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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화 〉11일차 (52/94)



〈 52화 〉11일차

미묘한 아쉬움이 들자 소름이 돋았다.

지금 아쉽다고 한건가?

신체에 적응하려고 마음 먹은 것이지 육체적 쾌락에 굴복하겠단 뜻이 아니었다.


쾌락이 약하다면 오히려 다행인 것 아닌가.


나는  뺨을 치려다 손에 묻은 애액을 보고 멈췄다.

그냥 고개만 흔들어서 정신을 차렸다.

달아오른 몸을 식히며 기다리자 MC의 말이 나왔다.

[6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제니퍼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7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엘리스도 페널티를 한 번 맛보더니 빠르게 자위한 모양이다.

창피해서 망설이면 바로 페널티다. 제니퍼는 망설였을게 뻔하다.


마리는 탈락한 걸까 아니면 아직까지 잘 버티는 걸까. 궁금하다.


6단계에 자위가 나왔으니 다음은 뭐가 나올까. 진심으로 걱정이 된다.

나체로 춤이라도 시키려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10분이 지나자 다음 미션이 나왔다.

[7단계 미션은 가슴과 유두로만 자위하기 입니다! 가장 먼저 절정 1회를 만족하시면 됩니다! 시작해주세요!]


오히려  됐다. 엄청 수치스러운 미션을 시킬  알았는데 아까와 비슷했다.

한 번 한거  번은 못할까.

그런데 제니퍼는 가슴 개조도  받았는데 통과할 수 있을까? 아마 탈락할 것이다.

불공평한게 원래 이놈들 특기다. 줄리가 5등이니 이쪽으로 유리하게 할 것이 뻔했다.


제니퍼가 탈락하게 되면 어떻게 되려나?

그러면 절정하는게 살짝만 늦어도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나는 아까자세 그대로 거울을 보며 자위했다.

어떻게 해야 빨리 절정할 수 있을까. 먼저 가슴을 거칠게 만졌다.

마음이 급해지니까 손놀림이 바빠졌다. 놀랍게도 이런 서투른 자기 애무에도 흥분이 됐다.

"하흣. 흐응."


가슴을 주물럭대며 만지다 유두도 꼬집었다. 순간 소름이 돋으며 허리가 뒤로 꺾였다.

"흐히잇!"

이렇게 반응이 빨리 올 줄 몰랐다. 아까 자위의 여파일까? 아니면 내 몸이 이런 애무에도 느낄 정도로 밑바닥인 걸까.

앞을 확인해 보니까 절정은 아니었다. 그냥 강한 쾌감이었나 보다. 아까웠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유두를 자극하는게 답인가? 홧김에 빨딱 선 젖꼭지를 잡아 당기듯 늘렸다.

"아!"


이건  많이 아파서 그만두고 다시 유두를 살살 어루만졌다. 아직도 방법을 잘 모르겠다.


"아흐..."

아프던 유두를 조심스럽게 매만지자 이상한 쾌감이 솔솔 올라왔다.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흘러내렸다.


이 방향으로 자위를 해야 하는 걸까?


다리 사이에 고인 애액을 보면 이미 평범한 여성이 절정한  보다 많다. 반사적으로 이 애액을 가슴과 유두에 발랐다.

"흐읏."

반응이 오는 것 같아서 열심히 애무했다.


계속 엄지와 검지로 유두를 꼬집으며 자극하다보니 얼얼한 기분도 든다.


쾌감 개조를 받았는데도 아직 가슴만으로 가기가 힘들다. 페널티는 면해야 할텐데 마음만 급하다.


만지다보니 새삼 내 유두가 커졌다는게 느껴진다. 수치심과 흥분감으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가슴 전체를 다시 거칠게 만지고 젖꼭지를 또 잡아당겼다.


"아아!"

너무 강하게 했는지 정말 아팠다. 아까보다 더 과하게 한 모양이다.


다시 적당히 주무르며 유두에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렸다. 미묘한 쾌락이 점점 커지자 다시 힘을 살짝 줘서 꼬집었다.


허리가 움찔움찔 떨리며 뭔가 오는게 느껴진다.


"히앙!"

보지에서 애액이 찍 하고 나왔다. 아까보다  적은 양의 애액이었다.

쾌감도 훨씬 낮았지만 아까 절정과 비슷한 느낌이니 되지 않았을까?


혹시나 하고 확인해 보자 앞에 절정 횟수가 올라가 있다.


그대로 벌러덩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빨리 했다는 만족감과 자괴감이 동시에 왔다. 남자일 때도 두 번째 사정은 이것보단 오래 갔을텐데.

하긴 여자의 절정은 남자의 사정이랑 다르긴 하다.

이마를 손으로 짚으려다 애액 범벅이라서 그만 뒀다. 막상 열심히 하고 났더니 너무 찝찝하고 기분 나쁘다.

진짜 가슴과 유두만으로 절정을 하게 될 줄이야. 다시 생각해보니 엄청 치욕스럽다.


생각과 다르게 아직도 쾌락의 잔재가 남아서 엉덩이가 움찔거리며 떨린다.

여성의 절정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사정감과 비슷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자위를 해보니 또 다르다.


쾌감에 대한 허들이 너무 낮아진  같다.


나처럼 개조당하지 않는 이상 유두로 가는건 사실상 힘들지 않을까.

