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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귀환자의 성인용품점(22) (60/120)



〈 60화 〉귀환자의 성인용품점(22)

‘버근가? 이거 완전 적폐 아니여. 지구도 좆망겜이었누? 신이 일을 안 하네. 패치 노트가 시급한걸... 부잣집 딸에다가 완벽한 미모에다가 사기적인 능력이라니... 눈나 나 주거!’


압도적인 무력으로 순애충들을 제압하는 섹시한 모습의 한채린 뒤에 한심하게 숨은 나는 유설아를 품에 안은 채 싸움을 구경했다.

“저야 뭐 어떤 모습의 현수씨든 사랑하지만 여자의 치마폭에 숨는  아무래도 남자로서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유설아의 속삭임에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봐봐, 채린이 쟤 엄청 세지? 그런데 내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줄게.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침대에서는 결국 내가  이겨.”

 껄떡거리는 자지를 쳐다보며 유설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왜 이렇게 배달이 안 오는 거야?”

치킨을 시킨 지가... 아니 이게 아니지. 유설아의 납치를 시작한다는 전화가 온지도 벌써 3시간이 지났다. 초조해진 나는 결국 집 밖에 나가 유설아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안녕? 너, 순애충의 자질이 보이는 걸?”


매혹적인 모습의 한 여인이 집을 나가려는  앞을 가로막았다. 순간이동이라도  것일까?

“맞아, 텔레포트(Teleport) 마법이야.”

화들짝 놀란 나는 뒤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제 마음을 읽으신 겁니까?”


여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짓눌려 나는 공손히 존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 주특기야. 너는 꽤나 추잡한 인간이지만 적어도 한 사람만을 순수하게 사랑하더군. 그래서 널 찾아온 거야, 유설아가 조금 거슬리기도 하고.”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몸을 벌벌 떨고는 여인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아... 아무리 당신같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간이라도... 설아... 설아를 건드리면 제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미친 듯이 폭소를 하던 여인은 이내 너무 웃어서 흘러 나온 눈물을 한 손가락으로 스윽 닦으며 재미있다는  입을 열었다.


“너, 재밌네. 정정할 게 있다면 나는 인간이 아니야, 신이지.”


나는 저 말에 긴가민가해졌다. 신같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신이라면 저 여인보다는 뭔가 조금 더 경건한 존재여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아, 그건 내가 마신이라서 그래. 다른 신들도 딱히 경건하지는 않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말하도록 하고...”

말꼬리를 흐린 자신을 마신이라고 소개한 여신은 내게 손을 내밀며 악동 같은 미소를 지었다.


“너, 유설아 갖고 싶지? 내가 도와줄게.”


악마의 손길, 악마와의 거래, 유설아를 가질 수만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마신 □□□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오늘부터 넌 순애충의 일원이다.”

어마어마한 힘이 그녀의 손으로부터 내 몸으로 전해져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의식을 잃어버렸다.

*



“채린아, 수고했어.”

순애충들 3명을 사로잡은 한채린은 전투의 열기로 흥분한 채 내 품속으로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무거-”


찌릿하고 째려보는 한채린의 눈길에 나는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울 리가 있나. 왜 이렇게 가볍지, 깃털인가? 하하...”

내 말에 표정이 풀린 한채린은  가슴팍에 자신의 머리를 비볐다.


“아, 맞다. 너랑 나랑 마지막에 나눴던 대화가 너한테는 이제 없는 미래가 되어버렸겠구나.”

그렇게 나는 한채린과 내가 저번 회차에서 나눴던 대화를  글자 한 글자씩 또박또박하게 전달해 주었다.

“그러니까 평생 내 곁에서 벌을 달게 받는 육변기로 살라고.”

특이한 점은 무한회귀로 시간을 되돌려도 한 번 등록된 육변기는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역시 육변기는 시공을 초월한 무언가로 나와 연결이 되어있는 걸까?


‘아니야, 그렇게 따지면 신시아가 있던 미래에 나와 연결되있던 육변기들도 전부 떴겠지? 아, 모르겠다.’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내게 한채린이 속삭였다.


“나는 현수 네 곁에서 평생 속죄하는 육변기로 살 거야. 사랑해.”

저번 회차와 마찬가지 수순으로 그녀와 나는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옆에서 유설아가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기는 했지만 한채린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안을 열심히 유린했다.


“자, 이제 육변기들 모아서 지구로 돌아-”


“잠깐. 멈춰라.”

갑자기 어딘가 많이 이상해 보이는 모습의 이준호가 나타나 우리 앞을 막아섰다.

*



“여,  카페 사장. 어서 오고.”

저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새끼는 유설아 말고도 옆에 다른 반반한 여자를 끼고 있었다.


“어떻게 설아씨를 두고 다른 여자랑 키스를 한 것이냐?”


나현수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조롱했다.


“아, 미안. 너 같은 동정에게는 너무 자극이 셌나? 설아야, 이리 와봐. 저 동정한테 키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자.”

나현수는 내 눈 앞에서 유설아의 입술을 탐했다. 뒤얽히는 그들의 혀를 보며 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설아씨는 네게 속고 있는 게 분명해. 너 같은 바람둥이 쓰레기를 설아씨가 좋아할  없잖아?”


하지만 대답은 내가 기대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준호씨, 정말 추해요. 어유, 찌질이. 현수씨는 그쪽과 달리 키도 크고, 마음도 크고, 그리고...”


슬그머니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나현수의 키스로 인해 발딱 선 자지를 응시한 유설아가 입맛을 다시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거기도 크다고요.”

