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프롤로그
“짐은 이 나라의 여왕이자 위대한 용사 한진님과 미래를 약속한 사이다! 너 같이 파렴치한 쓰레기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분명히 저 남자는 무릎을 꿇고 내 앞에서 빌겠지. 잠시 용서하는 척하다가 한진님이 오시면 그때 바로 죽여 버리겠어.’
겉으로는 진노한 척 속으로는 음흉한 계획을 도모하던 앙칼진 여자는 속으로 의기양양하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자신 앞에 서있는 남자는 자신의 상식을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이윽고 남자는 짜증난 표정으로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무... 무슨! 내 말을 듣지 못한 것이냐! 짐이 바로 이 나-”
“아 시끄러우니까 닥치고 내 좆이나 빨아. 쓸데없이 말이 많네. 넌 오늘부터 내 입보지변기 확정이다!”
“그렇게 큰 것이 들어갈 리-”
이내 남자는 자신의 우람한 성기를 여자의 목구멍으로 쑤셔 박고 허리를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었다.
여자의 도톰한 입술은 침이 질질 흘러나와 번들번들한 윤기로 광이 났으며 밑에서는 애액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며 음모를 듬뿍 적셨다.
허리를 흔들수록 느껴지는 고통에 여자의 맑은 벽안에서는 결국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읍--! 읍--!”
“와 입보지 조임 봐라. 백보지가 아닌 것은 조금 아쉽긴 하네. 지구로 돌아가면 브라질리언 왁싱부터 시켜야겠네.”
자신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무언가 불만이 있다는 듯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쾌락을 위해 자신의 목구멍을 격렬히 탐하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는 원망과 분노에 사무쳤다.
최대한 감정을 추스르고 이성을 잠시나마 되찾은 그녀는 상황을 모면할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어째서인지 머리가 도화지마냥 새하얗게 물들여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자지는 분명히 내 목구멍에 쑤셔지고 있는데! 어째서 내 뇌가 범해지는 기분인 거냐고! 머릿속이 자지로 가득 차버릴 것 같아!’
여자가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사이 남자는 자신의 황금빛 머리카락을 양손에 한 아름 쥐고 자신을 향해 잡아당기면서 자지를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이내 정액은 그녀의 목구멍을 임신시키려는 듯 힘차게 여자의 몸속을 유린했고 남자는 여운을 느끼며 허리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였다.
“혀를 움직여서 깨끗하게 핥아. 네가 평생토록 해야 할 일이니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게 너한테 좋지 않겠어? 아까 말했잖아, 넌 앞으로 입보지변기 확정이라니까?”
저 남자는 무슨 망발을 지껄이고 있는 것인가. 여자는 당연히 농담으로 치부했던 말을 진심으로 다시 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눈동자를 파르르 떨었다.
‘아이리스 왕국을 건국한 초대 여왕이자 위대한 용사인 한진님의 옆에서 9클래스 마법사로써 마왕을 토벌하는데 큰 기여를 한 나, 이사벨 아이리스가 저딴 쓰레기의 자지나 빨면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차라리 죽고 말지! 한진님이 오실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저딴 쓰레기는 단번에 정리해 주실 거야!’
“아 맞다. 혹시 그 용사 나부랭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푸하하, 표정을 보니까 정말 그랬던 모양인데? 지금 그 새끼가 뭐하고 있는지 보여줄까? 그 새끼 서큐버스 두 명이랑 옆 건물에서 떡치고 있는데?”
“한진님이 그러실 리가 없다. 한진님은 오직 나만을 사랑하신다. 나랑 결혼한 후 후계 문제를 원만히 하기 위해 첩을 들이실 것도 여러 번권해드렸지만 한진님은 자신에게는 오로지 나뿐이라면서 한사코 거절하셨다. 네놈의 어설픈 농간에 내가 넘어갈 것 같-”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 172cm의 작지 않은 키와 또렷한 이목구비의 전형적인 미인, 단련을 통해 이미 작품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군더더기 없는 몸매, 선천적인 유전자로 인한 D컵의 완벽한 가슴.
그녀는 애초에 한진이 자신보다 다른 이를더 사랑할 수도 있겠단 경각심 따위는 가져본 적도 없었다. 한진 역시 그녀의 기대에 부응해 항상 그녀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해 주었기에 그녀는 한진의 마음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도지닌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믿음은 자신의 입술에 자지를 비비며 장난 치고 있는 남자가보여준 수정구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다. 이럴 리가 없다. 분명 환상 마법의 일종이지? 정신 마법인가? 한진님을 어떻게 한 것이냐! 한진님이 나를 두고 서큐버스 따위와 놀아날 리가 없으시다!”
“흥, 네 눈으로 보고 있는 것도 못 믿는거야? 옛다, 사운드까지 켜주마 확실하게.”
