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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화 〉14일차 (68/94)



〈 68화 〉1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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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어때."


줄리가 묻자 마리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일어날 때 잠시 어지러웠던  빼면 잘 모르겠어요."


특정 행동을 해야 반응이 오려나? 일단 궁금한 것들을 물어봐야겠다.

"개조 당할 때 느낌이 어땠어?"


"굉장히 고통스러웠어요. 머리가 저릿거리는? 뇌가 흔들리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듣기만 해도 무섭다. 여기서  뇌를 손볼 수 있다는 걸까?

"그런데 또 쾌감이 오니까.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 때가 생각나는지 마리의 얼굴은 굳어졌다. 상상보다 더 아픈 모양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무섭다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낙천적인 그녀가 무섭다고 할 정도면 큰일이다.


우리 모두 심각해졌다. 당장 코앞에 둔 줄리와 제니퍼는 사색이 됐다.


"일어나 볼  있겠어?"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아. 네."

그녀는 흔쾌히 승낙하고 침대 옆으로 일어섰다.

마리는 짧은 치마와 다 비치는 탱크탑을 한  훑어보더니 얼굴이 새빨개졌다.

"흐. 히잇!"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며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제니퍼가 그녀를 부축해줬다.


"자! 잠시만요!"

그녀는 잽싸게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왜 그런 거야?"


줄리가 묻자 마리는 아직도 흥분되는지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이게. 소름돋네요."


"뭔데?"

엘리스도 궁금한지 물어봤다.


"보여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 순간  민감한 곳 안쪽에서 쾌감이 싹 퍼지는 감각이 왔어요."


저런 식이구나. 나는 일단 화장실로 가서 휴지를 가져다 줬다.

마리는 머쓱하게 받아들고는 이불 속에서 애액을 닦았다. 저렇게 숨기는 건 또 괜찮나?

"내일 어떻게 하려고 그래."

내가 묻자 마리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게요. 계속 애액 흘리면서 하지 않을까요?"

미묘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녀를 보며 심경이 복잡해졌다.

"괜한 것을 물었네."


"아니요. 걱정 해주셔서 고마워요."


마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봤다. 애완동물 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에다 손을 얹었다.


쓰다듬지는 않고 다시 손을 뗐다. 기분 나빴으려나?


그녀는 발그레 웃으며 좋아했다. 단순해서 참 좋다.


곧바로 피아노 앞으로 갔다.


빨리 쳐주고 자는게  편하겠다.


줄리는 허둥지둥 준비했다. 딱히 부담주려던건 아닌데 그렇게 됐다.


그래도 오늘로 자위는 끝나니까 마음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저번주엔 모두 스포츠 브라에 속옷이었다. 그런데 줄리만 페널티로 마이크로 비키니를 입게 됐다.

이번에는 모두 노팬티 치마바람에 비치는 탱크탑이다. 페널티로  입게 될까.


벌써 머리가 지끈지끈 하다.


오늘 새로운 악보가 보인다.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라니.

교향곡이라서 피아노 편곡 버전 악보가 찾기 힘들었었는데.

전에 만화 엄청 좋아하던 친구가 쳐달라고 해서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연주 앞부분은 상어 오는 느낌이 드는데 딱 그 상황이다.


내일 새로운 페널티가 온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다.

뒤에선 줄리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일주일 내내 들었더니 이젠 거의 ASMR이다.


제발 무난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헛된 희망일 걸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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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




이젠 진심으로 햇빛을 보고싶다. 평소엔 아침에 들어오는 빛이 그렇게 싫었었는데 못 본지 2주가 되니까 너무 그립다.

이래서 사라져 봐야 소중함을 안다는 걸까. 그건 이미  남성기가 사라질 때 충분히 알았다.


날이 갈 수록 피부가 더 하얘지는 기분이다. 기분이 아니라 진짜인가?


어차피 개조로 깨끗해졌는데 기미 주근깨 신경쓰지 않고 빛 좀 쬐면 좋겠다.

계속 밝은 곳에서 자고 깨고 하다보니까  시간 감각이 무뎌진다. 진짜 14일 된 것이 맞긴 하겠지?

인터넷도 뭔가 속이려고 보여주는건 아닐까? 모든게 의심된다.

머리속도 건드리는 놈들인데 인터넷 낚시 하나 못할까.


찝찝한 마음을 눌러 참고 이를 닦았다.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에휴."

음식을 한 번 먹고 나니까 하루 안 먹었다고 그립다. 어제도 내심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다.

