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SSS급 용사는 낮이밤져(11)
“한시가급합니다! 지금 바로 여왕님을 뵈어야합니다! 용사님이 지금 마왕과 싸우고 부상을 입었어요!”
“흥, 마왕은 이미 용사님이 죽였다.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
나를 가로막는 병사들의 모습에 나는 그들의 어그로를 성공적으로 끈 것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수정구를 그들에게 내밀었다.
수정구 속에 보이는 용사는 허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아이리스. 아이리스가 필요해. 나 혼자서는 부활한 마왕을 잡을 수가 없어.>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분명 용사의 목소리였다.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병사는 여왕을 급히 알현하기 위해 여왕의 침실 문을 두드렸다.
속이 살짝 비치는 흰색 네글리제를 걸친 아이리스가 뛰어 나왔다. 이미 밖에서 들려오는 내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이미 안달이 나 있었다.
“마왕의 부활은 심각한 일이지. 그림자 호위를 제외하고는 전부 왕궁의 경비대로 가 치안을 강화하고 백성들의 안전을 보장해라.”
침착하게 무표정한 얼굴로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여왕은 이내 날 바라보더니 금방 울 것만 같은 걱정 어린 표정이 되었다.
아이리스의 처량한 모습에 그냥 일단 그녀를 따먹고 뒷수습을 나중에 걱정하고픈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자신과 레이첼이 함께 열심히 계획한 함정에 빠질 아이리스의 모습을 상상하니 간신히 발기를 억누를 수 있었다.
‘내가 자지를 가라앉힌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헛기침을 하며 다시 태연한 표정으로 돌아온 아이리스는 나를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용사님이 위급하다고 하시니 빨리 가봅시다.”
한가하게 수다나 떨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낸 아이리스는 내 신원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보다는 일단 용사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용사부터 만나기로 선택했다.
나와 아이리스는 빠른 걸음으로 용사의 침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쯧, 제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요. 여왕을 죽여야 되는데 그 호위나 가지고 놀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하네요. 여왕이 나현수한테 당할 짓을 생각해 보면 그냥 제게 죽는 게 편했을 수도 있겠네요.”
나현수의 부탁으로 여왕의 그림자 호위이자 아이리스 왕국 제일의 기사를 가뿐히 제압한 레이첼은 그 위에 깔고 앉아 입맛을 다셨다.
“하루 종일 제 몸을 유린하던 자지가 떨어져 있으니 허전하네요. 돌아오면 수고비로 정액을 듬뿍 받아야겠어요.”
*
한진님의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텅 빈 방만이 나를 맞이했다.
‘한진님이 위중한 상태로 자리를 비우실 리가 없는데.’
찬찬히 둘러보니 수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한진님이 다쳤다는 소식에 급히 달려오긴 했지만 마왕과의 싸움이 일어났다기에는 주변의 마나 파동이 느껴지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한진님이 침대까지 가려면 피를 흘리셨을 텐데 바닥은 너무나도 깨끗했다. 나는 지금 함정에 빠져 있었다.
애써 함정인 걸 눈치 채지 못한 척 한진님을찾는 척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냉정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파악했다.
‘나를 데려온 그 남자! 그 남자한테서 대답을 들으면 되겠지.’
애초에 나는 신원 불명의 남자가 아주 미약한 마나를 지니고 있는 약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확인도 하지 않고 그를 따라온 것이었다.
뒤를 돌아본 나는 그의 입에 걸린 비릿한 미소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는 방문을 걸어 잠구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상한 남자가 방심한 틈을 타 나는 7서클 구속 마법의 캐스팅을 완료했다.
“Imprison(임프리즌)!”
임프리즌은 단순히 상대를 구속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상대를 하나의 아공간 차원에 격리하는 주문이었다. 분명 아공간이 입을 벌려 저 남자를 집어삼켰어야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내가 마법을 처음 배웠을 때 빼고는 겪어본 적도 없는 마나 탈진 현상이었다.