<어흐, 허리를 좀 더 위아래로 흔들어봐. 그렇지, 좋아. 곧 있으면 아이리스 그 년도 따먹겠지? 결혼하고 나면 여왕의 책무를 다해 국정을 돌보느라 바쁘겠지. 그러면 난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녀란 미녀는 다 따먹는 거야! 용사라면 미녀들도 보지를 활짝 벌린다니까, 멍청한 년들.>
수정구 속의 용사는 추잡하게 서큐버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유두를 빨아댔고, 발정난 개처럼 허리를 헐떡이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아이리스의 벽안은 흐릿해져 갔고 멍한 동공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그녀는 아무런 저항 없이 자신의 목구멍을 탐하려는 남자에게 입을 벌려주었고 간신히 지탱하고 있던 두 다리는 힘이 풀려버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목구멍에 자리를 박기 위해 혈안이던 남자는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 남은 정액을 모조리 그녀의 입 안에 닦아내고는 얌전히 뒤로 물러났다.
“쩝, 이렇게 망연자실한 모습도 꼴리긴 하지만 그래도 여자의 처녀를 이런 상황에서 빼앗는 건 내 신사다움에 어긋나니까... 어쩔 수 없지, 박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네. 뭐 어차피 내가 며칠 동안 박아주면 결국은 내 육변기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급하게 할 이유는 없지. 그럼 일단 용사 쪽부터 처리하러 가볼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옷을 주섬주섬 입은 남자는 아이리스를 벽에 기대여 앉혀놓고 남은 일을 마무리하러 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침실을 나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아이리스는 큰 결심과 함께 남자를 향해 간절한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왜 저를 노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제 손으로 한진 그 새끼를 죽여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당신이 원하던 입보지변기든 뭐든 되어 드리겠습니다. 부디 복수만큼은 직접 하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남자가 고개를 돌려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인 아이리스의 눈동자는 복수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서늘한 그녀의 분위기에 남자는 감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머쓱해진 남자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하고 생각하며 분위기를 풀기 위해 쾌활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 이름은 나현수다. 아까 말했다시피 네 역할은 입보지변기고 호칭은 그냥 주인님으로 하자. 너를 내 육변기로 삼으려는 이유는 당연히 네가 매우 꼴리니까! 그래도 넌 운이 좋은 편이야. 앞으로 수많은 육변기들이 생기겠지만 네가 첫 번째니까 육변기 선배 노릇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용사 새끼 잡아올 테니까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새로운 육변기가 등록되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Y/N]
시스템 메시지가 귓가를 울렸지만 남자는 이를 가볍게 무시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침실을 나갔다.
벽에 기대어 숨을 추스르던 아이리스는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지-’하면서 피식하고 실소를 머금었다.
*
한편, 나현수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어떡하지? 영상 죄다 조작인데? 용사는 곤죽이 돼서 창고에 감금되어 있다고! 아이리스 앞에 데려갔다가 이상한 말이라도 지껄이면 계획이 다 어긋나는데! 육변기 등록은 완료됐는데, 그냥 지구로 먹튀해? 아, 실수인 척 싸우다가 죽여 버렸다고 구라 까면 되겠네. 원래는 진짜 서큐버스랑 뒹굴게 해주려고 했더니 동정에다가 혼전순결주의 쑥맥 용사가 웬 말이냐고! 쓰읍, 그래도 NTL 스킬이 정말 사기긴 사기구나! 신이 나한테 이걸 왜 준지는 몰라도 감사, 압도적 감사!’
창고를향하는 나현수의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
한진의 시체가 내 앞에 던져졌다. 주인님이 제압하려다가 실수로 죽여 버렸다고 한다.
한때는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 이상하게도 그의 시체를 보는데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다. 내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것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 정도만이 곁을 맴돌 뿐.
슬쩍 눈을 올려 주인님을 쳐다봤다. 난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분이야말로 제가 평생 섬기고 살아갈 내 삶의 이유라는 것을.
주인님의 명령만을 기다리는 충실한 노예가 됐다는 사실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 졌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맡긴다는 것이 이토록 편할 줄 알았더라면 진즉 그리했을 걸.
나는 주인님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
‘아무리 그래도 죄 없는 용사를 쓰레기로 만들어서 죽이고 정혼자를 빼앗는 짓은 양심의 가책이 조금... 도 안 느껴지네! 여왕 겟또다제~ 내가 평생 사랑해줄게 아이리스~ 어차피 아이리스는 영원히 진실을 모를것 아니야? 안 들키면 그만이지 뭐. 자지도 내가 훨씬 크고 섹스도 내가 훨씬 잘하는데 아이리스 같은 여자는 용사 같은 조루 새끼한테는 사치라고!’
나현수는 구제불능의 쓰레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