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4화 〉18일차 (94/94)



〈 94화 〉18일차

18일차

오늘은 다른 의미로 눈을 뜨기 무서웠다.

이상하게 승부욕이 붙은  둘을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까.

아침이니까 지금부터 난리를 치진 않겠지? 나는 자연스럽게 이를 닦으러 갔다.

그러자 엘리스와 마리가 같이 따라온다. 용케도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왜?"

내가 쳐다보자 엘리스는 졸린 눈을 비비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마리도 옆에서 거들었다.

"저도 이를 닦고 싶어져서요."

다른 의미로 피곤해지고 있다. 나는 내 칫솔을 바로 찾아서 이를 닦았다. 마리와 엘리스는 이제 처음으로 닦는 건가?

그 때 음식 먹었던 날 닦았던 것 같기도 하다. 뭐 그거나 그거나.

제니퍼는 얼떨결에 화장실 앞에 서서 기다렸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참.

우여곡절 끝에 양치를 마치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러자 이것도 따라서 한다.

제니퍼가 심기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얼굴로 저런 표정을 지으니까 약간 무서워 보인다.

엘리스가 내 눈치를 보더니 밑밥을 깔았다.

"스트레칭 좋네. 나도 매일 해야겠다."

줄리가 이제야 이를 닦으러 가면서 능청스럽게 말하는 엘리스를 쳐다본다.

"너무 속보이면 싫어할지도 몰라."

줄리는 지나가면서  마디 거들어줬다. 그제서야 본인들도 창피한지 엘리스와 마리는 얼굴을 붉혔다.

나이스 멘트였다. 살짝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둘 다 꿋꿋하게 마저 했다. 왜 이렇게 애처럼 구는건지.

결국 제니퍼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스트레칭을  할 정도는 아니라 그냥 하면 되는데 얘는 너무 정색하는거 아닌가?

설마.

나는 예정보다 일찍 끝낸  자리로 돌아가 누웠다.

내 분위기를 읽었는지 더 이상 귀찮게 굴지는 않았다.


[오늘의 게임은 '숨바꼭질 게임' 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다 아는 그 게임!]

눈을 뜨자 대형 저택의 거실로 보이는 곳이었다. 쇼파에 다섯 모두 모여 있었다. 이런 것도 구현이 되는구나.

[한 명씩 술래를 번갈아 가며 하게 됩니다! 규칙은 당연하게도 나머지  명을 찾는 게임입니다!]

의외로 정상적인 게임이 나왔다. 그러자 오히려 불안해졌다.

[넷을 모두 찾은 시간이 제일 빠를 수록 높은 등수를 얻게 됩니다!]

 명이라도 제대로 숨으면 끝나는 거 아닌가? 순식간에 오늘 게임이 망할 가능성도 있다.

해볼 만 했다. 나머지가 짜고 치더라도 충분하겠지만 그러지는 않겠지?

어제 마리에게도 게임은 게임이라는 대답을 받았으니 믿어 봐야지.

[생존자가 10분의 시간동안 숨고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서 굳게 됩니다! 계속해서 도망칠 수는 없겠죠?]

저런 식으로 플레이 타임을 줄이는구나. 그런데 여기는 너무 밝아서 저렇게까지 안 해도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의문을 갖자 MC는 바로 대답해 주었다.

[술래는 앞에 딜도가 달린 정조대를 입고 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생존자를 찾게 되면 확실히 절정시켜야 아웃 처리가 됩니다!]

역시 너무 쉽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다. 그 때 처럼  구멍을 다 쑤시는 정조대일 것이다.

심지어 상대를 절정 시켜야 하다니. 반대로 생각하면 오늘 게임동안 4번은 절정해야 한다는 뜻 아닌가.

[먼저 다 같이 30분간 장소를 살펴  수 있게 해드립니다!]

우리는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 자택을 돌아다녔다. 커튼이나 이불도 다 하얀 색이어서 정신이 나갈  같다.

일단 대략적인 구조만 살펴보도록 하자.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2층 주택이었다. 다락방과 지하실도 포함되어 있었다.

1층엔 부엌, 거실, 방 하나와 화장실. 그리고 작은 주차장이 있었다. 딱 차 하나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2층엔 서재, 개인 방 두 개, 화장실이 있었다. 복도 위에는 다락방을 올라갈 수도 있다.