언제 또 주려나.

이  MC의 말이 나왔다.


[오늘은 중간검사 날입니다! 아이돌이니 만큼 7일 단위로 시험을 본다는 것! 모두 안 까먹고 계시죠? 그래도 시험이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주세요!]


저번주엔 얼마나 깜짝 놀랐었는지 생각났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시험을 치루려나?

"무슨 페널티가 올까요?"


제니퍼도  옆에 와서 이를 닦았다.

"아마  창피한 옷을 입히거나 자위를 여러번 시키지 않을까?"

"에휴. 상상 만으로도 답답 하네요."


그녀가 깊게 한 숨을 쉬었다. 위로를 해줘야하나?

"그래도 개조는 없으니까."


"그건 다행이네요."


제니퍼는 씁슬하게 웃었다. 별로 위로가 된 것 같지는 않다.


그나저나 저 아이돌 얘기는 왜 계속 하는 걸까. 진짜 짜증난다. 차라리 섹스돌이라 대놓고 말하지.

양치가 끝나자 이젠 습관처럼 몸도 풀어주고 준비를 한다.


[자! 그럼 시험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마자 주위를 둘러봤다.


우리는 다 같은 방으로 이동했다. 다들 누워있다가 상체만 일으켰다.


"엇?"


마리가 놀랐는지 소리를 냈다. 나도 살짝 놀랐다. 이번엔 개인전이 아닌걸까?

주변을 둘러보자 하얀 방은 똑같고 별 다른  없었다. 저번보다 조금 커진 정도가 다를까.

적당히 둥글게 둘러 앉았다.

잠시 후 MC는 어떤 시험인지 설명해줬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노래, 춤, 체력, 연기력! 이렇게 네 종류로 아이돌의 조건이 되는 것들을 테스트 하겠습니다!]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저번주와 같은 조건인데 여태 했던 게임과 갭이 너무 커서 웃길 정도다.

[저번엔 4단계를 시간 안에 통과하는 식으로 했지만 이번엔 등수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같이 시작 하는 건가? 어떤 식으로 진행하려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데 마리의 표정이 이상했다. 몸을 꼼지락대며 얼굴을 붉혔다.

노출 스위치가 켜진 걸까? 이거 큰일  것 같은데.


[한 종류 당 2시간의 연습을 거치고 테스트를 해서 등수를 매깁니다! 1등부터 5, 4, 3, 2, 1점씩 차례로 들어가는 것은 같습니다!]

시간을 꽤 많이 준다. 오늘 시험만 8시간을 본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최종 등수를 매겨서 1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알맞게 페널티를 받게 될 것입니다!]


"네?"

제니퍼가 놀라서 되물었다.


진심으로 잘못 들은 줄 알았다. 1등 빼고 모두 페널티를 받는다고?

알맞는 페널티라는거 보니까 등수별로 다 다른 모양인데 그건 문제가 아니다.


1등을 빼고 모두 받는다는게 가장  문제다.

[한가지  놀라운 소식! 저번 시험 결과 다들 수준이 처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아이돌을 원해서 준비하는 사람들 조차 이 모든 것을 잘하진 못한다.


평범하게 살던 우리가 잘  수 있을리가 있나. 강제로 시키는 주제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


[그래서 모두에게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이란 말인데도 엄청 불안했다. 또 무슨 짓거리를 할까. 개인 선생님이라도 붙여주나?

[자! 시작해주세요!]

시작하긴 뭘 시작하냐고 물어보려던 찰나 목에있던 밴드가 지릿 울렸다.


설마.

개조는 없는거 아니었어?

"흐잇!"


"흐걋!"

다들 누워서 벌벌 떨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겠다.

"하아앗!"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구멍이란 구멍은 다 움찔거리고 애액이 퐁퐁 솟았다.

무슨 짓을 벌이는 걸까.

머리가 지릿거리고 저절로 눈이 뒤집힌다.

"하읏! 하앙!"

이렇게 몸이 자유로울  개조 받는 건 처음이라 적응이 안 된다.

손발이 미친듯 날뛸  알았는데 그저 바들바들 떨기 밖에 못했다. 몸에 무슨 짓을 한 걸까?

마치 감전 된 사람 처럼 경직된 느낌이다.


쾌감에 눈 앞이 번쩍 번쩍 한다.

"끄학!"


고통이 확 느껴져서 신음이 아니라 비명을 질렀다.


