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13일차
순식간에 날 괴롭히던 애무들이 멈췄다.
결국 항복 해버렸다. 하지만 오기로 조금 더 버텼으면 내가 망가졌을 것이다.
"후우."
이제 안대도 풀리고 등수가 나오려나?
분명 애무가 멈췄는데도 만져지는 착각이 든다. 이 게임의 무서움을 알았다.
쾌감이 아직도 남아서 의도치 않게 몸이 간헐적으로 떨린다.
게임이 끝나면 예전의 페널티 처럼 싹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러질 않았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내 몸은 나아지질 않았다. 왜 안 끝나지?
아직도 항복 안 하고 버티는 사람이 있나보다. 이걸 어떻게 버틸 수 있는지 신기하다.
누군지 몰라도 대단하네.
"...?"
근데 사람 하나 남으면 끝나지 않나? 아직도 둘 이상이 남아있다고?
항복 외친지 몇 십 분은 지났는데 계속 그대로다. 슬슬 불안해진다.
안대라도 풀어줬으면 좋겠다. 손에 힘을 줘도 묶인 팔은 풀리질 않는다.
절정 한 번을 못 하고 이 짓거리를 하니까 애쓰는 와중에도 몸이 계속 움찔거린다.
차라리 개조를 받아서 절정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게 살짝 수치스럽긴 해도 너무 오래 참았다. 지금 당장 절정하고 싶었다.
솔직히 애욕으로 가득찬 몸을 어떻게든 풀고 싶은데 묶인 몸이 풀리지도 않았다.
"저기요?"
그러나 MC는 아무런 말도 없고 반응도 없었다.
사고라도 난건가? 불안한 기운이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누워 있다보니까 조금씩 몸이 가라앉는다. 그래도 애타는건 비슷했지만.
애액과 소변 웅덩이도 점점 식고 있었다.
시간을 너무 오래 끄는 거 아닌가?
게임이 아직도 안 끝난다고? 30분도 더 지난 기분인데.
항복을 외치고 바로 개조방으로 갈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너무 불안하다.
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아무리 잘 버텨도 사람이라면 여태 항복을 안 외칠 수 없었을텐데.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소리치는데도 대답이 없었다. 정말 뭐지? 방치플레이인가.
그 때 MC의 목소리가 나왔다.
[예정보다 게임이 빨리 끝났다는 회의 결과 2라운드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준비해 주세요!]
이게 무슨 개소리야.
여기서 2라운드를 이어 한다고? 진짜 미친놈들이다.
이 상태로 다시 위기를 겪으라니. 가능할까.
어쩌지? 버텨야 하나? 이젠 자신이 없다.
[2라운드에는 '항복' 이라는 말 대신에 본인 이름을 붙여서 '누구누구의 처녀보지로 가게 해주세요! 암컷절정 시켜주세요!' 하고 외치시면 됩니다!]
아주 갈 수록 가관이다. 항복도 진짜 억지로 말했는데 저걸 말이라고 하는 걸까.
하겠냐?
[시작하겠습니다!]
"후우."
생각보다 더 열이 받아서 심호흡을 했다. 진심으로 자존심 싸움이 되었다.
하지만 1라운드의 여파로 구멍이란 구멍은 다 벌름대는 중이었다.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래도 저건 아니지.
MC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욕 할 뻔 했다.
얼마나 괴로울 때 까지 참아야 저 말을 할 수 있을까.
정신적 데미지를 크게 입어서 아직 첫 번째 위기도 안 왔는데 위기였다.
최대한 힘들더라도 버텨야지 뭐 별 수 있나.
처음엔 꼴등을 면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는데 다른 이유도 추가가 되었다.
왜 처음부터 2라운드 구성이란 얘기를 안 해주고 갑자기 추가해서 사람을 더 괴롭게 할까.
갑작스러운 변덕에 시청자들도 화가 났을 것이다. 예전에 TV프로그램 볼 때 이런 상황이 오면 엄청 욕하던데.
하지만 MC의 조건이 너무 화려해서 좋아할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이 사이트를 보려고 20만원 낸 것 부터 글러먹은 사람들이다.
남의 고통 보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세리아 보지로 가게 해주세요!'를 말하라고? 절대 안 된다.
죽어도 안 된다.
"후우."
성적 흥분이 아니라 열이 받아서 얼굴이 빨개진다.
2라운드로 바뀔 줄 알았으면 처음에 페이스 조절을 했을텐데.
짜증나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여태 얘들 하는 짓거리가 다 이랬었는데 새삼 화내기도 그렇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1라운드에 먼저 항복한 사람들이 유리해졌다.
합산으로 할테니 등수의 결과를 더 알기 어려워졌다.
얼마나 오래 버텨야 1등을 할 수 있을까.
하긴 이 생각도 다 의미없다. 항복 대신에 저 대사를 말할 자신이 없다.
저 말을 할 바엔 차라리 기절을 하겠다. 근데 기절이 되려나.
[첫 번째 위기!]
이 때 MC의 말이 나왔다. 생각하는 사이 10분이 지난걸까.
가랑이가 1라운드의 여파로 절절 끓는데 보지를 매만지는 감각이 찾아왔다.
"흐윽!"
시작한지 10분이 벌써 지나갔다는게 믿기질 않는다. 잠깐 만져지는 감각만으로 애액이 질질 흐르기 시작했다.
"흐익! 하아!"
반응이 더 격해지고 있다. 신음이 저절로 새어나온다.
겨우 이런 같잖은 애무에 허리가 덜컥거리며 떨린다. 1라운드의 첫 번째 위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였다.