꿀꺽 침을 삼키는 유설아의 모습에 나는 이성을 잃어버렸다.


“설아씨한테 무슨 짓을 한거냐? 세뇌? 정신 조작? 최면? 설아씨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너 같은 새끼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현수는 내 말이 들을 가치도 없다는  새끼손가락으로 자신의 귀를 후비고는 가소롭다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지랄도 풍년이지.  봐, 설아가 행복해하는  표정을. 원래 진심은 표정에 드러나는 법이니까.”

자신의 손을 움직여 유설아의 클리토리스를 매만지는 나현수의 모습에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마신께서 내게 주신 그 힘이라면!’

내 몸에서는 흉악한 검은 기운이 미친 듯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대로 나현수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죽어!”


나현수 옆에서 가만히 서있던 차가운 인상의 여인의 손에서 검붉은 기운이 나를 향해 쏘아졌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나는 몸을 옆으로 던져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럴 리가 없단 말이다... 마신께서 내게 주신  힘이... 어째서!”


나는 내 품 안에 있는 검은 돌을 만지작거렸다. 마신께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하사해 주신 흑마석.

“크크큭, 결국엔 이걸 쓰게 되는구나. 마신님은 상황이 이렇게 될 것을 미리 내다보셨어.”


나현수는 내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내가 뭔 소리를 하고 있는지 깊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


“내 비장의 무기를 보여주지.”


“보통 그런 말하면 별 볼일 없이 죽는 게 국룰인데.”


나현수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곧 절망으로 일그러질 그의 얼굴을 상상하며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받아라, 나현수!”

흑마석을 나현수를 향해 던지며 나는 전속력으로 그를 향해 뛰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차가운 인상의 여인이 나현수의 앞을 가로막고는 단숨에 흑마석을 부숴버렸다.

“멍청한 년.”

 조소에 한채린의 얼굴에 당혹감이 피어났다. 한채린의 몸이 발끝부터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네가 흑마석을 부수리라는 사실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크크큭.”

마신님이 하사해 주신 흑마석은 이를 부순 존재를 다른 차원에 24시간 동안 봉인해놓는 고위 마법이 걸려 있는 아티팩트였다.

‘마신님께서 그랬지. 궁지에 몰리면 유설아나 나현수는 자살을 시도할 거라고.’


천천히 눈길을 나현수와 유설아에게 옮기자 마신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나현수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잠깐.”


내 말에 나현수는 분노 어린 얼굴로 나를 돌아봤다. 아, 역시 복수는 너무나도 달콤했다.

“마신님께서 그러셨다. 네가 이번에 회귀를 하면 방금 흑마석을 부숴서 다른 차원으로 봉인된 여인은 아무 것도 없는 그곳에서 영원히 홀로 살아가야  것이라고.”

나현수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내가 이겼다는 우월감이 내 정신을 고양시켰다.


“너, 편히 죽지는 못할 거야.  것을 건드린 죄는 생각보다 크니까.”


“애초에 네가 먼저  설아씨를 뺏었어. 그리고 자신의 여자한테 것이라는 표현을 쓰다니 무슨 여자가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어,  육변기들은 모두 내 거야. 그리고 애초에 설아는 네 것이었던 적이  번도 없었어,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예정이고.”


유설아가 저 빌어먹을 나현수의 말에 기쁘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곧 내 손에 들어올 거야. 괘씸하네, 그때 가서 벌을 좀 줘야겠어.’


“하여튼 이제  잘난 회귀도 막혔으니 어쩔 셈인가? 설마 마신님의 위대한 수하인 나와 싸워 보기라도  건가?”

“순애충 다 죽여 버릴 거야. 너네는 사람 잘못 건드렸어.”


“뭐 그건 알아서 하고, 설아씨는 내가 데려가지.”

나현수가 내 앞을 가로막아 보려고 했지만  힘을 직격으로 맞고는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쯧, 벌레 같이 귀찮게 굴기는.”


‘캬, 내가 생각해도 조금 멋있었다. 설아씨도 날  다르게 봐주겠지? 잘생기고 매너 있는 완벽남 이준호가 이제 힘까지 있으니까 더욱 완벽해져 버렸네.’

자뻑에 빠진 나는 그대로 유설아의 뒷목을 쳐 잠시 기절시킨 후 내 집으로 데려갔다.


*



“씨발.”


나는 여태 강해져야  필요성을 못 느꼈다.  육변기들이 너무나도 강했으니까.


“씨발.”

NTL 능력만 믿고 존나 깝쳤다. NTR 당하면 죽는다는 제약 조건을  좆만 믿고 가볍게 무시했다.


“씨발.”

내 육변기를 지키지 못했다. 평생 내 육변기로 써주겠다는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시리, NTR 당하면 죽는다는 거에 저렇게 힘으로 빼앗는 것도 포함이 되나?’


[육변기가 심리적으로 함락이 된다면 그 즉시 사망하실 예정입니다. 죽기 전에 섹스라도 실컷 즐기다가 가시는  어떨까요?]


“나는 유설아를 믿는다. 나는 내 육변기들을 믿는다. 나는 내 육변기들을 따먹은 내 좆을 믿는다.”


그랬다, 나는 쾌락에 절여져 있는 육변기들의 표정을 보며 신뢰감을 쌓아왔다. 다른 남자한테는 절대로 그런 표정을 보여줄 리가 없었다.


“나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게 최강이  것이다. 일단 유설아부터 구하고.”

내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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