‘어... 어째서 마법이 통하지 않는 거야...?’
나는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 그 수상한 남자가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붙잡고는 강제로 키스했다. 내 밑을 그 남자의 거대한 흉기가 쿡쿡 찌르고 있었다.
*
프롤로그의 내용입니다. 혹시나 읽고 오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 웬만하면 읽고 와 주세요!
(나현수는 아이리스의 입을 엉망진창으로 범하며 수정구를 이용해 용사가 서큐버스랑 뒹굴고 있음을 아이리스에게 보여줌으로써 아이리스의 용사에대한 믿음을 부숴줍니다. 그리고 아이리스를 입보지변기로 임명하고 용사를 죽여 후환을 없앱니다.)
*
레이첼은 심리적으로 피곤했는지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나는 그 옆에 누워 레이첼을 어떻게 완전한 육변기로 만들지 고민했다. 생각을 이어 나가던 중에 나는 아까 아이리스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때 무시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운 육변기가 등록되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Y/N]
나는 속으로 Y를 누르겠다고 생각했다.
『‘마도의 진리를 엿본 자’ 이사벨 아이리스 (F)』
□ 레벨 0
□ 능력 [서클 마법]
□ 힘 [3] 체력 [2] 민첩 [4] 지능 [17] 정신력 [19] 마나 [5]
그녀의 레벨은 초기화되어있었으면 그녀의 스탯은 초보와 비슷할 정도로 낮아져 있었다. 육변기로 등록하면 육변기의 스탯을 원상복구 시켜주기를 내심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육변기들한테 귀찮은 일들을 다 떠맡기고 혼자 먹고 노는 인생은 무리였나 보다.
나는 다음으로 구현할 세계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해봤다. 원래는 여주인공이 엄청 센 곳을 가서 따먹고 부려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어차피 나보다 약해진다면 다른 세계들에 비해 효율이 너무 떨어질 것 같았다.
내 능력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나가던 내게 느낌표 표시와 함께 창이 하나 나타났다.
[!타깃창 확인]
타깃을 공략하면 세계가 보상을 준다고 한 사실이 기억난 나는 보상 수령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타깃창을 확인했다.
『타깃: 이사벨 아이리스 (성공)
보상: 막대한 경험치, 상급 스킬 뽑기권(S~SSS급), 상급 아이템 5회 뽑기권(S~SSS급)』
나는 반짝이는 보상들을 하나씩 열어보았다.
[레벨이 12로 상승합니다. 등급이 D급으로 상승합니다.]
[상급 스킬 뽑기권(S~SSS급)을 사용합니다. 두 개의 자지(SS)를 획득합니다!]
[상급 아이템 5회 뽑기권(S~SSS급)을 사용합니다. 최면 포스트잇(SSS), 관계 리셋 사탕(SS), 여왕님의 밧줄(S), 키스를 부르는 립밤(S), 뛰어난 스카우터(S)]
[!초회 특전으로 보상의 양이 최상으로 설정되었습니다.]
나는 스킬부터 확인했다.
『두 개의 자지(SS)
사용할 시, 즉시 정력을 최대로 충전합니다.』
“이거라면 두 명이 뭐야, 한 네 명까지는 끄떡도 없겠네.”
기분이 좋아진 나는 아이템들도 전부 살펴보았다.
‘1회용 최면 포스트잇,관계를 리셋해주는 사탕, 고통을 쾌락으로 바꿔주는 밧줄, 호감도를 올려주고 키스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립밤, 남의 정보를 알아내는 안경.’
보상을 어디다 쓸지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행복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나는 여러 경우의 수를 망상했다.
피곤함이 몰려오자 나는 아이리스의 알몸을 껴안고 잠에 들었다.
*
새벽 6시, 눈부신 햇살에 눈을 뜬 아이리스는 자신을 껴안고 푹 잠들어 있는 나현수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처음 용사를 봤을 때보다 더한 설렘이 그녀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얼굴을 붉힌 아이리스는 나현수의 입에 쪽 버드키스를 하고는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방문을 향해 걸어가던 와중에 누군가 문을 덜컥 열었다.