부드럽게 조금씩 만지는 감각은 똑같은데 받아들여지는게 달랐다.
가만히 기다리면서 몸이 살짝 가라앉았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바로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물론 절정은 하지 못했다. 미친 완급 조절이었다.
1시간도 못 견딜 것이라는 암울한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 찼다. 결국 꼴사납게 저 말을 외치며 항복하게 될까?
이걸 버티는게 맞는 판단일까? 어차피 외칠 거면 차라리 바로 항복 해서 꼴등 하는게 낫지 않을까?
두려움과 원치 않는 흥분이 나를 덮쳤다.
[두 번째 위기!]
"흐기악!"
나도 처음 듣는 신음을 지르고 말았다. 그 만큼 클리에 온 찌릿함의 충격이 남달랐다.
진짜 강도가 더 강해진 기분이었다. 분명 내 클리를 쥐어짠 듯 한 느낌이었는데.
하지만 고통 없이 쾌감만 하반신에 퍼진 걸로 봐서는 아닐 수도 있다. 앞이 안보이니까 점점 더 예민해진다.
더이상 민감해지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괜히 눈을 가리는게 아니구나. 심지어 소리도 오직 내 신음 소리밖에 안들리니까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촉각에만 집중하게 된다.
쾌감에 대비하기 위해 오히려 집중하는 현상이 생긴다. 애달파서 나도 모르게 골반을 꿈틀댄다.
1라운드에 비해 훨씬 참기가 힘들다. 예상보다 더 심했다.
나는 벌써 숨을 헐떡거렸다.
[세 번째 위기!]
세 번째가 뭐였지?
의문을 갖자마자 바로 유륜이 매만져졌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강도와 속도가 똑같았다.
거대한 가슴이 출렁거리는게 느껴졌다.
유두와 클리가 최대로 발기해서 땡겼다. 소름이 온 몸에 돋으며 부르르 떨었다.
애액이 다시 질질 나왔다.
젖꼭지가 애탄다는 느낌을 확실히 알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 느낌을 떨궈 내고 싶다.
쾌감에 괴로워 하다 보니 10분은 또 지나갔다.
[네 번째 위기!]
"하으응! 흐앗!"
진짜 절정 직전까지 갔다. 조금만 더 자극을 받았으면 닿았을 텐데.
들뜬 몸이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유두가 저릿거리며 엄청난 쾌감이 가슴에 퍼졌다. 꼭지가 바들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였나?
클리 만큼이나 유두에 느껴진 감각도 상당히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보지를 달구다가 클리로 마무리하고, 유륜으로 달구다가 유두로 마무리하고.
상체와 하체가 모두 정신 없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싶었지만 꼼짝을 안했다.
이거 안 된다. 못버티겠다.
자존심 세울 때가 아니었다. 당장 항복 해야겠다.
대사가 뭐였더라? 외쳐야 할 것 같은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이 쾌감을 참으면 진심으로 망가질 것이다.
아무리 육체적 쾌락은 정신을 지배 못하고, 쾌감은 삶의 일부라 생각하지만 이건 아니다.
망설이다간 정말 큰일난다. 급격한 태세전환처럼 보이지만 이런 결정은 바로바로 해줘야 한다.
그런데 대사가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다.
굉장히 어려운 대사는 아니었는데 엄청 창피한 단어였다. '보지절정 해주세요!'였나?
아까 외칠 일 없다고 생각해서 대강 넘긴 탓에 기억이 잘 안났다.
이거 망한 것 같다.
"헤으윽! 항복!"
항복을 외쳤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낭패다.
[다섯 번째 위기!]
진짜 위기다! 10분이란 시간 감각이 사라져가고 있다.
"흐고옥! 하앙!"
항문에 온 감각으로 쾌감을 느꼈다. 너무 충격적이다.
개조를 받은 것도 아닌데 항문 쾌감으로 애액이 질질 흘러나왔다. 수치심에 눈물이 나왔다.
내심 항문에 대해서 엄청난 혐오감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
난 게이가 아니니까 절대 느낄 리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었는데.
1등해서 남자로 돌아가도 쾌감을 느낄까봐 진심으로 두렵다.
개조당한 여자 몸이니까 그런 거겠지? 자기합리화를 필사적으로 했다.
그래도 자존감이 뚝뚝 깎였다.
괴로운 내 마음과 다르게 애무는 계속 되었다.
"하윽! 항복! 보지절정 했어흣! 제발!"
계속 보지란 말과 절정이란 말만 생각났다. 진짜 미쳐버릴 것 같다. 포기하고 싶다고!
[여섯 번째 위기!]
내 마음과 다르게 10분은 또 지나갔다. 이젠 탈수 증상이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싸지르고 있다.
애액 뿐만이 아니라 오줌까지 지리고 있다. 대(大)자로 묶여서 계속 울부짖으며 싸기만 한다.
항문부터 요도까지 아주 지랄이다.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이 와중에도 기억을 열심히 더듬어봤다.
대사 앞에 이름을 붙였었나? 항복 조건에 있었던 것 같다.
창피함? 자존심? 다 소용 없었다. 대사가 뭐였는지 필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하앙! 세리아하윽! 절정하게 해주세요옥!"
허리를 덜컥덜컥 떨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 일 일어나지 않았다.
애무는 끊임없이 계속 되었다.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목소리는 이미 다 쉬었다. 신음을 하도 내질러서 목이 쉬다니.
이대로는 안된다.
팔 다리에 묶인 것을 풀고 일어나는게 더 빠를 것 같다.
팔에 온 힘을 줘서 당겼다. 하지만 끄떡없었다.
다시 쾌감이 온다.
"하앙!"
함정에 빠진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