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15일차
꼬르륵
수영을 잘 못 해서 걱정이었는데 바닥을 밟고 일어서니까 얼굴이 밖으로 나왔다.
"허억. 흐읍."
얼굴을 손으로 문질러 닦았다. 미끈거리고 기분나쁜 액체로 몸이 덮였다. 옆에는 줄리가 숨을 들이키며 일어났다.
여태 액체 속에서 절정한 모양이다. 그 쾌감이라면 저 반응이 정상이지.
킁킁
신기하게 아무 냄새도 안 났다. 그러자 마리가 얘기한 맛이 생각났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혀를 댔다.
"와."
화이트 초코 우유 맛이 났다. 그녀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안 믿었던건 아니었지만.
나는 수영해서 가는 척 얼굴을 반쯤 묻고 조금씩 먹으면서 갔다.
다리로 바닥을 걸으며 출발 지점으로 가는게 훨씬 편하다.
그 와중에 너무 맛있었다. 내가 1등에서 떨어졌다는 사실만 보면 짜증나지만 이걸 맛 봤다는건 나름 괜찮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다. 누가 봐도 정액처럼 만들어놓고 맛은 초코우유라니.
진짜 보는 사람만 없었으면 손으로 퍼먹었다.
점점 액체가 얕아지자 눈치가 보여서 못 먹었다. 살짝 아쉬워졌다.
처음으로 돌아오니까 줄리도 열심히 오고 있다.
생각해보니 줄리가 액체 속에서 절정했었는데. 뭐. 이미 먹은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줄리가 전에 탔던 줄로 갔다.
"야!"
줄리가 놀랐는지 내게로 왔지만 내가 좀 더 빨랐다.
"감사합니다!"
먼저 줄을 타고 가자 줄리가 내 뒤로 쫓아왔다. 심각한 상황인데 뭔가 웃겼다.
한 줄에 두 명이 타도 괜찮으려나? 별 말 없었으니까 그냥 간다.
실제로 마리 말 처럼 액체를 마시니까 힘도 나는 기분이다.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 졌길래 맛도 있고 힘도 나게 할까.
줄을 쓱쓱 쓸며 거침없이 나아갔다. 줄에 묻어있는 액체는 몸에 상처나지 않도록 해주는 액체인 것 같다.
이정도 했으면 분명히 몸에 상처가 날 텐데.
중간 지점에서 오는 찌릿함도 잘 넘겼다.
"도착!"
제니퍼와 마리가 차례로 넘어갔다. 의외로 둘 다 무작위 절정을 받지 않았다. 그저 모두가 이 액체를 체험하길 바란 모양이다.
둘 다 줄도 잘 골랐다. 의외로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었나?
트특
"악!"
풍덩
그 와중에 엘리스는 또 떨어졌다. 운이 없었다.
"파읍."
그녀가 거칠게 액체 속에서 나왔다.
"마리나 제니퍼가 통과한 줄 타고 와!"
내가 말해주자 그녀는 짜증이 가득담긴 표정으로 날 올려다봤다.
"알아!"
그녀가 얼굴에 묻은 액체를 닦으며 말했다.
백금발 머리카락에 잔뜩 묻은 액체가 그녀의 표정을 음란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래!"
대답을 해준 뒤 통과 지점으로 갔다.
역시 줄리의 줄은 튼튼했다. 도착한 뒤에 줄리를 기다려줬다.
"왜 안가고?"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자 살짝 삐진 듯이 내게 말했다.
"나름의 배려예요."
"그래. 참 고맙다."
줄리는 흘깃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두고 다음 장애물로 뛰어갔다.
"아! 진짜."
뒤늦게 따라오는 그녀를 보니 나도 살짝 웃음이 나왔다.
이 와중에도 가슴은 꼭 붙들고 뛰었다. 무슨 짐덩이를 안고 가는 기분이다.
조금 뛰다 보니 제니퍼가 바닥에서 벌벌 떨며 절정하고 있었다.
먼저 가다가 무작위 절정을 받은 모양이다. 나와 줄리는 살짝 느리게 뛰다가 지나쳤다.