뭐. 평범한 여성의 몸은 겪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구멍이 옴찔거리며 보지에 남아있던 애액이 울컥 하고 흘렀다. 짜증이 확 솟구친다.

다른 사람들은 절정 하려면 멀었으려나?


생각보다 훨씬 더 시간이 지나가고 7단계가 끝났다.

[7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엘리스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8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제니퍼는 떨어진게 확실하다. 마리의 존재가 가장 궁금한데 나중에 되면 알지 않을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취해야 했다.


갑자기 8단계에서 달리기나 줄넘기를 내면 다들 절대 못할 것 같다.

이 상태로 시키면 웃기긴 할텐데. 설마 하겠어?

[8단계 미션은 로터로 자위하기 입니다! 가장 먼저 절정 1회를 만족하시면 됩니다! 시작해주세요!]

역시 자위 시리즈로 계속 가려는 모양이다. 가운데 로터가 새로 올라왔다.


살짝 떨리는 다리 때문에 일어서려다 말았다. 창피하긴 했지만 무릎을 꿇고 가운데로 기어갔다.

야동에서나 보던 분홍색 타원형 로터다. 잘못 보면 예전에 가지고 놀던 매미자석처럼 생겼다.

로터를 들어보자 리모컨과 줄이 연결되어 있어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신기해 할 시간이 없었다. 로터를 최대로 틀고 바로 보지에 댔다.

"으힉!"

나도 모르게 바로 뗐다. 느낌이 생각보다 더 이상하다. 그냥 갖다 대는 것은 절대 안될 것 같다.


일단 낮은 강도부터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리모컨에는 1부터 5까지 단계가 있었다. 1단계로 올려봤다.


징징


미약하게 떨렸다. 이정도 강도면 괜찮지 않을까?


마음을 먹고 클리에 대자마자 화들짝 놀라며 떨궜다. 로터의 느낌이 이렇게 강하다는걸 처음 알았다.

평소에 써볼 일이 거의 없다보니 전혀 몰랐다. 여자친구랑도 기구는 안써봤다.

야동이나 만화에서 넣고 다닌다는거 사실 엄청난게 아닐까. 걷기는 커녕 대기도 힘들다.

망설이는 사이에도 시간은 간다.


꾹 참아보기로 한 다음 음부에 다시 갖다 댔다. 하반신 전체가 윙윙 울리는 감각이다.


"흐읏."

억지로 계속 붙이고 있으니 소름이 막 돋으면서 바로 떼고 싶었다. 이게 맞나 싶다.

"흐익!"

소름이 쫙 돋으며 다시 떼고 말았다. 아직도 보지가 덜덜 떨리는 기분이다. 애액이 주륵 흘렀다.


심호흡을 한 뒤에 또 도전했다.

부드럽게 소음순 전체를 마사지 하듯 비볐다. 이질적인 떨림이 계속 전해지자 허리가 간헐적으로 들썩거렸다.

이런 작은 기구 하나 가지고 온 몸에 힘이 빠진다. 유두와 클리는 아플 정도로 땡땡해졌다.

이정도 했으면 된  같은데 뭔가 계속 올  처럼 오질 않는다.

로터의 강도를 2로 올렸다.


"하앙!"

강도의 차이가 확 느껴지며 아쉽던 부분이 채워졌다.


몸이 덜덜 떨리며 절정이 오는게 느껴졌다. 몸을 따라 가슴이 출렁대며 요동쳤다.

"하아앗! 흐앗!"


처음 손으로 절정했던 때 보다는 확실하게 쾌감이 컸다. 애액도 소변마냥 찌이익 하고 물총쏘듯 나왔다.

물론 개조당할 때 보다는 약한 절정이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다시 자괴감이 몰려왔다.

이 와중에 내심 만족을 찾고 있었다는게 제일 어이없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다.

[8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세리아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9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내가 가장 늦게 절정했다. 꽤 빨랐던 것 같은데 아쉽다.

지금부터는 누가 페널티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아서 내가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하긴 했지만... 역시 페널티 받는 것은 두려웠다.

무슨 페널티를 받게 되려나. 제발 별거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확인해보니 '취기'였다.

바로 헤롱헤롱한 감각이 오랜만에 찾아왔다. 버틸  있겠지?

"음..."

취하고 나니까 내가 했던 짓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체로 팔 벌려 뛰기도 하고 가슴만으로 자위도 하고.

이상하게 오늘 한 것들을 떠올릴 수록 수치심보다 분노가 점점 커졌다.


내 감정 변화에 따라가기도 전에 자괴감이 머리를 잠식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완전 음탕한 창녀마냥 여기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자위를 한거야?

진짜 미친거 아냐?


화가 부글부글 차오르며 나를 용서하기가 힘들어졌다. 1등 결심은 무슨 결심.


어제까지만 해도 가슴달린 것으로 죽고싶어하던 나는 어디로 간거냐고.


죽고싶어 하더니 진짜 죽었냐? 남자로 끝까지 남겠다던 내가 이런 짓을 했다는게 말도  돼.

"으아아!"


나는  얼굴을 거칠게 때렸다. 정말 퍽퍽 소리가  정도로 힘을 줬다.

"크윽."

엄청나게 큰 아픔이 얼굴을 덮쳤지만 그래도 화가 안 풀려서 몇 대를 더 때렸다.

순식간에 얼굴이 얼얼해지고 코피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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