지하실은  그대로 지하실이었다. 잡다한 잡동사니가 있을 법한 공간에는 커튼만 잔뜩 쳐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이런 저런 가구들이 많긴 한데 일반 물건들은 하나도 안 보인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할까봐 걱정이라도  걸까?

모서리도 다 둥글게 고무가 붙어있다. 어이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했다.

대강 숨을 만한 곳들이 정해져 있다. 다락방, 커튼 뒤, 침대 아래 등등.

30분이 지나자 MC의 말이 들렸다.

[다들 자리에 누워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누워달라니까 누웠다. 그러자 눈이 저절로 감겼다.


잠시  눈을 뜨자 거실에 마리를 제외한 넷이 모여있었다.

이제 시작 하려나? 생각보다 떨린다. 나는 속으로 숨을만한 곳을 정했다.

[처음 술래는 마리입니다! 생존자는 10분간 숨어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잽싸게 어디론가 향해 갔다. 줄리는 지하실로 가고 제니퍼와 엘리스는 2층에 갔다.

나 또한 부엌을 향해 달렸다.

내가 속으로 정한 곳은 바로 냉장고였다.

냉장고 안에 판들을 황급히 빼서 들고 1층의 방으로 갔다. 그리고 서랍 뒤와 아래에 잘 숨겼다.

이러면 냉장고에 숨었다는 것을 모르겠지?

다시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안에 들어갔다. 전기코드는 없는지  추웠다.

나 하나 들어가니까 냉장고가  찼다. 문을 확 닫으며 팔을 집어넣었다.



문은 잘 닫힌 것 같다. 어두컴컴한 좁은 곳에 가만히 있으니까 어릴 적 장롱 안에 숨었던 기억이 난다.

공포 이야기를 읽은 이후에 무서워서 그런 짓은 다신 하지 않았지만.

[술래는 시작해주세요!]

서서히 몸이 굳는게 느껴진다. 나는 몸을 웅크린  가만히 있었다. 냉장고가 방음도 잘 되나? 바깥 소리가 잘  들린다.

완전히 몸은 굳고 눈만 움직일 수 있었다. 이게 더 무섭다.

떨리는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혔다. 마리가 제발 늦게 찾았으면 좋겠는데.

잠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쿵쿵

2층으로 엉거주춤 올라가는 모양이다. 정조대 때문에 발소리를 줄일  없나 보다. 사실 줄일 이유도 없다.

그녀는 2층에서 한참을 찾았다. 다시 내려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덕분에 나는 마음을 살짝 놓고 기다렸다.

[제니퍼가 아웃 되었습니다!]

저렇게 방송으로 알려주는구나. 다시 내려오려나? 이상하게 점점 무섭다.

진심으로 쫄리기 시작했다. 공포게임 하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자 MC의 말이 나온다.

[엘리스가 아웃 되었습니다!]

2층과 다락방은 모두 찾았다. 이제 지하실과 부엌을 찾아야 한다.

쿵쿵

그녀가 1층으로 내려왔다. 위에서부터 꼼꼼히 찾고 내려오는 전략을 사용했다.

아마 숨을 만한 곳들이 정해져 있어서 절정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읏! 흣!"

희미하게 마리가 절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보다 근처로 온  같다. 어차피 굳어서 움직일 수도 없지만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러나 마리는 식탁 아래나 숨을만한 곳들을 슥슥 뒤지더니 멀어졌다.

이젠 방이나 주차장으로 갔으려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떨려서 몸이 굳지 않았다면 덜덜 움직였을 것이다.

저기서 내가 숨긴 냉장고 수납판들을 찾았으려나?

잠시 후 다시 걸음이 가까워졌다. 이상하게 발소리가 너무  들렸다. 긴장 때문일까?

"으흣. 후."

그녀가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린다. 너무 떨리니까 미칠 것 같다.



이번엔 꼼꼼하게 찬장이나 서랍도 다 뒤진다. 저게 의미가 있나?



여기저기 열어보더니 거칠게 문을 닫는다.  소리가 들릴 때 마다 가슴이 가라앉는 기분이다.