그녀도 아까 날 두고 뛰었으니 이제 동점이다.
다음 문으로 들어가자 외나무다리가 있었다.
[2단계. 액체 옮기기.]
액체 옮기기? 무슨 액체를 어떻게 옮기라는 걸까.
일단 외나무다리 반대편에 옮기라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담을 통이 없었다.
살짝 앞에 뭔가 보인다. 다가가는데 뭔지 모를 불안함이 느껴졌다.
살며시 마리가 앞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길래 가서 봤다.
"뭐 하는 거야?"
줄리도 궁금했는지 묻자 쭈구려 앉아있던 마리는 앞에 있던 글귀를 가르켰다.
[관장액 1L를 항문으로 옮기기.]
나와 줄리는 말을 잃었다.
글귀 앞에는 관장 펌프와 액체가 있었다. 액체는 분홍색이었다.
"이거 넣어도 괜찮은 건가?"
줄리가 불안한 듯이 말했다. 나는 찝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몸에 안 좋은 걸 줬겠어?
딜도나 애널비즈 등등 잡다한 것도 잔뜩 있었다. 눈쌀이 절로 찌푸려진다.
"끄윽!"
그 사이 배가 뽈록 나올 정도로 관장을 마친 마리가 외나무 다리로 엉거주춤 걸어갔다.
그냥 저렇게 가도 되나?
뿌릅
역시나 마리의 엉덩이에서 살짝 새어나왔다. 분홍색 액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으으."
줄리와 나는 살짝 멀어졌다. 아무리 개조를 받았어도 항문이란 기관은 거부감이 강하다.
색깔이 저러니까 더 징그러워 보인다.
마리가 급하게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못 참겠어서 그런 걸까? 어디 쌀 만한 곳을 찾는 눈빛이다.
그러나 의외로 옆에 있던 딜도를 항문에 꼽아버렸다.
"히익!"
나 같으면 그냥 액체를 배출해 냈을 것 같은데 의지가 강하다.
딜도를 강하게 박았는지 벌벌 떤다. 하필 딜도 끝부분은 토끼 꼬리 모양이었다.
마리는 결심했는지 엉덩이를 씰룩대며 다리를 건넜다.
외나무 다리의 폭은 살짝 넓었지만 그래도 평균대 크기였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자 약간 들어가는게 겉은 스티로폼 재질인 모양이다. 이 와중에 안전을 신경써 준 걸까?
마리는 한 손으론 꼬리를 잡고 한 손으론 배를 붙잡은 채 옆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혹시나 하고 고개를 내밀어 다리 아래를 보니 1단계에 있던 그 백탁액이다.
그래도 흥분하지 않으면 떨어질 일은 없어 보인다.
2단계는 별 문제 없이 건널 수 있나 보다. 마리는 끝까지 함정 같은 것에 안 걸리고 도착했다.
그녀는 엉거주춤 자기 이름이 씌여져 있는 통에 가더니 시원하게 배출했다.
"하앗!"
딜도를 뽑는 쾌감과 참던 배변욕을 해결했다는게 그녀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아니면 노출증이 도졌는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졌다. 애초에 내가 이런 부분에 비위가 강한 편도 아니라 더 하다.
아무리 깨끗하게 개조되었다 해도 역시나 거부감이 느껴진다.
그 사이 제니퍼가 왔다.
"와."
그녀는 오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마리가 다리 건너편에서 분홍색 액체를 싸고 있으니 당연하려나.
"악!"
그 때 마리가 입을 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1L보다 모자라게 넣어진 것이다.
딱 1L만 관장한 탓에 중간 중간 샜던 액체만큼 덜 찼다.
덕분에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일단 급하니까 나도 관장을 시작했다. 팬티를 일단 벗어 들었다.
진짜 넣기 싫은데 항문에 고무관을 꼽고 펌프를 사용했다.
"흡."
거꾸로 역류하는 액체의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항문 개조의 힘인가?
이런 짓을 처음 해보니까 거부감이 상당하다.
200mL가 들어갔는데 벌써 액체가 튀어 나오려고 한다. 당황해서 관을 꼭 쥐고 계속 넣었다.