깜짝 놀란 아이리스는 혹시 몰라 숨을 죽이고 테이블의 밑에 숨었다. 문을 연 여인은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침대를 향해 나아갔다.
자고 있는 나현수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웅크린 그녀는 자지를 물고 빨기 시작했다. 아이리스는 기겁을 하며 입을 손으로 가렸다. 아이리스의 두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우습게도 아이리스가 느끼는 감정은 질투심이었다.
‘현수님은 내가 입보지변기라고 했다고! 현수님이 싸는 정액은 다 내 입으로 받아야 하는데 어딜 시종 년이 감히!’
테이블 밑에서 나온 아이리스는 레이첼을 삿대질하며 일갈했다.
“당신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그런 행위를 하는 건 명백한 성폭행입니다. 왕국법에 따르면 성폭행은 징역-”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펠라치오에 열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아이리스는 오기가 생겼다.
“여왕으로써 명령하는 거예요. 당신은 해고니까 숙소 가서 짐이나 챙겨서 왕궁에서나가세요.”
레이첼이 드디어 제대로 된 반응을 보였다, 단지 그 반응이 코웃음뿐이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아이리스는 나현수를 깨우기 위해 다가갔다. 어느 정도 가까이 가자 자지가 레이첼의 입속을 들락날락 거리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크흣... 아 개운하다.”
레이첼의 입안에 사정함과 동시에 잠에서 깨어난 나현수는 불만으로 가득 찬 아이리스를 마주할 수있었다.
“현수님, 분명히 제게 첫 번째 육변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아이리스의 한마디에 레이첼은 속으로 비웃었다. 이미 자신이 나현수의 애널오나홀로 먼저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어딜 감히 첫 번째를 넘본단 말인가.
“어, 네가 첫 번째 육변기야. 얘는 곧 두 번째가 될 예정이고.”
레이첼의 표정에는 배신감이 깃들었다. 이와 반대로 아이리스의 표정은 의기양양해졌다.
상처 받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첼의 모습에 나현수는 머리를긁적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육변기 마스터도 내 스킬 중 하나인데 육변기로 등록되는 조건이 ‘주인을 위해 그 어떤 요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거든. 넌 근데 로빈때문인지 아직 육변기로 인정이안 되더라고.”
삐진 표정으로 볼을 뾰로통하게 부풀린 레이첼은 방을 나가버렸다. 아이리스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해맑게 웃었다.
“아, 맞다. 아이리스, 시종장이 레이첼 숙소에 갇혀있는데 데리러 가자.”
“시종장은 무사합니까? 시종장은 왕궁에서 제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정말 그녀를 볼 면목이 없을 것 같습니다.”
“걱정 마. 암살자 길드장이 잡아왔는데 그냥 기절만 시켜놨데.”
“어... 암살자 길드장이 어째서 왕궁에 있는 겁니까?”
“아까 그 분홍 머리 왕실 시종이 걔한테 딸 같은 존재래.”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나는 아이리스의 손을 잡아이끌고 레이첼의 숙소로 들어가 철저하게 묶여 있던 시종장을 풀어줬다.
매리 화이트는 나를 보더니 눈을 부릅뜨고는아이리스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나를 경계했다.
“여왕 폐하, 저 남자는 여자를 도구처럼 함부로 다루고 여자가 울면서 빌어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극악무도한 성격의 싸이코패스입니다. 절대 가까이 하셔서는 안 됩니다. 혹시라도 저 남자가 폐하의 몸에 손을 대려고 하거나 하진 않았겠지요?”
아이리스는 내게 목구멍이 범해지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볼에 홍조를 띄웠다. 나는 어차피 숨길 생각도 없었으니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에 같이 잤어. 한 침대에서 서로 껴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시종장이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