니까 현수가 이 여자애 엄마를 따먹을 것 같던데 그러면 결국 얘도 나중에우리랑 한 식구가 되는 거 아닌가?”
클로에의 질문에 아이리스와 레이첼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래, 결국은 한 식구가 되겠지... 언니, 지금이라도 자르는 게 어때? 그냥 싹둑하고 잘라버리자.”
레이첼이 손으로 가우 모양을 흉내내며 그리 말하자 클로에는 사색이 되어 그녀를 말렸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어째선지 진지하게 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밥이나 먹으러 가자! 엘레노어의 레어에 사다둔 음식들이 있잖아?”
아이리스와 레이첼이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소 화제 전환에 성공한 클로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프레이야 황녀를 들쳐 메고 드래곤 레어로 향했다.
*
두 개의 자지(SS) 스킬과 분신술(SSS) 스킬을 적절히 사용해가며 이틀 간의 즐거운 쓰리썸이 이어졌다.
보지를 벌렁거리며 내 정액을 질질 흘리는 채로 기진맥진해 침대에 누워서 섹스의 여운을 즐기며 헐떡이는 플레어를 향해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이야... 프레이야를 황제로 책봉하는 건 어때? 너도 나를 따라오고 싶을 것 아니야.”
내 말에 플레어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곰곰이 내 말을 검토해 보는 듯 했다.
“제 딸도 그냥 같이 데려가 주시면 안 되나요? 당신을 사랑하지만 저는 제 딸 없이 없는 삶은 상상만 해도 끔직한 걸요.”
플레어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천천히 고개를가로저었다.
‘앞으로 매일 섹스를 할 텐데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프레이야가 있으면 아무래도 여러모로 불편할 거란 말이지...’
이기적인 생각이었지만 나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거짓 명분을 내세웠다.
“아무리 그래도 너는 황제야 임마. 이 나라를 다스릴 사람은있어야지. 물론 너나 프레이야가 아닌 다른 사람이 통치를 해도 되겠지만 정통성이니 뭐니 하면서 내전이 일어나면 불쌍한 백성들만 피를 흘릴 뿐이야.”
나름 이 정도 명분을 내세우면 먹히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플레어는 뭔가를깊게 고민하고 있었다.
“나중에 이 나라가 안정되고 프레이야가 자신의 후계자를 만들어 놓으면 그때 돌아와서 그녀를데리고 같이 가면 되잖아. 내가 꼭 다시 돌아와서 네 딸을 데려가겠다고 약속할게.”
프레이야, 아직은 너무나도 어린 외형을 하고 있어 그녀가 미래에 얼마나 예뻐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키워서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모녀덮밥은 희귀하니까, 혹시라도 못생겼으면 플레어한테 했던 것처럼 폴리모프 마법으로 외형을 바꿔주면 돼지.’
플레어는 마지못해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프레이야한테는 자신이 직접 말하겠다며 방을 나서기 위해 일어났다.
“크흠. 그리고 나중에 네 딸을 데리러 왔을 때 딸린 식구가 있으면 제국을 떠나기 싫어할 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데리러 올 때까지 꼭 홀몸으로 있으라고 전하는 것도 잊지 말고.”
모녀덮밥인데 딸 쪽이 처녀다? 이건 개꿀맛이 보장되는 특제 레시피였다.
‘엄마 쪽도 맛있으니까 그 엄마가 낳은 딸도 맛있겠지. 크크큭, 아무도 모르겠지. 제국의 황가가 사실은 숨겨진 맛집이라는 사실을...’
나는 고개를 돌려 벽 한쪽에 박혀 있는 거대한 황실의 문양을 보며 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꺼억- 잘 먹고 갑니다~’
*
눈물을 흘리며 쌩쇼를 한 뒤 힘겹게 딸과의 이별을 마친 플레어와 아직도 잠을 쳐 자고 있는 엘레노어를 이끌고 나는 다른 육변기들과 함께 마법진 앞에 섰다.
“한 시간 뒤에 출발한다.어디로 가게 될 지는 나도 모르니 준비를 단단히 하도록.”
내 말에 육변기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플레어랑 엘레노어의 스탯도 알아놔야겠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하니...’
순애충들, 그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쓰레기 새끼들을 생각하며 나는 이를 갈았다.
‘헤이, 시리. 육변기 관리창에서 플레어와 엘레노어의 스탯창을 띄워 줘.’
나는 우선 플레어의 스탯창부터 확인했다.
『‘선정을 베푸는 황제’ 플레어 (A)』
□ 레벨 83
□ 능력 [철혈의 지배자]
□ 힘 [32] 체력 [34] 민첩 [50] 지능 [591] 정신력 [282] 마나 [41]
‘전형적인 지능캐네. 전투에는 별로 쓸모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브레인 같은 존재는 중요하지.’
나름 분석을 마친 나는 곧바로 엘레노어의 스탯창을 확인했다.
『‘신살에 실패한 블루드래곤’ 엘레노어 (SSS)』
□ 초월자
□ 능력 [마나의 군주] [드래곤 블러드]
□ 힘 [423] 체력 [534] 민첩 [511] 지능 [391] 정신력 [211] 마나 [999]
차원이 달랐다. 아니 차원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그 힘이 가늠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내 육변기들은 이런 무시무시한 괴물을 제압했다는 거지?’
가슴이 웅장해졌다. 새삼 이런 어마어마한 드래곤을 제압한 육변기들이 자랑스러워졌다.
‘음, 레벨의 표시가 없네? 초월자 저건 뭐지?’
궁금한 걸 참고 넘어가기에는 게이트가 열리기 전까지 한 시간을 가만히 떼워야 하는 나로서는 너무나도 심심했다.
“엘레노어, 너 혹시 초월자가 뭔지알아?”
엘레노어는 내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오만한 표정을 내비치며 내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종족의 한계를 어떤 방법으로든 초월한 이들을 초월자라고 부른다. 나 역시도 그 위대한 초월자들 중 한 명으로-”
엘레노어의 자기 자랑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또 다른 질문을 물어봤다.
“엘레노어, 나는 네 능력치를 숫자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 그런데 네 마나 수치가 유독 이상해서 말이야. 999라고 뜨는데 혹시 살면서 마나가 부족하다거나 했던 적은 없어?”
엘레노어가 자신감 넘치는얼굴로 자신의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호탕한 말투로 대답했다.
“드래곤은 위대한 종족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가 우리의 지배 하에 있지. 드래곤은 인간과 달리 마나를 몸에 축적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연에서 무한히 이끌어 쓰면 될 뿐.”
한 마디로 999는 스탯창이 나타낼 수 있는 한계인 것 같았다. 아마도 엘레노어의 마나는 무한이나 다름 없는 것 같았다.
‘음, 저 [마나의 군주] 능력 때문인가? 그러면 나는 육변기 마스터로서 육변기들의 능력을 마음대로 끌어쓸 수 있으니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는 내 상태창도 확인해 보았다.
‘이런 미친!’
따로 NTL 능력의 타깃창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었는데 드래곤 육변기를 하나 얻은것만으로도 내 스탯은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