속이 부륵부륵 거리며 거북해진다.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다.
줄리나 제니퍼는 할 생각을 못하고 나를 쳐다본다. 차라리 같이 해주지.
너무 창피해서 당장 다리 아래로 떨어지고 싶었다.
"헉."
순간 방심했다가 진심으로 다 쌀 뻔했다. 억지로 항문에 힘을 주니 오물거리며 고무관을 압박한다.
틈으로 분홍빛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이제 겨우 500mL를 넣었다.
마리는 어떻게 다 넣었을까. 점점 배가 땡겨오며 인위적인 출렁거림이 고통스러웠다.
"후우."
심호흡을 한 뒤 이를 꽉 깨물고 1L가 조금 넘게 넣었다.
배가 출렁거리고 한 걸음만 떼도 쏟아질 것 같다. 무리한 것이 확 느껴졌다.
심지어 엄청 아프다. 가끔 이런 종류의 야동을 가져오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AV 배우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배를 포함해 직장이 전부 땡기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가슴도 출렁이고 배도 출렁이는 엿같은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마리처럼 딜도를 들었다. 안 꼽으면 절대 답이 없어 보인다.
하필 손에 들린 딜도엔 젖소 꼬리가 달려있었다. 기분이 너무 나빴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막상 들긴 했지만 망설여진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액체는 계속 역류하려 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눈을 질끈 감고 항문에 깊이 쑤셨다.
"끄옥"
나도 모르게 꼴사나운 소리를 냈다. 얼굴이 미칠듯이 뜨거워졌다.
항문을 포함해 다리까지 저릿저릿 하다. 관장 때문에 이만한 딜도가 쑥 들어간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엉거주춤 걸으며 다리로 갔다. 그 사이 엘리스도 왔다.
"뭐 하는 거..."
애써 무시하고 옆으로 깨작깨작 걸어갔다. 속이 계속 부륵대며 내보내 달라고 재촉했다.
가랑이 사이로 젖소 꼬리가 덜렁거렸다.
고통이 오자 손에 힘이 들어갔다. 팬티가 손에서 찌그러지며 생리적인 불쾌감이 온 몸을 감쌌다.
점점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딜도를 빼고 싸버리는게 목표였다.
가슴에, 꼬리에, 심지어 뱃속 액체까지 전부 출렁댄다.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다리를 다 건넌 뒤 내 이름이 씌여 있는 곳으로 허겁지겁 갔다.
이젠 진짜 한계였다.
통 앞에 다리를 벌려 살짝 앉은 뒤 딜도를 뽑았다.
"흐앗!"
참았던 배변욕이 풀림과 동시에 딜도가 직장을 훑고 나갔다.
푸퓻 푸슛
어차피 아까 넣은 액체만 나오는 건데도 창피함이 온 몸을 달궜다.
그 순간이었다. 목이 찌릿 하며 절정이 왔다.
"흐아앗! 하으앗! 하앙!"
프슛 퓻 찌익
항문과 보지에서 미친듯이 액체를 뿜어대며 절정했다.
허리가 벌벌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앞으론 애액이 쏘아져 나가고 뒤로는 분홍 액체를 쏟아냈다.
이 와중에도 통 안에 잘 싸기 위해서 집중했다. 이런 상황이 오자 수치심에 죽고 싶었다.
내가 관장액을 지리면서 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 한 걸까? 아니면 미션에 실패해서 다시 하게 하려 한 걸까.
억지로 몸의 흔들림을 견뎌내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싸버린 뒤 확인했다.
1.027L
진짜 아슬아슬하게 성공했다. 애액량은 알아서 뺀 모양이다.
옆으로 살짝 벗어난 뒤 털썩 주저앉았다. 아직도 조금 남은 애액과 분홍 액체가 흘러나왔다.
"흐읏."
남은 쾌락의 여운을 견뎌낸 뒤 맞은편을 봤다.
나머지 사람들이 관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는 젖소 꼬리 딜도를 다리 아래로 던져버린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나갔다.
더는 여기에 있기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