점점 문 닫는 소리가 가까워진다.

벌컥

냉장고 문이 활짝 열리며 빛이 들어왔다.

"찾았다! 헤헷."

눈이 반쯤 돌아간 마리가 냉장고에서 날 꺼냈다.

나는 굳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만약 가능했으면 비명이라도 질렀으려나?

그런데 마리는 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였다.  상태로 굳어있는게 아니었다니 놀랍다.

웅크리고 있던 내 허리와 팔 다리를 펴서 바닥에 눕혔다. 순식간에 대(大)짜로 부엌 바닥에 뻗었다.

나는 힘 없이 그녀가 옮기는 대로 인형마냥 움직였다.

"많은 것을 하고 싶지만 참을게요옷!"

그녀는 바로 내 니플 밴드와 C 팬티를 벗겼다.

수치심으로 온 몸이 오싹오싹 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누군가의 애액으로 미끈거리는 딜도를 내 질 속 깊이 넣었다.

"...!"

충격이 컸지만 입에선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굳었다지만 신음이나 비명도 안 나올 줄이야.

하지만 정신은 놀랍게도 멀쩡했다. 그리고 가랑이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그대로였다.

처음엔 아팠지만 바로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마리는 정신없이 내게 키스하며 나의 젖꼭지를 문질렀다.

"헤읍. 흡."

그녀의 피스톤질과 키스개조의 효과가 바로 적용됐다.  보지는 금방 홍수가 되었다.

무기력하게 누군가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기분이라 너무 엿같았다.

강간당하는 느낌이었다. 내 의사와 상관없는 성관계니까 강간이 맞나?

이 와중에도 유두와 클리는 발딱거리며 발기하고 애액이 줄줄 흐른다.

어떻게 되어먹은 몸이 된 걸까. 이런 몸으로 밖에서 살 수는 있을까?

갑자기 암울한 미래들이 스쳐 지나갔다. 계속해서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더니 마리가 키스하던 입을 뗐다. 입 사이에 침이 쭉 늘어졌다.

"흣. 세리아. 진심으로 사랑해요."

이런 상황에서 저 말을 하고 싶을까? 오히려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녀는 다시 피스톤질과 키스를 퍼부었다. 거기에 양 가슴을 거칠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기 혼자서 절정을 한다. 정조대의 역할이 크긴 하다.

내  위에서 벌벌 떠는 그녀가 살짝 안쓰럽기도 했다. 작은 가슴을 내 가슴에 누르듯 비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가 딜도를 내게 박았다. 여전히 소리 하나 나오질 않는다.

그래도 느껴지는 쾌감은 진짜였다. 실제로 다른 사람과 성행위 비슷하게라도 하는 것이 처음 아닌가?

마리도 시간이 급해서 무자비하긴 했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찌걱찌걱

음란한 소리가 사방에 퍼진다. 이게 내 보지에서 나온 소리라는게 믿기질 않는다.

딜도에 찔릴 때 마다 질 내부부터 척추를 타고 쾌감이 온 몸에 퍼진다.

점점 몸이 달아오르더니  앞이 번쩍 하며 절정했다.

"...!"

픗 푸슛

내 애액이 마리의 하복부에 튕겨서 내  위로 흐른다.

[세리아가 아웃 되었습니다!]

"세리아. 미안해요! 흣!"

마리는 엉거주춤하게 일어나더니 어기적대며 지하실로 내려갔다.

나는 쾌감에 벌벌 떨며 애액을 흘렸다.

다리가 살짝 오다리처럼 벌어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얼마나 추해 보일까.

그녀가 키스를 잔뜩 하고 간 탓에 입도 벌어져서 혀를 내민 상태다.

굳어있다는 것이 이런 식으로도 수치를 주는구나.

먼저 발견된 제니퍼나 엘리스도 다 이런 상태로 시간을 보내는 걸까? 이 게임 생각보다  두렵다.

이 자세로 있다 보니 오싹거리며 쾌감도 온다. 이놈의 노출증은 끝까지 나를 괴롭힌다.

미묘하게 울렁대며 애액이 조금씩 샌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리는 줄리까지 다 찾았다.

[줄리까지 모두 아웃 되었습니다! 그럼 잠시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