당장 목과 머리를 뜯어내고 싶은 고통이었다. 목에 걸린 밴드라도 찢고 싶다!

누가 망치로 내 머리를 후려치고 있는게 아닐까?

도를 지나친 고통에 기절도 못하고 신음만 내질렀다.

물론 쾌감은 계속 주입돼서 유두와 클리가 터질듯이 발기했다. 이게 무슨 선물이냐고.

"하아앙!"


순식간에 절정했다. 어제 맛보지 못한 바로 그 개조 절정이었다.

나는 이 와중에 절정을 통해 황홀감을 느꼈다. 허리가 요동치며 애액을 흩뿌렸다.

"하아앗!"

"히이잇! 흐으응!"

다른 사람들도  절정하는 모양이다.


이 과정을 두 번 정도  거쳤다.


머리속이 매만져지는 더러운 느낌과 함께 쾌감이 왔다.


정신 개조를 받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미칠듯이 고통스러운데 몸은 절정한다.

어질어질 하다가도 정신이 번쩍 든다.


몸을 덜컥덜컥 떠는 사이에 눈물, 침, 애액, 땀으로 주위가 흥건해졌다.

그리고 서서히 몸이 가라앉았다.


순식간에 모두가 너덜너덜 해졌다. 개조를  받는 날이라 생각해서 방심했다.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지만.


갑자기 오늘 아침에 알려줄 때 개조를 안한다는 말이 없었다는게 떠올랐다.


더러운 놈들.


속으로 씹고 있으니 MC가 말을 꺼냈다.


[선물은 모두 잘 받았습니까? 오늘 교육을 통해 모두 훌륭한 아이돌의 초석을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슨 선물인지를  해줘야지 저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은 우리들의 애액 냄새로 가득찼다. 여기서 계속 수업을 받으라는 걸까?

누가 오줌도 지렸는지 미약하지만 암모니아 향도 살짝 났다.


정말 너무하지 않나 이건.

[그럼 1단계를 시작합니다! 저번처럼 1단계는 노래입니다! 노래 시험은 공통 곡으로 치뤄집니다!]

다들 누워서 바들바들 떠는데 무슨 연습을 하라는 걸까.

억지로 후들거리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나머지는 아직도 몸을 식히고 있었다.

상당히 끈적하고 섹시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게 공통 곡인가?

처음 듣는 노래라서 일단 열심히 들었다. 엿같아도 1등을 하긴 해야 하니까 노력했다.

가사는 앞에 보여줬다. 그나마 다행인가.


약간 상대방을 유혹하는 가사였다. 부르면 쪽팔림 확정이다.

근데 이럴 거면 개인 방에 넣어줘도 괜찮지 않나?  우리를 같은 방에 넣어놨을까.

연습은 해야 하니까 1절을 들은 대로 불러보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시작하려고 하니까 다들 고개를 들어 날 보는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생각보다 엄청 창피했다. 이걸 노린 거구나.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게 심리적으로 압박과 눈치를 줬다.

철면피를 깔아야 겠다. 나는 하나도 안 창피하다. 안 창피하다. 몇 번을 되뇌인 다음 다시 시작했다.

1절 시작을 부르는데 뭔가 이상하다.


내가 생각 했던 음보다 살짝 낮게 불러진다. 뭐지?

의문이 들었지만 1절 초반 부분을 마저 불러봤다.  의도와 아주 살짝 벗어난 음들이 느껴지는데 오히려 더 좋았다.

선물이라고 개조 받은게 이거구나.


음정이 자동 보정으로 맞춰져서 나온다. 그런데 좋다고 보기에는 살짝 무서웠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음이 저절로 나오는 공포가 생각보다도 컸다.

행동을 개조받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일단 모두에게 정보를 공유했다.

"개조 받아서 음정이 보정되네."

"진짜?"


눈을 감고 내 노래를 듣던 줄리가 화들짝 놀랐다. 그 사이 감상을 하고있네.


그러더니 힘들게 몸을 일으킨 그녀도 1절을 부르기 시작했다.


"와."

엄청 듣기 좋은 노래가 들렸다. 저번주 줄리는 사실상 노래 때문에 페널티를 받았었다.


음정이 딱딱 맞는 그녀를 보니 위기감이 날 찾아왔다.

무조건 기술, 감정 부분으로 점수 차이가 나겠구나.


2시간이나 연습시간을 준 이유를 바로 깨달았다.


필사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5등 페널티를 받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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